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라디오 [책으로 행복한 12시], [EBS 북카페]의 인문학 패널이자 전국 공공기관에서 200여 회의 강연을 펼쳐 온 인문 스토리텔러 현상필이 들려주는 고대 그리스인들의 운동 이야기. 소문난 운동 덕후이기도 한 저자는 ‘우리는 왜 운동하는가’에 대한 해답을 고전에서 찾기 위해 수많은 신화와 철학 원전들을 탐색해 나간다. 매일같이 레슬링 연습장에 드나들었던 소크라테스와 그의 최고의 레슬링 파트너였던 알키비아데스, 그리스 제전에서 두 차례나 우승했던 1급 레슬러 플라톤 그리고 영혼의 평정을 위해 극한의 육체 단련을 했던 디오게네스까지, 정치·철학·예술의 황금시대를 열었던 고대 그리스 역사 속에서 우리가 미처 몰랐던 사실들을 캐내어 ‘몸과 운동’이라는 새로운 시각에서 풀어낸 흥미진진한 책이다.
목차
여는 글
1장 경기장의 영웅들
육체라는 그릇 | 스튜디오와 체육관의 헤라클레스 | 최강의 레슬러, 헤라클레스
이스트미아 제전을 개최한 테세우스 | 영웅과 레슬링 | 전장에서 열린 경기
신을 위해, 망자를 위해, 그리고 인간을 위해 | 영웅들의 5종 경기
바위를 집어던지는 전사들 | 운동화를 신은 영웅의 여정
2장 김나시온, 고대의 헬스클럽
편안함이라는 특권 | 그들은 영혼/육체를 구분하지 않았다
육체를 조각하고 지혜를 나누다 | 김나시온의 등장 배경
신이 깃든 육체 | 피트니스, 멋진 몸의 유용성
3장 올림피아 제전, 전쟁도 잠시 멈추다
최강의 호모 루덴스 | 평화·질서·경쟁 | 승자에게 주어진 부와 명예
국제적 명성을 얻은 아테네의 판아테나이아 제전
4장 갑옷을 입고 달리는 선수들
마라톤의 ‘진짜’ 기원 | 그들은 빠르고 강하며 아주 오래 달렸다
우리는 달리기 위해 태어났다
5장 스파르타, 아고게의 열정
그들에게 질병은 범죄였다 | 아고게에서 탄생하는 스파르타 전사
스파르타의 여성들 | 올림피아 제전 최강국에서 몰락까지 | 변화를 외면한 결과
6장 김나시온의 철학자들
맨발의 철학자 | 소크라테스라는 그릇 | 아카데미아의 ‘넓은 어깨’ 플라톤
리케이온의 산책자, 아리스토텔레스
7장 운동은 놀이다
운동의 윤리학 | 운동은 어떻게 놀이가 되나 | 몰입, 삶을 긍정하기
8장 몸은 기억한다
운동을 프로젝트로 보는 시각 | 몸, 은유의 보물창고
촉각으로 인지하는 세계 | 손은 뇌를 대신한다
닫는 글
저자
현상필 (지은이)
출판사리뷰
정재승 강력 추천!
“몸과 운동이라는 망원경으로 고대 그리스인들을
섬세히 들여다본 흥미로운 관찰기”
“이 책이 그리스 철학과 그리스 신화 사이에 꽂혀 있을 때,
당신의 책장 속 ‘그리스 코너’는 비로소 완성될 것이다“
우리는 액션 어드벤처 게임이나 슈퍼 히어로 영화 속에서 오디세우스와 헤라클레스, 아킬레우스 같은 고대 그리스 영웅의 모습을 발견하곤 한다. 현대에 다시 부활한 이들 그리스 영웅의 모습에 주목한 이 책은 ‘신체 단련’이 지닌 미덕을 탐구하는데, 그 소재가 남다르다. 바로 고대 그리스 철학과 역사다. 저자는 여기에 문학, 역사, 심리학, 과학 등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더하며 신체 단련에 관한 사색을 흥미롭게 풀어 나간다. 단순히 운동 지상주의나 외모 가꾸기를 주장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운동을 개인의 품성과 인격, 삶의 태도, 철학을 단련하는 수단이자 공동체를 형성하는 활동으로 바라보는 이 책은 우리가 그간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새로운 통찰과 영감을 선사한다.
고대 그리스 청년들의 가장 ‘힙’한 헬스클럽, 김나시온
고대의 헬스클럽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기원전 5세기경, 델로스 동맹의 맹주가 된 아테네는 아이들의 초등교육이 끝날 무렵인 14~16세부터 체력 단련 수업에 많은 비중을 두기 시작했다. 18세에 군 복무를 시작하기에 앞서 전투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함이었는데, 이때 청소년들이 체력 단련을 하던 시설이 ‘김나시온Gymnasion’이라는 체육관이었다. 플라톤의 『향연』에는 김나시온의 일종인 사설 체육관 ‘팔라이스트라’에서 소크라테스와 알키비아데스가 함께 레슬링을 했다는 기록이 전해진다. 소크라테스는 김나시온을 찾아다니며 청년들과 대화하고 본질적인 주제에 대해 토론하기를 좋아했기 때문이다. 김나시온에서는 레슬링뿐 아니라 격투기와 멀리뛰기, 복싱 훈련을 할 수 있었으니, 그야말로 이곳은 당대의 청년들에게 가장 ‘힙’한 공간이자, 가장 ‘핫’한 주제로 토론할 수 있는 공간이었던 셈이다.
밀레니얼 세대를 위한 지적인 놀이 방법
: 운동을 통해 영웅의 서사를 경험하는 것
저자는 “운동은 영웅의 여정을 재현하는 작은 의식”이라고 말한다. 고대의 영웅들이 신의 뜻이나 운명에 의해서 위험한 모험을 감행했다면, 오늘의 밀레니얼 세대들은 피트니스 센터에서 역동적이고 압축적인 영웅 서사를 경험한다. 운동을 시작한다는 것은 ‘집↔회사’라는 정해진 루트에서 벗어나 새로운 루트를 개척하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내·외부의 많은 시련과 갈등을 이겨 내고 그날치의 운동을 끝마쳤을 때, 우리는 괴물을 퇴치한 영웅처럼 내 안의 무기력과 권태를 물리치게 된다.
건강과 다이어트 너머, 인생 목표를 찾아서
: 고대 철학자들로부터 배우는 지혜
단순히 건강해지기 위해서, 아름다워지기 위해서 운동을 한다고 할 때 우리는 공허해지기 마련이다. 이에 대해 저자는 운동의 최고 가치로 ‘잠재력의 발현’을 꼽으며, 운동을 통해 자신이 될 수 있는 ‘최고의 나’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유명 트레이너나 피트니스 모델 중에는 운동을 시작한 동기가 비만이나 디스크 등의 통증에서 벗어나기 위해서였다고 밝힌 사례를 종종 볼 수 있다. 이들은 변화를 통해 숨어 있던 잠재력의 발현을 경험했고, 건강과 다이어트 너머에 있는 인생의 목표Telos를 새롭게 설정했다. 형식과 디자인은 내용을 배신하지 않는다. 인본주의 심리학자 에이브러햄 매슬로의 말을 빌리면 운동을 통해 우리는 ‘자신이 될 수 있는 최고의 상태’가 될 수 있다.”(137쪽)
꾸준히 운동을 하면서 숱하게 자신의 한계를 경험하는 것은 자신의 내?외부를 균형 있게 단련하기 위한 교양의 일환이 될 수 있다. 이러한 한계를 경험하고 극복해 본 사람은 “자신감뿐 아니라 잠재력에 대한 깊은 신뢰와 겸손을 아우르는 품위가 배어 나오기”(11쪽) 때문이다.
웨이트 트레이닝을 사랑한 인문 스토리텔러
현상필의 고정관념을 깨는 유쾌한 글쓰기!
김나시온에서 운동하던 소크라테스의 모습에서 파워리프팅에 열중하던 올리버 색스를 오버랩하는 저자 현상필은 이렇듯 고대와 현대를 종횡무진하며 독자들과의 연결고리를 찾아 주는 인문 스토리텔러다. 스스로 ‘운동 덕후’라 부를 만큼 다양한 운동 이력을 보유한 그는 중국 전통 무술 우슈, 크로스핏, 복싱을 배우고 웨이트 트레이너로 일한 경험을 통해 고전 문헌 속에 박제된 지식에만 갇히지 않은 새로운 지식을 제안한다. 운동보다 골방 독서를 더 좋아하거나 맹목적인 운동 지상주의에 공허함을 느끼는 독자라면, 고대 그리스인들의 철학과 사상에서 운동의 가치를 재발견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