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문단 생활 반세기, 끝없는 긴장과 논쟁적 성찰로
문학의 위기 속에서 문학의 행복을 꿈꾸다
올해로 등단 46년을 맞은 문학평론가 김주연이 『근대 논의 이후의 문학』(2005) 이후 7년 만에 펴낸 열두번째 비평집. 반세기 가까이 4.19세대 비평 그룹의 핵심 일원으로 인문주의자의 냉철한 지성과 총체적 성찰, 엄정한 평론으로 한국문학의 현장에서 큰 울림의 목소리를 견지해온 저자는 더욱이 올해 초까지 3년간 한국문학번역원장으로 재직하며 세계문학 속에 한국문학의 소통과 교류를 위해 제일선에서 분투해왔다. 포스트모더니즘의 해체 이론이 득세하면서 세대와 장르, 국경의 모든 경계가 점차 허물어지고 한 개의 언어인종이 지닌 고유의 특질, 토속성보다는 글로벌 정보사회 속에서 도출되는 보편성이 더 큰 설득력을 호소하는 것, 그리하여 개인의 삶과 문화산업의 변화 양태를 좌지우지하는 이즈음의 상황에 예민한 저자여서 가능한 얘기였다. 1990년대 후반부터 디지털 문명/사이버 문화와 문학에 대한 조심스런 예단과 주목(『가짜의 진실, 그 환상』, 1998)을 한 바 있는 김주연은, 2000년대 초에 들어서면서 보다 가속화된 활자문화 시대에서 영상문화 시대로의 이행을 주시하며 이론 비평 및 개별 작품평과 함께 한국문학 안팎의 정황을 두루 살펴온 말 그대로의 현장 문학평론가라 하겠다.
이번 비평집은 작가와 시인 개별 작품론을 묶은 제1부와 제2부, 그리고 한국 문단과 세계 문학 속 한국문학의 위치에 대한 논평을 담은 제3부로 구성되어 있다. 작가 이청준, 오정희, 현길언, 윤후명, 김영현에서 이인성, 정영문, 김영하, 편혜영, 김숨까지, 시인 윤동주, 김혜순, 고정희, 박이문, 신달자에서 김기택까지 인터넷 시대에도 여전한 문학 작품들의 흐름을 짚어나가는 현장성은 물론이요, 작가의 개별 작품론에 있어서도 해당 작가의 다수의 작품들을 두루 점검하는 비평들이 단연 눈에 띈다.
목차
책머리에
제1부
고양이와 쥐, 개 그리고…사람 - 편혜영의 소설
자연주의를 넘어서 -우화- 김 숨의 소설
서사의 관리와 기계천사 - 김영하의 소설
미니멀투어 - 이야기 만들기 - 정영문의 소?
라멕의 노래 - 김영현의 소설
기억의 바다, 그 깊이에 홀린 물고리 - 이인성의 소설
소리와 새, 먼 곳을 오가다 - 윤후명의 소설
문체, 그 기화(氣化)된 허기 - 오정희의 소설
명분주의의 비극 - 현길언의 소설
문학과 종교적 상상력 - 이청준의 소설
제2부
신체적 상상력 - 직선에서 원으로 - 김기택의 시
허기와 시적 생산성 - 김혜순의 시
치열한 서늘함, 지독한 사랑 - 고정희의 시
몸의 소멸과 관능, 노동 - 신달자의 시
냉정한 두뇌, 슬픈 심장의 언어 - 박이문의 시
한국문학과 종교적 영성 - 윤동주의 시
시와 시인의 홍수 가운데에서
제3부
데린쿠유와 아르테미스
종교적인, 너무나 종교적인
권태 속의 퓨전, 그리고 문학
두 자아의 대립 해소는 불가능한가
돈의 이데올로기 - 한국소설 한 세기의 풍경
활자와 영상의 융합
한(恨)을 넘어서는 품위의 문화와 삶
영상미디어에의 욕구와 신(新)부족주의
당신이 문학을 아는가
인문학, 여전히 위기다
한국문학의 세계화
저자
김주연
출판사리뷰
문단 생활 반세기, 끝없는 긴장과 논쟁적 성찰로
문학의 위기 속에서 문학의 행복을 꿈꾸다
올해로 등단 46년을 맞은 문학평론가 김주연(숙명여대 석좌교수) 씨가 『근대 논의 이후의 문학』(2005) 이후 7년 만에 열두번째 비평집 『미니멀 투어 스토리 만들기』(문학과지성사, 2012)를 펴냈다. 반세기 가까이 4.19세대 비평 그룹의 핵심 일원으로 인문주의자의 냉철한 지성과 총체적 성찰, 엄정한 평론으로 한국문학의 현장에서 큰 울림의 목소리를 견지해온 저자는 더욱이 올해 초까지 3년간 한국문학번역원장으로 재직하며 세계문학 속에 한국문학의 소통과 교류를 위해 제일선에서 분투해왔다. 포스트모더니즘의 해체 이론이 득세하면서 세대와 장르, 국경의 모든 경계가 점차 허물어지고 한 개의 언어인종이 지닌 고유의 특질, 토속성보다는 글로벌 정보사회 속에서 도출되는 보편성이 더 큰 설득력을 호소하는 것, 그리하여 개인의 삶과 문화산업의 변화 양태를 좌지우지하는 이즈음의 상황에 예민한 저자여서 가능한 얘기였다. 1990년대 후반부터 디지털 문명/사이버 문화와 문학에 대한 조심스런 예단과 주목(『가짜의 진실, 그 환상』, 1998)을 한 바 있는 김주연은, 2000년대 초에 들어서면서 보다 가속화된 활자문화 시대에서 영상문화 시대로의 이행을 주시하며 이론 비평 및 개별 작품평과 함께 한국문학 안팎의 정황을 두루 살펴온 말 그대로의 현장 문학평론가라 하겠다.
이번 비평집은 작가와 시인 개별 작품론을 묶은 제1부와 제2부, 그리고 한국 문단과 세계 문학 속 한국문학의 위치에 대한 논평을 담은 제3부로 구성되어 있다. 작가 이청준, 오정희, 현길언, 윤후명, 김영현에서 이인성, 정영문, 김영하, 편혜영, 김숨까지, 시인 윤동주, 김혜순, 고정희, 박이문, 신달자에서 김기택까지 인터넷 시대에도 여전한 문학 작품들의 흐름을 짚어나가는 현장성은 물론이요, 작가의 개별 작품론에 있어서도 해당 작가의 다수의 작품들을 두루 점검하는 비평들이 단연 눈에 띈다. 한두 개의 경향이나 사조로는 결코 묶일 수 없는, 생물학적 연대와 문학적 세대를 제각각 달리하는 시인, 작가들의 문학 세계를 당대의 문화산업 속에서 조명하는 각각의 글들에서 우리는 현대 한국문학의 중요한 변곡점과 특장을 놓치지 않고 큰 원을 그리듯 짚어내고 있는 저자에게 감탄할 수밖에 없다.
인터넷과 영상 매체의 위력으로 인해 위축될지 모를 문학의 미래를 우려하면서도 2000년 이후 우리 문학의 새로운 모습들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각각의 작품론·작가론을 통해 문학의 연면한 맥을 재확인해온 김주연의 평론은 이번 책에서도 여전하다. 그러나 이 책에서 등단 반세기를 맞은 원로 평론가의 넉넉한 평이나 찬사와 같은 기대는 애당초 접는 게 좋겠다. 잘못 흘러가고 있는 인문학과 대학교육의 제도와 시스템 그리고 대중과의 소통을 외면한 창작자와 일군의 평론가들에 대한 비판과 비평을 위시한 날선 목소리가 곳곳에 있어 문학과 인문학에 기대거나 인접한 이들 모두에게 일침을 가하거나 머리끝이 쭈뼛 서는 경험을 안겨주기 때문이다. 저자는 앞으로 다가올 ‘문학의 새로운 국면들’에 대한 기대를 결코 늦추지 않고 있다. 글로벌 시대, 미디어가 문화산업을 강력히 통제하고 지배해가고 있는 현 시대에 대한 인식은 너무도 분명하다. 그리하여 저자의 관심과 항구여일한 목소리는 한국문학이 주변부의 소수 문학, 소수 언어로 머물지 않기 위한 적극적인 모색에 있다. 너도 나도 ‘문학의 위기, 인문학의 위기, 종이책의 위기’를 외치며 우리 삶의 패러다임이 급변하고 있다는 이즈음의 소란스러움에 뒤로하고 한국문학과 문화예술산업이 나아가야 할 바에 대한 고민과 진단, 그러한 성찰과 모색의 결과물이 바로 이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