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체호프, 푸시킨과 더불어 러시아 대문호로 일컬어지는
고골의 대표 희곡 걸작선
러시아 문학사에서 가장 중요한 거장 가운데 한 사람이자 리얼리즘 문학의 선구자로 평가받는 고골의 대표 희곡 작품들만 엄선한 선집 『감찰관』이 을유세계문학전집 115번째 작품으로 출간되었다. 체호프, 푸시킨과 더불어 러시아의 대표 작가 가운데 하나로 평가받는 고골은 『죽은 혼』으로 대표되는 장편 소설뿐만 아니라 희곡 작가로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고골은 1830년대 희곡의 특징인 심미적이고 윤리적인 기능을 강조하는 신고전주의적 성향에서 출발해 영적 각성과 삶의 실질적인 변형을 강조하는 자신만의 기독교적 희곡을 선보였다. 나아가 그는 연극이 인간의 덕성 계발에 효과적인 교육 매체이며 극장은 선을 가르치는 학과라고 주장했다. 이 책에 실려 있는 「감찰관」, 「도박꾼」, 「결혼」은 이러한 고골의 문학적 신념을 대표하는 희곡들이다.
특히 이 작품들은 고골만의 독창적인 문학 세계를 잘 보여 준다. 고골은 19세기 러시아 사회를 지배하던 관료주의, 소비주의, 억압적인 민족주의에 대항해 정교 문화를 토대로 당시 지식인을 지배한 서구 신비주의 사상 등을 섭렵하면서 독자적인 예술관을 형성했다. 이를 통해 그는 문학 비평과 역사 비평을 동시에 수행하면서 작가로서도 사회에 봉사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일평생 문학 창작에 몰두했다. 이러한 개혁가이자 구도자이면서 동시에 현실의 벽을 넘지 못한 작가로서의 고뇌가 응축된 이번 작품집은 고골이 왜 러시아의 대문호로 추앙받는지를 잘 보여 준다.
목차
감찰관
결혼 - 전혀 있을 법하지 않은 사건에 대한 2막극
도박꾼 - 아주 오래전에 있었던 일
주
해설: 고골 희곡의 실타래 풀기
판본 소개
니콜라이 고골 연보
저자
니콜라이 바실리예비치 고골 (지은이), 이경완 (옮긴이)
출판사리뷰
러시아의 대문호로 일컬어지는
고골의 문학 세계를 대표하는 희곡 모음
체호프, 푸시킨과 더불어 러시아의 대표 작가 가운데 하나로 평가받는 고골은 『죽은 혼』으로 대표되는 장편 소설뿐만 아니라 희곡 작가로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고골은 1830년대 희곡의 특징인 심미적이고 윤리적인 기능을 강조하는 신고전주의적 성향에서 출발해 영적 각성과 삶의 실질적인 변형을 강조하는 자신만의 기독교적 희곡을 선보였다. 나아가 그는 연극이 인간의 덕성 계발에 효과적인 교육 매체이며 극장은 선을 가르치는 학과라고 주장했다. 이 책에 실려 있는 「감찰관」, 「도박꾼」, 「결혼」은 이러한 고골의 문학적 신념을 대표하는 희곡들이다. 특히 이 작품들은 고골만의 독창적인 문학 세계를 잘 보여 준다. 고골은 19세기 러시아 사회를 지배하던 관료주의, 소비주의, 억압적인 민족주의에 대항해 정교 문화를 토대로 당시 지식인을 지배한 서구 신비주의 사상 등을 섭렵하면서 독자적인 예술관을 형성했다. 이를 통해 그는 문학 비평과 역사 비평을 동시에 수행하면서 작가로서도 사회에 봉사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일평생 문학 창작에 몰두했다. 이러한 개혁가이자 구도자이면서 동시에 현실의 벽을 넘지 못한 작가로서의 고뇌가 응축된 이번 작품집은 고골이 왜 러시아의 대문호로 추앙받는지를 잘 보여 준다.
이 책의 표제작인 「감찰관」은 고골의 희곡 중 가장 유명하며 수많은 드라마, 영화, 연극, 코미디 프로그램으로 각색되었다. 이 작품은 사회 풍자성과 희극성이 두드러지면서도 관객의 정신적인 각성을 일깨우는 것이 특징이다. 함께 수록된 「결혼」은 1833년에 발표되었다가 부분적으로 개작되어 1842년 선집에 다시 실린 희극으로, 당시 수도였던 상트페테르부르크의 결혼 풍속에 대한 신랄한 비판이 돋보인다. 「도박꾼」은 동시대 사회 문화의 악마적 기만성을 적나라하게 재현하며 고골의 대표작인 『죽은 혼』과 긴밀한 상호 텍스트성을 갖는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아울러 이 세 편은 “희극의 숭고한 웃음”, “정직하고 고상한 얼굴”을 지향했던 그의 문학 세계를 대표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진지한 풍자와 비극성으로
영혼의 고통을 표현한 작가
책에 수록된 세 희곡 가운데 하나인 「감찰관」은 대중적인 인기를 얻었으나 정작 고골은 여러모로 이 작품의 평가와 반응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은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당대의 일반 독자는 물론 문인, 연출가, 배우 등도 자신의 창작 의도와 작품 주제, 등장인물의 성격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제대로 공연하지도 못한다고 생각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고골은 이후에 자신의 의도를 설명하는 10여 편의 에세이를 발표할 정도였다. 그럼에도 대중의 반응에 실망해 유럽으로 떠나 12년간 머물렀다. 고골은 이 작품을 발표하면서 러시아 대중이 정신적이고 영적인 각성을 이루기 원했지만 대다수 독자는 가벼운 소극이나 유쾌한 사회 풍자극 정도로 치부했으며, 일부 보수적인 인물들은 고골이 러시아의 위신을 떨어뜨렸다고 분노했다. 결국 이 작품이 제대로 평가받기까지는 얼마간의 시간이 더 필요했다. 오늘날 이 작품은 종말론적 종교극으로도 평가받는데, 이는 함께 수록된 「결혼」에서도 보이는 요소다.
고골은 「결혼」에서 혼인과 관련해 드러나는 근대인들의 사회 병리학적 퇴행 심리와 삶의 부조리성에는 악마의 기만성과 파괴성이 작용한다는 것을 보여 주려 했다. 이 작품 역시 「감찰관」처럼 다소 염세주의적인 주제 의식이 반영되어 있다. 또한 등장인물들이 타인을 비방할 때는 ‘악마’를 자주 언급하는 등 종교적인 교훈극의 성격도 함께 지니고 있다. 「결혼」에서 표현되는 ‘악마적 기만성’이라는 측면은 「도박꾼」에서 보다 구체화된다. 이 작품은 푸시킨의 「스페이드의 여왕」으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다. 다만 푸시킨이 악마적 주인공의 카드 도박이라는 이야기를 다소 낭만주의적으로 풀어냈다면, 고골은 여기에 사회 풍자성은 물론이고 윤리적이고 종교적인 의미까지 담았다는 것이 특징이다.
지금까지 소개한 세 작품 모두 고골 희곡의 대표작들로 이중 사기의 모티브를 통해 인간의 비속한 욕망과 저속한 근대 문화에 숨은 기만성을 경고하는 연작 형태를 띤다는 점에서 그의 문학 세계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