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주어진 길은 없는 거야. 누구에게나 다른 길은 있어.”
경주마로 태어난 아테나와 아레스,
쌍둥이 자매 새나와 루나,
닮은 듯 다른 이들 앞에 놓인 아름답고 새로운 길!
우리 아동문학의 선구자 마해송 선생(1905~1966)의 업적을 기리고 한국 아동문학의 발전을 지원하기 위해 (주)문학과지성사가 2004년 제정한 마해송문학상의 제17회 수상작 『아테나와 아레스』가 출간되었다. 말 목장을 배경으로 부모가 모두 기수인 독특한 환경 속의 쌍둥이 자매가 말과 나누는 교감과 일상을 생생하게 그려 낸 작품으로, 답답한 교실에서 아이들을 초원으로 데리고 나간 기분이 들 정도로 우리의 시야를 확 넓혀준다. 태어날 때부터 지켜본 경주마와 주인공의 특별한 관계, 학교와 집이 주어진 공간의 전부인 아이들에게 다소 낯선 경주마의 세상, 생생한 아테나와 아레스의 서사는 인간과 동물 사이를 고찰하게 할 뿐만 아니라 공감과 사유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목차
1. 전설의 기수 마화랑
2. 엄마와 백두산
3. 새로운 목장 식구
4. 새나와 루나
5. 내가 같이 있어 줄게
6. 말쿠키 도둑
7. 오라 오라 츱츱츱
8. 붉은 켄타우로스
9. 그 순간을 위해
10. 경주마를 꿈꾸며
11. 어서 도망가!
12. 챔프 그리고 망초
13. 7번마 아테나, 0번마 아레스
14. 한밤중 탈출 사건
15. 이상한 꿈
16. 아테나의 질주
17. 하얀 별
18. 아레스처럼
저자
신현 (지은이), 조원희 (그림)
출판사리뷰
기수가 꿈인 주인공과 경주마 사이의 공감과 성장을 단단하게 엮어내 고전적 문학의 품격을 보여주었다. 또한 치료 목적의 동반자로 상생하는 말의 이야기는 단연 돋보였고, 자신을 드러내고 평가받는 데 익숙한 요즘 아이들에게 진정성 있는 공감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다.
_이경혜, 황선미, 최나미(심사평에서)
“아테나, 아레스, 반가워!”
내가 너희들의 진정한 친구가 되어 줄게!
누구도 넘볼 수 없는 2,000승의 기록을 가진 전설의 기수 마화랑. 쌍둥이 새나와 루나의 자랑스런 아빠다. 엄마는 우승보다는 페어플레이상을 더 많이 받았지만 누구보다 말과 경주를 사랑하는 기수다. 게다가 할아버지는 말들을 치료하는 마의사다. 어려서부터 말들과 함께 자란 새나는 당연히 기수를 꿈꾸며 말들과 깊은 교감을 나누지만 루나는 절대 기수가 되지 않겠다며 일부러 공부에 열중한다. 어느 날 목장에 두 마리의 망아지, 아테나와 아레스가 태어나면서 온 가족과 목장 식구들은 뛰어난 경주마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새벽을 깨우는 마사에서 들리는 말들의 울음소리, 말들을 돌보는 목장 식구들의 부지런한 발걸음, 편자를 다듬는 분주한 손놀림, 목장 식구들의 성실한 하루하루는 목장을 활기차게 만든다. 아이들은 목장에서 말들과 호흡하고 마음을 나누며 사람의 언어만이 아닌 동물의 몸짓과 표정으로도 대화할 수 있다는 것을 체득한다. 마음은 사람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매일매일 느끼며 말들과 함께 성장해 간다.
작가는 탄탄하고 안정감 있는 문장, 개성 넘치는 인물들을 창조해 제 몫의 역할을 부여해 경주마와 기수, 말과 사람들의 인생을 아름답게 빚어냈을 뿐만 아니라 우리에게 낯선 경주마의 세계를 세밀하고 정교하게 다듬어 미처 경험해 보지 못한 세상으로 독자들을 초대한다. 말들의 심장 소리를 들으며 함께 초원을 달리고, 새나, 루나와 함께 울고 웃게 하며 아테나와 아레스가 태어난 목장 한가운데로 성큼 발을 들여놓게 만든다.
“경주마가 되어서 우승하면 행복할까?”
두 번째 길도 최선의 길이 될 수 있어!
활기만큼 긴장감 속에 살아가는 새나와 루나네 집에 청천벽력 같은 일이 벌어진다. 아빠가 2,000승을 기록한 날 엄마는 아끼는 경주마 백두산과 함께 경기에 나섰다가 사고를 당해 큰 수술을 받게 된다. 엄마가 온전히 회복될 수 있을지, 다시 말을 탈 수 있을지 아무것도 확신할 수 없는 그때 목장에 새로운 생명이 찾아온다. 바로 아테나와 아레스가 태어난 것이다. 온 가족과 목장 식구들은 생명에 대한 경외와 함께 두 마리 모두 경주마로 잘 자라 주길 기원하며 극진히 보살핀다. 아테나는 훌륭한 혈통을 이어받은 백마이고, 아레스는 평범한 혈통에 흔한 갈색 말이다. 할아버지는 경주마에게 중요한 건 혈통이라고 하지만 새나는 혈통보다 중요한 건 말들과 교감하며 정성을 다하는 것이라고 믿으며 두 마리 망아지를 살뜰히 보살핀다.
경주마와 기수들의 세계는 일등만이 주목받고 살아남을 수 있기에 그만큼 냉혹하고 동정이 스며들 틈이 없다. 차선이란 단어는 존재하지 않는 듯 기수들은 일등을 하기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땀을 흘리며 최선을 다하고, 경주마는 타고난 재능 위에 훈련을 더해 가진 능력의 최대치를 끌어올린다. 경주마와 기수가 하나가 되어 혼신의 힘을 다해 임하는 경기는 그들이 갈고닦아 온 시간과 노력을 보여주는 장이 된다. 하지만 일등은 하나뿐이기에 누구나 노력한 만큼 훈련한 만큼 보상과 주목을 받지 못한다.
“너의 길은 특별해!”
새로운 길, 새로운 도전
역시 아테나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연이어 출전한 경기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경주마다운 모습을 갖춰 간다. 하지만 아레스는 경주마가 되기 위한 경마 시장에서 그 누구의 선택도 받지 못한 채 도축장 트럭에 몸을 싣게 된다. 한순간에 너무 다른 길에 오른 아테나와 아레스, 그런 두 마리의 말을 바라보는 새나는 혼란에 빠지고 만다. 그리고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인 아레스를 구하기 위해 위험을 무릅쓴다. 선택받지 못하는 것, 경주마가 되지 못하는 것은 곧 죽음을 뜻하는 것이라는 걸 전혀 알지 못했던 새나는 큰 충격에 휩싸이고 만다.
하지만 뛰어난 경주마의 기질을 타고나 연승을 달리던 아테나도 사람들의 욕심 앞에 무너지고 만다. 이 모든 혼란스런 일 앞에 새나는 기수가 되고 싶었던 자신의 꿈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모두 자신의 길에서 최선을 다해 달려왔던 소중한 존재들인 엄마와 백두산, 아테나와 아레스. 일등만이 행복하고 그것만이 성공이라고 생각했지만 새나는 또 다른 새로운 길들이 있음을 알게 된다. 경주마가 되지 못한 말도 절망 속에서 새로운 세상으로 발을 내딛는 사람들의 귀한 동행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행복은 최고의 결과로만 빚어지는 게 아니라는 것을. 자신의 속도와 걸음에 맞춰 가면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