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재기 넘치는 세 출판업자들은 세계 지배를 꿈꾸는 이들이 찾는 지구의 비밀에 관한 암호 메시지에 접한다. 피라미드의 도량형 단위에 감추어져 있는 태양계의 엄청난 비밀, 성당 기사단의 악마적 입문 의례, 중세 이래 번성해 온 온갖 비교.... 이들은 모든 자료를 컴퓨터에 입력, 지적 유희를 즐긴다. 그러나 비밀을 쥐고 있는 사람들이 하나씩 실종되고 이들은 위기에 빠지는데....
자체는 인간의 과학적이며 이성적인 사고를 대표하고 있지만 탐구 대상인 지구의 움직임은 신비로 가득 차 있다. 이처럼 에코가 사물을 보는 시각은 다소 황당 무계하면서도 대단히 매력적이다. 어째서 이 시대의 많은 사람들이 옛것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가? 인간은 왜 초자연적이며 마술적인 것에 관심을 갖는가? 그 이유를 알아보려는 에코의 시도가 이 소설 에 숨어 있다.
목차
티페렛
76. 18세기 프랑스 프리메이슨의 특징을 한마디로 또라지게 정의한다면, 한 단어면 족하다. 그것은〈딜레땅띠즘〉이라는 것이다.
77. 이 풀을 철학자들은 마독초(魔毒草)라고 부른다.
78. 이 잡종 괴물은 제 어미의 자궁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에피알테스 같은 거인, 몽마(夢魔), 이도 저도 아니면 끔찍한 마귀에게서 나온 것임에 분명하다.
79. 그가 금고를 열었다.
80. 그 「걸작」의 물질에서 문득 「흰 것」이 나타날 때가 바로 「삶」이 「죽음」을 극복하고 「왕자」가 부활하고, 땅과 물이, 〈달〉이 다스리는 대기로 화하는 순간이다.
81. 지하에 사는 백성은 일찍이 고도의 지혜를 터득하고 있었다.
82. 지구는 자기체다. 실제로 몇몇 과학자들이 발견했듯이.
83. 지도가 영토는 아니다.
84. 내가보기에, 이번 <회합>의 가장 중요한 과제, 그리고 가장 유익한 과제는…
85. <필리어스 포그="" fhileas="" fogg="">. 대단히 상징적인 이름이다. <에아스 eas="">는 그리스어로 <지구적地球的>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86. 이 방면의 학문은, 적어도 그 요지만은 유실되지 않은 채 시토회 수도승으로부터 교회 관계의 건축가들에게 전수되었다.
87. 1623년에, 셰익스피어의 원작으로 알려진 2절판 책에 정확하게 36편의 희곡이 수록되어 있다는 것은 실로 주목하지 않을 수 없는 우연의 일치이다.
88. 폰 훈트 남작, 램지 기사… 그리고 이 의식에 윅{를 부여한 다른 많은 사람들은 예수회 지도자의 지령을 받고 활동했다는 것입니다.
89. 칠흑 어둠 속에서 일찍이 유례가 없는 한 결사가 조직되었다.
90. 진짜 프리메이슨의 교리에는 마니 이외의 다른 신은 존재하지 않는다.
91. 적그리스도의 길을 예비하는 지옥의 사자를 방불케 하던 비밀 결사의 가면을 벗겨 주셔서 속이 다 시원합니다.
92. 이제 의심할 여지가 없다. 악마으 ㅣ권능과 공포를 지닌 우리 이스라엘의 승리의 왕께서 지배하실 왕국이 이 죄 많은 우리 세계에 도래하고 있다.
93. 우리가 아는 결사 중에서, 이 일에 관한 한 우리와 겨룰 수 있는 결사로는 예수회가 있을 뿐이다.
94. 볼테르 자신은 예수회 회원으로 생을 마쳤다.
95. 장미 십자단의 위계가 프리메이슨의 지도자들에 의해 도입되었다는 것을 실증하기 위해서라면 새삼스럽게 증거를 댈 필요도 없다.
96. 가면이라는 것은 필요한 것이다. 우리가 지닌 힘 중에서 가장 큰 힘은
97. 나는 곧 나다.
98. 이 국가사회당은 다른 비밀결사를 묵인하지 않았다.
99. 나치즘이 등장한 순간은, 마술의 정신이 물질적 진보의 조종간을 잡은 순간이다.
100. 만방에 선포하거니와, 지구는 공동상 천체이고, 사람이 사는 곳은 이 천체 위가 아니라 이 천체의 속이다.
101. 카발라에 빠진 자는… 잔꾀에 넘어가 마침내 길을 잃게 마련인데 이것이 지나치면 마침내 아자잘레의 밥이 되느니.
102. 이곳을 떠나 우리는 밀레스토르라는 곳에 이르렀다.
103. 이윽고 카이로스가 왕권을 상징하느 ㄴ왕홀을 들고 나와, 이것을, 처음으로 만들어진 신에게 바쳤다.
104. 이런 책은 범인을 위해서 쓰인 책이 아니다.
105. 본성은 파행, 언어는 광롼, 정신은 동요.
106. 속옷 위도리 6장, 속옷 아랫도리 6장, 손수건 6장. 이 기록된 5번 전표는 늘 연구자들을 헷갈리게 했는데 그 이유는 이 전표에는 양말이 빠져 있기 때문이다.
네자흐
107. 그대 눈에는 새순과 그루터기 사이를 어슬렁거리는 검둥개가 보이는가…….
108. 우리 주위에서 일어나는 파괴적인 활동의 배후에, 출판물의 배후에 도사리고 있는,
눈에 보이지 않는 영향력이라는 것은 대체 어떤 것인가?
109. 생 제르맹…… 더할 나위 없이 섬세하고 재치 있는 이 신사는 모든 비밀은
자기 손에 있노라고 말했다.
110. 일찍이, 『예시라』를 연구하고 있던 라비 이스마엘 벤 엘리샤와 그 제자들에게 있었던 일이다.
111. 내가 한 수 가르쳐 드리겠소.
호드
112. 우리는 의식과 제례를 위해, 우리 장미 십자단의 성전에다 길고 깔끔한 회랑을 둘 마련했다.
113. 우리의 목적은 비밀 속의 비밀, 곧 다른 비밀을 통해서만 설명되는 비밀을 지니는 데 있다.
114. 이상적인 진자는 추선의 길이 L의 신축성이 없고 비들리지 않는, 되도록이면 가는 추선과,
그 추선의 중심(重心)에 매달리는 추로 이루어진다.
115. 온 세상의 귀신이라는 귀신이 다 눈에 보인다면, 사람은 살 수가 없다.
116. 탑이 되고 싶어라, 에펠탑에 걸려 있고 싶어라.
117. 광증은 엄청난 누각을 소유하고 있어서 어디에서 오는 사람이건 다 맞아들인다.
예소드
118. 결사(結社) 음모의 논리는……. 신을 버리고, 누가 신의 자리를 대신할 것이냐고 스스로
묻는 데서 생겨난다.
119. 나팔에 감긴 화환(花環)에 불이 붙었다.
말후트
120. 그러나 제가 보고 개탄하여 마지않는 것은, 우리 주의에 무분별하고 어리석은 광신적인
우상 숭배자들이 적지 않다는 것이오.
역자 후기지구적地球的>에아스>필리어스>회합>
저자
움베르토 에코 (지은이), 이윤기 (옮긴이)
출판사리뷰
1990년 열린책들에서 출간되었던 움베르토 에코의 두 번째 소설 『푸코의 추』가 『푸코의 진자』로 이름을 바꾸며 새로 번역 출간되었다. 이 책은 초판본의 오류와 잘못된 번역을 바로잡고,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4백여 개의 각주를 새로이 첨부하였다.
이번 개역판은 몇몇 오자나 오역을 수정한 것이 아니다. 지난 1992년 개역 출간된 『장미의 이름』과 마찬가지로 『푸코의 진자』라는 소설 전체를 처음부터 다시, 첫번째 번역이라는 생각으로 역자 이윤기 씨가 심혈을 기울인 또 다른 이다. 새 번역판에서는 확실하지 않았던 인명이나 지명, 저서들, 사건, 인용된 신화들에 대해 철저히 고증했다. 특히 4백여 개에 달하는 역자의 각주를 첨부함으로 에코답다는 탄식 아닌 탄식을 불러일으킨 『푸코의 진자』를 좀 더 편안하게 접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초판에서 라고 번역했던 Pendulum을 단순히 고정점에 매달려 흔들리는 가 아니라 일정한 주기를 가지고 운동하는 라고 옮김으로써 지구의 자전을 비롯한 지구의 모든 신비를 상징하려던 에코의 의도를 더 강조하였다.
이 소설의 작가 에코는 현재 볼로냐 대학의 교수이며 세계적인 기호학자, 역사학자, 철학자, 미학자로 평가받고 있다. 『푸코의 진자』는 『장미의 이름』에 이은 에코의 두 번째 소설로 작자의 해박한 지식과 서양의 각종 비교(秘敎) 집단의 생생한 묘사가 돋보이는 지적 소설이다.
이탈리아에서 1988년 첫 출간된 이 소설은 출간되자마자 독자들의 뜨거운 찬사와, 신성 모독이며 냉소적이라는 교황청의 비난을 한몸에 받은 현대의 고전이다. 또한 미국에서도 발간 6주 만에 30여만 부가 팔렸으며 권위 있는 서평지인 뉴욕 타임즈 북리뷰가 80년대를 마감하는 특집호에서 이 작품을 가운데 하나로 선정한 사실은 이 소설의 뛰어난 작품성을 대변한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란 19세기 과학자 장 베르나르 레옹 푸코가 지구의 자전을 증명하기 위해 고안해 낸 장치로, 현재 파리의 한 과학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에코는 고 밝히고 있다. 때로 그의 작품의 난해성이 독자들로부터 불평을 유발하기도 하지만 독특한 서술은 독자들에게 다채롭고 흥미진진한 지적 체험을 가능케 한다. 또한 중세 이래 번성해 온 유럽의 비교(秘敎)에 관한 완벽한 안내서 역할을 하기도 한다. 작가로서 에코의 집념은 영원히 살아남을 또하나의 훌륭한 작품을 탄생시킨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