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쿠바와 미국, 그 어느 땅에도 뿌리박기를 거부한 작가 기예르모 로살레스.
삶에 절망한 사람들이 흘러드는 마이애미 변두리의 한 보호소,
그곳에서 보낸 고통의 시간을 그린 자전적 소설.
쿠바 망명 문학의 대표작이라 평가 받는, 기예르모 로살레스의 작품. 작가는 쿠바 출신의 작가인 주인공 윌리엄 피게라스가 마이애미의 사설 보호소 보딩 홈에서 보낸 고통의 나날을 건조하고 간결한 필치로 그려낸다. 쿠바에서 살던 시절 직접 혁명에 참여하기도 했던 로살레스는 쿠바 정권과 미국 내의 쿠바 이민자 사회 양쪽 모두에 대한 문제 의식을 드러내며, 이중의 망명자로서의 날카로운 시선을 보여준다.
1980년 카스트로 정권의 정책 아래, 다수의 쿠바인들이 미국 마이애미로 이주해갔다. 쿠바에서 태어나 10대 시절부터 혁명에 투신했던 기예르모 로살레스는 정신 분열증의 악화, 혁명의 변질 등으로 인해 미국행을 결심하는데, 일찌감치 마이애미에 정착해 있던 친척들은 그를 홀대하고 마이애미의 사설 보호소에 맡긴다. 『표류자들의 집』은 그렇게 보호소와 정신 병원, 호텔을 전전하던 로살레스가 당시의 비극적 현실을 담아낸 자전적 소설로, 문단의 호평을 끌어내며 작가로서 로살레스에게 가장 빛나는 순간을 맛보게 한다.
목차
표류자들의 집
역자 해설: 환멸의 미로에서 탈주를 꿈꾸다
기예르모 로살레스 연보
저자
기예르모 로살레스
출판사리뷰
20세기 후반 쿠바 문학의 가장 빼어난 성과로 평가되는, 기예르모 로살레스의 『표류자들의 집』이 열린책들 세계문학 168번으로 출간되었다. 1987년 〈보딩 홈Boarding Home〉이라는 제목으로 처음 발표된 『표류자들의 집』은 쿠바 출신의 작가인 주인공 윌리엄 피게라스가 마이애미의 사설 보호소 보딩 홈에서 보낸 지리멸렬한 고통의 나날을 건조하고 간결한 필치로 그려 낸 자전적 성격의 소설이다. 쿠바 카스트로 정권의 전체주의와 아메리칸드림에 몰두한 미국 내 쿠바 이민자 사회의 무관심, 양쪽 모두에 반발한 이중의 망명자로서의 시선이 날카롭게 드러난 이 작품은 쿠바 망명 문학을 대표하는 걸작이라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대중에게 제대로 소개되지 못하는 비운을 겪었다. 그러다 2003년 스페인의 출판사가 재발굴하여 마침내 세상의 빛을 보게 되었고 그 후 여러 언어로 번역되었으며 2011년 한국의 독자들을 만나게 되었다.
쿠바와 미국, 그 어느 땅에도 뿌리박기를 거부한 작가
기예르모 로살레스, 그가 생전에 남긴 단 한 권의 책
기예르모 로살레스라는 이름은 우리나라 독자들에게는 낯설기만 하다. 1980년 카스트로 정권은 마리엘 항구를 열어, 반체제 인사를 추방함과 동시에 쿠바를 떠나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탈출을 허락했다. 로살레스도 이때 미국 마이애미로 이주한 쿠바 난민 〈마리엘리토Marielito〉다. 1946년 아바나에서 태어난 로살레스는 10대 시절부터 혁명에 투신해 농부들에게 글을 가르쳤고 혁명이 달성된 후에는 기관지 「메야Mella」의 저널리스트로 활동하며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이미 젊은 시절에 발병한 정신 분열증이 악화되어 수차례 입원을 거듭하고 혁명의 변질에서 오는 환멸로 괴로워하다, 결국 미국행을 결심하게 된다. 하지만 일찌감치 마이애미에 정착해 있던 친척들은 이미 피폐해질 대로 피폐해진 로살레스를 홀대하고 마이애미의 사설 보호소 보딩 홈에 맡긴다. 그리하여 로살레스는 마이애미의 보딩 홈과 정신 병원, 호텔을 전전하게 되는데, 그가 미국에 도착한 지 7년 만에 내놓은 작품이 바로 『표류자들의 집』이다. 탈출구 없는 비극적 현실을 증언한 이 작품은 로살레스에게 생의 가장 빛나는 순간을 선사한다. 로살레스는 이 작품으로 미국 내에서 스페인어로 쓰인 작품에 수여하는 〈황금 문학상〉을, 라틴아메리카 문학의 거장 옥타비오 파스의 시상으로 거머쥐며, 출간과 함께 문학·예술 잡지 『마리엘Mariel』지와 인터뷰도 하게 된다. 하지만 문단의 평가와는 별개로 작품의 보급은 미흡했고 판매 결과는 참담했다. 로살레스는 그 후로도 정신 분열증을 앓으며 계속해서 글을 쓰지만, 자기 환멸에 사로잡혀 불태우거나 찢어 없애기를 반복해 그 후로 단 한 권의 책도 남기지 못한다. 결국 그는 1993년 마이애미의 어느 보딩 홈에서 권총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살아 있는 동안 로살레스가 온전한 형태로 남긴 작품은 단 두 작품뿐이었다. 그중 하나가 1968년 〈아메리카의 집 문학상〉 후보에 올랐던 『영광의 토요일, 부활의 일요일S?bado de gloria, Domingo de resurrecci?n』이었다. 이 작품은 그가 죽은 뒤 이듬해에 〈위반의 게임El juego de la viola〉이라는 제목으로 일반에 소개되었고, 『보딩 홈』은 초판이 발행된 지 16년 만에 〈표류자들의 집〉이라는 제목으로 재출간의 기회를 갖게 된 것이다.
『표류자들의 집』은 열린책들이 2009년 말 펴내기 시작한 「열린책들 세계문학」 시리즈의 168번째 책이다. 「열린책들 세계문학」은 젊고 새로운 감각으로 다시 태어난 고전 시리즈의 새 이름으로, 상세한 해설과 작가 연보로 독자들의 깊이 있는 이해를 돕는 한편 가볍고 실용적인 사이즈에 시선을 사로잡는 개성 있는 디자인으로 현대적 감각을 살렸다. 앞으로도 열린책들은 세계 문학사의 걸작들을 「열린책들 세계문학」 시리즈를 통해 계속 선보일 예정이다.
열린책들 세계문학
낡고 먼지 쌓인 고전 읽기의 대안
불멸의 고전들이 젊고 새로운 얼굴로 다시 태어난다. 목록 선정에서부터 경직성을 탈피한 열린책들 세계문학은 본격 문학 거장들의 대표 걸작은 물론, 추리 문학, 환상 문학, SF 등 장르 문학의 기념비적 작품들, 그리고 인류 공동의 문화유산으로 자리매김해야 할 한국의 고전 문학까지를 망라한다.
더 넓은 스펙트럼, 충실하고 참신한 번역
소설 문학에 국한하지 않는 넓은 문학의 스펙트럼은 시, 기행, 기록문학, 그리고 지성사의 분수령이 된 주요 인문학 저작까지 아우른다. 원전번역주의에 입각한 충실하고 참신한 번역으로 정전 텍스트를 정립하고 상세한 작품 해설과 작가 연보를 더하여 작품과 작가에 입체적으로 접근할 수 있게 했다.
품격과 편의, 작품의 개성을 그대로 드러낸 디자인
제작도 엄정하게 ?도를 걷는다. 열린책들 세계문학은 실로 꿰매어 낱장이 떨어지지 않는 정통 사철 방식, 가벼우면서도 견고한 재질을 선택한 양장 제책으로 품격과 편의성 모두를 취했다. 작품들의 개성을 중시하여 저마다 고유한 얼굴을 갖도록 일일이 따로 디자인한 표지도 열린책들 세계문학만의 특색이다.
이 책에 대하여
무심한 세상에 맞서 기예르모 로살레스는 우리에게 이 고통스럽고 사납고 시적인 증언을 남겨 놓았다. - 「르 피가로」
로살레스의 작품은 쿠바의 전체주의라는 유산의 잔상과 함께, 마이애미의 일상적 비참함에 대한 날카롭고도 믿을 만한 묘사를 보여 준다. - 「내셔널」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를 떠올리게 하는 충격적이고 허무주의적인 작품. - 『퍼블리셔스 위클리』
『표류자들의 집』은 내가 읽어 본 중에 가장 슬픈 소설일 것이다. 아주 명료하게 쓰인 글이어서, 눈물이, 그것도 진짜 눈물이 페이지들에서 똑똑 흘러나온다. - 『리뷰 오브 컨템퍼러리 픽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