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생존하고 싶은 자, 붉은 깃발을 펼쳐라!”
기록되지 않은 섬에 묻혀 있던 기록!
대만 헝춘반도에 흩어져 있던 역사의 파편을 하나로 꿰다
* 대만 문학금전상 수상 작품!
* 대만 넷플릭스 시청률 1위, 2021년 가장 사랑받은 드라마 [스카루] 원작 소설!
* 과거와 현재를 촘촘히 연결하고, 시간과 공간을 빈틈없이 채운 대하극
타이베이 국제도서전에서 대상 최종 후보에 선정되었던 역사 소설가 첸야오창이 19세기 대격변기의 헝춘반도를 조명한 이야기. 대만 문학금전상을 수상한 이 작품은 역사에서 잊힌 1867년 3월, ‘아름다운 섬, 포르모사’로 우리를 안내한다. 그리고 그날 폭풍우를 만난 미국 상선 로버호가 좌초한다. 간신히 살아남은 선원들이 해변에 상륙하지만 끔찍한 비극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바로 사람의 머리를 베고 식인을 하는, ‘생번’이라고 불리던 원주민들을 맞닥뜨린 것이다.
일명 ‘로버호 사건’으로 언급되던 비극이 파편으로 묻혀 있던 이야기들을 발굴하도록 단서를 제공했다. 첸야오창은 이 이야기들을 정교하게 조립해 한 편의 거대한 대하극으로 재탄생시켰다. 다양한 부족으로 나뉜 생번과 포르모사를 손에 넣으려는 서양인들, 줄곧 이 섬을 ‘나라의 밖, 교화가 미치지 못하는 곳’으로 여기던 청나라 관리들, 생번의 땅을 뺏는 한족 이주민들이 서로 충돌하고 전쟁하고 상처를 입히며, 마침내 용서하고 평화 조약을 맺기까지의 과정에서 근대 대만의 운명을 뒤흔든 사건과 인물들을 마치 눈앞에서 움직이듯 생명력 넘치는 모습으로 묘사했다.
포르모사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애증으로 얽힌 역사가 시대를 초월한 감정적 유대를 불러일으키고, 그때 그 현장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듯한 흡입력을 갖춘 스토리 덕분에 이 책을 원작으로 제작한 드라마 [스카루(SEQALU)]가 2021년 대만 넷플릭스에서 시청률 1위를 기록했을 정도다.
첸야오창은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 앞에서 생명 공동체이자 운명 공동체로 묶인 사람들이 견뎌내는 평범하지만 주체적인 삶을 결정적인 순간들로 포착해냈다. 시대와 공간을 뛰어넘어 자신이 살아가는 땅에 대한 역사 의식을 갖추고, 공존·공생하는 미래를 함께 그려나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다시 한번 반추할 때다.
목차
추천 서문 1_이야기로 엮은 다채로운 역사관
추천 서문 2_잃어버린 연결 고리를 찾아서
추천 서문 3_경계의 밖·교화(敎化)가 미치지 못하는 곳·나라의 밖
프롤로그
1부 발단(發端)
2부 로버호(The Rover)
3부 통령포(統領?)
4부 저로속(??束)
5부 낭교(瑯嶠)
6부 봉산구성(鳳山舊城)
7부 출병(出兵)
8부 괴뢰산(傀儡山)
9부 관음정(觀音亭)
10부 대단원(大團圓)
에필로그 1_이 책을 쓰게 된 동기
에필로그 2_소설·역사적 사실과 고증
저자
첸야오창 (지은이), 차혜정 (옮긴이)
출판사리뷰
대만의 운명을 송두리째 바꾸고,
수백만 섬 주민의 운명을 바꿨으며,
동아시아의 형세를 바꾼 1867년
섬에 상륙한 선원들의 죽음으로 시작된 역사의 나비효과
역사 속에서 자신을 찾을 것인가, 아니면 개인에서 출발하여 역사를 이해할 것인가? 『포르모사 1867』은 한 개인은 역사라는 거대한 흐름에서 표류하는 입자로 끝나지 않으며, 역시 흐름에 떠밀리다 사라지는 존재는 더욱 아니라는 점을 상기시킨다.
1867년 발생한 로버호 사건은 1895년부터 시작된 50여 년에 달하는 일제 강점기를 불러왔고, 1945년 일본에 원자폭탄이 떨어질 때까지 근대 동아시아의 역사를 요동치게 만들었다. 로버호 선원들의 죽음은 나비의 첫 번째 날갯짓이 되었다. 그들의 죽음은 훗날 자신들을 살해한 원주민들의 운명을 뒤바꾸고, 대만의 수백만 주민의 운명을 흔들고, 동아시아의 운명마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이끈 뒤 비로소 날갯짓을 멈추었다. 이 과정에서 삶과 미래를 걱정하는 인물이 우연히 내린 선택들이 역사라는 흐름에 거센 폭풍을 불러일으켰다. 마치 나비효과처럼 말이다.
이 책은 대만에서 살아 숨 쉬었으나 지금은 기억에서 잊히고 사라진 원주민들의 이야기를 펼쳐 보인다. 당시 대만을 찾은 서양인들이 전설적인 존재로 여기던 낭교 18부락 연맹의 총두목 탁기독, 내지에서 건너온 한족 아버지와 원주민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접매와 문걸, 대만의 총독이 되려는 야심을 품은 미국 영사 이양례, 선원 출신의 모험가로 언어 천재로 불리던 영국인 피커링 등 다양한 출신과 배경의 등장인물들이 만나 우연히 내린 선택이 켜켜이 쌓여간다. 이들의 선택이 스스로는 물론 모두의 미래와 운명, 그리고 역사를 바꾼 일대기가 되었다.
* 역사에서 잊힌 사건 1 *
1867년 200명에 달하는 열강 해병대가 대만에서 군사 행동을 전개했다. 이 국가는 미국이다. 대만 해안에서 전사한 최초의 서양 병사 또는 장수도 미국인이다. 미국은 대만 원주민인 생번에게 맥없이 당하여 돌아갔다. 만약 미군이 승리했으면 대만 남부는 1867년에 미국의 식민지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 역사에서 잊힌 사건 2 *
1867년에 대만이 최초로 외국과 국제 조약을 체결했다. 이때 대만을 대표한 사람은 괴뢰산의 생번 총두목이었다. 1850년부터 1870년까지 대만 남부를 찾은 서양인들의 기록에는 어김없이 그의 이름이 언급된다. 그는 19세기 국제 사회에서 가장 유명한 ‘포르모사 사람’으로, 그가 체결한 조약은 지금도 미국 국회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다.
1867년에 발생한 사건을 배경으로 저자는 시간과 공간, 사건, 인물을 실제 사료(史料)에서 찾아 서술하되 상상력과 추리로 빈틈을 메워 과거와 현재를 연결했다. 마지막 페이지를 덮으면 다양한 민족과 문화가 만나 융합한 용광로였던 과거의 포르모사와 현재의 대만 역사가 교차하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이 책은 격동하는 시대의 흐름에 휩쓸려 넘어졌으나 끝내 극복하고 스스로 나아갈 길을 선택하고 지켜낸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여주며 열강의 식민지로 전락한 동아시아의 근대사를 관통하고 있다. 그 시대를 살아간 이들의 노력과 분투, 무력감과 무지, 그리고 결국은 공감하고 단결하며 함께 나아가는 모습을 들여다보면서 어떤 비극을 마주하더라도 형형하게 다시 일어나는 의지와 생명력에 대한 감동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