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인문학적 사유로 풀어낸 돈이란 무엇인가?
돈은 사람들에게 가장 공통적인 관심사라고 할 수 있다. 누구나 돈을 좋아하고, 돈이 많으면 많은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돈은 언제나 커다란 관심사가 된다. 매스컴에서 돈에 대한 정보가 쏟아지고 일상에서 돈 이야기를 많이 주고받지만, 돈과 삶의 관계를 성찰하는 언어는 익숙치 않다. 이 책은 그 공백을 겨냥한다,
길거리 인문학자로 불리우는 김찬호 교수의 『돈의 인문학』은 한국에서는 돈이라고 하면 경제학의 연구 대상으로만 여겨지는 경향이 있고, 인문학은 경제학과 늘 일정한 거리를 두어왔던 돈의 실체를 규명한다. 저자는 그간 우리가 돈을 물질로 규정하며 오해해왔던 여러 사례들을 되짚으며, "돈은 물질이 아니다"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그를 통해 "인간에게 돈은 무엇인가. 개인은 돈과 어떻게 관계를 맺을 것이며, 인간관계에서 돈을 어떻게 배치할 것인가. 사회는 돈의 시스템을 어떻게 조직할 것인가" 하는 물음들을 지속적으로 던지며 복잡한 돈의 실타래를 풀어 보인다.
목차
Ⅰ서문Ⅰ돈은 물질이 아니다
제1부 숫자의 현혹: 가격과 가치 사이에서
제1장 돈의 매력, 이것이다
1. 힘의 원천 또는 블래골
2. 돈이 좋은 일곱 가지 이유
3. 불멸의 환상을 위하여
제2장 화폐의 정체
1. 지폐가 통용되기까지
2. 돈은 어디에도 없다
3. 화폐는 곧 언어다
제3장 가격은 무엇을 나타내는가
1. 달을 분양해 떼돈 번 사나이
2. 사람의 몸값이 천차만별인 까닭은
3. 연봉과 보상금의 계산법은?
4 . 가치에 무지한 인간
제4장 숨겨진 비용
1. 엉뚱한 손익 계산
2. 화폐 환상이라는 것
3. 모두가 손해를 보면 괜찮다?
4. 숫자의 함정
제5장 돈이 무용지물이 될 때
1. 재난 상황에서 돈의 운명
2. 통화의 남발과 인플레이션
3. 백만장자들끼리만 모여 사는 세상이라면
제2부 대안 경제의 모색: 소유에서 관계로
제6장 토기 경제의 사필귀정
1. 금융공학, 위험 전가의 무한 연쇄
2. 부동산 불패 신화의 종말
3. 파국이 불가피한 까닭
제7장 쩐의 전쟁에 휘말리는 삶
1. 카지노형 머니게임의 얼개
2. 노동자, 소비자, 투자자 사이의 삼각 충돌
3. 화폐, 또 하나의 이기적 유전자
제8장 얼굴 있는 돈을 찾아서: 소액금융과 지역화폐
1. 그라민은행, 빈곤 탈출의 길잡이
2. 미소금융의 결정적인 맹점
3. 레츠(LETS) 누구나 발행할 수 있는 화폐
4.부(富)를 매개하는 돈으로
제9장 우애(友愛)의 경제를 디자인하자
1. 시장 규칙과 사회규범
2. 비시장 부문이 탄탄해야 시장도 건실하다
3. 돈맹과 MQ의 새로운 정의(定義)
제3부 돈의 주인이 되려면
제10장 아이들에게 돈은 무엇인가
1. 일찍 돈맛을 알게되는 환경
2. 구체적인 경험과 문제 해결 능력
3. 스스로 동기 부여할 수 있는 마음
제11장 남녀 관계를 시험하는 물신(物神)
1. 사랑에 속고 돈에 웃고
2.경제력, 연애와 결혼의 지렛대
3. 사랑은 가질 수 없는 것을 주는 것
제12장 품위 유지의 비용은 얼마인가
1. 돈을 밝힐 수 없는 인간관계
2. 위세의 두 얼굴 - 위엄과 허세
제13장 우리가 진정으로 우너하는 것
1. 타인에게 종속된 욕망
2. 돈이 아무리 많아도, 돈이 하나도 없어도
3. 유능함과 무능함의 다른 기준
제14장 돈과 나, 관계의 리모델링
1. 결핍과 풍요의 역설
2. 노후 준비 자금, 3천만 원이면 된다는데
3. 부(富)의 원천을 찾아서
Ⅰ후기Ⅰ우리는 다시 존귀해질 수 있다
저자
김찬호
출판사리뷰
인류가 만들어낸 희한한 발명품, 돈
돈이란 무엇인가?
인문학적 사유로 풀어낸 돈과 삶에 대한 깊은 성찰
누구나 돈을 좋아하고, 돈에 대해 생각하지 않고 지나가는 날은 별로 없다. 그토록 중대한 관심사가 돈이지만 누구도 돈에 대해 터놓고 이야기하지는 않고, 심지어 개인의 가장 깊은 곳에 감춰두는 프라이버시의 대상이기도 하다. 인류가 만들어낸 희한하고 오래된 발명품, 돈. 대체 돈이란 무엇인가? ‘청소년 반부패인식지수’에 따르면 “10년 감옥 사는 한이 있어도 10억 원을 번다면 부패 저지를 수 있다”고 응답한 중고생이 17.7퍼센트였고, “아버지에게 원하는 것은 재력뿐”이라고 대답한 대학생이 무려 44퍼센트였다는 설문조사도 있다(190쪽). 서민들은 ‘88만원 세대’나 ‘사오정’ ‘오륙도,’ 그리고 ‘하류사회’ ‘프레카리아트’ ‘파라사이트 싱글’ 같은 비참한 용어들에 익숙해진 반면(32쪽), 어떤 투자의 귀재에게는 눈덩이를 굴리기만 하면 되는 일처럼 쉬운 일이 돈을 버는 일이기도 하다(26쪽). 그러니, 대체 돈이란 무엇인가?
한국의 대표적인 ‘길거리 인문학자’인 김찬호 교수(성공회대 초빙교수)가 펴낸 『돈의 인문학: 머니 게임의 시대, 부(富)의 근원을 되묻는다』(문학과지성사 발행)는 돈의 실체를 인문학적으로 규명한 최초의 국내서라 할 만하다. 한국에서는 “돈이라고 하면 경제학의 연구 대상으로만 여겨지는 경향이 있고, 인문학은 경제학과 늘 일정한 거리를 두어왔”기 때문. 그간 돈의 실체를 규명하는 작업이 점점 더 활발하고 다양해진 반면, 인문학에서는 돈을 본격적으로 다룬 저술이 미미했던 게 사실이다. 저자는 다양하고 재미있는 에피소드와 적실한 실례들을 들어가며 “돈과 삶의 관계를 분석하고 성찰하는 철학적 작업”을 지속해왔으며, 이를 통해 “개인과 사회의 새로운 존재 가능성을 탐색하는 운동의 시발점이” 되기를 희망하며 이 책을 저술했다.
김찬호 교수는 『사회를 보는 논리』와 『문화의 발견』 등을 출간하면서 사회의 부조리한 측면들을 독자들이 알기 쉽도록 풀어내온 한국의 대표적인 ‘길거리 인문학자.’ 이번에 출간한 『돈의 인문학』은 2009~2010년에 『한겨레21』에 같은 제목으로 연재했던 글을 바탕으로 스무 차례 정도의 강연을 하면서 내용을 가다듬어 엮었다. 저자는 그간 우리가 돈을 물질로 규정하며 오해해왔던 여러 사례들을 되짚으며, “돈은 물질이 아니다”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그를 통해 “인간에게 돈은 무엇인가. 개인은 돈과 어떻게 관계를 맺을 것이며, 인간관계에서 돈을 어떻게 배치할 것인가. 사회는 돈의 시스템을 어떻게 조직할 것인가” 하는 물음들을 지속적으로 던지며 복잡한 돈의 실타래를 풀어 보인다.
‘제1부, 숫자의 현혹: 가격과 가치 사이에서’는 흥미로운 에피소드들을 통해 돈의 정체를 규명한다. ‘돈이 좋은 일곱 가지 이유’를 통해서는 ‘돈’이 다른 ‘물질’들과 어떻게 다른지를 꼼꼼하게 살피며, ‘돌돈’을 사용해온 야프 섬 사람들을 통해 돈의 속성을 인문학적으로 분석한다. 또한 달을 분양해 떼돈을 번 미국의 ‘달 대사관,’ 사람의 몸값이나 예술작품의 가격이 매겨지는 속성들을 통해 가격과 가치의 의미를 따져보며, ‘화폐 환상’을 통해 우리가 빠지게 되는 오류들을 진지하게 되짚는다.
‘제2부, 대안경제의 모색: 소유에서 관계로’는 ‘파생상품’으로 대표되는 금융공학과 ‘부동산 불패 신화’ 등으로 불거진 ‘머니 게임’의 허구성을 적나라하게 파헤치며, 돈이 더 이상 소유 욕망을 채우기 위한 도구가 아니라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미디어가 되어야 함을 역설한다.
‘제3부, 돈의 주인이 되려면’은 우리가 진정으로 인간다운 삶을 누리기 위해서는 돈과 나와의 관계를 어떻게 리모델링해야 하는지를 살핀다. 일찍 돈맛을 알게 되는 아이들, 경제력이 없어 사랑도 할 수 없는 ‘88만원 세대’들, 그리고 ‘위엄’과 ‘허세’를 위해 경제력을 숨겨야 하는 우리의 ‘품위’에 대해 살피면서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찾아본다. 예컨대 저자가 책 속에서 던지는 두 가지 질문, 즉 “이 세상에 돈이 아무리 많아도 얻기 어려운 것은 무엇인가?”와 “이 세상에 돈이 한 푼도 없어도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가 실은 써놓고 보면 비슷한 답을 담고 있다는 사실을 통해 우리가 돈을 대하는 양면성을 꼬집는다.
저자는 『돈의 인문학』을 통해 “나를 끊임없이 모독하는 힘에 굴복하지 않는 얼은 어디에 있는가. 천박함과 난폭함으로 치닫는 세계로부터 마음을 지키는 항체를 갖고 싶다”(270~71쪽)는 소망을 더듬으며 질문하고 상상했다고 한다. 인류가 발명해낸 희한한 발명품, 돈이란 대체 무엇인가? 과연 어디에 쓸지도 모르면서 모으기에만 급급해야 하는 걸까? ‘쫇요’가 아닌 ‘투기’를 위해서, 혹은 ‘관계’가 아닌 ‘소유’를 위해서 돈을 굴려야 하는 걸까? 돈이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고 믿는 무한경쟁의 이 시대에, 경제학적인 것이 아니라 인문학적인 눈으로 돈을 바라봐야 하는 당위들이 이 책 속에 오롯이 담겨 있다. 돈의 노예로 살고 싶지 않은 깨어 있는 독자들의 일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