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문학과 철학, 종횡무진 가로지르기
이 책에서 저자는 "심각한 얼굴로 영원한 진리를 우러러"보는 대신, "유쾌함과 충만함을 누리는 지상의 경험들을 가로지르는 문학적 모험"을 독자들에게 권한다. 문학은 기원, 원리, 본질, 근거, 궁극목적 없이도 나름의 진리를 창조하면서 스스로의 삶을 충만하게 누리는 힘을 지니기 때문이다. 우리 삶의 문제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와 더불어 난해하고도 어려운 철학적 사유를, 문학 특유의 감수성과 삶에 대한 예리한 통찰력을 통해 구체적으로 전개하고 있는 저자는 이 책에서 말한다. 문학과 철학의 아름다운 만남, 다시 말해 문학과 철학의 향연을 위해 어느 것 하나에 배타적이기보다 이 두 가지를 골고루 맛볼 수 있게 "문학과 철학을 반반씩 달라고
이렇듯 철학자들이 제기하지 못했던 문제를 던지는가 하면, 그들이 오랫동안 고심하던 문제를 다르게 배치하여 구체성의 모험을 즐기는 작품들을 종횡무진 가로지르고 있는 이 책은 모두 7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각의 장에는 라캉, 데리다, 하이데거, 푸코, 세르, 베르낭, 지라르, 구스 등의 대표적인 현대 철학자들이 등장하며, 그들이 다루는 작품 또한 포의 「도난당한 편지」, 카프카의 「법 앞에서」, 횔덜린의 시, 플라톤의 『향연』, 보르헤스의 「자이르」, 라퐁텐의 우화,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 왕」 등 다양하게 걸쳐 있다. 저자 양운덕은 이 책에서 각각의 철학자들이 개념과 보편성만을 추구하며 무너지지 않을 진리의 성을 쌓는 데 몰두하지 않고, 다채로운 사건과 상황의 질문들이 녹아들어 있는 문학작품을 통해 각자의 사유를 펼쳐나가는 것을 흥미진진하게 보여주는 친절한 안내자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다.
목차
들어가며
1. 주체들을 길들이는 기표, 뒤팽도 벗어나지 못한 기표의 질서
라캉의 포 읽기: 「도난당한 편지」에 관한 세미나
2. 다가갈 수 없는 법 / 텍스트 앞에서
카프카의 「법 앞에서」에 선 데리다, 해체 앞에 선 카프카의 텍스트
3. 시인에게 무엇을 배울 것인가?
궁핍한 시대의 시인과 존재를 찾는 사상가의 만남
4. 사랑과 진리가 어떻게 만날 수 있는가?
소년에 대한 사랑에서 진리 사랑으로
5. 진리의 얼굴과 그 이면: 자이르, 장미의 그림자
보르헤스의 「자이르」읽기
6. 늑대의 전략, 데카르트의 진리 게임
세르의 라퐁텐, 데카르트 읽기: 근대 이성의 전략은?
7. 지혜의 그림자와 어두움의 지혜
소포클레스의「오이디푸스 왕」읽기: 베르낭, 지라르, 구스의 경우
저자
양운덕
출판사리뷰
“철학인가요? 문학인가요?”
“저는 반반씩 할 겁니다”
여기, 문학 마을을 찾은 철학자가 한 명 있다. 이름 하여 양운덕. 철학 입문서인 ‘피노키오 철학 시리즈’와 소설 쓰는 철학자인 보르헤스 입문용 해설서를 쓰기도 했으며, 연구실 ‘필로소피아’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철학과 문학의 고전들을 폭넓고 깊이 있게 소화하기 위한 모임과 강의를 하고 있다. 몇 줄의 이력에서도 알 수 있듯 그는 잘 알려진 철학자이되, 철학이 제기하는 문제와 고민을 ‘문학’을 통해 풀어나간다. 그에 따르면 이러한 작업은 철학과 문학의 만남을 주선하는 “구체성의 모험”으로, 이와 관련된 그간의 연구와 강의를 이 책 『문학과 철학의 향연』으로 묶어 펴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심각한 얼굴로 영원한 진리를 우러러”보는 대신, “유쾌함과 충만함을 누리는 지상의 경험들을 가로지르는 문학적 모험”을 독자들에게 권한다. 문학은 기원, 원리, 본질, 근거, 궁극목적 없이도 나름의 진리를 창조하면서 스스로의 삶을 충만하게 누리는 힘을 지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두 선택지 가운데 하나를 고르는 까다로운 문제 앞에 선 인간의 모습을 문학적으로 흥미롭게 형상화한 므로젝S. Mrozek의 작품에서 주인공 ‘나’는 커피와 차를 두고 고심하다 결국 “반반씩”을 외친다. 이런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이 책은 묻는다. “우리가 하루에도 수십 번 부딪히곤 했던 사소한 문제가 사실은 이런 유형의 문제였고, 매번 선택할 때마다 자신이 문학적 주인공이었음을 놓치고 있지 않았던가?”
우리 삶의 문제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와 더불어 난해하고도 어려운 철학적 사유를, 문학 특유의 감수성과 삶에 대한 예리한 통찰력을 통해 구체적으로 전개하고 있는 저자는 이 책에서 말한다. 문학과 철학의 아름다운 만남, 다시 말해 문학과 철학의 향연을 위해 어느 것 하나에 배타적이기보다 이 두 가지를 골고루 맛볼 수 있게 “문학과 철학을 반반씩 달라고……” (문학과지성사 刊, 2011)
문학과 철학, 종횡무진 가로지르기
이렇듯 철학자들이 제기하지 못했던 문제를 던지는가 하면, 그들이 오랫동안 고심하던 문제를 다르게 배치하여 구체성의 모험을 즐기는 작품들을 종횡무진 가로지르고 있는 이 책은 모두 7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각의 장에는 라캉, 데리다, 하이데거, 푸코, 세르, 베르낭, 지라르, 구스 등의 대표적인 현대 철학자들이 등장하며, 그들이 다루는 작품 또한 포의 「도난당한 편지」, 카프카의 「법 앞에서」, 횔덜린의 시, 플라톤의 『향연』, 보르헤스의 「자이르」, 라퐁텐의 우화,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 왕」 등 다양하게 걸쳐 있다. 저자 양운덕은 이 책에서 각각의 철학자들이 개념과 보편성만을 추구하며 무너지지 않을 진리의 성을 쌓는 데 몰두하지 않고, 다채로운 사건과 상황의 질문들이 녹아들어 있는 문학작품을 통해 각자의 사유를 펼쳐나가는 것을 흥미진진하게 보여주는 친절한 안내자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다.
먼저 라캉의 포 읽기는 「도난당한 편지」를 프로이트의 반복강박의 틀로 재해석하면서, 각 장면에서 기표들의 상징질서에 사로잡힌 주체들의 모습을 부각시킨다. 2장 데리다의 카프카 읽기는 해체의 틀로 카프카의 「법 앞에서」를 독해하면서 텍스트의 접근 불가능성, 접근할 수 없는 것에 접근하려는 시도의 의미를 법과 텍스트 해석의 차원에서 겹쳐 읽는다. 3장 하이데거의 횔덜린 읽기는 궁핍한 시대의 시인의 시적 창조에 기대어 근대의 주체 중심적 사고, 본질주의적 사고를 벗어나려는 새로운 존재 사고를 모색하는 시도이다.
이어서 4장 푸코의 플라톤의 『향연』 읽기는 철학의 친구들이 벌이는 에로스의 향연에서 에로스에 관한 다양한 논의와 그것의 함의를 새로운 각도에서 살피려는 것이다. 푸코는 윤리적 주체의 자기 형성이라는 틀로 그리스의 성 문화를 배경 삼아 철학적 연애술이 지닌 독특한 에로스 혁명을 재조명한다. 5장 보르헤스의 「자이르」는 플라톤적인 진리관과 하이데거의 존재론을 독특하게 진리를 구체화한 동전―자이르―의 형상으로 재구성한다. 그는 모든 가시적인 세계의 배후에 존재하는 특정한 본질로 모든 것을 설명하는 전통적인 서구의 형이상학적인 사고 대신에, 명시적인 자이르와 그것의 이면이 공존한다는 역설을 문학적으로 형상화한다. 6장에서 세르는 과학, 철학, 문학을 소통시키려 하며 이를 위해 라퐁텐 우화(「늑대와 양」)를 서구적 합리성과 연결시킨다. 곧 그는 늑대가 합리적인 전략으로 양을 잡아먹는 과정을 수학적 순서 구조로 재해석하면서, 이런 늑대의 전략이 어떤 점에서 데카르트적 이성이 자연을 지배하려는 논리와 유사한지를 살핀다. 마지막으로 7장은 오이디푸스를 읽는 몇 가지 독해, 즉 고전학자인 베르낭, 비평가인 르네 지라르와 구스의 경우를 참조해서 오이디푸스 비극과 신화를 다양한 시각으로 조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