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사회학으로의 초대는 매우 특별한 종류의 열정,
때로는 위험이 따르는 열정으로의 초대다.”
1963년 출간 후 지금까지 최고의 사회학 입문서로 꼽히는 책
인간에게 자유는 가능한지에 관한 사회학적 탐구
『사회학으로의 초대』는 오스트리아 출신의 유대계 미국 사회학자이자 20세기를 대표하는 사회사상가인 피터 L. 버거가 쓴 책으로, 1963년 첫 출간 이후 줄곧 최고의 사회학 입문서로 꼽혀왔다. ‘입문서’라고 해서 평이하고 적당한 문장으로만 쓰인 책이라 지레짐작하면 곤란하다. 『사회학으로의 초대』는 버거가 토마스 러크만과 함께 쓴 『실재의 사회적 구성』과 함께 20세기 최고의 사회학 저서로 평가받기 때문이다.
버거는 이 책의 대부분을 암울한 사회상을 제시하는 데 할애한다. 암울함에서 더 큰 암울함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에 가서야 인간의 자율성과 자유에 관한 인간주의적 전망을 제시한다. 이 책을 번역한 사회학자 김광기 교수는 이를 ‘혼 빼기 전략’이라 부른다. 신병훈련소나 사관학교에서 주로 쓰는 이 전략은 훈련병과 후보생을 호되게 단련시켜 그들이 가진 일상의 흔적을 털어내고 군인으로 빠르게 재탄생시키는 데 그 목적이 있다. 버거도 마찬가지다. 도저히 빠져나갈 수 없을 것 같은 압도적인 사회에 대한 치밀한 기술이 끝도 없이 이어진다. 그러나 사회가 그토록 거대하다는 바로 그 이유에서, 인간의 자유가 가능하다는 버거의 인간주의적 전망이 자아내는 감동과 안도의 크기 역시 커진다. 도무지 불가능해 보이던 자유의 가능성은 그 무엇보다 값지기 때문이다.
사회, 인간, 자유라는 주제는 모두의 관심사다. 모쪼록 사회학자뿐 아니라 그 이웃 학문이라 할 만한 역사학과 철학, 나아가 지적 세계로의 진입을 갈망하는 모든 독자가 버거의 초대에서 기쁨과 희열을 맛보기를 바란다.
목차
서문
1장 개인적 소일거리로서의 사회학
2장 의식의 한 형태로서의 사회학
3장 여담: 변역과 전기
4장 사회 속의 인간
5장 인간 속의 사회
6장 드라마로서의 사회
7장 사회학적 마키아밸리주의와 윤리학
8장 인간주의적 학문으로서의 사회학
참고 문헌 메모
해제 및 옮긴이 후기
저자
피터 L. 버거 (지은이), 김광기 (옮긴이)
출판사리뷰
“사회학으로의 초대는 매우 특별한 종류의 열정,
때로는 위험이 따르는 열정으로의 초대다.”
★★1963년 출간 후 지금까지 최고의 사회학 입문서로 꼽히는 책★★
★★인간에게 자유는 가능한지에 관한 사회학적 탐구★★
《사회학으로의 초대》는 오스트리아 출신의 유대계 미국 사회학자이자 20세기를 대표하는 사회사상가인 피터 L. 버거가 쓴 책으로, 1963년 첫 출간 이후 줄곧 최고의 사회학 입문서로 꼽혀왔다. ‘입문서’라고 해서 평이하고 적당한 문장으로만 쓰인 책이라 지레짐작하면 곤란하다. 《사회학으로의 초대》는 버거가 토마스 러크만과 함께 쓴 《실재의 사회적 구성》과 함께 20세기 최고의 사회학 저서로 평가받기 때문이다.
버거가 그려내는 사회의 모습은 암울하다. 사회는 감옥과도 같고 인간은 그 안에서 이미 정해진 역할에 따라 연기하는 꼭두각시와 같은 처지다. 그러나 버거는 암울함에서 멈추지 않는다. 인간은 고개를 들어 자신을 움직이는 장치를 간파해낼 수 있다는 점에서 꼭두각시와는 다르다는 것이다. ‘온건한 냉담함’을 강조하는 버거의 사회학적 태도가 인간주의적으로 변모하는 것은 바로 이 지점이다. 인간과 사회가 지닌 ‘야누스적 양면성’을 포착하여 우리에게 자유와 자율성을 선물하는 버거의 초대장을 따라가 보자.
사회학자란 누구인가?
사회학자는 무엇을 하는가?
버거는 사회학자에 관한 대중적 이미지에서 논의를 시작한다. 사회사업가, 사회개혁가, 통계 수집가, 초연하며 냉소적인 관찰자, 냉엄한 조종자……. 이런 이미지들은 사회학자와 어느 정도 관련이 있기도 하지만 사회학자의 작업에 관한 오해를 부추기기도 한다. 사회학자에 관한 여러 이미지를 하나씩 논박해나가는 버거는 사회학자란 결국 인간의 제도, 인간의 역사, 인간의 열정과 같은 ‘인간 세계’에 관심을 갖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때로는 뻔뻔스럽고 집요할 정도로 말이다. 한번 인간 세계에 대한 호기심이 생기면 가십에도 귀를 기울이고, 열쇠 구멍을 들여다보며, 타인의 우편물을 몰래 엿볼 정도로 들썩이는 사람이야말로 사회학자다.
사회학자는 사람들이 친숙하게 느끼는 것 이면에 존재하는 의미를 찾아내 ‘익숙함’에 근본적인 의문을 던진다. 즉, 사회학자는 ‘사물은 보이는 그대로가 아니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이다. 우리를 둘러싼 세계에 친숙함, 편안함을 느끼는 사람은 사회학자의 작업에 지루함만을 느낀다. 버거가 위트 섞인 어조로 사회학을 ‘개인적 소일거리’라 부르는 이유다.
‘감옥’과 ‘인형극’으로서의 사회
그렇다면 사회학자의 탐구 대상인 인간 세계는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가? 인간은 ‘세심하게 정의된 권력과 위세의 체계’가 작동하는 사회에서 살아간다. 사회는 직업체계, 친밀한 관계, 계층, 제도 등과 같은 수단을 활용하여 인간을 길들인다. 예컨대 직업체계는 개인이 남은 생애 대부분의 시간 동안 무엇을 할지를 결정하며, 가족과 친구는 개인이 사회적 질서에서 이탈하지 않도록 붙잡는 강력한 비공식적 통제수단으로 작동한다. 계층 역시 개인이 정해진 틀 내에서 사회적 상승을 욕망하도록 유도해 인간을 사회 안에 머물게 하고, 제도는 우리가 바람직하다고 여겨온 것들을 강제적으로 집행하는 역할을 맡는다. 인간이 사회가 규정한 선을 넘어서면, 사회는 온갖 공식적, 비공식적 수단을 동원하여 그를 교정하거나 응징하려 든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서 인간은 어느새 사회의 기대를 자신의 욕망으로 착각하는, 기만당한 상태에 놓인다.
버거는 이러한 사회를 ‘감옥’에 비유한다. 하지만 사회는 감옥이기만 한 것이 아니다. 사회는 ‘인형극’과도 같다는 점에서 우리는 더한층 암울해진다. 인형극으로서의 사회를 이해하기 위해 역할이론을 살펴보자. 역할은 인간을 특정한 사회적 각본에 따라 행동하게 한다. 이것은 단순한 강제가 아니다. 인간은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정체성을 형성하고 여기서 사회적 인정을 획득한다. 진실된 태도로 주어진 역할을 자발적으로 떠맡는 것이다. 그뿐만 아니다. 지식사회학은 사람들의 세계관과 행동, 자기해석 역시 사회적으로 미리 규정되었다는 점을 알려준다. 우리가 스스로 선택하며 구축했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실은 이미 사회가 마련해놓은 기본적인 상징 장치의 궤적을 따라 형성되었을 뿐이라는 소리다. 준거집단이론 역시 개인이 이미 사회적으로 존재하는 준거집단에 충성하는 채로 말하고, 생각하고, 행동한다는 점을 드러낸다. 요컨대 사회는 “저 밖에” 존재하는 감옥인 동시에 “이 안에(인간 내면)” 있는 것이기도 하다. 인간이 종종 무너져내리는 사회라는 감옥의 벽을 다시 자발적으로 쌓아 올리는 이유다.
사회학적 폐소공포증에서 벗어나기 위한,
‘살아 있는 연기자로 채워진 무대’로서의 사회
감옥과 인형극의 형상으로 드러나는 사회의 모습에서 누군가는 ‘사회학적 폐소공포증’을 느낄지도 모른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이 답답함이야말로 버거의 인간주의적 시각이 본격화되는 지점이다. 사회가 아무리 거대하다 하더라도 인간의 결탁, 협조 없이는 유지될 수 없다는 점에서 말이다. 지금은 어마어마하게 커 보여 우리를 압도하는 사회구조도 처음부터 그렇지는 않았다. 사회는 인간에 의해 규정될 때만 의미를 갖는다. 사회는 인간을 규정하지만, 인간 역시 사회를 규정할 수 있다.
버거 특유의 인간주의적 시각은 바로 이 역설에서 피어오른다. 인간은 복잡한 사회구조를 변형, 초연, 조작하여 사회의 권위를 벗겨내며, 그럼으로써 사회를 지금보다 취약한 상태로 드러나게 한다. 인간의 재간을 가장 정교한 통치체계마저도 우회하거나 전복하는 ‘사회학적 우울증을 해소하는 상쾌한 해독제’로 여길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버거는 감옥과 인형극에 이어 세 번째 사회상, 즉 살아 있는 연기자로 채워진 무대로서의 사회상으로 우리를 안내한다. 감옥과 인형극으로서의 사회는 여전히 건재하지만 그것이 사회의 전부는 아니다. 사회 속의 인간은 사회를 거스르는 방식으로 사회를 재구성할 수 있으며 그럼으로써 자율성의 자리를 만들 수 있다. 이와 같은 버거의 사회학적 이해는 인간에게 각성의 계기를 선사하여 인간을 사회의 ‘위험 요소’로 만든다. 자유를 향한 첫걸음, 나아가 ‘인간주의적 학문으로서 사회학의 결정적인 정당성’은 바로 여기에서 시작된다.
암울함에서 더 큰 암울함으로,
그리고 끝내 실낱같은 희망으로 나아가는 인간주의적 전망
버거는 이 책의 대부분을 암울한 사회상을 제시하는 데 할애한다. 암울함에서 더 큰 암울함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에 가서야 인간의 자율성과 자유에 관한 인간주의적 전망을 제시한다. 이 책을 번역한 사회학자 김광기 교수는 이를 ‘혼 빼기 전략’이라 부른다. 신병훈련소나 사관학교에서 주로 쓰는 이 전략은 훈련병과 후보생을 호되게 단련시켜 그들이 가진 일상의 흔적을 털어내고 군인으로 빠르게 재탄생시키는 데 그 목적이 있다. 버거도 마찬가지다. 도저히 빠져나갈 수 없을 것 같은 압도적인 사회에 대한 치밀한 기술이 끝도 없이 이어진다. 그러나 사회가 그토록 거대하다는 바로 그 이유에서, 인간의 자유가 가능하다는 버거의 인간주의적 전망이 자아내는 감동과 안도의 크기 역시 커진다. 도무지 불가능해 보이던 자유의 가능성은 그 무엇보다 값지기 때문이다.
사회, 인간, 자유라는 주제는 모두의 관심사다. 모쪼록 사회학자뿐 아니라 그 이웃 학문이라 할 만한 역사학과 철학, 나아가 지적 세계로의 진입을 갈망하는 모든 독자가 버거의 초대에서 기쁨과 희열을 맛보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