책소개
프랑스 공쿠르상 수상작가, 에릭 오르세나 문학의 정점!
에서 사랑의 경탄을 말했던 바로 그 작품!
에릭 오르세나 문학의 정점으로 평가받는 작품으로, 세계의 유명한 정원들과 파리, 세비야, 헨트, 베이징 등 매혹적인 도시들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진기한 사랑의 이야기다. 주인공 가브리엘은 식물원에서 언뜻 마주친 여인에게 사랑에 빠지고 만다. 그녀에 대해 그가 알고 있는 것이라고는 그녀가 두 아이의 엄마라는 사실과 아이들의 이름, 몹시 추운 날이면 후드 달린 빨간 외투를 입는다는 것뿐이다. 가브리엘은 그렇게 그녀를 스쳐 보낸 뒤 집으로 돌아왔다가 마치 외출이라도 하듯이 아내와 작별하고 불가능해 보이는 사랑을 향해 돌아올 수 없는 길을 나선다.
『오래오래』는 이렇게 시작해 전설처럼 펼쳐지는 사랑의 모험을 주인공 가브리엘이 화자가 되어 2인칭 청자에게 들려주는 형식으로 되어 있다. 소설 종반에 이르러 그 청자의 정체가 밝혀지기까지 독자가 그를 대신해 이야기를 듣게 된다. 1인칭 시점과 3인칭 시점을 교차시키는 독특한 서술 방식, 때로는 점잖고 이지적이며 때로는 익살맞고 장난스럽고 때로는 시적 여운이 길게 남는 다양한 문체가 소설 속의 여러 정황들과 어우러져 다채로운 재미를 선사한다.
목차
파리 식물원
사랑의 돈키호테, 기사 서임을 준비하다
전설에 대한 욕구
차를 마시며 배우다.1
천문대
차를 마시며 배우다.2
프랑스의 지위
전화박스
차를 마시며 배우다.3
납치를 당할지도 모를 한 여자으 ㅣ일기
시싱허스트
왜?
숱한 결별
차를 마시며 배우다.4
왕의 채원
사랑의 조계(租界)
걷기 예찬
차응 마시며 배우다.끝
원명원(圓明園)
에필로그
역자 해설
저자
에릭 오르세나
출판사리뷰
공쿠르상(1988) 수상 작가 에릭 오르세나의 장편소설 『오래오래』가 이세욱 씨의 번역으로 열린책들에서 나왔다. 『오래오래』는 에릭 오르세나 문학의 정점으로 평가받는 작품으로, 세계의 유명한 정원들과 파리, 세비야, 헨트, 베이징 등 매혹적인 도시들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진기한 사랑의 이야기다.
현대의 세르반테스가 그려 내는 남녀 두 돈키호테의 사랑
주인공 가브리엘은 식물원에서 언뜻 마주친 여인에게 사랑에 빠지고 만다. 그녀에 대해 그가 알고 있는 것이라고는 그녀가 두 아이의 엄마라는 사실과 아이들의 이름, 몹시 추운 날이면 후드 달린 빨간 외투를 입는다는 것뿐이다. 가브리엘은 그렇게 그녀를 스쳐 보낸 뒤 집으로 돌아왔다가 마치 외출이라도 하듯이 아내와 작별하고 불가능해 보이는 사랑을 향해 돌아올 수 없는 길을 나선다.
『오래오래』는 이렇게 시작해 전설처럼 펼쳐지는 사랑의 모험을 주인공 가브리엘이 화자가 되어 2인칭 청자에게 들려주는 형식으로 되어 있다. 소설 종반에 이르러 그 청자의 정체가 밝혀지기까지 독자가 그를 대신해 이야기를 듣게 된다. 1인칭 시점과 3인칭 시점을 교차시키는 독특한 서술 방식, 때로는 점잖고 이지적이며 때로는 익살맞고 장난스럽고 때로는 시적 여운이 길게 남는 다양한 문체가 소설 속의 여러 정황들과 어우러져 다채로운 재미를 선사한다.
세르반테스를 원조로 하는 서구 해학 문학의 전통을 현대적으로 되살리고 있는 이 작품 속에서 두 남녀가 펼치는 사랑의 모험은 돈키호테의 모험보다 화려하고 행복하다. 이 작품 속에서는 두 사람 모두가 돈키호테이기 때문이다.
원예가 가브리엘과 섬 같은 여자 엘리자베트 사이의 사랑은 분명 도덕이 배척하는 혼외의 사랑이다. 그러나 불륜, 밀애, 치정과 같은 단어가 던지는 눅눅한 그림자라곤 작품 속에서 찾아볼 수가 없다. 오히려 순애보라는 단어가 더 어울린다. 밝고 순수하고 고결한 사랑의 찬가처럼 읽힌다. 단순히 작가의 문체가 부리는 마법이 아니라, 그들의 사랑이 세월을 이겨 나가는, 감히 영원에 도전하는 사랑이기 때문이다.
사랑의 이야기이자 정원의 이야기
이 작품은 사랑의 이야기이자 정원의 이야기이다. 소설의 주무대는 원예가인 주인공을 따라 등장하는 정원들이다. 그것도 여느 정원이 아니라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정원들이다.
파리 식물원은 사랑이 시작되는 곳이고, 베르사유 정원은 결별의 고통과 재회의 환희가 교차하는 장소, 세비야의 알카사르 정원은 정염의 불꽃을 활활 태우는 환상적인 공간, 영국 작가 색빌웨스트 부부가 창조한 켄트의 시싱허스트 정원은 식물의 품격과 침묵 앞에서 인간의 욕망이 충돌하는 장소, 벨기에의 여러 정원은 조화와 행복의 공간, 어느 저택에 만들어진 일본식 가레산스이(枯山水) 정원은 골계미가 넘치는 섹스의 장이다. 그리고 소설의 첫머리와 대단원을 장식하는 베이징의 원명원은 사랑의 완성과 회상의 장소이다.
현실 공간을 작품 속 공간으로 불러들이는 공간의 문학적 조차(租借) 능력이 탁월한 오르세나의 솜씨를 보여 주는 부분이다. 아울러 왕성한 사회 활동의 경험을 문학적으로 승화시키는 작가의 특성이 묻어나는 부분이기도 하다. 작가로서뿐만 아니라, 경제학자, 대통령의 문화 보좌관, 행정부의 국제 협력 전문가, 국립 해양 센터 원장 등 다방면에서 활동을 펼치고 각각의 분야에 중요한 저작을 남기기도 한 오르세나는 국립 고등 조경 학교 학장도 역임한 바 있다.
작품 속 공간들을 직접 답사하여 완성한 이세욱 씨의 공들인 번역
아름다운 우리말 어휘를 맛깔나게 살려 쓰는 번역가 이세욱의 공들인 번역을 통해 작품은 더 빛을 발한다. 역자는 작품에 아름다움을 더하는 세계의 여러 정원들에 대한 묘사와 거기에서 펼쳐지는 정황을 고스란히 전하기 위해 그 정원들을 일일이 발품을 들여 답사하고서야 번역을 완성했다.
그 공간들에 대한 취재는 그 자체로 또 하나의 방대한 기행 문학이 될 정도의 자료를 낳았다. 역자는 인터넷을 통해 이 기록들에 사진을 곁들여 독자들과 공유할 예정이다. 작품 속 배경들에 익숙지 않은 독자들이 공간적 거리를 훌쩍 뛰어넘어 작품 내부로 깊숙이 들어갈 수 있게 돕는 온라인 주석을 제공하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