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팬데믹에 맞서 사회복지 현장을 지킨 공감의 힘
사회복지사와 이용자, 서로를 지탱해 준 공감의 연대를 기록하다
전례 없는 전염병 비상사태에 맞서 사회복지실천 현장을 지켜 낸 사회복지사들의 목소리를 담은 에세이『공감의 힘』이 출간되었다. 이화여대 양옥경 교수가 공감연구팀과 함께 사회복지사들이 ‘비대면서비스 제공’이라는 완전히 새로운 시도를 감행하면서도 끝까지 서비스이용자 곁에 설 수 있었던 힘의 원천이 다름 아닌 ‘공감’이었음을 밝힌 책이다. 저자는 사회복지 실천기술 중 하나인 공감의 개념을 학문적 틀 아래 정의한 뒤, 복지 현장과 실생활에서 공감이 그 효용을 발휘한 사례를 꼼꼼히 뜯어본다. 더불어 사회적 취약계층과 함께 어려움을 이겨 낸 사회복지사들을 직접 인터뷰하며 공감의 힘이 제도의 사각지대에서 어떤 저력을 발휘했는지 낱낱이 밝혀 나간다. 사회과학자 특유의 냉철한 사고와, 세상을 바라보는 사회복지 전문가의 따뜻한 시선을 두루 갖춘 스토리텔러로서의 면모가 돋보이는 지점이다. 덕분에『공감의 힘』은 팬데믹 시대에 필요한 자질로 ‘공감’을 처방하는 진단서이자 치열한 복지 현장의 일선에 섰던 이들을 기억하고 그 고군분투기를 기록한 수기로서 읽힌다. 팬데믹을 갈무리하는 지금, 이 책이 그동안 미처 알아채지 못했던 우리 곁의 영웅들을 돌아보고 그들에게 감사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목차
프롤로그: 현장을 지킨 ‘공감의 힘’ 5
1장 공감이란
공감의 다양한 정의 19
공감의 4개 차원 26
시민의식의 척도, 공감 43
성인들의 사상과 공감 46
2장 공감은 어떻게
공감의 발현 61
감정의 의사소통, 공감 64
공감의 체험 68
아, 그랬구나 73
공감 연습: ‘나-전달법’ 75
깻잎절임과 공감 86
3장 공감은 어떤 영향을
임파워먼트와 공감 95
임파워링 공감과 나비효과 106
임파워링 공감의 예 111
임파워링 공감과 사회복지사 115
4장 공감은 누구에게
관계의 중요성-만남 인센티브 131
공감적 관계 형성의 선행조건 135
공감적 관계의 5대 원칙 140
누구에게나 나타나는 공감의 예 150
5장 공감은 언제 왜
고통 완화의 사명감과 책임감 161
어려운 상황에의 공감 164
공감의 전문성 167
다시 사명감 170
공감의 힘으로 이겨낸 시간들 174
6장 공감이 나에게도
‘공감척도’ 187
나의 공감 수준 200
에필로그:
1. 사회복지사들이 꼭 남기고 싶은 이야기 205
1. 팬데믹 시대, 공감과 대처 220
감사의 글 227
참고문헌 229
저자
양옥경 (지은이)
출판사리뷰
팬데믹 위기의 현장에서 만난 뜻밖의 연대
전례 없는 전염병 비상사태에 맞서 사회복지실천 현장을 지켜 낸 사회복지사들의 목소리를 담은 에세이《공감의 힘》이 출간되었다. 그간 사회복지윤리와 실천이론 등을 연구하며 주목할 만한 연구를 남긴 양옥경 교수가 이번에는 우리 사회를 휩쓸고 간 팬데믹에 주목한다. COVID-19가 확산될 당시 아무런 지원 대책도 마련되지 않은 채 코호트 격리 조치에 처해진 사회복지실천 현장들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던 저자는 직접 사회복지사들을 만나러 나선다.
다양한 시설에서 근무하는 사회복지사들과 그룹 인터뷰를 진행해 나가는 동안 저자는 뜻밖에도 암울한 현장 진단 대신 복지 현장에 생겨난 공감의 연대를 발견한다. 사회복지사가 이용자와 유대관계를 형성할 때 필수적으로 동반해야 하는 기술인 ‘감정이입’이 두 집단 사이를 단단하게 묶어 주며 고립 상황을 견디게 했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를 ‘공감의 힘’이라 명명하고, 공감이야말로 불확실성이 지배하는 팬데믹 속에서 사회복지사와 서비스이용자 모두를 지탱해 준 임파워링 요소였다고 힘주어 말한다. 이 책은 공감이 어떻게 해서 이론과 실천이 만나는 지점에 이르러 그토록 큰 저력을 발휘할 수 있었는지, 복지이론과 실천현장을 능수능란하게 넘나들며 전문가의 시선으로 꼼꼼하게 기록해 낸 결과물이다.
공감을 이해하고 기록하다
저자는 현장에 적용된 공감의 힘을 살피기에 앞서 먼저 공감이라는 개념을 네 개의 차원으로 나눈 뒤 그 면면을 들여다본다. 느낌, 생각, 행동, 책임이라는 공감 요소를 두고 공감의 형성 조건, 발현 양상, 실제 인간관계에서의 효용이 무엇인지 훑어 내려가는 구성이다. 저자는 이처럼 공감의 층위를 조목조목 짚으며 공감이 단순한 감정의 발현이 아니라, 체계적으로 조직되고 관리될 필요가 있는 사회적 자산이라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사회복지실천 분야에서 쌓아 온 풍부한 경험을 살려, 복지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능숙하게 빌려 와 자신의 논지를 탄탄히 굳힌다. 이러한 공감의 선순환을 저자는 수치와 통계로 독자를 압도하는 이론서가 아니라, 온기 있는 시선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인간적 에세이의 틀에 담아내어 전한다.
공감의 실천적 효용을 논리적으로 다룬 책에서 저자만의 따스한 시선이 느껴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단순히 현장 연구에만 집중하지 않고, “코로나를 극복”한 사회복지사들의 ‘마음’에도 공간을 내어 준 덕분이다. 이용자와의 소통에서 이뤄 낸 감정이입이 그를 향한 온전한 이해로 이어지고, 이 같은 과정이 고스란히 사회복지사와 이용자 모두에게 임파워링 자산으로 자리매김하는 흐름이 하나의 성장스토리로도 다가온다. 공감을 둘러싼 실천적 논의의 또 다른 갈래를 보여 준 저자의 스토리텔링을 따라가다 보면, ‘공감은 느낌이자 생각이고, 행동이면서 책임이다’라는 저자의 정의에 십분 동의하게 된다.
코로나를 극복한 사회복지사들의 ‘공감의 힘’
팬데믹의 시간이 마침내 끝을 보이는 지금, 우리를 덮친 불확실성의 시대를 읽어 내려는 시도들이 무수히 쏟아지는 중이다. 이 책 역시 사회복지실천 현장의 한때를 갈무리하는 기록이지만, 한 가지 차이점이 두드러진다. 바로 ‘공감’이라는 가치를 새 시대정신으로 들어 현재를 진단하고 알맞은 처방을 내리고자 시도했다는 점이다. 저자는 팬데믹 초기, 라포(rapport) 형성에 필수적인 공감적 소통이 비대면 환경에서 이루어질 수 있을지 의심했다고 고백한다. 그러나 그 의심을 씻어 준 이들은 다름 아닌 현장의 사회복지사들이었다. 그들은 서비스ㆍ시설이용자들의 고통을 온전히 이해하고 이에 이입했으며, 그 과정에서 이용자를 단순한 수혜자가 아니라 위기를 함께 헤쳐 나가는 동반자로 인식했다. 그리고 입을 모아 이번 위기가 사회복지사로서의 사명감과 자기인식을 확고하게 다지는 계기가 되었다고 증언한다. 이처럼 사회복지사들의 눈물과 땀, 그리고 희망을 담아낸 회고는 저자의 말대로 ‘큰 울림’이 되어 우리에게 전해진다.
공감에서 길어 올린 힘이 결국 비대면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복지 서비스를 안착시켰음을 확인한 뒤 저자는 복지현장 바깥에 선 우리에게로 눈을 돌린다. 이때 진심 어린 의사소통을 가능케 하는 대화 방식인 ‘나-전달법’이나, 스스로의 공감 능력을 측정할 수 있는 네 개의 공감척도 등이 저자가 권하는 하나의 실천 도구로서 제시된다. 초연결시대를 살아가지만 정작 공감적 소통에는 소홀한 오늘날, 앞으로 어떤 역량을 키워야 할지 기준점이 필요했던 이들이라면 여기서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