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아더 왕 이야기’의 기본 구도를 완성한 중세 문학의 이정표
중세 유럽 문화의 꽃, 성배 이야기의 시작점이 된 서사
켈트 신화에서 유래한 아더 왕의 전설적인 이야기는 중세 유럽에서 오랫동안 널리 사랑받았으며, 오늘날에도 문학이나 영화, 드라마의 소재로 사용되고 있다. 로베르 드 보롱은 이전의 아더 왕 이야기에 등장한 미지의 성물 ‘그라알’이 예수가 최후의 만찬에서 사용한 술잔이라고 설정함으로써 전승되던 아더 왕 이야기의 구도 자체를 바꿔 놓았다. 성배 이야기에서 시작해 마법사 메를랭의 조력을 바탕으로 아더 왕이 즉위하고, 성배를 찾는 모험이 마무리 되며 왕국도 몰락한다는 큰 줄거리는 이 작품에서 처음 제시된 것이다. 오늘날 알려진 아더 왕 이야기의 기본 구도를 수립한 작품인 만큼, 이후로 발전해간 아더 왕 이야기를 이해하는 바탕이 되어준다. 프랑스 중세 문학을 전공한 역자는 원문 외에 관련 문헌들을 참고하여 이야기의 형성 과정을 살폈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중세 유럽 고유의 신화이며 여전히 그 생명력을 잃지 않은 서사, ‘아더 왕 이야기’의 원형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목차
옮긴이 머리말 5
요셉 11
메를랭 113
페르스발 351
옮긴이 해제
성배의 기원에서 아더 왕의 죽음까지: 한 소설적 역사의 형성과정 487
지은이ㆍ옮긴이 소개 541
저자
로베르 드 보롱 (지은이), 최애리 (옮긴이)
출판사리뷰
‘아더 왕 이야기’의 원형을 완성한 작품
켈트 신화에서 유래한 아더왕의 전설적인 이야기는 중세 유럽에서 오랫동안 널리 사랑받았으며, 오늘날에도 문학이나 영화, 드라마의 소재로 사용되고 있다. 로베르 드 보롱은 이전의 아더 왕 이야기에 등장한 미지의 성물 ‘그라알’이 최후의 만찬에서 예수가 사용한 술잔이라고 설정함으로써 전승되던 아더 왕 이야기의 구도 자체를 바꿔 놓았다.
성직자 혹은 기사로 추정되는 프랑스 작가 로베르 드 보롱의 연작 ‘그라알 사화’는 성배를 중심으로 기존의 이야기들을 정돈하고 새로운 구도를 제시했다. 오늘날 전해지는 아더 왕 이야기의 기본 구도, 즉 성배 이야기에서 시작하여 마법사 메를랭의 조력을 바탕으로 아더 왕이 즉위하고, 성배를 찾는 모험이 마무리 되며 왕국도 몰락한다는 구도는 이 작품에서 처음 제시된 것이다. 메를랭을 아더 왕 이야기의 중추적 인물로 발전시킨 것이나, 아더 왕이 석단에 꽂힌 검을 뽑아 왕으로서의 자격을 증명하는 장면이 처음 등장한 것 역시 이 작품에서이다. ‘아더 왕 이야기의 기본 구도’를 완성한 셈이다.
다시 읽는 아더 왕 이야기
아더 왕 이야기는 오늘날에도 모르는 사람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유명하지만, 여러 전승과 작품들이 얽혀 있어 이야기의 세부적인 의미까지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 사람은 드물다. 그리스도교의 성유물인 성배는 어떻게 브리튼의 숲속 성에 있게 되었는가? 아더 왕은 왜 왕의 아들로 자라지 못하고 검을 뽑아서 자격을 증명해야 했는가? 원탁의 빈 자리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아더 왕 이야기의 원형을 제시한 ‘그라알 사화’를 통해 이러한 의문의 답을 얻을 수 있다.
저자는 그리스도의 시대와 아더 왕의 시대를 연결하면서 창작 당시까지 전해진 이야기의 많은 부분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했다. 대표적인 예로 예수 그리스도, 메를랭, 아더 왕의 출생을 연관 지은 것을 들 수 있다. ‘그라알 사화’ 이전의 문헌에서는 메를랭의 출생이 그려지지 않았으며 아더 왕은 왕의 아들로서 아무 문제없이 즉위한다. 반면, ‘그라알 사화’에서 메를랭은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 이후 악마들의 모의에 의해 처녀의 몸에 수태된 것으로, 아더 왕은 아버지가 누군지 모르는 상태에서 수태되어 양부모 아래에서 자란 것으로 설정된다. 아더가 석단의 검을 뽑아 신에게 선택된 왕의 자격을 증명하는 장면은 이러한 이유에서 탄생한 것이다. 현대의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익히 알고 있던 이야기 아래에 깔려 있던 의미를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성배에서 아더 왕 궁정으로 이어지는 3부작 구성
여러 익명의 작가들이 연작으로 작품을 창작했던 중세 문학의 특성상, ‘그라알 사화’ 역시 로베르 드 보롱 한 사람이 창작한 것인지는 확실치 않다. 그러나 ‘그라알 사화’를 이루는 세 작품은 그라알을 중심으로, 성배를 지키는 세 명의 그라알지기와 신의 뜻을 따르는 마법사 메를랭을 통해 예수의 시대와 아더 왕의 시대를 연결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3부로 구성된 연작 중 1부에 해당하는 《요셉》에서는 성서 속 인물인 아리마대 요셉이 등장한다. 요셉은 예수의 시신을 수습한 뒤 성배를 받고, ‘그라알지기’가 된다. 이후 그의 매제가 그라알지기의 역할을 이어받아 일행을 이끌고 서방으로 이주하여 세 번째 그라알지기를 기다리게 된다. 2부 《메를랭》의 주인공인 마법사 메를랭은 예수의 구원에 대한 반동으로 악마들의 모의에 의해 태어났지만, 과거와 미래의 일을 모두 아는 존재가 되어 신의 뜻을 따르는 인물이다. 그는 아더의 아버지 우터 왕을 섬기고 아더의 즉위에 도움을 준다. 3부 《페르스발》에서는 아더 왕의 기사가 된 페르스발이 원탁의 빈자리에 앉았다가 발밑의 돌이 갈라지며 원탁의 기사들 중 최고의 기사가 그라알 모험을 완수하리라는 예언을 듣는 사건이 벌어진다. 예언을 들은 원탁의 기사들은 성배를 찾아 떠나고, 페르스발은 우여곡절 끝에 그라알 성에 가서 모험을 완수하고 세 번째 그라알지기가 된다.
중세 문학 전문가의 번역
이 작품을 번역한 번역가 최애리는 프랑스 중세 그라알 소설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크레티앵 드 트루아의 《그라알 이야기》를 비롯해 중세 관련 서적들을 번역했다. 역자는 ‘그라알 사화’의 다양한 판본들과 관련 문헌들을 참조해 이야기의 형성과정을 살폈다. 역자가 남긴 세밀한 각주를 따라가다 보면 이야기의 재미에 더해 중세 유럽 문화 전반에 대한 풍부한 지식까지 얻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