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한글 문학사의 기적이자 축복인
김소월의 시를 다시 만나다!
1억 3,500만 원이라는 최고가에 초판본이 낙찰되고, 한국 현대문학 작품 최초로 문화재로 등재된 시집. 바로 김소월의 『진달래꽃』이다. 문학적으로도, 대중성의 측면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김소월의 시. 우리의 마음속 밑바닥을 관통하는 사랑하는 마음, 이별의 애가, 고향을 향한 향수 같은 정서를 단아하고도 유려한 시어로 길어 올린 시인의 시는 여러 세대를 거슬러오면서도 오래도록 친숙하게 우리 곁에 머물고 있다. 2019년 소월시문학상을 수상한 나태주 시인은 이런 김소월 시인을 두고 ‘내 시의 출발이 된 시인. 그러나 아직도 극복이 되지 않는 시인. 아니 앞으로도 영원히 불가능한 시인’이라며 ‘우리의 한글 시문학사에 김소월의 시가 있다는 것은 처음부터 기적이고 축복이었다’고 말한다.
새롭게 펴내는 『김소월 시집 진달래꽃』은 시인이 생애 유일하게 남긴 한 권의 시집『진달래꽃』과 문학적 스승인 김억이 시인의 사후에 엮은 『소월시초』그리고, 「개벽」 등 문예지에 발표한 시 중 시인의 대표작과 문학적 중요도를 인정받고 있는 시를 가려 엮었다. 또한 시인이 스스로 적어내린 자신의 ‘시론’ 「시혼(詩魂)」까지 수록하였다.
목차
여는 글 평생을 읽어도 다는 모르겠는 시 - 나태주(시인)
1장 그립다 말을 할까 하니 그리워
잊었던 맘 / 진달래꽃 / 님의 노래 / 못잊어 / 맘에 속의 사람 / 개여울 /그를 꿈꾼 밤 /꿈꾼 그 옛날 / 세월은 지나가고 / 맘 켱기는 날 / 눈오는 저녁 / 고적한 날 / 자나깨나 앉으나서나 / 꿈으로 오는 한사람 / 해가 산마루에 저물어도 / 바리운 몸 / 먼 후일 / 님의 말씀 / 예전에 미처 몰랐어요 / 님에게 / 가는 길 / 구름
2장 허공 중에 헤어진 이름이여
초혼 / 등불과 마주 앉았으려면 / 황촉불 / 접동새 / 담배 / 신앙 / 옛이야기 / 설움의 덩이 / 맘에 있는 말이라고 다 할까 보냐 / 바다가 변하야 뽕나무밭 된다고 / 봄비 / 불운에 우는 그대여 / 마음의 눈물 / 비단안개 / 첫치마 / 하다못해 죽어달래가 옳나 / 가을 아침에
3장 우리는 말하며 걸었어라, 바람은 부는대로
동경하는 애인 /만리성 / 개여울의 노래 / 산위에 / 꽃촉불 켜는 밤 / 님과 벗 / 밭고랑 위에서 / 합장 / 드리는 노래 / 부부 / 자주 구름 / 두 사람 / 춘향과 이도령
4장 산에는 꽃 피네 꽃이 피네
산유화 / 달맞이 / 박넝쿨 타령 / 우리집 / 바다 / 여름의 달밤 / 저녁때 / 상쾌한 아침 / 엄마야 누나야 / 제이, 엠, 에쓰 / 팔벼개 노래 / 산 / 바라건대는 우리에게 우리의 보섭대일 땅이 있었더면 / 여수旅愁 / 장별리將別里 / 삭주구성 / 닭은 꼬꾸요
5장 나는 세상 모르고 살았노라
반달 / 부모 / 흘러가는 물이라 맘이 물이면 / 나는 세상 모르고 살았노라 / 새벽 / 묵념 / 꿈2 / 나의 집 / 엄숙 / 전망 / 금잔디 / 수아樹芽 / 건강한 잠 / 귀뚜라미 / 고락 / 희망 / 사노라면 사람은 죽는 것을 / 꿈길 / 추회 / 길
저자
김소월 (지은이), 나태주
출판사리뷰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김소월
우리가 잘 몰랐던 김소월
지금까지 김소월 시인의 시를 수사하는 말은 크게 ‘민요조’, ‘한국인의 민족적 정한(情恨)’ 같은 것이었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진달래꽃」, 「초혼」 등 우리가 시인과 만나는 첫 장면은 이른바 ‘애정시’, 혹은 ‘연애시’이다. 사랑하는 마음, 그리워하는 마음 등을 절묘하게 포착해낸 언어의 절창.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다. 여기까진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시인의 모습 그대로이다. 그런데 김소월 시의 정점까지 읽어내려면 우리는 평범한 일상을 건강하고 씩씩하게 살아내려는 시, 땅에 단단히 발 디디고 서서 아픔을 끌어안은 시까지 읽어내야 한다. 그리 길지 않은 문단 활동 중에도 그가 남긴 시편들에는 이런 다양한 경계들이 생생하게 살아 있다.
신간 『김소월 시집 진달래꽃』은 이런 다양한 작품의 결을 고스란히 읽어낼 수 있도록 시편들을 고르고 색다르게 엮어냈다. 크게 그리움, 정한, 동경하는 마음, 향수, 그리고 삶을 큰 테마로 두고 이미 알고 있는 시를 다시 읽는 것이 아니라 낯설게 볼 수 있도록, 즉 새롭게 만날 수 있도록 안배했다. 여기에 김소월 시인을 자신의 문학적 근원으로 꼽는 나태주 시인의 자문을 얻어 최대한 초판본 표기를 따르고 주를 달았다. 김소월 시인의 시어가 가진 고유의 말맛과 특성을 해치지 않으면서 의미가 고스란히 전해지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지금까지 여러 판본으로 출판된 시집인 만큼 후대의 손에 변형되고, 훼손된 시어들을 바로잡고 시인의 의도를 좀 더 충실하게 전달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지금껏 그래왔듯 앞으로
우리 곁에 머물 그 시
우리의 마음을 가만히 어루만져주고, 보듬어주었던 그 시편들을 오래 두고 여유롭게 볼 수 있도록 이 책에는 서정적인 일러스트를 함께 실어 한편의 시화처럼 구성하였다. 지금껏 ‘전통적’이라는 평가에 갇혀 있던 그의 시를 새로운 감각으로 만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또한 편집진은 김소월의 시를 만나면서 한 편 한 편 모두가 곱씹어볼수록, 읽을 때마다 그 맛이 달라진다는 것을 인지했다. 시인에게 그 뒷이야기를 들을 수 없으니 우리에게는 여러 갈래의 길로 내딛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 그렇기에 천천히 음미하면서 공명을 느낄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우리를 김소월 시의 세계로 안내하는
나태주 시인의 시평
이 시집의 첫 부분에는 나태주 시인의 헌사와도 같은 시평이 자리하고 있다. 김소월 시인을 향한 애정이 절절하게 묻어나면서도 지금까지 우리가 제대로 읽지 못하고 있던 김소월 시인의 시를 좀 더 깊게 만날 수 있도록 독려하고 안내한다. 시인은 힘주어 말한다. 시에서 말하는 개성과 보편성을 두고 볼 때도 김소월 만큼 그 두 가지 면을 고르게 성취한 시인은 없었다고. 그런데도 그의 시를 연애시라 밀쳐놓거나 깎아내리진 않았느냐고. 좀 더 가까워질 때 그의 시가 우리에게 다시 한 번 따스한 악수가 되고, 인생의 반려가 되고, 은택이 될 것이라고 말이다. 나태주 시인의 말처럼 이 시집은 지금껏 우리가 놓쳤을지 모를 김소월을 다시 만나는 소중한 징검다리가 되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