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2014년 타계한 미국의 저명한 기술사가 토머스 휴즈의 책이다. 흔히 제2차 산업혁명으로 일컫는 19세기 말 독일과 미국에서의 기술혁신을 출발점으로 삼아 지난 100여 년간의 미국 기술사의 흐름을 서술하였으며, 미국에서 시작된 그러한 변화들이 당대 유럽 사회(특히 소련과 독일)에 미친 영향까지도 함께 다루었다.
미국 기술사에서 대단히 중요한 시기를 길게 다루었지만, 해당 시기의 다양한 기술 발전을 분야별로 나눠 다루는 교과서적 체제를 택하지는 않았다. 대신 휴즈는 몇몇 역사적 사건과 계기들(독립발명가, 산업연구소, 세계대전, 테일러주의와 포드주의, 테네시강 유역 개발공사, 맨해튼 프로젝트, 대항문화)을 골라 깊이 있게 다루는 서술 방식을 택했다.
이러한 사례들은 휴즈가 평생에 걸쳐 구축한 핵심 개념인 기술시스템의 진화과정을 드러내기 위해 용의주도하게 선별, 배치되어 있다. 이를 통해 휴즈는 현대 미국 사회를 형성한 주된 힘이 어떻게 발생하고 성장하였으며 어떤 과정을 거쳐 사회에 뿌리내렸는지를 보여 주고자 하였으며, 이 책의 원제인 미국의 창세기가 의미하는 바도 바로 그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기술사라는 전문분야를 공부하는 소수의 학생들뿐 아니라 미국사나 서양사 일반에 관심을 가진 학자들, 더 나아가 우리 사회의 근간을 형성하는 현대 기술의 힘이 어디서 나왔는지, 그것을 바꾸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알고자 하는 일반 독자들 모두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목차
제6장: 테일러주의+포드주의=미국 정신 9
레닌, 테일러, 포드 11
마그니토고르스크 53
바이마르와 미국 모델 63
제7장: 미국의 재발견 81
제2차 산업혁명인가, 신기술 시대인가? 86
새로운 정신 105
그로피우스, 테일러주의, 포드주의 111
르 코르뷔지에 122
현대미술과 기계기술 130
1915년의 침공 138
정밀주의자들 153
신객관주의 164
제8장: 테네시강 유역 개발과 맨해튼 프로젝트 173
지역계획가들 177
테네시 계곡 186
전력 투쟁 202
모건과 릴리엔솔의 불화 210
맨해튼 프로젝트 220
핸퍼드 플루토늄 생산용 원자로 244
오크리지와 전자기분리법 249
기체확산법과 열확산법 263
로스앨러모스 271
원자에너지위원회 278
시스템 건설자 리코버 288
시핑포트 300
유산 305
제9장: 대항문화와 모멘텀 313
멈퍼드와 거대기계 319
엘륄의 기술시스템 327
적정 기술 332
모멘텀 343
우연성, 재난, 개종 346
합류와 혁명 358
후기(2004년) 361
옮긴이 해제―토머스 휴즈와 기술시스템 이론 389
찾아보기 401
지은이.옮긴이 약력 409
저자
토머스 휴즈 (지은이), 김명진 (옮긴이)
출판사리뷰
현대 미국 기술사회는 어떻게 건설되었는가?
이 책은 2014년 타계한 미국의 저명한 기술사가 토머스 휴즈의 역저 American Genesis: A Century of Invention and Technological Enthusiasm, 1870∼1970을 우리말로 옮긴 것이다. 이 책에서 휴즈는 흔히 ‘제2차 산업혁명’으로 일컫는 19세기 말 독일과 미국에서의 기술혁신을 출발점으로 삼아 지난 100여 년간의 미국 기술사의 흐름을 서술하였으며, 미국에서 시작된 그러한 변화들이 당대 유럽 사회(특히 소련과 독일)에 미친 영향까지도 함께 다루었다.
이 책은 미국 기술사에서 대단히 중요한 시기를 길게 다루었지만, 해당 시기의 다양한 기술 발전을 분야별로 나눠 다루는 교과서적 체제를 택하지는 않았다. 대신 휴즈는 몇몇 역사적 사건과 계기들(독립발명가, 산업연구소, 세계대전, 테일러주의와 포드주의, 테네시강 유역 개발공사, 맨해튼 프로젝트, 대항문화)을 골라 깊이 있게 다루는 서술 방식을 택했다. 이러한 사례들은 휴즈가 평생에 걸쳐 구축한 핵심 개념인 ‘기술시스템’의 진화과정을 드러내기 위해 용의주도하게 선별, 배치되어 있다. 이를 통해 휴즈는 현대 미국 사회를 형성한 주된 힘이 어떻게 발생하고 성장하였으며 어떤 과정을 거쳐 사회에 뿌리내렸는지를 보여 주고자 하였으며, 이 책의 원제인 《미국의 창세기》가 의미하는 바도 바로 그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기술사라는 전문분야를 공부하는 소수의 학생들뿐 아니라 미국사나 서양사 일반에 관심을 가진 학자들, 더 나아가 우리 사회의 근간을 형성하는 현대 기술의 힘이 어디서 나왔는지, 그것을 바꾸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알고자 하는 일반 독자들 모두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현대 미국의 기원》
이 책에서 휴즈는 1870년부터 1970년까지 100여 년간의 미국 기술의 역사를 ‘기술시스템’의 진화과정을 중심으로 서술한다. 휴즈가 1870년대를 서술의 출발점으로 삼은 이유는 에디슨 같은 독립발명가들의 활동에 힘입어 전화, 전기, 석유 등과 같은 오늘날의 기술시스템이 태동하기 시작한 것이 바로 이 시기이기 때문이다.
제1권에서는 우선 에디슨, 스페리, 알렉산더 그레이엄 벨 등 독립발명가들의 활동에 초점을 맞춘다. 휴즈는 독립발명가들에 공통된 다양한 특징들을 살펴보면서 발명가에 대한 기존의 낭만적이고 감상적인 시각을 거부하고 이들이 지녔던 과학적?체계적 방법론과 독특한 문화를 강조한다. 그리고 새로운 기술개발의 주체가 독립발명가에서 산업체 연구소로 점차 이전하는 과정을 서술하는데, 이 과정은 독립발명가들의 급진적 발명이 대기업 부설 산업연구소에 고용된 과학자들의 보수적 발명으로 대체되는 과정과도 겹친다. 또한, 프레드릭 테일러와 헨리 포드가 건설한 거대 생산시스템, 그리고 그 복잡성과 정교함에서 테일러와 포드의 시스템을 넘어서는 석유 정제 시스템과 광대한 전력 네트워크가 미국 기술에 지울 수 없는 각인(刻印)을 남겼음을 보여 준다.
제2권에서는 시선을 미국 바깥으로 돌려, 제1차 세계대전 이후 소련과 독일에서 미국의 기술과 생산 시스템을 열정적으로 수용하는 과정을 묘사한다. 특히 냉전기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소련과 미국 간의 대규모 기술이전과 협력이 1920~1930년대에 상당히 일상적으로 이뤄졌다는 점이 흥미로우며, 20세기 초 미국에서 전성기를 맞은 ‘제2차 산업혁명’을 당대 지식인과 건축가, 미술가들이 어떻게 수용해 현대 문화를 형성해 갔는지 또한 그려 낸다. 다음으로는 대공황기와 제2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정부가 테네시강 유역 개발과 맨해튼 프로젝트를 통해 거대 기술시스템 건설에 개입하는 과정을 서술하는데, 특히 그간 물리학자들의 업적으로 여겨져 온 원자폭탄 개발 과정을 군대, 대기업, 엔지니어, 과학자들이 서로 뒤엉킨 거대시스템의 건설로 재해석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마지막으로는 20세기 전반기를 풍미한 거대 기술시스템에 대한 열광이 1960년대 이후 수그러들면서 이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이 표출되고 문제점이 드러나는 과정을 서술한다.
휴즈의 대중강연 원고를 엮은 그의 마지막 저서 Human-Built World: How to Think about Technology and Culture(2004)가《테크놀로지, 창조와 욕망의 역사》라는 제목으로 국내에 번역, 소개된 바 있으나(아쉽게도 지금은 절판되었다), 휴즈의 본격적인 저작으로는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이 책이 기술시스템 개념뿐 아니라 미국 기술의 역사와 기술-사회 관계 전반을 논의하는 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