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인간 신격호, 뜨거운 열정으로 한계를 넘다
최초로 공개하는 롯데그룹 창업주 신격호 명예회장 회고록
이 책은 롯데그룹 창업주 신격호 명예회장 탄생 100주년을 맞아 그의 삶과 철학을 체계적으로 다음 세대에 전달하고자 쓰인 최초의 신격호 회고록이다. 이병철 삼성 회장, 정주영 현대 회장 등과 함께 대기업 창업 1세대를 대표하는 신격호 회장은 1967년 롯데제과로 시작해 200여 개 계열사를 거느린 롯데그룹을 창조해 냈지만, 개인적 면모나 삶은 잘 알려지지 않은, 대한민국 경제사의 조용한 거인이었다. 신격호 회장이 남긴 회고를 기본 뼈대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원로 기업인들의 글과 인터뷰로 세부를 더한 이 책을 통해 인간 신격호의 삶과 철학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고도성장기의 마지막 거인 신격호 회장이 보여 준 도전과 열정은 오늘의 독자들에게도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목차
헌정사 - 신동빈(롯데그룹 회장) 5
1부: 둔터 촌놈의 꿈
울주 산골의 둔터마을 15
천자문으로 시작한 유년의 날들 21
미래의 꿈을 키운 삼동보통학교 시절 25
‘소설가의 꿈’과 ‘농업인의 현실’ 사이 32
경성을 보며 ‘큰 세상’을 상상하다 36
함경도 명천종양장에서의 1년 40
노(盧) 부잣집 딸과의 혼인 45
대한해협을 건너 큰 꿈을 향해 51
[일화 1] 수몰된 둔터마을 생가와 고향 사람들 55
2부: 일본 고학시절의 값진 경험
꿈을 안고 마침내 일본 땅에 63
우유배달원에서 ‘소(小)사장’으로 68
한국인 문학청년들과의 교류 74
전시상황에서 응용화학의 길을 택하다 78
처음 투자 받은 사업이 잿더미로 80
화장품 사업의 성공과 ‘롯데’ 브랜드의 탄생 85
[일화 2] 내가 좋아하는 영화배우들 93
3부: 일본에서 이룬 롯데의 껌 신화’
롯데의 사업기반 이룬 ‘껌 신화’ 99
최초의 법인 ‘주식회사 롯데’ 출범 105
유통망을 확대하고 과자류에 도전하고 110
한국전쟁 시기의 일본경제 116
사업을 확장하며 신뢰를 쌓다 122
일본 최초로 천연치클 껌 개발 127
16년 만의 부자(父子) 상봉 131
일본 열도를 달군 1천만 엔 경품 이벤트 135
[일화 3] 재일동포들이 후원한 올림픽과 월드컵 143
4부: 껌 업체에서 종합 식품기업으로
초콜릿, 제품 아닌 ‘예술품’을 향해 149
초콜릿으로 일본 열도를 휩쓸다 160
캔디와 아이스크림으로의 사업 확장 168
외식사업·음료·비스킷으로 넓어진 보폭 175
[일화 4] 바둑 이야기 181
5부: 내 조국 대한민국에 투자를
한일 국교정상화 논의의 시작 189
“고국의 경제개발에 투자하시지요” 194
국교정상화 … 모국 투자의 첫걸음 201
제철 사업 길목에서 박태준을 만나다 205
모국에서의 첫걸음, 롯데알미늄 창립 212
1967년 4월, 롯데제과 출범 216
마침내 석유화학사업 시작 232
[일화 5] ‘나눔’은 소리 없이 242
6부: 롯데호텔 브랜드로 호텔업 진출
“반도호텔을 맡아주시오!” 249
비원 프로젝트 256
“38층 호텔? 18층으로 낮추시오!” 266
세계 톱 수준의 호텔을 서울 한복판에 277
개관 초기의 롯데호텔 286
전국 곳곳에 롯데 체인호텔을 291
홍역 치른 후 더 건강해진 롯데건설 299
[일화 6] 프로레슬링과 복싱 영웅들 이야기 307
7부: 한국 유통산업의 새 지도를 그리다
롯데쇼핑, 새로운 유통문화의 시작 313
롯데 유통망의 전국화 326
롯데리아가 심은 외식 산업의 씨앗 333
글로벌시장으로 보폭 넓혀 340
롯데인이 공유하는 공통언어 347
[일화 7] 롯데 자이언츠 야구단 356
8부: 잠실 벌판에 세운 평생의 소망’
소공동 롯데호텔 신관 개관 367
잠실 롯데월드의 ‘전쟁 같은 공사’ 373
‘문화유산으로 남을 랜드마크’ 구상 388
대한민국의 랜드마크, 롯데월드타워 395
[일화 8] 내 가족 이야기 412
상전 신격호 연보 417
저자
롯데지주
출판사리뷰
재계의 마지막 거인을 기억하다
올해는 2020년 1월 별세한 롯데그룹 창업주 신격호 명예회장의 탄생 100주년이다. 신격호 회장은 이병철 삼성 회장, 정주영 현대 회장 등과 함께 대기업 창업 1세대로서 롯데를 200여 개 계열사를 거느린 대기업으로 성장시키며 대한민국 경제의 근간을 세운 인물이지만, 그가 일구어 낸 업적에 비해 개인적 면모가 상대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기업인이기도 하다. 신격호 회장 자신이 ‘기업인은 경영만 잘하면 된다’며 남들 앞에 나서지 않은 경영철학을 가졌거니와,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활동하다 보니 여타 국내 대기업 총수에 비해 대중 노출 빈도가 낮을 수밖에 없었다.
이 책은 이렇게 대한민국 경제발전사의 조용한 거인이라 할 수 있는 신격호 회장의 철학과 기억을 좀더 체계적으로 다음 세대에 전달해야 한다는 믿음하에 만들어진 최초의 신격호 회고록으로, 신격호 회장이 생전에 회고한 기록을 기본 뼈대로 삼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여러 롯데 원로 기업인들의 글과 인터뷰로 세부를 더해 완성되었다. 이를 통해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신격호 회장의 개인적 삶에 한 걸음 다가감과 함께, 롯데의 발전사와 궤를 같이한 대한민국의 경제발전사를 함께 되돌아볼 수 있을 것이다.
혈혈단신 일본으로 건너간 시골 청년
1921년 경남 울주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나 울산농업실수학교를 졸업하고 목양(牧羊) 지도기술원으로 일하던 청년 신격호는 보다 큰 세상에서 꿈을 펼쳐 보고자 1941년 혈혈단신으로 부관연락선을 타고 일본으로 건너갔다. 이 책 전반에 그려진 청년 시절 신격호 회장의 일본에서의 성장 과정은 우리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로, 가진 것 없는 젊은이가 외국 땅에서 편견을 이겨내고 성공을 이루어 나가는 과정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우유배달, 트럭기사 조수 등 온갖 궂은일을 하며 와세다고등공학교를 졸업한 신격호 회장은 화공제품을 제작하는 작은 사업을 시작한다. 그 과정에는 신격호 회장의 인물됨을 알아본 이들의 도움도 있었으며, 2차 세계대전 기간에 어렵게 일군 공장과 제품이 폭격으로 두 번이나 완전히 소실되는 시련도 있었다. 이후 신격호 회장은 화장품 사업 등을 거쳐 1948년 롯데제과를 설립한다. 껌이라는 단일 품목으로 사업을 시작한 롯데제과는 초콜릿, 캔디 등으로 하나하나 분야를 확대하며 불과 20여 년 만에 일본 굴지의 종합제과업체로 우뚝 선다.
젊은 사업가 신격호, 고국으로 향하다
1965년, 한일 수교가 이루어지자 일본에서 떠오르던 젊은 사업가 신격호의 눈은 고국 대한민국을 향했다. 1인당 GDP가 약 300달러에 불과했던 대한민국의 현실에 눈을 돌려, 고국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시작한 것이다. 마침 한국 정부로부터 고국 진출 제안도 받은 터라, 신격호 회장은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수립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정부로부터 근대화의 상징이라 할 제철업 진출을 제안받고 구체적인 사업준비에 들어갔지만, 공공성이 강한 제철업은 정부 주도로 추진하기로 계획이 변경되며 아쉽게 물러서고 만다. 이때 거액을 들여 준비한 제철 관련 자료는 그 대신 제철업을 준비하던 포항제철 박태준에게 조건 없이 제공한다.
이후 계획을 변경하여 롯데제과로 국내에 첫 진출한 신격호 회장에게 박정희 대통령은 유서 깊은 반도호텔 자리에 새로운 호텔을 지을 것을 제안하였다. 성공을 장담하기 어려운 큰 모험이었으나, 신격호 회장은 고민 끝에 한술 더 떠 세계적 호텔 건립 이상의 목표를 세운다. 300~400실 규모면 일류호텔 소리를 듣던 1970년대 초에 40층, 1천 실 규모의 호텔에 더해 백화점과 오피스타운까지 동시에 건설하는 전무후무한 복합개발을 구상한 것이다.
신격호 회장의 꿈의 정점, 롯데월드타워
소공동 롯데타운, 잠실 롯데월드, 그리고 롯데월드타워는 ‘가족 모두가 함께 즐겁게 지낼 행복한 공간’을 꿈꾼 신격호 회장 특유의 복합개발 방식과 규모를 잘 보여 준다. 서울 시내에서도 3~4층 이상의 빌딩을 찾아보기 힘들었던 1970년대, 소공동 롯데호텔과 롯데백화점의 규모는 지금으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것이었다. 이러한 복합개발 방식은 잠실 롯데월드에서 그 정점을 이뤄, 테마파크와 호텔, 백화점, 쇼핑몰의 복합개발이라는 유례없는 시도가 이루어졌다. 더 나아가 신격호 회장은 불가능한 일이라는 모두의 반대를 무릅쓰고 오늘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가 된 123층 롯데월드타워를 만들어 내었다.
이 책 후반부에는 잠실 롯데월드와 롯데월드타워의 기획?디자인에서 공사까지의 과정이 소개되어 있어, 숨 가쁘게 진행된 각 과정들을 손에 잡힐 듯 추적할 수 있다. 특히 롯데월드타워의 경우 1980년대부터 20여 년에 걸쳐 변화해 온 디자인 안들도 소개하여, 신격호 회장이 롯데월드타워에 어떠한 꿈을 품었으며, 이를 성취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이들의 노력이 들어갔는지를 생생하게 보여 준다.
인간 신격호의 일화들
이 책의 주를 이루는 것은 ‘롯데그룹 창업주 신격호’ 이야기이지만, 총 8개로 이루어진 각 장 끝에는 ‘인간 신격호’를 좀더 이해할 수 있는 개인적 일화들이 들어 있다. 댐 건설로 수몰된 고향 마을 이야기, 바둑기사 조치훈이나 프로복서 홍수환을 후원한 사연, 롯데자이언츠 야구단 창단을 둘러싼 비화 등 흥미로운 일화들이 이어지는데, 그 근본을 이루는 정서는 신격호 회장이 가졌던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이다. 가족을 떠나 일본에서 사업을 꾸려 나간 신격호 회장은 고국 출신의 스포츠인, 문화인 등을 지원하고 교류함으로써 고국에 대한 그리움을 다소나마 해소할 수 있었을 것이다.
사실 신격호 회장은 일본에서 성공한 한국인으로서는 보기 드물게 귀화하지 않고 끝까지 대한민국 국적을 유지했다. 그로 인해 일본에서 사업을 하며 겪은 고난이나 불리함은 이루 말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신격호 회장은 “본명: 신격호, 국적: 대한민국”이라고 뚜렷이 새겨진 주민등록을 끝까지 유지했고, 대한민국의 기업인으로서 기억되기를 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