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여기는 우주, 지상의 여러분과 감동을 나누고 싶습니다”
만화 『우주형제』 실제 인물의 우주 체류기
이정모(국립과천과학관 관장), 이명현(천문학자), 갈로아(웹툰 작가, 『오디세이』 저자) 추천!
인류의 미래를 위해 먼저 애쓰는 사람,
알고 보면 평범한 이웃 우주비행사의 일과 마음
2020년 11월 17일, 지구 400km 위 국제우주정거장(ISS)에 4명의 우주비행사를 태운 우주선 ‘크루 드래건 리질리언스호’가 도킹했다.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세계 최초로 민간 유인우주선을 지구궤도에 보낸 역사적인 날이었다. 우주선 이름인 ‘리질리언스(resilience, 회복력)’에는 코로나바이러스로 물든 지구의 회복을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리질리언스호 우주비행사 4인은 ISS에서 166일간 임무를 수행해 당시 미국 유인 우주탐사 최장기간을 기록했다. 그런데 그 이면에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가 있다. 인류 최초로 우주선 밖 우주 공간에서 브이로그를 찍은 유튜버, 우주에서 기네스 세계 기록 인증서를 받은 사람, 우주에서 바질을 키워낸 우주비행사가 그 주인공이다. 이 모든 일을 해낸 우주비행사 노구치 소이치(전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 소속)는 리질리언스호의 유일 아시아 우주비행사로, 우주 비행을 세 번 달성한 베테랑 미션 스페셜리스트로서 임무를 이끌며 유쾌한 모습으로 우주 생활을 즐겼다. 우주를 소재로 한 인기 만화 『우주형제』 주인공의 실제 모델이기도 한 그는 우주인의 비범한 생활, 지구에서 벗어나고 나서야 비로소 얻은 깨달음, 그리고 보통의 인간으로서 느끼는 공감 어린 이야기들을 이번 신간(국내 첫 출간작)에서 처음 고백한다. NASA 공식 자료에도 없는 우주비행사의 ‘가장 인간적인 우주 체류 기록’을 접할 기회다.
전 세계가 우주로 향하는 지금, 민간 주도로 우주개발이 이루어지는 현 ‘뉴스페이스 시대’에는 스페이스X를 비롯한 우주 기업들이 민간 우주여행을 현실화해 나가고, 미국 및 각국이 힘을 합쳐 50여 년 만의 유인 달 착륙과 새로운 우주정거장 건설을 목표로 하는 아르테미스 계획이 진행 중이다. 우리나라 또한 2023년 상반기에 독자 발사체 누리호의 3차 발사가 예정되어 있고, 올해부터 달 탐사선 다누리호도 본격적으로 임무를 수행하며 훗날 우주 탐사를 위한 포석을 닦는다. 저자는 세계가 우주를 무대 삼을 가까운 미래엔 연결과 공감, 그리고 ‘함께’의 힘이 더욱 필요하다고 말한다. 몸은 떨어져 있지만 늘 지구와 연결되어 있다고 느끼며 사람들과 소통해 온 그의 메시지에서는 그만큼 공감과 연결의 인류애가 느껴진다. 이제 지구인 동료로서 보내는, 우주비행사 노구치 소이치의 다정한 교신을 받아볼 차례다.
목차
추천의 글
프롤로그. 오늘도 무사히, 임무 완료
첫 번째 교신. 나는 경력직 우주비행사
우주에서 일하는 텔레워커
선외 임무, 공포의 지평선으로
지구의 사람들과 소통하기
우주에서도 ‘워라밸’이 소중하다
신입 우주비행사에게 꼭 필요한 것
두 번째 교신. 오늘도 평화로운 국제우주정거장
일곱 명의 우주 동료들
동료와의 적당한 거리
고등어 통조림과 세탁 불가 옷
우주 유튜버, 데뷔하다
우주 식물 집사의 힐링
세 번째 교신. 우주비행사도 중력이 그립다
위-데이 신드롬이 무서운 이유
우주비행사를 돕는 사람들
불안과 완벽주의에서 벗어나기
무중력 공간에서 명상을 한다면
네 번째 교신. 이미 도착한 미래, 민간 우주여행
민간인이 우주를 비행한 날
스페이스X가 불러온 우주 혁명
우주왕복선과 소유스, 그땐 그랬지
우주 관광 시대를 맞이하는 자세
다섯 번째 교신. 우주에서 돌아온 자, 아무도 그를 모른다
지구로의 귀환 그리고 고민
번아웃 증후군을 마주하다
은퇴 후를 생각하며 현재를 살기
에필로그. 미래의 우주여행자에게
독자 여러분께
참고 문헌
저자
노구치 소이치 (지은이), 지소연 (옮긴이)
출판사리뷰
지구에서 가장 멀리 사는 지구인,
우주비행사의 특별한 임무와 친근한 일상
우주비행사는 우주에서 무슨 일을 할까? 2005년 미국의 우주왕복선(스페이스 셔틀), 2009년 러시아의 소유스, 그리고 2020년 민간기업 스페이스X의 크루 드래건까지 탑승해 유인 우주 비행의 역사를 몸소 경험한 산증인 노구치 소이치의 바쁜 하루를 들여다보자. 기상은 평일 아침 6시. 분 단위로 짜인 과학 실험을 해내고, 우주정거장 점검도 하고, 지상에서 주는 미션도 수행한다. 무중력으로 인한 근력 저하를 막기 위해 하루 150분 운동도 필수다. 또 실험 모듈에서 식물도 키우고, 남는 시간엔 유튜브에 우주 활동 영상도 업로드한다. 우주선처럼 폐쇄적인 공간에 오래 있다 보면 패닉에 빠질 수 있으므로 명상 시간도 필요하다. 말하자면 우주비행사는 우리와 물리법칙이 다른 환경에서 일하는 만능 직장인이자 멘탈 관리의 일인자다. SF영화에서 보던 우주선 공간이 눈앞에 펼쳐지는 듯한 생생한 묘사와 더불어 우주비행사가 어려운 임무를 해결해 나가는 모습까지, 『우주에서 전합니다, 당신의 동료로부터』는 현실적인 우주 체류 리포트인 동시에 지구의 삶이 어려울 때 펼쳐볼 지침서가 되어준다.
비범한 영웅과 보통의 인간 사이,
지금껏 몰랐던 ‘사람’ 우주비행사의 발견
“장갑에 상처가 난 것 같다.” 우주선 밖 우주 공간에서 임무를 하던 중 노구치는 동료에게서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듣는다. 장갑에 깊은 상처가 나면 우주복 안의 공기가 새고, 산소가 부족해져 목숨도 위험해진다. 우주에 세 번째 체류하는 그에게도 공포스러운 순간이었다. 이렇듯 인류의 미래를 위한다는 소명으로 미션에 임하는 베테랑 우주비행사에게도 고충은 여전히 존재한다. 고된 훈련, 과로하기 쉬운 환경, 우주선의 폐쇄적 공간, 자칫 목숨이 위험할 수 있다는 두려움, 인간관계, 귀환 후 재활 기간이 따로 필요할 정도의 후유증, 은퇴 후 걱정 등 완벽한 줄로만 알았던 우주비행사의 삶이 한층 인간적으로 다가온다. 책 속에는 실제로 2022년 6월 현역 우주비행사에서 은퇴한 저자가 은퇴 전 ‘당사자 연구’를 통해 자신의 내면을 성찰했던 과정이 담겼다. 이처럼 ‘우주 덕후’마저 지금껏 들어본 적 없는 ‘사람’ 우주비행사의 이야기가 책 곳곳에 녹아 있다.
한 사람의 세계가 우주와 맞닿는 모습을 보면
우리가 내딛는 한 걸음의 힘을 믿고 싶어진다
『우주에서 전합니다, 당신의 동료로부터』의 본문 속에 등장하는 이야기 중 만화 《우주형제》의 에피소드에 나와 더 유명해진 ‘우주 개미’ 스토리가 있다. 이야기는 ‘1차원 개미’에서 시작한다. 길을 지나가던 1차원 개미들 앞에 돌멩이가 떨어졌다. 그러자 개미들은 돌멩이 옆으로 돌아서 전진했다. 이들은 ‘2차원 개미’가 되었다. 그다음엔 벽이 앞을 가로막았다. 모두 말렸지만 극히 일부 개미가 벽을 올라 넘어섰다. ‘3차원 개미’의 등장이었다. 어떤 문제에 부딪혀도 우주에 가기 위해 새로운 답을 만들어 가는 사람들을 빗댄 이야기다. 《우주형제》의 주인공처럼 우주를 위해 달려온 저자는 말한다. “우주를 향한 도전은 사람들의 마음을 미래로 향하게 하고, 어려운 목표에 도전하는 모습을 통해 ‘희망’을 내일로 이어간다.”
두 번째 비행 후 찾아온 번아웃을 극복하고 50대의 나이에 다시 우주로 향한 노구치 소이치를 보며 우리는 한 사람의 세계와 무한한 우주가 맞닿는 지점을 보게 된다. 인류는 수많은 난관에도 불구하고 왜 우주로 향할까? 어쩌면 우리에게는 알 수 없는 영역을 탐사하며 자신의 내면을 찾으려는 본능이 있는지도 모른다. 저자가 우주에서 깨닫고 또 지구에 전하고 싶었던 것은 우주비행사의 생활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을 알아가고, 다른 사람을 존중하며, 앞을 바라볼 희망을 얻는 과정이었다. 이 책을 통해 우주비행사의 세계와 가까워진다면, 우주비행사가 미지의 세상에 내딛는 발걸음만큼 우리 자신이 내딛는 한 걸음의 힘 또한 믿고 싶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