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한국 다큐계의 스승이자 멘토 김옥영의
40년 현장 경험으로 완성된 다큐멘터리 제작 결정판
“한국 다큐멘터리 교과서가 탄생했다”
중요한 것은, 하나의 다큐멘터리는 하나의 세계라는 점을 인식하는 일이다. 다큐멘터리 이야기 구조를 만든다는 것은 그 세계에 어떤 질서를 부여하는 것이며, 어떤 타인의 다큐멘터리가 말하는 바를 알아챈다는 것은 그 질서를 이해한다는 뜻이다. (86쪽)
40년을 현업 다큐멘터리 작가이자 제작자로서 활약해온 김옥영이 처음으로 다큐멘터리에 관해 쓴 입문서 『다큐의 기술─다큐멘터리스트는 무엇을 발견하고 어떻게 설득하는가』가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되었다. 1982년 방송 작가로 입문한 후 백수십여 편의 다큐멘터리를 집필해오는 동안 저자가 직접 부딪혀가며 배운 다큐멘터리의 본질을 한 권으로 집약했다. 저자가 그동안 다큐멘터리스트로서 보여준 논리적인 분석력과 부단한 실험 정신이 담긴 이 책은 “한국 다큐멘터리 교과서”(이창재 감독)라 할 만하다. ‘교과서’라는 찬사에 걸맞게 『다큐의 기술』은 다큐멘터리 제작의 기반이 되는 이론에서부터 기획과 촬영, 편집에 이르기까지 제작 공정 전반을 아우르며, 다큐멘터리 제작에 필수적인 지식과 기법을 총망라했다. 또한 이런 기술적 방법론에 발을 디디고 서서, 그 이상을 포착하는 데 정확히 초점을 맞추었다. 현장에서 오랜 기간 몸담아온 저자에게, 한 편의 다큐멘터리를 완성하는 동력은 카메라나 편집기 조작 등의 제작 실무에 능숙한 데에도, 이론에 해박한 데에도 있지 않기 때문이다.
저자 김옥영은 이 책을 통해 그동안 국내에 소개된 다큐멘터리 제작 안내서와는 다른 질문들을 독자들에게 던진다. “당신이 만들려는 다큐멘터리는 무엇인가?” “작품을 통해 말하려는 것은 무엇이며, 왜 그것을 말하는가?” 이 책은 저자가 자신의 문제의식을 가다듬고, 이 질문들에 대한 답변을 모색하는 방식으로 작품 세계를 일궈온 40년 이력을 종합한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촬영하면서 원하는 ‘그림’을 얻지 못했거나, 필요한 인물이 섭외에 응하지 않는 등, 다큐멘터리스트들에게 따라붙는 온갖 문제의 해법을 함께 고민하며 써 내려간 저자의 글은 노련하고도 냉철하며, 이들에 대한 애정으로 가득하다. 다큐멘터리 창작자들은 물론, 다큐멘터리를 비롯해 영상 콘텐츠 창작에 관심이 있는 일반 독자들에게도 이 책은 뛰어난 안내서가 되어줄 것이다.
목차
프롤로그
1부 다큐멘터리는 무엇인가
1장 다큐멘터리의 첫번째 키워드-현실
2장 다큐멘터리의 두번째 키워드-시각
3장 다큐멘터리의 세번째 키워드-메시지
4장 다큐멘터리의 네번째 키워드-설득
5장 다큐멘터리스트는 질문하는 자
2부 다큐멘터리의 이야기는 어떻게 구축되는가
1장 영상 구조물의 존재 방식
2장 이야기의 조건
3장 플롯의 이해
4장 하나의 다큐멘터리는 하나의 세계
3부 다큐멘터리 이야기의 기본 구조 틀
1장 진행형 구조-영화 속의 시간을 흐르게 하다
2장 논증형 구조-논리를 구축하는 증거주의
3장 구조 틀의 변용-무한한 변용이 가능하다
4장 자의형, 관습으로 규정되지 않는 구조
5장 자의적 다큐멘터리의 구조적 전략
4부 기획-소재에 접근하는 법
1장 소재의 발견
2장 그림을 그린다는 것
3장 성공하는 기획의 조건
5부 사전 작업-자료 조사, 취재, 스터디
1장 사전 작업의 방향성 잡기
2장 사전 작업의 단계
3장 사전 작업할 때 유의할 점
6부 촬영구성안
1장 확정성이 우세할수록 촬영 구성은 정교해진다
2장 불확정성이 우세할수록 촬영 구성은 간소해진다
3장 다양한 시각화 전략
4장 어떤 다큐멘터리든지 사전 설계는 필요하다
7부 촬영, 무엇을 어떻게 찍을 것인가
1장 촬영에서 고려해야 하는 것들
2장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
3장 인터뷰
4장 가변성에 대비하라
8부 편집-이야기의 육체 만들기
1장 프리뷰
2장 편집 구성
3장 편집 구성의 실제
4장 편집
9부 부가적 장치들
1장 내레이션
2장 음악
3장 음향
4장 그 밖의 장치들
질문과 응답
작품 목록
저자
김옥영
출판사리뷰
다큐멘터리는 발견의 예술,
다큐멘터리스트는 질문하는 자다
저자 김옥영이 걸어온 40년은 고스란히 한국 다큐멘터리의 발전사이기도 했다. 저자가 작가로 참여한 「광주는 말한다」(KBS, 1989)는 방송 다큐멘터리 최초로 5?18 광주민주화항쟁을 조명했는가 하면, 마찬가지로 저자가 집필한 역사 다큐멘터리에서는 스튜디오에서 진행자가 과거 인물들과 가상의 대화를 나누게 하는 등, 이전에는 없던 방식의 스튜디오 활용을 선보였다. 저자의 실험 정신은 최근까지도 이어져, 고대 로마를 3D 영상으로 재현한 「위대한 로마」(EBS, 2013)로는 대한민국콘텐츠대상 문화부장관 표창(2013)과 방송통신위원회 방송대상 작가상(2014) 등을 받기도 했다. 이런 실험들이 있었기에 발전해온 다큐멘터리는 지금도 꾸준히 새로운 시도를 펼쳐 보이고 있으며, 해외 영화제에서 상을 받는 등 여러 성취를 거두고 있다.
이렇게 꾸준히 발전해오면서 다양성이 커진 다큐멘터리들에도 전체를 아우르는 본질이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다큐멘터리는 현실을 포착하는 장르라는 점이다. 현실 세계에서 우리의 삶에 깊은 영향을 끼칠 만한 무언가를 발견하면, 다큐멘터리스트들은 그 무언가를 자신만의 시각으로 해석하고 메시지를 만들어낸다. 그것을 타인들에게도 가치 있는 질문으로 다듬어 관객을 설득하는 영상 예술이 다큐멘터리다. 그렇다면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이들이 갖춰야 할 자질은 겉보기에 아무 문제가 없고, 대다수 사람들은 지나칠 법한 현실을 문제 삼고 질문하는 예민함일 것이다.
이 예민함은 이제 다큐멘터리스트는 물론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능력이 되었다. 악의적인 가짜뉴스가 쏟아지고 무엇이 사실인지 가늠하기 어려운 오늘날, 우리에게 사실을 포착하는 눈이 되어주는 것은 예민함, 즉 다큐멘터리의 시각이기 때문이다. 『다큐의 기술』은 이렇게 현실을 포착하는 재미를 선사하는 다큐멘터리의 묘미를 소개하며, 이미 다큐멘터리스트로서 현실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 모두에게 자신의 다큐멘터리 시각을 발견하게 하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스크린을 넘어
나와 너, 우리를 변화시키기 위한 기술
총 9부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은 전반부에서 다큐멘터리란 무엇인지, 다큐멘터리의 이야기 구조는 어떤 것인지 먼저 설명한다. 1부 「다큐멘터리란 무엇인가」와 2부 「다큐멘터리의 이야기는 어떻게 구축되는가」, 3부 「다큐멘터리 이야기의 기본 구조 틀」이 그것이다. 영상 제작 안내서는 제작 순서대로 구성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저자의 경험에 비춰볼 때 이것들을 먼저 알아야 본격적인 제작을 논할 수 있다. 그다음으로 4부 「기획─소재에 접근하는 법」, 5부 「사전 작업─자료 조사, 취재, 스터디」, 6부 「촬영구성안」, 7부 「촬영, 무엇을 어떻게 찍을 것인가」, 8부 「편집―이야기의 육체 만들기」 순으로 이루어지는 구성은 일반적인 제작 순서를 따라가며 각 단계마다 본질에 충실한 방법론을 제시한다. 9부 「부가적 장치들」은 음악이나 내레이션 등 다큐멘터리의 의도를 보다 효과적으로 표현하는 장치들을 설명하며, 「질문과 응답」에서는 다큐멘터리 제작 현장에서 발생하는 현실적?윤리적?미학적 난점들을 대화로 나눈다.
또한 본문 곳곳에 배치된 풍부한 시각 자료들은 논의에 생동감과 구체성을 배가한다. 「그것이 알고 싶다」 「PD수첩」 등 방송 다큐멘터리 제작 현장에서 실제 적용된 문서를 수록해 제작 과정의 단면을 현장감 있게 보여준다. 그뿐만 아니라 각 부의 설명을 이해하는 데 본보기가 되는 여러 다큐멘터리들을 예시로 들어, 창작자마다 각기 다른 전략과 돌파구를 마련해가는 다큐멘터리 장르의 묘미를 경험하게 한다. 이 다큐멘터리들은 「작품 목록」에서 다시 한번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2017~2019년 『웹진 DOCKING』 연재 당시 조회 수가 하루 수천 뷰에 이르며 큰 반향을 일으킨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