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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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88931023121
출판사
문예출판사
저자
알도 팔라체스키 (지은이), 박상진 (옮긴이)
발행일
2023-04-10
연기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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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현실과 환상을 정밀하게 직조한 섬세한 문학 기법으로
인간의 욕망, 군중 심리의 폭력성을 풍자한 미래파 환상문학의 수작


20세기 이탈리아 미래파의 선두주자, 알도 팔라체스키가 『연기 인간』으로 한국 독자와 처음 만난다. 팔라체스키의 대표작 『연기 인간』은 현실과 환상을 정밀하게 직조한 섬세한 문학 기법으로 인간의 욕망, 군중 심리의 폭력성을 풍자한 소설이다. 팔라체스키는 예술계 전반에서 온갖 실험적이고 전위적인 시도들이 명멸하던 20세기 초반, 미래파 운동가들과 교류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그의 나이 스물여섯이던 1911년 『연기 인간』 초판이 세상에 나왔다. 이후 시와 소설, 영화, 드라마, 평론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발한 창작 활동을 펼친 그는 50년 가까운 세월에 걸쳐 무려 다섯 차례나 『연기 인간』의 개정판을 출간했다. 문학과 이 작품을 향한 그의 꾸준한 열정과 각별한 애정을 짐작할 수 있다. 1958년 일흔셋의 팔라체스키는 『연기 인간』의 다섯 번째 개정판을 발표하면서 “『연기 인간』은 내게 환상적 글쓰기의 극치이자 행복한 예술적 출구였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국내 최초 이탈리아 원전 번역으로 출간된 『연기 인간』은 『신곡』, 『데카메론』 등 이탈리아 고전을 유려하고 충실한 번역으로 한국 독자에게 소개해온 번역가, 작가, 인문학 연구자인 부산외국어대학교 박상진 교수가 번역을 맡았다. 작가 알도 팔라체스키에게 『연기 인간』은 사실상 그의 삶을 관통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다섯 번이나 고쳐 쓴 작품이지만 1911년 처음 발표한 초판본에는 다섯 차례의 개정판에서 반복하거나 대체하거나 변경할 수 없는 ‘고갱이’가 담겨 있다는 역자의 의견에 따라 초판을 번역 저본으로 삼았다. 원문에 충실하면서도 매끄럽고 자연스러운 문장이 ‘연극 소설’이라는 독특한 형식과 조화를 이루어 마치 희곡을 읽는 듯한 생생함과 몰입감을 선사한다. 한국 독자에게 처음 소개되는 낯선 작가의 삶과 작품의 현대적 의의를 상세히 풀어낸 ‘옮긴이의 말’은 작품의 감상과 이해를 더욱 풍성하게 해줄 것이다.

『연기 인간』 표지 일러스트는 오픈 AI가 개발한 이미지 생성 인공지능시스템 DALL·E 2를 활용했다. ‘full of fog(안개가 자욱한)’, ‘outline of a man(남자의 형체)’, ‘pastel color(파스텔 색상)’, ‘low contrast(낮은 대비)’ 등의 설명을 입력해 AI가 생성한 여러 이미지 중 소설의 분위기에 어울리는 이미지를 선택하고, 적절히 가공해 만들었다. 100년 전, 과거와 전통을 철저히 거부하고 실험적인 시도로 오직 미래로 나아가고자 열망했던 미래파 작가 알도 팔라체스키. 그의 기발한 상상력의 산물, ‘연기 인간’을 최첨단 AI 기술을 활용해 재탄생시킴으로써 현대적 의미와 재미를 더하고자 했다.

목차

검은 자궁
다과회
하느님
무도회
수녀원 방문
묘지기 알라
사랑의 초원
술꾼 이바
빌라 로자
델포와 도리
알로로의 최후
국가 위원회
왜?
페렐라의 구속
페렐라의 재판
페렐라의 법전

옮긴이의 말
알도 팔라체스키 연보

저자

알도 팔라체스키 (지은이), 박상진 (옮긴이)

출판사리뷰

가벼움에 관한 한 칼비노와 쿤데라 이전에 팔라체스키가 있었다!
─“이 실험적인 소설을 통해 ‘가벼움과 무거움’의 의미를 새롭게 발견할 것이다.”


어느 날 왕의 근위 병사들 앞에 이상한 인물이 나타난다. 온몸이 연기로 이루어진 연기 인간이다. 그는 세 명의 노부인 페나(고통), 레테(그물), 라마(창)가 피운 불에서 생겨났는데 그들의 이름 앞글자를 따 ‘페렐라’로 불린다. 그는 굴뚝 안에서 33년을 지내며 세 노부인이 나누는 대화를 듣고 세상을 배웠다. 어느 날 갑자기 노부인들의 대화가 중단되자 그는 3일을 기다리다가 굴뚝 밖으로 나와 세상으로 내려오게 된다. 벽난로 앞에서 장화를 한 켤레 발견해 그 장화를 신고 도시로 간 그는 신비한 외모, 단순하고 솔직한 말투로 모든 사람의 호기심을 끌고, 왕궁으로 왕의 초대를 받는다. 도시에서 그는 가장 중요한 귀부인, 공주들과 차를 마시면서 사랑, 열정, 시기, 질투, 믿음에 관한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페렐라는 왕비와 수녀, 시인, 왕자 등 여러 사람을 만나고, 페렐라를 높이 평가한 왕은 페렐라에게 새로운 법전 집필이라는 중책을 맡긴다. 그러던 중 궁정의 하인장인 알로로가 페렐라처럼 되려고 자기 몸에 불을 질렀다가 사망하는 사건이 일어난다. 알로로의 죽음과 페렐라가 어떤 관련이 있는지 온갖 추측이 난무하는 가운데 알로로는 자신처럼 가벼워지고 싶었던 거라고 담담하게 말하는 페렐라. 이때부터 페렐라를 향한 여론은 급변하게 되는데…….

이 소설의 주인공인 페렐라가 온몸이 연기로 된 연기 인간이라는 점에서 짐작되듯 작가가 그를 통해 강조하려는 바는 ‘가벼움’이다. 그 대척점에 있는 ‘무거움’은 이 작품이 풍자하는 인간의 무지함, 잔인함, 편협함, 폭력성 등이다. 가벼움과 무거움에 대한 이러한 새로운 해석은 이탈로 칼비노가 글쓰기에 관한 강연 ‘가벼움(Lightness)’에서 “경박함 속에 가벼움이 있듯이 사려 깊은 뜻에도 가벼움은 있다. 오히려 사려 깊은 가벼움은, 경박함을 무겁고 지루하게 보이게 할 수 있다”며 예찬한 ‘가벼움의 미덕’을 떠올리게 한다. 어느 날 연기로 세상에 온 페렐라가 지상에서 여러 가지 일을 겪고 다시 연기로 돌아가 사라진다는 이 소설의 결말은 밀란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연상시킨다. 출간 시기로 볼 때 쿤데라가 이 작품에서 모티프를 얻었을 가능성도 있다.

팔라체스키가 창조한 연기 인간은 질료의 무게로부터 자유로운 삶을 살아가는 존재다. 연기로 이루어진 비현실의 존재. 그는 세상을 바라보는 철저히 새로운 시각인 가벼움의 표상이다. 낯설고 우스꽝스럽고 비정상적이고 역설적이고 애처로운 주변 인물들을 향해, 우리 사회의 전통 질서와 가치 체계를 향해 거침없이 냉소를 던진다. 작가는 더할 나위 없이 환상적이고 실험적인 방식으로 대단히 반전통적인 존재를 빚어낸다. ―‘옮긴이의 말’ 중에서

이 소설의 줄거리를 따라가다 보면, 이 이야기가 성경의 예수 그리스도의 삶을 알레고리로 차용하고 있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알 수 있다. 서른셋의 나이에 인간이 되어 세상에 나왔다는 점이나 사람들의 갑작스러운 지지와 추앙을 받다가 한순간 박해의 대상이 되는 것도 그렇다. 그러나 연기 인간은 숭배하던 이들의 손에 처형되는 예수의 삶과는 다른 결말을 맞이한다.

현실과 환상을 정밀하게 직조한 섬세한 문학 기법으로
인간의 욕망, 군중 심리의 폭력성을 풍자한 미래파 환상문학의 수작
─“『연기 인간』은 내게 환상적 글쓰기의 극치이자 행복한 예술적 출구였다.”


피렌체의 부유한 상인 집안에서 태어난 알도 팔라체스키는 연극에 대한 열렬한 관심으로 연극학교에 입학했다. 예술계 전반에서 온갖 실험적이고 전위적인 시도들이 명멸하던 20세기 초반, 팔라체스키는 미래파 운동가들과 교류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스무 살에 첫 시집 『백마』(1905)를 출간하고, 시집 『알도 팔라체스키의 시』(1909)를 출간해 미래파 시인으로 명성을 얻었다. 1911년 소설 『연기 인간』이 출간과 동시에 ‘미래파 소설의 전형’이라는 평단의 상찬을 받으면서 팔라체스키는 일약 미래파 대표 작가로 떠올랐다. 이후 시와 소설, 영화, 드라마, 평론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발한 창작 활동을 펼친 그는 50년 가까운 세월에 걸쳐 무려 다섯 차례나 『연기 인간』의 개정판을 출간했다. 문학과 이 작품을 향한 그의 꾸준한 열정과 각별한 애정을 짐작할 수 있는 지점이다. 1958년 일흔셋의 팔라체스키는 『연기 인간』의 다섯 번째 개정판을 발표하면서 “『연기 인간』은 내게 환상적 글쓰기의 극치이자 행복한 예술적 출구였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작가 알도 팔라체스키에게 『연기 인간』은 사실상 그의 삶을 관통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1911년에 나온 『연기 인간』 초판의 표지에는 ‘미래파 소설’이라는 문구가 부제처럼, 선언처럼 달려 있다. 미래파의 수장 필리포 톰마소 마리네티 곁에서 출판한 ‘미래파 소설’이라는 야심찬 정체성은 오직 초판본에서만 확인할 수 있다는 역자의 의견에 따라 한국어로 처음 번역 소개되는 『연기 인간』은 초판을 번역 저본으로 삼았다. 마리네티가 주창한 ‘미래파 선언’은 과거와 전통의 완전한 거부와 파괴, 미래로 나아가는 속도의 찬양을 주된 내용으로 담고 있다. 이 정신을 잘 반영한 『연기 인간』에는 시대와 사회의 한계를 넘어서는 역동적 움직임을 향한 열정, 예외적 상태와 존재를 마주하는 반순응주의적 관심이 깊숙이 스며 있다.

『연기 인간』은 형식과 구성면에서도 실험적이라거나 심지어 혁명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소설이다. 전지전능한 작가의 목소리가 담긴 서술보다 등장인물들이 자유롭게 내뱉는 대화가 월등하게 많아 마치 무대 위에서 상연되는 연극 장면을 보는 듯해서 ‘연극 소설’이라 불리기도 한다. 실제로 이 작품은 〈연기 인간, 페렐라(Perela, uomo di fumo)〉라는 오페라로 각색되어 2003년 바스티유 오페라에서 제임스 콘론의 지휘로 초연되기도 했다. 팔라체스키는 필생의 역작 『연기 인간』을 통해 마치 한 편의 동화 같은 분위기의 이야기를 읽기 쉽고 이해하기도 수월한 짤막한 문장으로 풀어내면서도, 독창적인 시각과 실험적인 시도로 자신만의 세계를 열었다.

『연기 인간』은 세로로 긴 판형과 신비한 분위기의 표지 일러스트가 눈길을 끈다. 짧은 대화가 많은 작품의 특성을 살리고, 가독성을 높이고자 과감히 세로 길이가 월등히 긴 판형을 택했다. 표지 일러스트는 오픈 AI가 개발한 이미지 생성 인공지능시스템 DALL·E 2를 활용했다. ‘full of fog(안개가 자욱한)’, ‘outline of a man(남자의 형체)’, ‘pastel color(파스텔 색상)’, ‘low contrast(낮은 대비)’ 등의 설명을 입력해 AI가 생성한 여러 이미지 중 소설의 분위기에 어울리는 이미지를 선택하고, 적절히 가공해 만들었다. 100년 전, 과거와 전통을 철저히 거부하고 실험적인 시도로 오직 미래로 나아가고자 열망했던 미래파 작가 알도 팔라체스키. 그의 기발한 상상력의 산물, ‘연기 인간’을 최첨단 AI 기술을 활용해 재탄생시킴으로써 현대적 의미와 재미를 더하고자 했다.

세상에서 가장 가벼운 사람에게 맡겨진 가장 무거운 임무!
변덕스러운 대중은 어떻게 영웅을 만들고 소비하는가
─100년 전의 낯선 소설이 지금 우리에게 던지는 시의적절한 질문


『연기 인간』은 환상문학이고, 100년도 전에 쓰인 고전이다. 그러나 이 소설은 오늘날의 현실에 정확히 발을 딛고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던진다. 어느 날 온몸이 연기로 된 인간이 나타나 대중의 추앙을 받는다는 흥미로운 소재에서 출발한 이 이야기는 인간의 다양한 욕망, 물질만능주의, 집단적 광기를 신랄하게 풍자하며 삶과 죽음에 관한 철학적 고민에까지 이른다. 『연기 인간』 이탈리아어 원전을 국내 최초로 번역한 박상진 교수는 ‘옮긴이의 말’에서 이 소설의 현대적 의미와 가치를 다음과 같이 짚어낸다.

100년 전에 『연기 인간』이 세상에 던진 가벼움의 존재 방식이 지금 우리에게 불러일으키는 파장은 무엇인가? 끝없이 가벼워져서 늘 새롭게 세상을 바라보고 늘 새롭게 살았던 페렐라의 존재 방식은 우리 시대와 사회에서도 똑같이 유효하다. 다만 우리는 메시아를 기다리기보다는 메시아를 만들어야 할 책무를 지니고 있다. 그것이 페렐라가 장화와 법전을 남기고 떠난 까닭이다. 장화가 우리를 가벼움으로 이끄는 매체라면, 법전은 우리가 가벼움의 존재 방식으로 새로운 사회를 만들어야 할 시대적 사명의 상징이기 때문이다. ―‘옮긴이의 말’ 중에서

예일대 경제학과 교수이자 노벨경제학상 수상자(2013년)인 로버트 J. 쉴러는 그의 저서 『비이성적 과열』에서 “경제적 판단을 내리기 위해 사람들이 주로 의존하는, 혹은 현명하다고 착각하는 의견은 알도 팔라체스키의 초현실주의 소설에 나오는 ‘연기 인간’과도 같다”고 말한다.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상상과도 같은 근거 없는 믿음에 따라 중요한 결정을 내리고, 대중들은 비이성적 과열을 만들어내며 이러한 비합리적 선택들이 결국 세계 경제를 추동한다는 주장의 맥락에서 제시된 문장이다.

우리는 매일 각종 매스미디어와 소셜미디어에서 폭발적인 인기와 권위를 얻은 인물이나 기술, 가치 등이 일순간 대중들의 관심 밖으로 밀려나거나 외면받는 모습을 목격한다. 심지어 열광에 이유가 없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특별한 이유도 없이, 비호감과 핍박의 대상으로 전락하기도 한다. 쉴러의 말처럼 대중은 근거 없고 허상에 불과할지도 모르는 집단적인 상상을 통해 대중적인 페르소나를 탄생시키지만 결국 실체와 허점이 드러나면, 가차 없이 그 대상을 추락시킨다. 어쩌면 대중은 자신들의 비이성적 과열에 대한 수치심과 분노를 한때는 그들이 추앙하던 대상에 투사하는 것은 아닐까.

팔라체스키는 『연기 인간』에서 인간의 여러 나약한 본성, 예컨대 경솔함, 오만함, 탐욕스러움, 편협함, 잔인함, 간교함, 무모함, 무지함 등이 군중 심리로 발전하면서 폭력적이고 광적으로 악화하는 양상을 적나라하게 그려내며 비판한다. 그러나 이를 동화적이고 연극적인 분위기에 싣고 익살을 더해 시시때때로 독자의 웃음을 자아낸다. 알도 팔라체스키의 소설을 한국 독자에게 처음 소개하며, 누구나 공감할 만한 ‘무거운’ 삶의 문제를 특유의 재치와 유머로 ‘가볍게’ 풀어낸 이 소설의 매력을 느껴보기를 바란다.

추천사

이 실험적인 소설을 통해 독자는 ‘가벼움과 무거움’의 의미를 새롭게 발견할 것이다. 고상하면서도 연민과 유머가 가미된 팔라체스키의 사회 풍자는 최고다. _[블룸즈버리 리뷰]

지금 바로 읽어야 할 이탈리아 모더니즘 소설의 걸작. _[퍼블리셔스 위클리]

미래파의 가장 진귀한 유산. 이 소설이 사회에 던지는 재치 있고 세련된 일침은 20세기 지적 소설의 계보를 잇기에 손색이 없다. _[멀티컬처럴 리뷰]

상품필수 정보

도서명 연기 인간
저자/출판사 알도 팔라체스키 (지은이), 박상진 (옮긴이),문예출판사
크기/전자책용량 115*210*30mm
쪽수 312쪽
제품 구성 상품상세참조
출간일 2023-04-10
목차 또는 책소개 상품상세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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