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한국 사회를 읽는 문학 필독서 [해시태그 문학선]
한국 사회의 격렬하고 문제적인 주제어 #젠더
문학과지성사에서 새로운 시리즈 [해시태그 문학선]을 독자들 앞에 선보인다. [해시태그 문학선]은 우리 시대의 가장 강력한 주제어를 선정해, 이와 연관된 문학작품들을 선별하여 묶은 앤솔러지다. 해시태그(#)는 소셜 네트워크상의 검색을 편리하게 해주는 기호로 시작되었지만, 이제 일상의 관심사에서부터 사회적 이슈까지 아우르는 유력한 주제어를 띄워 올려 대중들을 광장으로 끌어내는 문화 현상으로 진화했다. 문학과지성사의 [해시태그 문학선]은 문학작품이라는 ‘기호hash’를 ‘묶는다tag’라는 어원 그대로, 시간과 지면을 달리하여 각기 흩어져 있던 문학작품들을 하나의 주제어로 묶어낸다.
페미니즘 리부트 이후 ‘#젠더’는 한국 사회의 격렬하고 문제적인 주제어가 되었다. 많은 여성들이 교육을 받고 스스로 돈을 벌며 성차별을 금지하는 제도적 장치도 마련되었지만, 여전히 여성들은 차별과 폭력에 노출되어 있고 혐오 세력들과 부딪힌다. 세상은 변했지만, 우리 사회에 보이지 않는 방식으로 작동하는 성차별적 요소는 견고하기 그지없다. 그래서 여성들은 여전히 젠더 문제 한가운데에서 투쟁 중이다. 이 젠더 의제는 우리 시대 문학의 지형 또한 근본적으로 바꾸어놓았다.
[해시태그 문학선_#젠더]는 여성적인 글쓰기를 수행해온 문제적 작품들을 묶어서 그것을 우리 시대의 질문으로 만들기 위해 기획되었다. 『#젠더_시』는 여성적인 시 쓰기의 잠재성을 밀고 나간 작품 70편을 ‘몸’ ‘나’ ‘사랑’ ‘시간’ ‘모성’ ‘시선’이라는 여섯 개의 소주제어로 나눠 묶었다. “이름을 갖지 못한, 말하지 못하는 여성들에 주목”하고 “어떤 지워짐의 시도 속에서도 살아 있는 여성들의 존재를 입증”하면서 “여성이 바라보는 삶의 가치와 지향을” 흥미롭게 그려내고 있는 이 작품들은 오늘날 한국 사회를 비추는 거울인 동시에 “여전한 불안과 위험 속에서도 원하는 것을 찾아 터널을 걷고 있는 여성들에게” 보내는 예언 같은 응원이다.
목차
기획의 말
1부 몸
김혜순_환한 걸레|내 안의 소금 원피스|붉은 가위 여자 최승자_여성에 관하여 황인숙_그 여자 늑골 아래 이원_몸이 열리고 닫힌다|여자는 몸의 물기를 닦는다 김선우_내 몸속에 잠든 이 누구신가 조용미_낯선 피 김민정_젖이라는 이름의 좆 이근화_원피스 이민하_거식증
포스트잇_생각의 타래
2부 나
김명순_두 마음 나혜석_인형의 집 강은교_자전 2 김승희_배꼽을 위한 연가 5 최승자_일찍이 나는|즐거운 일기 김혜순_새가 되려는 여자 나희덕_다시, 십 년 후의 나에게 이원_엄마와 내가 아직 이 세상에 오지 않았을 때 조용미_삼베옷을 입은 자화상 신해욱_아담의 사과 진은영_바깥 풍경|나에게 이민하_요조숙녀
포스트잇_생각의 타래
3부 사랑
나희덕_들리지 않는 노래 황인숙_안녕히|이름 모를 소녀 허수경_불우한 악기|혼자 가는 먼 집 김혜순_그녀, 요나 김행숙_하얀 해변 진은영_첫사랑|네가 소년이었을 때 김이듬_신경쇠약 직전의 여자들
포스트잇_생각의 타래
4부 시간
천양희_놓았거나 놓쳤거나 김혜순_모래 여자 황인숙_처녀처럼 허수경_그해 사라진 여자들이 있다 김행숙_입맞춤―사춘기 2|소녀들―사춘기 5 하재연_동시에 이제니_수요일의 속도 신해욱_금자의 미용실 강성은_올란도 신영배_지붕 위의 여자 김소연_이것은 사람이 할 말
포스트잇_생각의 타래
5부 모성
김승희_배꼽을 위한 연가 1 김정란_죽은 엄마에 의한 엄마의 교정 김혜순_엄마의 식사 준비 허수경_엄마와 나의 간격 김소연_그녀의 생몰연도를 기록하는 밤 김행숙_삼십세 하재연_엄마 기계 김선우_몸과 몸이 처음 만나 보얘진 그 입김을 말이라 했다 신해욱_여자인간
포스트잇_생각의 타래
6부 시선
강은교_자전 1 황인숙_그녀는 걸었다 한강_서커스의 여자|거울 저편의 겨울 11 조은_그 여자|한 무덤 앞에서|봄날의 눈사람 이기성_꽃집 여자|직업의 세계 강성은_Ghost|저녁의 저편 하재연_이동 신영배_문 뒤에 여자
포스트잇_생각의 타래
지은이 약력
저자
김지은, 이광호 (엮은이)
출판사리뷰
문학×사회
한국 사회를 읽는 문학 필독서
〈해시태그 문학선〉 1차분 4권 출간!
문학과지성사에서 새로운 시리즈 〈해시태그 문학선〉을 독자들 앞에 선보인다. 〈해시태그 문학선〉은 우리 시대의 가장 강력한 주제어를 선정해, 이와 연관된 문학작품들을 선별하여 묶은 앤솔러지다. 이번에 출간된 1차분 4권은 2021년 한 해 동안 한국 사회를 뜨겁게 달군 키워드로 #젠더와 #생태를 선정하고 각 주제어별로 #시와 #소설 편을 엮어 펴냈다.
해시태그(#)는 소셜 네트워크상의 검색을 편리하게 해주는 기호로 시작되었지만, 이제 일상의 관심사에서부터 사회적 이슈까지 아우르는 유력한 주제어를 띄워 올려 대중들을 광장으로 끌어내는 문화 현상으로 진화했다. 문학과지성사의 〈해시태그 문학선〉은 문학작품이라는 ‘기호hash’를 ‘묶는다tag’라는 어원 그대로, 시간과 지면을 달리하여 각기 흩어져 있던 문학작품들을 하나의 주제어로 묶어낸다. 수록 작품들의 목록은 문학의 언어가 얼마나 내밀하게 동시대의 뜨거운 문제와 마주하고 있는가를 한눈에 보여주는 무대가 된다.
책에 실린 개별 작품들은 하나의 주제어에 포섭되지 않지만, 주제어와 문학작품과의 연관을 사유하고 상상하는 작업은 한국문학의 스펙트럼을 더욱 깊이 있게 만들며 독자들에게 새롭고도 섬세한 문학적 경험을 제공할 것이다. 또한 ‘포스트잇’(작품 해설)과 ‘생각의 타래’(생각해볼 문제)를 더해 ‘#문학’을 둘러싼 보다 심층적인 질문들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자 했다. 문학과지성사에서 새롭게 기획한 〈해시태그 문학선〉에 많은 관심과 기대 부탁드린다.
한국 사회의 격렬하고 문제적인 주제어
#젠더
페미니즘 리부트 이후 ‘#젠더’는 한국 사회의 격렬하고 문제적인 주제어가 되었다. 많은 여성들이 교육을 받고 스스로 돈을 벌며 성차별을 금지하는 제도적 장치도 마련되었지만, 여전히 여성들은 차별과 폭력에 노출되어 있고 혐오 세력들과 부딪힌다. 세상은 변했지만, 우리 사회에 보이지 않는 방식으로 작동하는 성차별적 요소는 견고하기 그지없다. 그래서 여성들은 여전히 젠더 문제 한가운데에서 투쟁 중이다.
이 젠더 의제는 우리 시대 문학의 지형 또한 근본적으로 바꾸어놓았다. 그동안 ‘남성-이성애자’를 보편적인 문학의 주체로 오인했던 한국문학사에 대한 통렬한 반성을 동반하며, 새로운 정치적 상상력과 젠더 감수성으로 한국문학의 문법과 소통 방식을 새로운 차원에 진입하게 했다. 그러나 이러한 흐름은 페미니즘을 둘러싼, 2016년 이후 한국 사회의 소용돌이 속에서 갑자기 시작된 것은 아니다. 길게는 일제강점기 때(김명순, 나혜석, 백신애 등), 짧게는 40여 년 전(김혜순, 박완서, 오정희, 최승자 등)부터 우리 사회에 면면히 이어져온 여성적 글쓰기는 한국문학사에 다른 시대를 예비하게끔 했다.
〈해시태그 문학선_#젠더〉는 이처럼 여성적인 글쓰기를 수행해온 문제적 작품들을 묶어서 그것을 우리 시대의 질문으로 만들기 위해 기획되었다. 『#젠더_소설』은 한국문학사에서 지금 기억되고 다시 읽어야 할 백신애, 오정희, 박완서, 최윤, 한강, 배수아, 김애란의 단편소설 7편을 선정했으며, 『#젠더_시』는 여성적인 시 쓰기의 잠재성을 밀고 나간 작품 70편을 ‘몸’ ‘나’ ‘사랑’ ‘시간’ ‘모성’ ‘시선’이라는 여섯 개의 소주제어로 나눠 묶었다. “이름을 갖지 못한, 말하지 못하는 여성들에 주목”하고 “어떤 지워짐의 시도 속에서도 살아 있는 여성들의 존재를 입증”하면서 “여성이 바라보는 삶의 가치와 지향을” 흥미롭게 그려내고 있는 이 작품들은 오늘날 한국 사회를 비추는 거울인 동시에 “여전한 불안과 위험 속에서도 원하는 것을 찾아 터널을 걷고 있는 여성들에게” 보내는 예언 같은 응원이다.
“누구에게도 길들여지지 않는 그 늑대여인들에게
두려움이라는 말 대신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한국의 대표 여성 시인들이 쓴 70편의 문제적 작품 수록
『해시태그 문학선_#젠더_시』는 한국의 대표 여성 시인들이 쓴 70편의 문제적 작품을 「몸」 「나」 「사랑」 「시간」 「모성」 「시선」의 총 6부로 나누어 묶었다.
먼저 1부 「몸」은 여성적 글쓰기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 ‘몸’을 키워드로 김혜순, 황인숙, 이원 등의 시 12편을 수록했다. 가부장제 사회의 질서 안에서 여성의 몸은 성적으로 대상화되거나 가사 노동, 재생산 노동, 돌봄 노동 등의 도구로서만 인식되어왔다. 몸의 글쓰기는 이러한 젠더 시스템 안에서 여성의 몸에 가해지는 가시적 혹은 비가시적인 억압과 폭력에 대한 저항이다. 여성적인 시 쓰기의 영역에서 여성의 몸은 새로운 상상력이 작동하는 미지의 창조적인 장소가 된다.
시는 일반적으로 일인칭 고백의 장르다. 2부 「나」에서는 나혜석, 최승자, 나희덕 등의 시 14편을 통해 여성이 ‘나’의 문제를 생각한다는 것은, ‘나’를 구성하는 사회적 요인들을 드러내고 ‘나’의 다른 잠재성을 상상하는 문제임을 보여준다.
3부 「사랑」은 허수경, 김행숙, 진은영 등의 시 10편을 통해 서정시의 일반적 정서를 이루는 낭만적 사랑의 환상을 한편으로 전유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정상적이고 조화로운 사랑이라는 환상을 파괴하며 다른 사랑의 시간과 리듬을 시험하는 여성적인 시 쓰기의 여러 시도를 보여준다. ㅋㅊㅌ
4부 「시간」은 ‘성숙’ 혹은 ‘성장’이라는 개념으로 설명되지 않는 여성의 삶에서의 ‘시간’ 문제를 다룬다. 여성에게 가부장제 안에서의 성장은 그 안의 상징 질서에 순응하는 과정으로 환원되는 경우가 많으며, 이는 ‘소녀에서 엄마’가 되는 과정을 통해 출산과 양육을 위해서만 여성이 존재한다는 억압적 가치에 머물 수 있다. 천양희, 김소연, 이제니 등의 시 12편은 시간에 대한 새로운 상상력과 감수성을 통해 가부장적 젠더 시스템 안에서의 시간이 아닌 다른 삶의 잠재성을 여는 시간의 차원을 보여준다.
5부 「모성」은 가부장제 사회에서 신성한 가치로 받들어져온 ‘모성’의 이데올로기를 다른 상상력으로 돌파하는 김승희, 김정란, 김선우 등의 시 9편이 실려 있다. 남성 중심적인 문학에서 모성은 남성을 구원하는 존재로 대상화되거나 민족적인 순결의 상징으로 신성시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이러한 모성의 신화로부터 모성을 해방하는 것은 여성적인 시 쓰기의 중요한 문제다. 여기 실린 시의 언어들은 모성의 폐기가 아니라 제도화된 모성을 돌파하는, 모성의 다른 차원을 여는 상상력을 보여준다.
6부 「시선」은 ‘시선’의 체계에는 권력관계가 작동하며, 가부장제 사회에서 여성은 대체로 보는 자가 아니라 보여지는 자의 위치를 갖는다고 말한다. 여성의 이미지는 주로 남성의 욕망을 구현하거나 남성보다 결핍된 존재로서 대상화되었다. 남성 중심적인 시선의 주체화·특권화를 전복하는 시선의 모험은 여성적 글쓰기의 최전선으로, 조은, 강성은, 신영배 등의 시 13편은 여성이 시선의 주체가 되고 여성이 여성을 보는 다양한 시선을 그려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