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일상의 안녕과 평온한 기쁨으로 짜인
평범한 날들이 행복을 가져다줄 것이다”
나는 행복한가? 행복에 대한 사유를 담은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것들』이 을유문화사에서 출간되었다. 이 책은 행복과 불행의 진자 운동이 끊임없이 반복될 수밖에 없음을, 행복해져야 한다는 강박을 버려야 함을 보여 준다. 결국 행복은 반드시 자기 삶을 톺아보고 받아들이며 보듬는 시간, 자기만의 행복이 무엇인지를 찾아가는 시간을 필요로 한다. 여름을 건너가기 위해 차디찬 수박 한 입 베어 물 때 불행은 저 먼 곳으로 모습을 감추고, 행복은 마침내 발견된다. 삶은 그렇게 다시 시작된다. 시인 장석주가 발견한 이런 소소한 기쁨들을 만나다 보면 어느새 독자들도 자신만의 행복을 찾게 될 것이다.
목차
서문 - 행복을 꿈꿀 권리
1장 내 몫의 행복을 만나다
여름의 문장들
여기 수박이 있다고 외쳐라!
옥수수는 자란다
행복은 찰나가 주는 선물
해가 지지 않는 여름 저녁
더 행복한 가을을 기다리자
나는 왜 시골에서 반려견과 함께 지냈나?
침묵의 말에 귀 기울이기
여름이 좋다!
네 아침을 준비할 때 다른 이들을 생각하라
2장 행복의 형상을 그리다
근심 없이 잠들던 날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왜 책을 읽나요?
더 느리게, 더 단순하게
비우면 달라지는 것들
소통, 타인을 환대하는 일
여행이라는 영예로운 월계관
침묵으로의 자발적 망명
가난한 청년을 비춘 빛의 음악
운동화 끈을 단단히 매고 걷는다
소박한 일에서 즐거움 찾기
3장 손안의 행복을 몽상하다
집밥과 어머니
겨울과 세상에서 가장 외로운 사람
창문보다 더 너그러운 것이 어디 있는가?
절반만 사랑하는 사람을 사랑하지 말라
목표를 갖고 산다는 것
원하는 것을 다 할 수 없다면
친구여, 눈과 얼음의 계절을 견디자
행복은 파랑이다
겨울의 끝자락에서
봄이 오면 나는 다시 살아 봐야겠다
4장 행복의 기술을 바라다
내가 행복했던 곳으로 가 주세요
불행한 만찬 앞에서 괴로워만 말고
봄을 관조하다
‘봄’을 발음하는 방법
걸을수록 행복해진다
스승을 섬기는 기쁨에 대하여
나는 오늘도 ‘종이 책’ 읽기에 열중한다
혼자 있는 시간의 맛
청춘, 그 ‘가장행렬’은 빨리 지나간다
타인과 연루된다는 것
5장 사소한 행복을 찾다
여행의 끝
나는 마음의 주인인가, 혹은 마음이 내 주인인가?
교하 들을 걸어가다
나를 행복으로 이끄는 소리들
일요일이 좋다
라면도 소울 푸드가 될 수 있나요?
물은 내 태고의 고향이다
‘탐라’에서 사는 꿈
내일부터는 행복한 사람이 되겠습니다
웃고, 슬퍼하며, 노래하라
저자
장석주
출판사리뷰
시인 장석주가 그려 내는
우리를 행복으로 이끄는 몽상들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 화두인 시대다. 이른바 ‘소확행(小確幸)’은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산문에서 처음 쓰인 말로, 갓 구운 빵을 손으로 찢어 먹을 때, 서랍 안에 반듯하게 정리되어 있는 속옷을 볼 때 느끼는 감정처럼 일상에서 느끼는 작은 즐거움을 의미한다. 작금의 사람들은 공허한 행복이 아니라 손에 쥐고 실감할 수 있는 소소한 행복을 찾고 있다.
시인 장석주는 이 책을 통해 자신을 행복하게 하는 것들에 대해 말한다. 그의 행복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행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이를테면 한여름 냉장고에 넣어 두었던 시원한 수박을 꺼내 베어 무는 것. 입술과 혀를 적시고 목구멍으로 흘러가는 수박이 주는 행복으로 그는 무더위와 함께 찾아온 팍팍하고 밋밋한 시간을 건너간다. 이렇듯 어떤 행복은 알아차리기 힘들 만큼 작고 소소하지만, 우리 각자의 삶을 잘 살아 내게 하는 동력이 되어 준다. 그 기쁨은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고, 장석주는 눈 밝게 그 작은 조각을 발견한다.
그가 이야기하는 행복은 먹고, 걷고, 듣고, 읽고, 쓰는 모든 일상적인 행동을 아우른다. 그토록 사소한 행위가 삶을 ‘행복의 파랑’으로 물들게 한다는 사실을 알기에, 그는 자신만의 ‘행복의 기술’을 찾아 실행한다. 침묵하기, 걷기, 혼자 시간 보내기, 단순하게 살기, 비우기, 종이책 읽기 등 살며 터득해 온 방법을 되짚고, 자신의 경험과 사유를 펼쳐 놓음으로써 행복의 형상을 그려 나간다. 그리고 그 끝에서 묻는다. 당신은 행복한가? 당신을 행복하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행복은 늘 작고 단순한 것 속에 있다
행복의 형상을 구체적으로 그리기 위해 장석주는 자신이 겪었던 불행 또한 거리낌 없이 꺼내어 보여 준다. 사업이 무너지고, 교도소에 가고, 부모도 사랑도 잃고, 자식과 헤어지는 불행의 이야기가 도처에 숨 쉬고 있다. 그러나 그 불행 앞에는 필연적으로 행복이 존재했다. 사람들과 깊이 관계하며, 사업은 번창하고, 누군가를 사랑하고 사랑받고, 축하를 받던 날들이 있었다. 이로써 독자는 알게 된다. 행복과 불행이 서로 끈끈하게 묶여 있다는 사실을. 행복과 불행은 서로를 전제로 하며, 멀리에서 다가올 서로의 예고편과도 같다는 사실을.
장석주가 가감 없이 써 내려간 자기 인생의 부침(浮沈)은 삶이 돌고 돌아 자신의 자리로 되돌아오는 구심력을 가졌음을 보여 준다. 결국 인생은 일희일비의 연속이다. 행복과 불행 사이의 진자 운동은 끊임없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행복해져야 한다는 강박을 버려야만 한다. 완전한 행복에 도달하려 집착하는 것보다 중요한 일은 무엇이 자신을 행복하게 만들어 주는지 아는 일이다. 행복이란 반드시 제 삶을 톺아보고 받아들이며 보듬는 시간, 자신만의 행복이 무엇인지를 찾아가는 시간을 필요로 한다.
독자는 이 책을 통해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은 무엇인지 돌아보게 된다. 그 답은 다름 아닌 지난날의 나에게서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누구보다 내밀하게 자신을 관찰하고 지켜봐 온 사람은 ‘나’뿐이다. 그러니 우리, 스스로에게 행복을 묻자. 무엇이 나를 행복으로 이끄는지 꼽아 보자. 어쩌면 당신은 이미 작디작은 행복의 조각에 둘러싸여 있는지도 모른다. 어제의 불행을 딛고, 내일의 행복을 향해 가고 있는 중인지도 모른다. 이제 당신은 행복을 마주하기 위해 고개만 들면 된다.
“이 여름이 시간의 소실점 저 너머로 사라질 때까지
행복은 하모니카 연주와 찐 옥수수와 면 셔츠를 좋아하는 이들의 것!”
문득 고개를 들었을 때, 가장 눈에 띄는 행복은 바로 계절이 주는 기쁨이 아닐까? 장석주는 유독 계절의 변화에 예민한 감각을 품고 산다. 계절을 잘 아는 일은 곧 행복해지는 일과도 연결되기 때문이다. 그는 자연이 만들어 둔 소리와 냄새, 모양과 색깔, 질감과 온도 그 모든 것에 오감을 연다. 계절의 섭리를 따른다.
여름이면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옥수수를 쪄 먹고, 가을이면 노랗게 잘 익은 모과가 나무에서 떨어져 구르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겨울이면 칼바람 부는 눈길을 산책하며, 봄이면 제 손으로 심은 모란과 작약에 움이 트는 것을 관찰한다. 그리고 다시, 여름을 건너가기 위해 차디찬 수박과 과즙이 넘치는 복숭아를 한 입 베어 문다. 그때 불행은 잠시 저 먼 곳으로 모습을 감추고, 행복은 마침내 발견된다. 삶은 거기에서 다시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