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죽은 순간부터 이십사 시간, 자유롭게 보내는 거야. 때 빼고 광내고!”
우리 아동문학의 선구자 마해송 선생(1905~1966)의 업적을 기리고 한국 아동문학의 발전을 지원하기 위해 (주)문학과지성사가 2004년 제정한 ‘마해송문학상’의 제16회 수상작 『퍼플캣』이 출간되었다. 횡단보도를 건너다 차에 치여 죽게 된 길고양이 레옹이 저승으로 가기 전까지 하루 동안의 모험을 그린 이야기로, 죽은 고양이를 주인공으로 설정한 발상부터 툭툭 내뱉는 듯한 경쾌한 진술이 매력적인 작품이다. 죽음 이후에 새롭게 맞이하게 되는 겁쟁이 레옹의 삶은 이생에서 미처 살아내지 못한 씩씩하고 용감하고 주도적인 모습을 담고 있다.
목차
1. 드디어 건넜어
2. ㈜고양이 상조 회사
3. 고양이 온천
4. 긴 꼬리별을 따라서
5. 고양이 복지사 반달
6. 고양이 딱지 196번
7. 흑묘단 소탕 작전
8. 밤의 무법자
9. 너와 나의 세상
10. 1004번 셔틀버스 정거장
에필로그_영소 이야기
저자
송은혜
출판사리뷰
태어나는 순간부터 위기에 놓인 길고양이 레옹에게
활기차고 유쾌한 생이 찾아왔습니다!
“죽은 순간부터 이십사 시간, 자유롭게 보내는 거야. 때 빼고 광내고!”
우리 아동문학의 선구자 마해송 선생(1905~1966)의 업적을 기리고 한국 아동문학의 발전을 지원하기 위해 (주)문학과지성사가 2004년 제정한 ‘마해송문학상’의 제16회 수상작 『퍼플캣』이 출간되었다. 횡단보도를 건너다 차에 치여 죽게 된 길고양이 레옹이 저승으로 가기 전까지 하루 동안의 모험을 그린 이야기로, 죽은 고양이를 주인공으로 설정한 발상부터 툭툭 내뱉는 듯한 경쾌한 진술이 매력적인 작품이다. 죽음 이후에 새롭게 맞이하게 되는 겁쟁이 레옹의 삶은 이생에서 미처 살아내지 못한 씩씩하고 용감하고 주도적인 모습을 담고 있다.
『퍼플캣』은 시작부터 시선을 끌었다. 차에 치여 죽은 길고양이 레옹이 저승으로 가기 전 하루 동안 일어난 이야기를 고양이 상조 회사의 활동 등 여러 가지 만화적 장치들을 이용해 환상과 현실의 공간을 경쾌하게 묘사했다. 길고양이, 죽음 등을 다루는 흔한 설정에서 벗어나 새롭게 이야기를 풀어 간 점이 가장 좋았고, 죽음 이후 과정에 대한 상상력도 상큼해 재미나게 잘 읽히며, 감각적인 묘사도 뛰어났다._이경혜, 황선미, 최나미(심사평에서)
로드킬 문제를 이색적으로 접근해 길고양이들의 눈을 통해 들여다본 인간들의 이기심, 동물들의 생명권에 대해 깊이 있는 물음을 던지면서도 저승으로 영원히 사라지기 전 삶 너머의 세상에서 벌어지는 우정, 타협, 불법, 배신, 보은과 같은 모험을 유머러스하고 감동적으로 그렸다. 죽음 이후 세상에 대한 뛰어난 상상력과 통찰력은 살아 있을 때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 함께 살아가는 자들과의 관계 등을 되돌아보게 한다.
겁쟁이 레옹의 진짜 모험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라임아파트가 고향인 길고양이 레옹은 횡단보도 앞에만 서면 몸이 얼어붙는 겁쟁이 고양이다. 매주 수요일 길 건너 살구나무 공원에 고양이 급식소가 열리지만 한 번도 가 본 적이 없다. 차들이 쌩쌩 달리는 횡단보도를 건널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친구들이 놀려 대도 쉬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다. 그런 겁쟁이 레옹을 움직이게 한 아이가 나타나면서 레옹은 생전 처음 용기를 내 보지만 안타깝게도 끔찍한 사고를 당하고 만다. 아이를 돕기 위해 두려움을 떨쳐 낸 레옹에게 세상은 왜 이리도 가혹한 것일까? 하고 생각하는 순간 레옹 앞에는 너무나 새롭고 멋진 세상이 펼쳐진다. 죽으면 끝인 줄 알았는데 하얀 리무진을 타고 나타나 자신을 고양이 상조회사 직원이라고 소개하는 외눈박이 고양이와 함께 얼떨떨하지만 새로운 세상에 발을 들여놓게 된다.
이제 더 이상 쌩쌩 달리는 차들을 겁낼 필요도 없고, 살아 있을 때 잔뜩 집어먹었던 겁도 이젠 레옹을 짓누르지 않는다. 마음에 걸리는 게 있다면 딱 하나, 라임아파트 절친 고양이 타루에게 인사도 제대로 못하고 온 것이다. 다행히 외눈박이는 영원한 저 세상 ‘레인보우 랜드’로 가기 전 레옹에게 ‘하루 이용권’을 채워 준다. 타루와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안도하며 외눈박이가 타고 온 하얀 리무진에 올라탄 순간 너무 많은 고양이들이 레옹을 맞아 주는 게 아닌가? 리무진은 코스에 맞춰 고양이 온천에 고양이들을 내려준다. 고양이에게 어울리지 않는 온천이라니! 진정한 모험과 시험이 시작되는 순간인 것이다. 게다가 악명 높은 고양이 악당 흑묘단에게 소중한 하루 이용권을 도둑맞으면서 타루를 만나기 위한 레옹의 모험이 종횡무진 펼쳐진다.
주어진 시간을 열심히 살아낸 당신은 고귀한 존재입니다!
저승으로 가기 전 하얀 리무진에 모인 길고양이들은 살아 있을 때 누려 보지 못한 온갖 호사를 누린다. 저마다 죽음을 맞게 된 사연들에 대해 위로라도 받듯이 말이다. 자신을 버린 주인을 원망하기도 하고, 또 죽을 위기에서 살려 준 이름 모를 사람에게 깊은 고마움을 느끼기도 하며 살아 있을 때를 뒤돌아본다. 살아 있을 때 무엇을 했는지, 어떻게 살았는지, 혹시 소중한 것을 놓치진 않았는지, 곰곰이 생각해 본다. 이제 돌아갈 수 없는 시간들이라 아쉽기도 하지만 또 자신들의 눈앞에 펼쳐져 있는 이생과 다른 시간을 충실하게 보내자고 다짐한다.
물론 ‘시간 많은 시간 은행’에서 자신이 저축해 둔 시간이 얼마 없는 것을 확인하고 실망하는 고양이들도 많지만 실망할 필요없다. 주어진 시간을 모두 쓰고 온 고양이들에게 레인보우 랜드에서 보낼 영원한 시간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이제 하루 이용권과 비축해 둔 시간을 모두 쓴 고양이들을 태울 1004번 버스에 오르기만 하면 된다. 또 그곳에서는 얼마나 멋지고 새로운 일들이 펼쳐지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