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여보, 날 거기로 데려가주이소. 제발 날 거기로 데려가주이소.”
김원일 중단편선 『도요새에 관한 명상』
“분단 시대 한국 문학의 드라마틱한 별자리”(우찬제)를 새기며, 분단과 전쟁에서 오는 체험을 소설로 그려온 김원일의 중단편선 『도요새에 관한 명상』이 [문지작가선] 여덟번째로 출간되었다. 김원일은 한국전쟁 중 아버지와 생이별하고 장남으로 대구에서 성장한 스스로의 경험을 바탕으로 『노을』 『불의 제전』 『겨울골짜기』 등의 굵직한 작품들을 선보였으며, 그의 대표작 『마당 깊은 집』은 한국의 굴곡진 현대사에 대한 직간접적 체험을 제공하며 전 세대를 아우르는 한국 문학의 고전으로 자리 잡았다. 이번 중단편선에는 「어둠의 혼」(1973), 「도요새에 관한 명상」(1979), 「미망」(1981), 「깨끗한 몸」(1987), 「비단길」(2014) 등 작품 활동 초기부터 최근까지 김원일의 대표 작품이라 할 만한 소설 8편을 수록했다.
작가가 어린 시절에 경험한 한국전쟁과 아버지의 부재, 그리고 분단의 경험이 한국인들에게 어떠한 모양으로 영향을 끼쳤는지 등에 관한 집요한 그의 문제의식은 성인의 몸으로 한국전쟁을 직접 체험한 선우휘, 오상원 등의 작가와는 다른 결을 만드며 분단문학 2세대로서의 고유한 작품 세계를 보여준다. 가장 보편적이면서 또한 가장 개인적인 이야기를 바탕으로 “개인사와 가족사, 민족사와 시대사를 가로지르며, 분단 한국과 한국인의 운명”을 그려낸, “20세기 한국 분단소설을 대표하는 작가”(우찬제) 김원일의 대표 작품들을 통해 한국 현대사를 관통하는 가슴 아픈 우리네 이야기를 만나보자.
목차
어둠의 혼 | 도요새에 관한 명상 | 연 | 미망 | 깨끗한 몸 | 마음의 감옥 | 나는 누구인가 | 비단길
해설 연처럼, 새처럼 | 우찬제
저자
김원일 (지은이)
출판사리뷰
문학과지성사의 새로운 소설 시리즈 〈문지작가선〉
오늘의 눈으로 다시 읽는 어제의 문학, 〈문지작가선〉이 2019년 7월 첫발을 떼었다. 또 한 번의 10년을 마무리하는 2019년, 문학과지성사는 한국 문학사, 나아가 한국 현대사에 깊은 족적을 남긴 작가와 그들의 작품을 가려 뽑아 문학성을 조명하고 새로운 의미를 부여해나갈 목록 구성이 필요한 때라고 판단했다. 진지한 문학적 탐구를 감행하면서도 폭넓은 독자들의 지지를 받으며 한국 문학의 중추로서 의미 있는 창작 활동을 이어온 작가들을 선정한 다음, 그들의 작품을 비평적 관점에서 엄선해 독자들에게 선보이고자 한다. 또한 권별 책임 편집을 맡은 문학평론가들의 해제를 더하여 해당 작가와 작품이 지니는 문학적·역사적 의미를 상세하게 되새길 계획이다.
〈문지작가선〉의 시작점은 억압된 시대 속 정치적 격변기를 거치며 권력과 사회에 대한 비판과 저항을 문학의 언어로 표현한 ‘4·19세대’ 작가다. 최인훈, 김승옥, 서정인, 이청준, 윤흥길의 중단편선이 1차분으로, 이어서 한국 현대 여성소설의 원류인 오정희, 박완서의 중단편선이 2020년 2차분으로 출간되었으며, 올해는 김원일 중단편선을 선보인다.
“여보, 날 거기로 데려가주이소. 제발 날 거기로 데려가주이소.”
김원일 중단편선 『도요새에 관한 명상』
“분단 시대 한국 문학의 드라마틱한 별자리”(우찬제)를 새기며, 분단과 전쟁에서 오는 체험을 소설로 그려온 김원일의 중단편선 『도요새에 관한 명상』이 문지작가선 여덟번째로 출간되었다. 김원일은 한국전쟁 중 아버지와 생이별하고 장남으로 대구에서 성장한 스스로의 경험을 바탕으로 『노을』 『불의 제전』 『겨울골짜기』 등의 굵직한 작품들을 선보였으며, 그의 대표작 『마당 깊은 집』은 한국의 굴곡진 현대사에 대한 직간접적 체험을 제공하며 전 세대를 아우르는 한국 문학의 고전으로 자리 잡았다. 이번 중단편선에는 「어둠의 혼」(1973), 「도요새에 관한 명상」(1979), 「미망」(1981), 「깨끗한 몸」(1987), 「비단길」(2014) 등 작품 활동 초기부터 최근까지 김원일의 대표 작품이라 할 만한 소설 8편을 수록했다.
수록 작품을 선별하고 책의 해제를 쓴 문학평론가 우찬제는 “김원일은 오로지 분단 시대 한국 작가만이 쓸 수 있는 특징적인 소설을 매우 인상적인 방식으로 형상화한 작가”라고 말한다. 작가가 어린 시절에 경험한 한국전쟁과 아버지의 부재, 그리고 분단의 경험이 한국인들에게 어떠한 모양으로 영향을 끼쳤는지 등에 관한 집요한 그의 문제의식은 성인의 몸으로 한국전쟁을 직접 체험한 선우휘, 오상원 등의 작가와는 다른 결을 만드며 분단문학 2세대로서의 고유한 작품 세계를 보여주었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중단편선의 표제작 「도요새에 관한 명상」은 분단문학이란 김원일 세계관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동시에 현재 중요한 사회 현안로 떠오른 생태 문제와도 접점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2021년에도 울림을 준다. 소설은 낙동강 하구 도요새 도래지를 배경으로 한 생태소설로, 북에 가족과 약혼녀를 남겨둔 아버지와 그의 두 아들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경제개발로 인한 자연환경의 파괴를 당연히 여기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공장에서 흘러나오는 유독 물질의 비밀을 파헤치며 희귀종 보호를 위한 환경운동을 지속하는 형 ‘병국’과 대학 입시를 준비하면서 돈벌이 삼아 새를 포획하는 일을 쫓아다니는 동생 ‘병식’의 대립은 돈을 향한 인간의 욕망 아래에서 무엇이 희생되고 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현실의 재현으로 등장하며 지금까지도 유효한 문제를 제기한다.
이 외에도 「어둠의 혼」 「미망」 「깨끗한 몸」 등은 아버지의 부재로 인해 아득바득 생계를 꾸려야 했던 ‘어머니’와 장자로서의 정체성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던 ‘아들’을 등장시킴으로써 김원일표 가족소설의 정수를 담은 작품이라 할 수 있다. 특히 김원일 소설 속 어머니는 누구에게도 의지할 수 없는 상황 속에서 스스로를 채찍질할 수밖에 없는 인물로 그 강인한 표상이 인상적으로 그려지면서, 장자인 ‘나’를 성장시키는 가장 큰 동력이자 주요한 기호로서 김원일 소설 세계를 이해하는 데 매우 핵심적인 키워드로 작용한다.
가장 보편적이면서 또한 가장 개인적인 이야기를 바탕으로 “개인사와 가족사, 민족사와 시대사를 가로지르며, 분단 한국과 한국인의 운명”을 그려낸, “20세기 한국 분단소설을 대표하는 작가”(우찬제) 김원일의 대표 작품들을 통해 한국 현대사를 관통하는 가슴 아픈 우리네 이야기를 만나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