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스테르담 가라지세일 두번째(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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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스테르담 가라지세일 두번째(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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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 수령지 : 서울특별시 마포구 독막로31길 9, 2층
ISBN
9788932026633
출판사
문학과지성사
저자
김솔
발행일
2014-10-06
암스테르담 가라지세일 두번째(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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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오해와 갈등을 막기 위해 필요한 건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을 의심할 수 있는 여유였다”

현실과 망상, 원본과 아류의 경계 속에서
진짜 ‘진품’을 찾아가는 이야기

“이 신인 작가의 등장은 한국 소설의 새로운 국면을 여는 하나의 뜨거운 예감이다.”


2013년 제3회 문지문학상(구 웹진문지문학상)에서 수상자인 김솔을 소개하며 문학평론가 이광호는 이렇게 말했다. 당시 신인의 패기와 새로움을 넘어서 소설 쓰기의 근원적 성찰을 보여주었다는 평가를 받았던 김솔은 2012년 『한국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직후부터 문단에서 꾸준히 눈길을 받아온 작가이기도 하다. 나이 마흔에 등단한 늦깎이 신인이었지만 갓 등단한 작가라는 게 믿기지 않을 만큼 정교한 구성력과 동서고금의 정전들과 학문에 대한 해박한 지식은 물론, 이질적인 기원을 가진 다종다양한 문장들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노련함을 보여주었기 때문이었다. 그의 ‘쓰기’에 대한 깊은 사유와 사회 전반에 대한 성찰적 시각이 독특한 실험적 기법으로 구현되어 첫 소설집 『암스테르담 가라지세일 두번째』(문학과지성사, 2014)에 묶였다. 이 열 편의 소설을 통해 김솔 개인의 작가적 역량뿐만 아니라 한국 소설의 새 지평을 열어낼 하나의 가능성을 읽어볼 수 있을 것이다.

목차

내기의 목적

소설 작법

은각사

피그말리온 살인 사건

암스테르담 가리지세일 두 번째

변신

잠정적인 과오

주석본: 아주 오래된 여자

2003년 줄리엣 세인트 표류기

소행성 A927

해설

저자

김솔

출판사리뷰

‘포스트 전태일’ 시대를 그려내는 장인의 문법

잘 쓴 글이란 잘 벼린 칼처럼 서슬 퍼런 날을 품고 있어서, 억압하고 최면을 걸고 생명을 줄이는 모든 권력으로부터 불순한 허위들을 잘라내어야 하며 벌거벗은 자아와 부조리한 세상이 종이날 위에서 진검승부를 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다짐과 더불어, 독서 행위를 통해 값싼 동정과 감동과 교훈을 기대하는 독자들을 얼음 덮인 호수 속으로 빠뜨리고 숨이 목에 걸릴 때까지, 그래서 작가의 의도나 목소리 따윈 철저하게 무시되고, 오로지 자신만의 방법을 찾아내어 삶과 화해하고 위무하게 될 때까지 다리를 붙잡고 호수 바닥으로 빠져드는 물귀신이 되는 불온한 꿈을 꿉니다._김솔, 「징후들-나는 작가다」(『문학과사회』 2012년 여름호)

김솔은 위의 인용된 지면에서 “작가는 현실과 과거의 노예가 아니라 꿈과 미래의 시민이 되어야 한다”(「징후들」)고 말한 바 있다. 언뜻 듣기에 구시대적인 강박처럼 들릴 수도 있겠으나 그의 소설은 오히려 기존의 세태소설과 거리가 멀다. 김솔은 세계에 대한 뚜렷한 관점과 소설관을 바탕으로 노동 중심적 담론을 넘어서 현 시대에 존재하는 다양한 이슈들을 소재로 하여 고도로 계산된 세태소설을 선보인다. 세태소설 앞에 ‘고도로 계산된’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것은 이 소설들에서 인용되거나 모티프가 된 방대한 자료와 해박한 지식 때문이다. 그의 소설에는 카프카(「변신」), 보르헤스(「소설 작법」), 미시마 유키오(「은각사 등이 등장하는 동시에, 인류학(「주석본: 아주 오래된 여자」)과 천문학(「소행성 A927」), 생물학(「2003년 줄리엣 세인트 표류기」), 지역학(「은각사「암스테르담 가라지세일 두번째」), 향장학(「피그말리온 살인 사건」) 등을 바탕으로 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러한 요소들은 서사 속에서 긴밀하게 스미고 짜여 병적인 일상인의 면면들로 드러난다. 피그말리온 신화와 백설공주의 거울 모티프를 패러디해서 한국의 외모지상주의와 대중문화의 외설성을 통쾌하게 폭로하는 「피그말리온 살인 사건」, 보르헤스의 「끝없이 두 갈래로 갈라지는 소설」이라는 가상의 작품을 패러디해서 한국의 출판계와 독서 시장을 풍자하는 「소설 작법」, 그리고 육체와 관능에 대한 과도한 관심으로 특징지을 수 있는 한국 사회의 ‘생명정치화’ 경향에 대한 경고로 읽어도 좋을 「2003년 줄리엣 세인트 표류기」 등이 이러한 계열에 속한다. 작가는 원재료의 출처를 밝히되, 자신의 기예를 유감없이 발휘하여 그것들을 한국의 상황 속에 적절하게 변형하여 삽입한다. 이러한 스타일은 앞서 2010년 최제훈이 출간한 『퀴르발 남작의 성』(문학과지성사)에서도 비슷한 점을 발견할 수 있으나, 최제훈이 이러한 브리콜라주를 통해 완성도 높은 메타서사를 구축하는 데 주안점을 두었다면 김솔은 좀더 기괴하고 풍자적인 인간군상의 모습들을 예리하게 포착하는 데 더 집중하고 있다.

변이의 조짐: 언어적 조형술의 탄생

내가 공들여 만든 가방이 명품은 아닐지라도 진품인 것만은 확실하오. 물론 진품이라고 모두 명품은 아닐 거요. 반대로 명품으로 보이지만 사실은 진품이 아닌 것들도 많소. 진짜 현실에서도 가짜들은 필요한 법이오. 하지만 우리가 위험해지는 건 아니고, 가짜가 진짜 행세를 하면서 진짜 권력을 행사할 때 비로소 위험해지는 것이라오._「소설 작법」에서

작가가 재료들을 이리저리 붙이고 덧대어 뭔가 그럴듯한 것을 만들어내는 일종의 ‘짜깁기 공법’으로 소설을 쓴다 해서 김솔 소설의 문법을 수단으로만 이해해서는 안 된다. 이번 소설집에 해설을 쓴 문학평론가 김형중이 지적하듯 ‘「암스테르담 가라지세일 두번째」가 네덜란드인들의 생활 풍속을 정밀하게 묘사하고 있다’거나 ‘「피그말리온 살인 사건」이 피그말리온 신화를 통해 외모지상주의에 빠진 한국인들의 왜곡된 욕망을 폭로하고 있다’는 식의 예단은 그의 소설에 썩 맞지 않다. 예를 들어 「암스테르담 가라지세일 두번째」는 이 작품이 다루는 네덜란드인의 세밀한 생활상 때문에만 네덜란드적인 것이 아니다. 이 소설을 읽다 보면 네덜란드어로 씌어진 후에 한국어로 번역한 듯이 느껴진다. 한국어에서는 잘 사용하지 않는 많은 절들과 순수 우리말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개념어들, 그리고 마치 번역하기 힘든 것을 어쩔 수 없이 늘여서 우리말로 옮겼다는 듯이 길어지는 문장, 이별하는 와중에도 음식 값을 걱정하는 칼뱅주의적 깍쟁이들의 감수성 등 그 자체로 네덜란드다. 또 다른 예로 「피그말리온 살인 사건」에 사용된 107개나 되는 생경한 단어와 그에 덧붙는 각주들은 성형수술 후의 안면에 남아 있는 부자연스런 흔적을 표현한다.

작가 김솔은 언어를 재료로 다루되 조형 예술의 논리에 따라 다룬다. 그리고 이런 식의 기예는 그간 많은 이들이 금과옥조로 여겨온 ‘내용과 형식의 조화’, 그 식상한 유기체론의 ‘진화’가 아니다. 그것은 일종의 ‘변이’에 가깝다. 왜냐하면 소설이라는 장르가 또 한 번 변태를 일으키려는 장면을 우리는 지금 목도하고 있기 때문이다._문학평론가 김형중

김솔은 이제 더 이상 물적 토대와 상부 구조의 관계로만 설명해내기 어려운 복잡다단한 현실 세계를 세밀하게 관찰하여 묘사한다. 이로써 세계를 지배하는 수많은 정보와 문화 코드들 속에서 ‘진짜 진품’(혹은 진짜 실체)을 찾고 이야기로 직조해내는 길고 까다로운 작업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김솔의 ‘소설 공방’이 탄생했다는 소식이 올가을 소설을 탐독할 많은 독자들을 설레게 할 것이다.

상품필수 정보

도서명 암스테르담 가라지세일 두번째(양장본 HardCover)
저자/출판사 김솔,문학과지성사
크기/전자책용량 137*208*25
쪽수 377
제품 구성 상품상세참조
출간일 2014-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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