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세계 최대 출판 만화 축제 ‘앙굴렘 국제만화페스티벌’ 공식 선정작
-초등교사 김여진, 고등교사 왕지윤 추천! 교사들이 먼저 읽고 추천하는 그래픽노블
주니어RHK 그래픽노블 시리즈 ‘팡 그래픽노블’의 다섯 번째 작품이자 〈TULiPE 튤립〉 시리즈의 두 번째 이야기 《튤립의 여행》이 출간되었다. 〈TULiPE 튤립〉 시리즈는 2017년 세계 최대 출판 만화 축제인 앙굴렘 국제만화페스티벌 공식 선정작에 이름을 올린 뒤 후속 권이 출간될 때마다 공식 선정작에 뽑힐 만큼 전문가들과 독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는 작품이다. 국내에서도 전작 《튤립의 날들》을 만난 독자들은 ‘신선하다, 독특하다, 청소년 자녀와 같이 읽기 좋다, 어른들의 마음까지 울린다’ 등의 호평을 쏟아 내며 후속 권을 향한 기대를 높였다.
《튤립의 여행》에서는 곰 ‘튤립’의 작은 세계 안에 정체를 알 수 없는 ‘알’이 등장하면서 ‘나’에서 ‘우리’, 그리고 ‘세계’로 옮아 가며 보다 확장된 철학 관념을 ‘여행’에 빗대어 이야기한다. 탄생으로부터 시작된 삶이라는 긴 여정에서 마주치게 되는 희로애락을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인간미 넘치는 동물 캐릭터들이 티키타카 주고받는 위트 있는 대사들, 대사 하나하나에 촘촘히 엮어 낸 철학적 사유들을 맛보며 ‘다정하게 철학적이고 기분 좋게 부조리한 튤립의 세계’를 유영해 보자.
저자
소피 게리브 (지은이), 정혜경 (옮긴이)
출판사리뷰
“그러던 어느 날 내가 알을 하나 품었지.”
_‘나’에서 ‘우리’까지, 삶의 여정이 담긴 한 편의 대서사시
그토록 여행을 바라지만 늘 제자리인 게 불만인 뱀 크로커스. 크로커스에게 알은 그저 식욕을 채워 주는 맛있는 먹이일 뿐이었다. 하지만 어느 날 여자 친구 미모사가 알 하나를 건네며 “너의 알이야.”라고 말한 순간 크로커스에게 이 알은 더는 먹이가 아닌, 품어야 할 존재가 된다. ‘나’ 혼자가 아닌 ‘우리’가 될 여정을 기대하면서. 그리고 자신은 그 누구의 것도 아니라며 세상에 나오길 꺼리던 알은 마침내 튤립과 친구들의 기대 속에서 부화할 준비를 마친다.
한때는 우리가 중요하다고 믿었던 적도 있어.
세상에는 어떤 의미가 있고
우리에겐 저마다 역할이 있는 거라고.
그러던 어느 날 내가 알을 하나 품었지.
_《튤립의 여행》 중에서
바이올렛은 다른 철새들을 따라 이동하는 것은 거부하면서 튤립이 만들어 준 로켓을 타고 태양을 만나러 먼 길을 떠나고, 움직일 수 없는 게 늘 불만이었던 조약돌은 잠시나마 까마귀에 들려 오랜 꿈이었던 하늘을 나는 경험을 한다. 튤립은 여전히 사랑하는 나무를 맴돌며 삶을 여행한다. ‘나’라는 존재로부터 시작된 더 넓고 깊은 사유의 세계로 ‘여행’을 떠나는 튤립과 친구들. 이 책의 제목이 《튤립의 여행》인 까닭이다.
“뭔가가 눈에 보인다는 건 그것이 이미 오래전부터 시작되었다는 뜻이지.”
_우리 삶에 쉼표가 되어 줄 위로와 응원, 유머와 풍자, 통찰력으로 가득한 그래픽노블
열심히 사는 것이 과연 좋은 삶일까? 사랑의 반대는 증오일까? 걱정만 하며 사는 건 바보 같은 짓일까? 눈에 보이는 게 다일까? 항상 뒤처지고 못생긴 나라도 괜찮을까? 왜 남들은 나를 그대로의 나로 여겨 주지 않을까? 나는 왜 이따금 우울할까? 누구나 한 번쯤 품어 본 이 물음에 튤립과 친구들은 때로는 잔인할 정도로 매몰차게, 때로는 따듯하고 다정하게, 때로는 과감하고 솔직하게 답해 준다. ‘아무것도 하지 않기 위해 애쓰는 것마저 하지 않는 것’이 새해 결심이라며 나무에 기대 있는 튤립을 보고 있자면 나도 모르게 피식 웃음을 짓게 된다.
삶이라는 긴 여정에 결코 만족스러운 답은 없지만 〈TULiPE 튤립〉 시리즈에는 단순한 듯 보여도 결코 단순하지 않은 통찰력이, 지나치기 쉬운 것들을 붙드는 힘이 고스란히 녹아들어 있다. 머리를 탁 치게 만드는 유머와 풍자, 가슴을 울리는 위로와 응원이 가득하다. 숱한 고민 속에서 허우적대기 시작하는 십 대부터 해결되지 않는 문제들의 답을 찾으려 애쓰는 모든 어른 모두에게 쉼표가 되어 줄 미더운 그래픽노블이다.
길가에 핀 꽃들도, 돌 하나도 ‘철학’이다!
_16컷에 촘촘히 담겨 있는 철학의 ‘단짠’ 매력 속으로
튤립, 바이올렛, 크로커스, 미모사, 나르시스, 코스모스, 달리아, 아이리스, 로즈, 재스민, 카퓌신……. 작품에 등장하는 동물들은 하나같이 꽃 이름을 가지고 있다.(나무는 ‘나무’, 조약돌은 ‘조약돌’, 알은 그저 ‘알’일 뿐이지만.) 아름다운 꽃 이름을 가진 동물들에게서 우리는 꽃처럼 아름답지만 조금은 서툴고 연약한 존재, ‘인간’의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갈등, 상실, 외로움, 질투, 상처, 부조리, 좌절, 불안, 우울, 공포, 슬픔과 같은 인간의 취약한 부분을 그대로 닮아 있는, 그럼에도 후회 없이 사랑하고 눈앞에 놓인 상황들에 관해 치열하게 고민하는 동물들을 보고 있자면 마치 우리가 발 딛고 사는 현실 세계를 축소해 놓은 것만 같다.
그저 스쳐 지날지도 모르는 꽃들과 무심히 발에 차이는 조약돌, 그리고 우리를 닮은 동물들의 입을 빌려 완성해 낸 작가만의 통통 튀는 위트와 예리한 관찰력 덕분에 다가가기 어려웠던 ‘철학’이 가깝고 만만하게 느껴진다. 목 넘김이 달달한 에피소드부터 짭짭해서 자꾸만 곱씹게 되는 에피소드까지, 16칸 프레임 안에 버무려진 철학의 ‘단짠’ 매력을 즐겁게 음미해 보자.
‘곰돌이 푸’와 ‘스누피’의 계보를 잇는 무해하고 사랑스러운 캐릭터의 탄생
_앙굴렘이 주목한 작가 소피 게리브의 만화 세계
독자들을 맨 먼저 책으로 끌어당기는 것은 다름 아닌 귀엽고 사랑스럽고 무해한 캐릭터이다. ‘곰돌이 푸’와 ‘스누피’의 계보를 잇는 동물 캐릭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터. 실제로 찰스 슐츠의 코믹 스트립 〈피너츠〉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밝힌 소피 게리브는 부드러우면서도 생생한 컬러와 간결한 먹 라인, 여기에 일본 판화 기법에서 영감을 받아 가느다란 펜 선으로 마치 목판을 긁어낸 것 같은 질감 표현 방식을 더해 개성 있고 특색 있는 화풍을 선보인다. 16컷이라는 제한된 프레임 안에 군더더기 없이 이야기를 담아낸 작가의 탄탄한 구성력과 만화적 상상력은 매 장면에 활기를 불어넣으며 그래픽노블만의 묘미를 만끽하게 한다. 〈TULiPE 튤립〉 시리즈의 프리퀄 《세 친구 클럽》으로 앙굴렘 국제만화페스티벌 어린이만화 부문 대상을 수상한 데 이어, 다채로운 주제를 이야기하는 스핀오프 작품을 선보이며 자신의 만화 세계를 계속해서 확장해 나가고 있는 소피 게리브. 앙굴렘이 주목한 작가의 작품 세계와 다음 행보가 기대되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