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영원히 어른이 되고 싶지 않은 소년 피터 팬
무궁무진한 이야기가 펼쳐지는 섬 네버랜드
영원한 젊음, 역동적이고 환상적인 동심 세계를 그린 영국 작가 J. M. 배리의 장편소설 『피터 팬』이 최용준 씨의 번역으로 열린책들에서 출간되었다. 열린책들 세계문학 240권. 작품의 원제는 『피터와 웬디Peter and Wendy』(1911)로, 배리가 앞서 발표한 희곡을 토대로 집필한 소설이다. 출간 이후 『피터 팬』은 세계 곳곳에서 수많은 영화, 연극, 애니메이션 등으로 변주되며 불후의 명작으로 남았다. 루이스 스티븐슨의 『보물섬』, 루이스 캐럴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세라 워터스의 『핑거스미스』등을 번역한 최용준 역자는 익살스럽고 재기 발랄한 문장들을 한국어로 생생하게 옮겼다.
목차
제1장 피터가 모습을 드러내다
제2장 그림자
제3장 빨리 가자, 빨리 가자!
제4장 날기
제5장 진짜로 존재하는 섬 네버랜드
제6장 작은 집
제7장 땅속의 집
제8장 인어의 석호
제9장 네버 새
제10장 행복한 집
제11장 웬디의 이야기
제12장 아이들이 붙잡히다
제13장 요정들을 믿나요?
제14장 해적선
제15장 후크든 나든 이번엔 끝장을 보고 말겠어
제16장 집에 돌아오다
제17장 웬디가 어른이 되었을 때
역자 해설 요정을 믿나요?
J. M. 배리 연보
저자
J. M. 배리
출판사리뷰
인어, 악어, 요정, 인디언, 해적이 우글거리는
환상적인 모험담 ― 아동 문학의 고전
모두가 잠든 어느 밤, 달링 씨 집 창가에서 찢어진 그림자 하나가 발견된다. 그림자의 주인공은 네버랜드에서 날아온 소년 피터 팬. 그림자를 찾으러 온 피터에게서 하늘을 나는 법을 배운 달링 씨네 남매 ― 웬디와 존, 마이클― 는 신비로운 섬 네버랜드로 향한다. 상상이 실현되는 곳, 잃어버린 소년들과 해적들, 인디언들과 짐승들이 서로 쫓고 쫓기는 곳, 죽거나 어른이 되면 즉시 추방당하는 곳. 인어가 색색의 무지개 물방울을 튀기는 석호에서 마음껏 헤엄치고 그들만의 따스한 보금자리에서 평온을 누리며 신나는 한때를 보낸다. 행복도 잠시, 꿈속 환상을 현실로 마주한 아이들은 그들에게 주어진 일상이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것을 오래지 않아 깨닫는다. 어둠을 밝혀 줄 취침 등도, 모든 일이 그저 상상일 뿐이라 안심시켜 주는 보모조차 곁에 없다는 것을. 네버랜드에서는 매일의 생존이 위태롭다. 행여 부모님이 피터의 부모가 그랬듯 자신들을 잊어버릴까 두려워진 웬디 남매는 불현듯 자리를 박차고 집으로 돌아가겠다고 결정 내린다. 그러나 때마침 인디언들과 해적들 사이에서 한바탕 전투가 일어난다. 피터 팬 일당은 호시탐탐 복수의 기회를 노리는 후크 선장과 그가 이끄는 해적 무리와 맞닥뜨리게 된다.
한편, 피터의 공격으로 오른손을 잃고 쇠갈고리를 단 후크 선장은 잔혹하기가 이를 데 없지만 이름난 이야기꾼이자 교양을 갖춘, 올바른 품행에 대한 강박이 있는 악당이다. 죽음의 순간에조차 체면을 생각하는 그는 순수하지만 매정한 어린이의 세계에서 무력하게 최후를 맞이한다.
“팬, 너는 누구이며 어떤 존재냐?”
“나는 젊음이자 기쁨이야.”
“나는 알에서 깨어난 작은 새야.”
쾌활하고 순수하고 매정한, 가능성으로 펼쳐진 세계
영원히 식지 않는 동심을 그리다
『피터 팬』은 환상과 모험이 가득한 동화적 세계를 다루고 있지만, 동시에 작가가 살던 20세기 초반 영국 런던의 실상 역시 구체적으로 담고 있다. 특히 작품의 초반과 말미에는 산업 사회로 급변하던 당시 영국의 모습이 달링 부부를 통해 묘사된다. ― [옮긴이의 말] 중에서
1897년 J. M. 배리는 켄싱턴 공원에서 루엘린 데이비스 가족을 알게 된다. 아서와 실비아 부부, 그리고 그들의 자녀들은 이후 배리가 창조한 신화적인 캐릭터 [피터 팬]의 탄생에 큰 영향을 미쳤다. (실비아는 앨프리드 히치콕 감독의 영화 「레베카」와 「새」의 원작자인 영국 작가 대프니 듀 모리에의 고모이기도 하다.) 어린 피터를 비롯하여 루엘린 데이비스가(家)의 소년들이 자유로이 뛰노는 광경은 그 자체로 깊은 영감을 주었다. 이후 교류를 지속하면서 배리는 착상을 구체화시켜 나갔고 작품 등장인물들에게 조지와 존, 피터, 마이클의 실명을 붙이기도 했다. 특히 아이들의 어머니 실비아와 사이가 각별했던 배리는 이내 루엘린 데이비스가에서 생활의 일부가 되었으며 [짐 삼촌]으로 통했다. 여덟 살 이른 나이에 어머니를 잃은 배리의 유년과 모성에 대한 집착은 실제 그의 삶에서 뒤틀린 양상으로 드러났을 뿐 아니라 작품에서도 감지된다. 영원히 어른이 되고 싶지 않은 주인공 피터, 피터의 무감각으로 인해 자꾸만 어긋나는 이성과의 관계 등 그러한 요소들을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다.
[모든 아이는, 한 명만 빼고, 다 어른이 된다.] 『피터 팬』의 첫 문장처럼 모험을 끝내고 돌아온 웬디 남매도 평범한 어른으로 성장한다. 하지만 절대로 어른이 되고 싶지 않은 피터가 있는 한, 웬디의 자식들과 손자들은 봄맞이 대청소를 도우러 네버랜드로 떠나고 신나는 모험담을 가지고 돌아온다. 동심을 자극하는 이 영원한 이야기는 세계인의 추억 한 자락으로 남았다.
피터 팬이 처음 세상에 존재를 알린 소설은 『조그만 흰 새The Little White Bird』(1902)였으며 이를 수정한 『켄싱턴 공원의 피터 팬Peter Pan in Kensington Gardens』(1906)이 있었으나 캐릭터는 완성되지 않은 상태였다. 희곡 「피터 팬, 자라지 않는 소년Peter Pan, or The Boy Who Would Not Grow Up」(1904)이 연극으로 공연되다 마침내 오늘날 널리 알려진 내용으로 다듬어져 『피터와 웬디』(1911)라는 제목의 소설로 출간되었다. 『피터 팬』의 명성에 가렸지만 J. M. 배리는 일찍이 성공한 당대 최고의 작가였다. 일평생 활발히 작품 활동을 펼치며 「퀄리티 스트리트Quality Street」(1901), 「훌륭한 크라이튼The Admirable Crichton」(1902), 「메리 로즈Mary Rose」(1920) 등 무수한 희곡을 남겼다. 배리는 1913년 조지 5세 왕으로부터 준남작 칭호를 받았으며 1922년에 메리트 훈장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