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기적을 부르는 식당으로 초대합니다
100만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오리지널 힐링 소설
어느 조용한 산골 마을, 작은 식당에 모여든 평범한 사람들에게 일어난 기적 같은 이야기를 그린 소설 『달팽이 식당』이 새로운 번역과 디자인으로 돌아왔다. 이 소설은 특유의 맑고 깊은 시선으로 상처를 극복함으로써 성장하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그린 따뜻한 작품들을 발표하며, 전 세계에 수많은 열성 팬을 가지고 있는 ‘일본 힐링 소설의 원조’ 오가와 이토의 장편 데뷔작이자 대표작으로 꼽힌다. 2008년 일본에서 발표된 후 한국어, 영어, 중국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이탈리아어, 베트남어 등으로 번역 출간돼 누적 100만 부 이상 발행하는 대기록을 세웠다. 이후 이탈리아의 프레미오 반카렐라, 프랑스의 외제니 브라지에 등 유럽의 유력 문학상을 휩쓸며 평단의 극찬 세례를 받는 한편 동명의 영화로도 제작돼 큰 인기를 끌었다.
작가는 『달팽이 식당』의 주인공 링고와 저마다의 내밀한 상처를 지닌 손님들의 사연을 통해 시련을 딛고 삶을 긍정하며 계속 살아나가는 법에 대해 들려준다. 식당 이름에는 인생이 일순간 무너져 내리는 듯한 절망을 경험하고서도 ‘달팽이처럼 내 삶의 무게를 오롯이 짊어지고서 천천히 앞으로 나아가겠다’는 주인공의 다부진 결심과 의지가 담겨 있다. 과거의 아픔 혹은 외로움과 마주할 용기가 필요한 사람, 일상에 지친 마음을 잠시라도 행복한 기운으로 감싸 줄 이야기를 찾는 독자라면, 이 책을 펼치는 순간 달팽이 식당의 상냥한 치유 마법이 반짝이기 시작할 것이다. 이번 개정판에는 새로운 단편 『초코문』도 함께 실렸다. ‘달팽이 식당의 요리를 먹으면 사랑과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소문을 듣고 찾아온 특별한 커플의 이야기가 또 다른 재미와 감동을 선사한다.
목차
저자의 말
달팽이 식당
초코문
옮긴이의 말
저자
오가와 이토 (지은이), 권남희 (옮긴이)
출판사리뷰
★ 전 세계 9개 언어로 번역 출간된 밀리언셀러
★ ‘일본 힐링 소설의 원조’ 오가와 이토의 눈부신 데뷔작
“이 소설을 번역하는 동안 참 행복했다.
그 행복이 고스란히 독자 여러분에게도 전해지면 좋겠다.”
― 권남희(번역가)
소설은 주인공 ‘링고’가 어느 날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돌아와 텅 빈 집과 맞닥뜨리면서부터 시작된다. 행복한 미래를 꿈꾸며 같이 살던 연인이 전 재산과 가재도구까지 몽땅 싸 들고 사라져 버렸다. 충격이 너무 컸던 탓인지 갑자기 목소리마저 나오지 않는다. 별안간 실어증 환자, 빈털터리 외톨이가 돼 버린 링고는 할 수 없이 십 년 전 스스로 달아나듯 떠나 온 고향에 돌아간다. “나는 대부분의 사람과 생물을 사랑할 수 있다. 그러나 단 한 사람, 엄마만큼은 도저히 진심으로 좋아할 수가 없었다(p173)”고 표현할 만큼 어릴 때부터 사이가 좋지 않았던 엄마가 딸보다 더 애지중지하는 돼지 한 마리와 함께 살고 있는, 상처뿐인 어린 시절의 기억이 밀푀유처럼 겹겹이 쌓여 있는 곳으로. 무슨 일을 해서 이 난국을 타개할까 고민하던 링고는 일생일대의 각오를 하고 엄마의 집 창고를 빌려 작은 식당을 열기로 한다. 요리라면 잘할 수 있다. 그것만큼은 자신 있다.
나는 지금부터 천천히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세상에서 단 하나밖에 없는 이곳,
달팽이 식당의 주방에서.
‘내 가게’를 갖는 것은 링고의 오랜 꿈. 가재도구도, 조리 기구도, 돈도, 갖고 있던 것은 모두 잃어버렸지만 아직 남아 있는 게 있다. 솜씨 좋은 외할머니에게 물려받은 귀중한 레시피들과 다양한 음식점에서 일하며 쌓은 경험이 링고의 몸에, 피와 살과 손톱 사이에 나이테처럼 남아 있다. 조용한 산골 마을의 요리사가 되기로 결심한 링고는 달팽이 식당과 함께 삶을 재건할 의지를 불태운다. 달팽이처럼 느리지만 자기만의 속도로, 이번에는 오롯이 혼자 힘으로. 남자 친구의 배신으로 그동안 노력해 쌓은 모든 걸 잃어버린 상처는 헤아릴 수 없이 컸지만, 링고는 그 일을 계기로 인생이 크게 한 걸음 전진했음을 깨닫는다. 그리고 부지런히 식당 오픈을 준비하며 새로운 희망을 그려나간다.
“여전히 나는 하루에 한 번 엘메스의 똥을 밟는다. 밤송이가 머리 위에 떨어지는 일도 있고, 길가의 돌멩이에 걸려 넘어질 뻔한 때도 있다. 그래도 도시에 살던 시절보다는 작은 행복을 만나는 순간이 훨씬 많다. 길가에 뒤집어진 공벌레를 구해 주는 것이 행복했다. 닭이 갓 낳은 계란을 뺨에 대고 온기를 느끼는 것도, 아침 이슬에 젖은 풀잎의 다이아몬드보다 예쁜 물방울을 발견하는 것도, 대나무 숲 입구에서 발견한 레이스 컵 받침처럼 아름다운 비단그물버섯을 겨된장에 넣어 먹는 것도. 내게는 이 모든 것이 신의 뺨에 감사 키스를 보내고 싶은 사건들이었다(p80).”
이름은 ‘달팽이 식당’. 정해진 메뉴는 없고 손님은 하루 한 팀만 받기로 한다. 사전 조사를 철저히 해서 손님의 성격과 사연에 딱 맞는 요리를 내놓는 것이 원칙이다. 먹는 이의 마음을 생각하며 온 정성을 다해 요리하는 덕분일까. “달팽이 식당의 요리를 먹으면 사랑과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소문이 퍼지기 시작한다. 죽은 남편을 잊지 못해 수십 년째 상복 차림으로 슬픔에 잠겨 지내는 할머니, 거식증에 걸린 토끼를 구하려는 소녀, 은밀한 사랑의 도피처를 찾아온 커플, 가출한 아르헨티나인 아내와 딸을 그리워하는 구마 씨까지……. 저마다 다양한 사연을 품고 찾아온 손님들은 마법을 부린 듯 신비한 힘을 발휘하는 링고의 요리를 먹고 새로 태어난 듯 벅찬 마음으로 달팽이 식당의 문을 나선다. 그리고 기적 같은 일들이 벌어진다. 누군가는 영원할 것 같던 고독에서 벗어나고, 누군가는 다신 볼 수 없을 것 같던 사람과 재회하고, 누군가는 두 번 찾아오지 않을 것 같은 사랑을 이룬다. ‘살아 있음’의 행복을 맛있는 음식으로 깨닫게 해 주는 곳, 이런 식당이 과연 존재한다면 어떤 소원을 빌어야 할까? “내게 요리란 기도 그 자체(p.245)”라며 링고가 정성을 쏟아 만들어 내는 음식들은 작가 특유의 섬세한 묘사를 통해 오감을 자극하며 독자를 기분 좋은 상상 속으로 이끈다.
아무도 모르는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오가와 이토가 보내는 따스한 힐링 메시지
『달팽이 식당』은 오가와 이토를 세계적인 작가로 거듭나게 한 대표작이자 장편 데뷔작이다. 작가는 대학을 졸업한 뒤 십 년 가까이 습작에 매진했다고 한다. 여기저기 공모전에 응모해 봐도 그럴듯한 성과가 없자,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도전해 보고 안 되면 그만둘 각오로 혼을 담아 쓴 소설이 바로 『달팽이 식당』이었다. 『달팽이 식당』은 나오자마자 베스트셀러가 됐다. 세계 여러 나라에 번역 출간되고 이탈리아와 프랑스에서는 문학상을 받기도 했다. 독자들의 끝없는 요청으로 이뤄진 12년 만의 국내 재출간을 기념하며 쓴 서문에서 오가와 이토는 한국 독자들을 향한 각별한 애정을 이렇게 표했다. “그동안 많은 작품을 발표할 기회가 있었고 대부분 한국어로 번역됐습니다. 제게는 정말로 기쁘고 자랑스러운 일입니다. 그리고 제 원점이라고도 할 수 있는 『달팽이 식당』이 한국에서 재출간돼 새로운 독자들을 만난다니 기쁩니다(p.5).” 『달팽이 식당』은 오가와 이토 표 위로를 사랑하는 팬이라면 놓쳐선 안 될 필독서다. 작가 자신이 계속된 시련 속에서도 포기할 수 없는 희망으로 써 내려간 이야기이기 때문일까. 녹록지 않은 현실의 무게를 짊어진 고단한 마음을 어루만지듯 따스하고 다정한 문장들에 어느 순간 울컥 눈시울이 붉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