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사회학자 송호근, 대한민국의 용광로 포스코에 가다
포스코에서 한국 제조업의 미래를 발견하다
‘심화된 철기시대’인 오늘날, 철은 모든 산업과 생활의 근간이자 주역이다. 1970년대 이래 대한민국의 중화학공업화와 그에 따른 급속한 성장도 포스코가 만들어 낸 철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허허벌판 바닷가에서 일어선 지 반세기 만에 세계 최고의 철강업체에 등극한 포스코, 그들 앞에는 새로운 반세기의 도전과 과제가 놓여 있다. 밖으로는 중국 철강업체의 물량공세와 미국 정부의 압박, 안으로는 정신적 유산의 약화라는 위기에 직면한 포스코의 미래 성장전략은 무엇인가? 그들의 분석을 통해 21세기 한국 제조업과 기업문화의 미래를 점쳐 본다.
목차
머리말 5
제1부 영일만의 새벽: 새로운 스토리를 찾아서
01 철(鐵)의 철학 17
천덕꾸러기, 철 17
무철국가, 한국 22
심화된 철기시대 30
영일만의 아침 34
02 경장(更張), 다시 본업으로 47
협곡 건너기 47
그래도 깃발은 펄럭이고 52
경장, 다시 본업으로 54
03 정신적 유산(遺産) 65
내면 풍경 65
시원의 드라마 77
정신적 자계의 확장 94
04 새로운 신화를 향하여: The POSCO Way 107
가치삼각형의 변형 107
포스코의 자산: 생산성 동맹 120
제2부 포스코 웨이, 생산성 동맹
05 유럽의 철강산업과 POSCO: 제철보국의 기원 143
포스코의 기적 143
강철의 시대 145
제국의 패권 경쟁 151
제철보국으로 가는 길 158
포스코: 후발국의 이점 178
06 행복한 직장 191
즐거운 일터 191
포스코 모델: 생산성 동맹 199
토론조직 200
혁신조직 206
학습조직 214
07 노경협의회 223
역설의 진원지, 노경협의회 223
사회적 파트너십 234
불만과 자제 사이, 외주 파트너사 247
08 공장과 가정 사이 261
위수지역 벗어나기 261
중상층 노동자 269
관계네트워크 275
우리도 일하고 싶다 283
09 철강도시와 시민공동체 291
주민과 함께 291
이상한 사람들? 294
기대와 낯섦의 교차 301
포스코의 안과 밖 305
포스텍, 지곡 테크노밸리 311
자생적 문화기반이 중요하다 317
제3부 혁신의 용광로: 글로벌 포스코를 향한 요건
10 글로벌 기업시민을 향하여 325
기업의 사회적 책임 325
공유시민, Mitbrger 329
‘더불어 사는 국가’의 기업과 노조 339
기업시민을 향하여 348
글로벌 기업: 사회적 책임, 사회적 가치 357
11 특명: 미래세대를 매혹하라 361
대학생이 원하는 기업, 포스코? 363
워라밸, 청년세대의 새로운 지향 366
일하고 싶은 기업의 조건 370
소통을 위한 감정이입 훈련 375
청년 매혹의 조건: 근무환경과 생활환경 380
행복한 일터, 행복한 기업 385
12 뉴노멀시대 혁신의 용광로: 새로운 50년, 가야 할 길 389
4차 산업혁명, 쓰나미가 온다 389
미래 50년, 뉴노멀시대 396
걸어온 길: 빠른 추격자 407
해외진출의 난제 411
가야할 길: 스마타이제이션과 신수종 찾기 415
글로벌 포스코 모델 423
저자
송호근 (지은이)
출판사리뷰
‘심화된 철기시대’의 근간, 포스코
철이 없는 오늘날의 삶을 상상하기란 힘들다. 공업용 기계에서 일상생활까지, 철은 삶의 모든 영역에 깃들어 있다. 2천 년 전 철기시대가 시작되며 인류의 본격적인 진보가 시작되었다면, 오늘날은 철이 삶과 더욱 혼융된 형태로 진화한 시대, 즉 ‘심화된 철기시대’인 것이다.
1960년대 후반, 중화학공업 육성을 계획한 정부가 가장 먼저 추진한 것은 이렇게 모든 산업의 근간이 되는 일관제철소의 건설이었다. 아무런 기술도 없이, 허허벌판 바닷가에 뛰어든 포스코 창업요원들의 손에 대한민국 공업화의 미래가 달려 있었던 것이다. 그로부터 반세기, 포스코는 세계 최고의 철강업체 자리에 등극했고, 대한민국 경제의 눈부신 성장도 같이 뒤따랐다.
서울대 사회학과 송호근 교수는 이들의 성공 비결을 분석하고자 1년간 포항과 광양제철소를 수차례 드나들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한국 제조업의 불꽃을 재점화할 자산을 발견했다.
포스코의 성공 비결
영일만 내해 깊숙이 자리 잡은 포항은 1968년 포항제철 설립 당시만 해도 인구 7만 명에 불과한 작은 어촌이었다. 이 바닷가 마을 1,200세대가 하루아침에 헐리고, 수십 대의 불도저가 해안을 메웠다. 박정희 정권이 벌인 가장 의욕적이고 모험적인 역사(役事)였다. 그 중심에는 박태준 초대사장이 있었다. 그와 함께한 34명의 창립요원들은 공장 건립과 동시에 제철소와 관련된 모든 것을 기초부터 배워야 했다. 특유의 ‘우향우 정신’과 ‘돌관(突貫)작업’이 위력을 발휘했다. 초창기의 모든 작업이 죽기 아니면 살기 식으로 진행되었고, 이들은 결국 선진국 업체들이 150년 걸려 이룬 성과를 불과 50년 만에 달성했다. 50주년을 맞은 오늘날, 포스코는 세계 철강기업 생산량 순위 5위의 선두기업으로 성장한 것이다.
성공의 밑바탕에는 선진국 업체가 지나간 길을 뒤따를 수 있는 후발국의 이점, 고정환율과 보호관세 등을 통한 국가의 강력한 지원과 보호라는 외부적 요인이 물론 있었다. 그러나 더욱 중요하게 작용한 내부적 요인은 포스코만의 정신적 유산인 ‘공(公)의식’이다. 국가가 계획하고, 조상이 흘린 피의 대가인 대일(對日)청구권 자금으로 건설된 기업의 일원으로서 공익창출에 기여해야 한다는 의식이 모든 직원들에게 내재해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강력한 공통 의식의 존재는 전체 구성원을 하나로 묶어 주는 구심점 역할을 했다. 덕분에 관리직/현장직 구분 없이 끊임없이 작업에 대하여 토론?혁신?학습하는 ‘생산성 동맹’의 조직이 가능했다.
새로운 50년을 향하여
지난 50년간 선진국의 전례를 따르는 ‘빠른 추격자 모델’로 성공을 거뒀다면, 새로운 50년을 앞두고 포스코는 그간 겪지 못한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다. 밖으로는 중국 철강업체의 물량공세와 미국 정부의 압박, 안으로는 세대 변화에 따른 정신적 유산의 약화가 그것이다. 더 이상 ‘추격자’가 아닌 ‘리더’로서 새로운 성장 모델을 수립하고, 시대 변화에 맞는 새로운 기업 문화를 만들어 ‘글로벌 포스코’로 거듭나야 앞으로의 50년에 대비할 수 있다.
새로운 ‘글로벌 포스코’의 핵심 가치로 송호근 교수는 ‘공유시민 정신’을 제시한다. 공유시민은 독일어로 Mitburger, 같이 살아가는 시민이란 뜻이다. 국가로부터 시민사회 일반으로, 애국심에서 시민성으로 공익의 개념을 전환함으로써, 사회와 상생하는 기업시민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것이다. 더불어 이미 50%를 넘어선 수출 비중 확대를 위한 기술 개발, 새로운 세대를 끌어들일 수 있는 행복한 일터의 조성 또한 포스코가 앞으로 해야 할 일이다. 이러한 과제는 한국 제조업 전체가 앞으로의 성장을 위해 넘어야 할 고지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