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20세기 모더니즘 문학을 이끈 독보적 작가이자 선구적 페미니스트인 버지니아 울프가 여성과 문학의 문제를 논한 대표 에세이. 한 사람의 여성이자 작가로서, 그동안 스스로의 목소리를 내는 것을 억압당해 온 여성들의 현실, 여성 문학의 가능성을 고민한 울프의 치열한 사유가 담겨 있다. 이 작품은 페미니즘 비평과 젠더 이론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으며, 오늘날 페미니즘의 가장 유명한 고전이자 강렬한 상징이 되었다.
이 책에는 20세기 영국의 저작인 『자기만의 방』을 지금-여기의 시선으로 읽어 내는 길잡이가 되어 줄 여성학자 정희진의 해설을 수록했다. 예리한 통찰이 담긴 글쓰기로 남성 중심적인 통념이 지배하는 우리 사회에 끊임없는 문제 제기를 해온 필자 정희진은 『자기만의 방』을 「앎」과 「글쓰기」, 「권력과 지식」에 대한 텍스트로 읽어 낸다.
목차
자기만의 방
작품 해설: 〈앎〉에 대한 고전들의 고전 (정희진)
역자 후기: 울프가 이끄는 풍경
버지니아 울프 연보
저자
버지니아 울프 (지은이), 공경희 (옮긴이)
출판사리뷰
독보적 작가이자 선구적 페미니스트
버지니아 울프가 세상에 내놓은 강력한 목소리
여성학자 정희진 해설 수록
우리는 『자기만의 방』을 여러 번, 더 깊게, 더 맥락적으로 읽어야 한다. 이 작품을 서구의 여성주의 고전으로 만들기 위해서가 아니라, 지금 여기의 우리 자신을 위해서. ― 정희진(「작품 해설」 중에서)
버지니아 울프의 에세이 『자기만의 방』이 공경희 역자의 번역으로 열린책들에서 출간되었다. 열린책들 세계문학 시리즈의 283번째 책이다. 『자기만의 방』은 20세기 모더니즘 문학을 이끈 독보적 작가이자 선구적 페미니스트인 버지니아 울프가 여성과 문학의 문제를 논한 대표 에세이다. 한 사람의 여성이자 작가로서, 그동안 스스로의 목소리를 내는 것을 억압당해 온 여성들의 현실, 여성 문학의 가능성을 고민한 울프의 치열한 사유가 담겨 있다. 울프는 1928년 10월 케임브리지 대학교의 두 여성 칼리지인 뉴넘 칼리지와 거턴 칼리지에서 〈여성과 소설〉이라는 주제로 한 강연을 바탕으로 이 에세이를 집필했다. 그리고 1929년 9월 울프 부부가 경영한 호가스 출판사에서 단행본으로 출간했다. 이후 이 작품은 페미니즘 비평과 젠더 이론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평가받으며, 오늘날 페미니즘의 가장 유명한 고전이자 강렬한 상징이 되었다.
세상의 다른 영역들과 마찬가지로, 〈문학〉 역시 오랫동안 남성들의 전유물로 존재해 왔다. 이 책에서 울프는 여성이 자신의 사유를 표현하는 기본 수단인 〈글〉이라는 영역에서 왜 늘 주변화될 수밖에 없었는지, 그만큼 이 세계가 얼마나 남성 중심적인 시각과 언어로 규정되어 온 것인지를 예리한 통찰력으로 분석해 낸다. 그리고 여성이 글을 쓰기 위해, 글로 세상에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 필요한 기본 조건을 명확하게 언급한다. 〈여성이 소설을 쓰려면 반드시 돈과 자기만의 방을 가져야 한다.〉 남에게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의 의지대로 삶을 선택하며 살아갈 수 있는 경제력, 그리고 문을 잠그고 마음껏 자신의 사유 속으로 빠져들 수 있는 한 칸의 자유. 수많은 남성 작가들에겐 당연하게 허락되었던 것이 여성들에겐 허락되지 않았다. 울프는 여성들에게 이제 마땅히 〈돈과 자기만의 방〉을 가지라고, 〈사물을 그 자체로서 생각〉할 수 있는 자유를 누리라고, 〈리얼리티와 직면해서 살〉라고 당부한다. 이를 통해 그동안 억눌려 왔던 여성들의 언어와 목소리를 되살려 낼 길, 여성 문학의 가능성과 비전을 모색한다.
이 책에는 20세기 영국의 저작인 『자기만의 방』을 지금-여기의 시선으로 읽어 내는 길잡이가 되어 줄 여성학자 정희진의 해설을 수록했다. 예리한 통찰이 담긴 글쓰기로 남성 중심적인 통념이 지배하는 우리 사회에 끊임없는 문제 제기를 해온 필자 정희진은 『자기만의 방』을 〈앎〉과 〈글쓰기〉, 〈권력과 지식〉에 대한 텍스트로 읽어 낸다. 〈인간에게 언어란 무엇인가. 여성에게 언어란 무엇인가. 나는 『자기만의 방』이 언어와 쓰기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 글쓰기 책이라고 생각한다.〉 글은, 언어는, 지식은 세계를 정의하고자 하는 인간의 의지이며 권력 행위다. 수천 년 동안 여성은 쓰는 주체가 아니라 대상에 불과했기에, 세계는 여성의 시각으로 구성될 수 없었다.
하지만 정희진은 그것이 오히려 여성의 자원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남성 문화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여성이 언어를 갖는 것이다. 여성 집단에게는 전통적인 자원인 돈이나 칼이 없다. 그러나 새로운 언어, 기존의 역사를 상대화시킬 수 있는 언어는 추구할 수 있고 구사할 수 있다. (……) 새로운 언어는 자신의 억압적 포지션을 인식한 자만이 누릴 수 있는 조건이다. 우리는 이를 자원과 특권으로 만들어야 한다.〉 여성의 언어로, 변방에서 소외되어 온 이들의 언어로 세계를 새롭게 사유하고 구성해 내는 것. 이것은 1920년대 영국에서 『자기만의 방』을 썼던 울프의 고민일 뿐 아니라, 오늘날의 한국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여전히 유효한 과제일 것이다. 그렇기에 독자들에게 이 작품을 〈여러 번, 더 깊게, 더 맥락적으로〉 더욱 치열하게 읽기를 권하는 것이다.
이 책을 옮긴 공경희 번역가는 울프의 예리한 사유를 보여 주는 이 작품의 문장들을 능숙한 우리말로 세심하게 옮겼다. 번역 저본으로는 Virginia Woolf, A Room of One’s Own (London: Penguin Classics, 2000)을 사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