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아랍 작가로는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나기브 마푸즈는 소설 『미라마르』를 통해 민중의 내면의 상처는 물론 세대와 계층의 어긋남으로 인해 생겨난 이집트 전체의 문제를 깊이 있게 바라본다.
책의 화자인 네 남자는 모두 이집트의 각 계층과 가치관을 대변하며 자신들의 현재와 과거를 오간다. 한때 진보적인 기자로 명성을 떨쳤으나 이제는 귀찮은 늙다리가 되어 조용한 미소 혹은 부드러운 조언 정도밖에 해줄 수 없게 된 아메르 와그디, 혁명 정신으로 무장하고 적극적으로 가담했으나 이제는 배신자가 되어 내면의 상처로 괴로워하며 또 다른 의미의 죄인이 되어 버린 만수르 바히, 물질 만능주의의 포로가 된 채 스스로의 재산 외에는 그 무엇도 즐길 수 없는 불행한 남자 호스니 알람, 사랑에도 정치에도 깊이 빠지지 못하고 이곳저곳에 발을 담근 채 눈치만 살피다가 결국 불행한 결말을 맞이하는 사르한 알베헤이리. 이들 모두는 「혁명」이라는 이름 앞이라면 언제나, 어디서나 지켜볼 수 있을 법한 보편화된 인간상이다.
독자는 결국 그들 가운데 하나에게 투영되고 있는 스스로를 보게 될 것이며, 이는 오늘 이집트의 현실 앞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스산한 겨울, 변덕스러운 알렉산드리아의 날씨를 배경으로 추억과 회한만이 남은 노인들, 무력하거나 좌절한 젊은이들을 화자로 내세운 이 소설은 혁명 이후 혼란스러운 이집트의 모습을 여실히 투영하고 있는 것이다.
목차
아메르 와그디
호스니 알람
만수르 바히
사르한 알베레이리
아메르 와스디
부록: 미라마르 카페(루이스 세풀바다 / 권미선 옮김)
나기브 마푸즈 연보
저자
나기브 마푸즈
출판사리뷰
이집트의 시민 항거와 무라바크의 사임으로 중동 세계가 떠들썩한 가운데, 반세기 전 두 차례의 혁명 이후 민중들의 분열된 가치관과 생활상을 담아낸 작품 『미라마르』가 열린책들 세계문학의 173번째 책으로 출간되었다. 아랍 작가로는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나기브 마푸즈는 소설 『미라마르』를 통해 민중의 내면의 상처는 물론 세대와 계층의 어긋남으로 인해 생겨난 이집트 전체의 문제를 깊이 있게 바라본다.
같은 곳에 모인 다른 남자들, 그리고 그 중심에 놓인 한 여자.
다른 시선으로 보는 같은 이야기, 그리고 그것이 남기는 이집트의 오늘
세대, 출신 배경, 이념, 직업이 각기 다른 다섯 남자가 알렉산드리아의 「미라마르 펜션」에 모인다. 기자 출신의 민족주의자 아메르 와그디, 대지주이자 정부 고위 관료였으나 혁명으로 재산을 몰수당한 톨바 마르주끄, 혁명 이후의 세상에 적응하지 못하는 지방 유지 호스니 알람, 사회주의 단체 소속이었지만 고위 경찰인 형의 만류로 탈퇴한 만수르 바히 그리고 새로운 정권에서 여러 가지 정치 활동을 펼치며 한몫을 노리는 기회주의자 사르한 알베헤이리. 그리고 한 여인이 있다. 자주적이고 강인하며 아름다운 시골 출신 여급 조라.
각 인물인 과거의 회한과 상처는 조라를 둘러싼 긴장과 다툼을 매개로 전개되어 살인 사건까지 치닫는다. 각자가 펜션에 들어와 살인 사건이 일어나기까지의 짧은 이야기가 네 명의 화자들의 시점과 목소리로 되풀이되면서 숨겨져 있던 사건의 진실이 점차 드러나는데…….
이 책의 화자인 네 남자는 모두 이집트의 각 계층과 가치관을 대변하며 자신들의 현재와 과거를 오간다. 한때 진보적인 기자로 명성을 떨쳤으나 이제는 귀찮은 늙다리가 되어 조용한 미소 혹은 부드러운 조언 정도밖에 해줄 수 없게 된 아메르 와그디, 혁명 정신으로 무장하고 적극적으로 가담했으나 이제는 배신자가 되어 내면의 상처로 괴로워하며 또 다른 의미의 죄인이 되어 버린 만수르 바히, 물질 만능주의의 포로가 된 채 스스로의 재산 외에는 그 무엇도 즐길 수 없는 불행한 남자 호스니 알람, 사랑에도 정치에도 깊이 빠지지 못하고 이곳저곳에 발을 담근 채 눈치만 살피다가 결국 불행한 결말을 맞이하는 사르한 알베헤이리. 이들 모두는 「혁명」이라는 이름 앞이라면 언제나, 어디서나 지켜볼 수 있을 법한 보편화된 인간상이다. 독자는 결국 그들 가운데 하나에게 투영되고 있는 스스로를 보게 될 것이며, 이는 오늘 이집트의 현실 앞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스산한 겨울, 변덕스러운 알렉산드리아의 날씨를 배경으로 추억과 회한만이 남은 노인들, 무력하거나 좌절한 젊은이들을 화자로 내세운 이 소설은 혁명 이후 혼란스러운 이집트의 모습을 여실히 투영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나기브 마푸즈 자신이 어느 인터뷰에서 밝혔듯이, 작가는 「조라」라는 매력적인 여인을 통해 미래에 대한 희망의 끈 역시 놓지 않는다. 자신에게 주어진 제약을 적극적으로 극복하려 노력하면서 사랑이라는 이름의 유혹에도 굴복하지 않는 꿋꿋한 모습이야말로 그가 이집트의 국민들에게서 발견한 희망이었으리라.
책 말미에는 작가 루이스 세풀베다가 나기브 마푸즈를 기리며 『미라마르』에 헌정한 단편 「미라마르 카페」를 수록하였다.
『미라마르』는 열린책들이 2009년 가을부터 펴내기 시작한 「열린책들 세계문학」 시리즈의 173번째 책이다. 「열린책들 세계문학」은 젊고 새로운 감각으로 다시 태어난 고전 시리즈의 새 이름으로, 상세한 해설과 작가 연보로 독자들의 깊이 있는 이해를 돕는 한편 가볍고 실용적인 사이즈에 시선을 사로잡는 개성 있는 디자인으로 현대적 감각을 살렸다. 앞으로도 열린책들은 세계 문학사의 걸작들을 「열린책들 세계문학」 시리즈를 통해 계속 선보일 예정이다.
열린책들 세계문학
낡고 먼지 쌓인 고전 읽기의 대안
불멸의 고전들이 젊고 새로운 얼굴로 다시 태어난다. 목록 선정에서부터 경직성을 탈피한 열린책들 세계문학은 본격 문학 거장들의 대표 걸작은 물론, 추리 문학, 환상 문학, SF 등 장르 문학의 기념비적 작품들, 그리고 인류 공동의 문화유산으로 자리매김해야 할 한국의 고전 문학까지를 망라한다.
더 넓은 스펙트럼, 충실하고 참신한 번역
소설 문학에 국한하지 않는 넓은 문학의 스펙트럼은 시, 기행, 기록문학, 그리고 지성사의 분수령이 된 주요 인문학 저작까지 아우른다. 원전번역주의에 입각한 충실하고 참신한 번역으로 정전 텍스트를 정립하고 상세한 작품 해설과 작가 연보를 더하여 작품과 작가에 입체적으로 접근할 수 있게 했다.
품격과 편의, 작품의 개성을 그대로 드러낸 디자인
제작도 엄정하게 정도를 걷는다. 열린책들 세계문학은 실로 꿰매어 낱장이 떨어지지 않는 정통 사철 방식, 가벼우면서도 견고한 재질을 선택한 양장 제책으로 품격과 편의성 모두를 취했다. 작품들의 개성을 중시하여 저마다 고유한 얼굴을 갖도록 일일이 따로 디자인한 표지도 열린책들 세계문학만의 특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