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하나의 이름으로 환원할 수 없는 ‘무한텍스트로서의 5·18’
40년이 흘러도 여전히 ‘오늘’인 오월 광주의 의미를 묻다
2020년 ‘5·18’ 40주기를 맞아 『무한텍스트로서의 5·18』이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되었다. 이 책은 그간 5·18과 관련해 제출된 유의미한 비평·연구 논문 열네 편을 모으고, 새로운 시각과 성찰을 담은 신고 다섯 편을 추가하여 한데 묶었다. 이 책은 “5·18에 대해 아직 발설되지 않은 진실의 영역을 성찰하려는 한국 사회의 지적인 노력들”을 담아내고자 했으며, 국가폭력에 대한 저항이자 어떤 의미화-제도화에 대해서도 ‘저항’하는 “무한텍스트로서의 5·18”을 조명하기 위해 기획되었다. 5·18을 사회과학·인문학적으로 성찰한 글뿐 아니라 이를 다룬 문학작품 및 영화 비평도 함께 묶어, 인문사회과학과 문학이 교호하는 장을 마련하고자 했다.
목차
책을 엮으며
제1부 부끄러움과 저항
최정운 저항의 논리
김상봉 항쟁공동체와 지양된 국가-5ㆍ18공동체론을 위한 철학적 시도
정문영 ‘부끄러움’과 ‘남은 자들’-최후항전을 이해하는 두 개의 키워드
이영진 부끄러움과 전향-오월 광주와 한국 사회
제2부 국가를 넘어서
박준상 무상(無想) 무상(無償)-5ㆍ18이라는 사건
김항 국가의 적이란 무엇인가?-광주의 기억과 국립묘지
한보희 봉기와 애도-광주항쟁과 세월호 참사 사이에서 공동체를 생각하다
김영희 ‘5ㆍ18 광장’의 기억과 ‘여성’의 목소리
이광호 도래하(지 않)는 5ㆍ18 - 5ㆍ18의 언어와 정치적 잠재성
제3부 5·18, 무한텍스트
황현산 광주 오월시의 문학사적 위상
김형중 총과 노래: 2000년대 이후 오월소설에 대한 단상들- 김경욱의 『야구란 무엇인가』와 공선옥의 『그 노래는 어디서 왔을까』를 중심으로
김미정 미끄러지고, 다른 힘을 만들고, 연결되는 것들-2020년에 생각하는 ‘5월 광주’와 문학의 방법들
강동호 희망을 증언하는 언어들의 역사-최윤의 『저기 소리 없이 한 점 꽃잎이 지고』
김주선 언어를 넘어, 재현을 넘어-『봄날』의 재현 형식에 관하여
조연정 ‘광주’를 현재화하는 일-권여선의 『레가토』와 한강의 『소년이 온다』를 중심으로
배주연 5ㆍ18민주화운동의 영화적 재현-광주 비디오를 넘어 다시, 광주로
제4부 김현과 5·18
김형중 그 밤의 재구성-김현과 5ㆍ18
우찬제 부재하는 현존, 현존하는 부재, 그 5월의 심연
한래희 김현과 5ㆍ18
참고문헌
필자 소개
저자
김형중 (엮음)
출판사리뷰
하나의 이름으로 환원할 수 없는 ‘무한텍스트로서의 5.18’
40년이 흘러도 여전히 ‘오늘’인 오월 광주의 의미를 묻다
2020년 ‘5.18’ 40주기를 맞아 『무한텍스트로서의 5.18』이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되었다. 이 책은 그간 5.18과 관련해 제출된 유의미한 비평.연구 논문 열네 편을 모으고, 새로운 시각과 성찰을 담은 신고 다섯 편을 추가하여 한데 묶었다. 이 책은 “5.18에 대해 아직 발설되지 않은 진실의 영역을 성찰하려는 한국 사회의 지적인 노력들”을 담아내고자 했으며, 국가폭력에 대한 저항이자 어떤 의미화-제도화에 대해서도 ‘저항’하는 “무한텍스트로서의 5.18”을 조명하기 위해 기획되었다. 5.18을 사회과학.인문학적으로 성찰한 글뿐 아니라 이를 다룬 문학작품 및 영화 비평도 함께 묶어, 인문사회과학과 문학이 교호하는 장을 마련하고자 했다.
이 책은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는 5.18 논의 자리에서 필수적으로 다뤄지는 최정운(정치학), 김상봉(철학)의 글과 함께, 기억을 둘러싼 감당할 수 없는 ‘부끄러움’의 문제를 깊이 있게 다루고 있는 정문영(역사학), 이영진(인류학)의 글을 묶어 5.18을 둘러싼 그간의 주요 성취를 수록하였다. 2부에서는 ‘국가주의’를 넘어서는 문제의식을 중심으로 5.18의 현재적 의미를 묻는 박준상(철학), 김항(인류학), 한보희(비교문학)의 글뿐 아니라 ‘민중-남성’ 주체의 대표성에 의문을 던지며 그간 외면되어온 항쟁 주체들을 복원하려 노력한 김영희(국문학), 이광호(문학평론)의 글이 담겼다. 3부는 5.18을 주제로 한 문학.영화 텍스트에 대한 실제 비평을 모았으며, 4부에서는 올해로 타계 30주기를 맞는 비평가 김현의 사유와 비평이 5.18과 어떻게 연관되는지를 분석하는 글을 수록했다. 이 책은 여전히 열린 텍스트로서의 ‘5.18’이 끊임없는 인문학적 성찰과 복원의 노력을 통해 끝내 가 닿을 미래에 함께할 독자 당신을 기다린다.
5.18은 이제 사실의 영역을 넘어 인문학적 질문과 응답의 대상이 되었으며, 하나의 이념과 의미로 환원될 수 없는 고유하고 개별적인 ‘진실’의 영역에 진입하고 있다. ‘항쟁’의 기억을 둘러싼 재현은 계속되어야 하겠지만, ‘5.18’을 둘러싼 감당할 수 없는 부끄러움과 ‘다른 공동체’에 대해 성찰할 시간이 우리 앞에 다가왔다. 우리가 5.18을 ‘무한텍스트’라고 명명하는 것은 5.18이 하나의 이름으로 환원될 수 없는 ‘무한히 열린’ 텍스트이기 때문이다. 5.18의 의미를 고착화하는 ‘제도화’와의 싸움은 5.18의 급진적인 정치성을 다시 활성화하려는 시도이다. 5.18은 국가폭력에 대한 저항이면서, 동시에 어떤 의미화에 대해서도 ‘저항’하는 무한의 시간이다. 5.18을 둘러싼 완전하고 올바른 역사는 없으며, 5.18에 대한 새로운 언어들이 끊임없이 발명되어야 한다. 5.18을 대표할 수 있고 재현할 수 있다는 믿음이 무력해지는 순간이야말로, 5.18의 정치적인 상상력이 다시 시작되는 지점이다._「책을 엮으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