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남에게 친절 하느라 나에게 친절하지 못한
당신을 위한 까칠 · 퉁명 삶의 기술
“오늘, 누구에게 친절했나요?” 하고 물으면 누군가는 출근길 타인을 위한 작은 선행을, 누군가는 업무 중 동료를 위한 소소한 배려를 떠올릴 것이다. 반대로 “오늘, 나에게 얼마나 친절했나요?” 묻는다면 어떨까. 남에게 베푸는 만큼, 날 위해 베풀고 살지는 않는다는 걸 깨닫게 된다. 『나는 나에게만 친절합니다』의 저자 역시 그랬다. 세계에서 가장 친절한 나라로 손꼽히는 일본에서 밤낮으로 “죄송합니다.” 하고 “감사합니다.” 하는 삶을 살다가 문득 정신을 차렸을 땐, 몸도 마음도 방전된 상태였다. 저자는 그렇게 마음의 여유를 잃은 상태로 어린 시절 추억이 얽힌 나라 독일로 떠났다.
무뚝뚝하고 퉁명스러운 독일인은 이방인을 잔뜩 움츠러들게 만들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까칠한 독일식 라이프스타일에 설득당하게 된다. 내용은 단순하다. 남에게 억지로 친절하지 않기 때문에 나 역시 남에게 대접받기를 기대하지 않는다. 남에게 쏟을 시간과 정성이 있다면 나 자신에게 쏟는다. 한마디로 독일인은 남에게 불친절한 것이 아니라 나에게 친절한 것이다.
저자는 10년 동안 독일에 거주하며 건전하고 건강한 독일식 라이프스타일을 몸에 익혔다. 그리고 이 과정에 대해 “독일에서의 생활은 스트레스받는 삶에서 벗어나기 위한 재활 치료였다.”고 이야기 한다. 저자는 이런 치료를 누구나 자신의 삶에 적용할 수 있도록 독일인처럼 일하고 쉬고 살고 먹고 꾸미는 방법을 책 속에서 소개하고 있다. 만약 스트레스받는 삶에 지쳐있다면 귀 기울여보자. 조금 까칠하고 퉁명하게, 나를 세상으로부터 지키는 삶의 기술이 가득하다.
목차
한국어판 머리말
머리말
Kapitel 1 일하기
모두가 빈둥거리는데 잘 돌아가는 이상한 나라│독일인은 정말 근면 성실합니까│독일, 이런 서비스 불모지│서비스 받지 않고 서비스 하지 않는다│할 일이 끝나면 칼같이 퇴근합니다│왜, 어떻게, 얼마큼 일하고 있나요?│가장 중요한 일, 그 다음 중요한 일│일에 쫓기지 않고 쪼이지 않도록│독일 저녁 사무실은 텅 비어 있다│어디에서 일하든 나만의 기준이 있다면
Kapitel 2 쉬기
일 모드와 쉼 모드 전환 속도 높이기│1년의 시작은 휴가 계획부터│내가 쉰 만큼 남도 쉬는 동등한 쉼표│독일인의 주말 사용법│집안일은 함께 하거나 함께 안 하거나│쇼핑하지 않는 일요일│숲과 공원 쉼은 공짜입니다│달리지 않고 한 템포 느리게│하루 중 ‘기분 좋은 타이밍’을 만든다는 것│쉴 때는 실컷
Kapitel 3 살기
나는 100년 된 집에 산다│텅 빈 아파트를 채우는 특별한 방법│집이 가장 중요한 독일인│독일판 휘게 게뮈트리히│게뮈트리히한 공간 활용법│좋아하는 소품 하나 컬러 하나│정리정돈과 청소는 어릴 때부터│정리는 적당히 처분은 때마다
Kapitel 4 먹기
아침은 황제, 점심은 왕, 저녁은 거지│정성스러운 요리와 심플한 한 끼 사이│빵의 나라, 소시지의 천국│가족과 함께 식후 보드게임 한 판│평일과 주말 식탁은 강약 중간약│도시락은 꾸미는 게 아니라 먹는 것│시럽과 잼과 케이크는 찬장에 가득히│맛있는 건 둘째 치고 안전한가요?
Kapitel 5 입기
내 몸이 예쁜 옷보다 편한 옷이 최고│독일 여성복에는 레이스와 리본과 프릴이 없다│쇼핑은 선거처럼│나의 맨얼굴이 당신에게 폐가 되나요?│옷은 편하게 헤어스타일은 멋스럽게
맺음말
저자
구보타 유키
출판사리뷰
친절한 나라에 살 땐 불행했는데
불친절한 나라에 와서 행복해졌다
이 책의 내용을 한 줄로 요약하자면 이렇다. “세계에서 가장 친절한 나라에서 살 땐 불행했다. 세계에서 가장 불친절한 나라에 와서 행복해졌다.” 저자는 일본의 출판사에 근무하는 편집자였다. 밤낮으로 일해도 일은 끝나지 않았고 남에게 끝도 없이 “죄송합니다.” 사과해야 할 일과 “감사합니다.” 감사해야 할 일이 늘어갔다. 마음의 여유를 잃고 도망치다시피 독일에 도착했을 때, 이방인에겐 모든 것이 의문스러웠다. 모두가 빈둥거리는데 이 나라는 왜 이렇게 잘 돌아가는 걸까. 자신들도 ‘서비스 불모지(不毛地)’라 우스개 소리할 만큼 불친절한데 왜 싸우지 않는 걸까. 영영 풀리지 않을 것 같았던 수수께끼는 독일 생활에 적응하면서 자연스럽게 풀리기 시작했다. 내가 1년에 한 달 휴가를 가니까 남도 내가 쉬는 만큼 동등하게 쉬어야 한다. 내가 남에게 억지로 서비스하지 않기 때문에 나도 남에게 서비스받기를 기대하지 않는다. 서로 희생하지 않으니 눈치 볼 필요 없고 서로 기대하지 않으니 실망할 필요 없는 명쾌한 이상 사회!
덴마크 휘게와 닮은 듯 다른
독일판 휘게 ‘게뮈트리히’
안락하고 아늑한 상태를 뜻하는 덴마크어 휘게(Hygge)가 서점에 등장하고 몇 년, 그 뒤를 따라 스웨덴 라곰(Lagom), 프랑스의 오 꺔(Au calme), 네덜란드의 헤젤러흐(Hezellig) 등 일상 속 소박하고 행복을 뜻하는 단어가 잇따라 등장했다. 독일어에도 휘게와 닮은 단어가 있다. ‘안락하고 편하다’, ‘ 느긋하게 쉰다’라는 뜻의 게뮈트리히(gemutlich)다. 일상 대화에서는 ‘게뮈트리히한 집’이라는 식으로 쓰이는데, 단순히 기분이 좋은 것에서 한 발 나아가 내가 가장 편하게 쉴 수 있는 사람과 시간과 공간을 뜻한다. 영화의 한 장면처럼 장작불 옆에서 흔들의자에 앉아 차를 마시는 것이 휘게라면, 침대에 좋아하는 색의 소품을 놓는 것, 손님을 위해 특별한 요리를 하는 것보다 식탁에 좋아하는 반찬을 하나 더 차리는 것처럼 지극히 자기중심적이고 보잘것없을 만큼 사소한 일이 바로 게뮈트리히다. 책은 이처럼 소소하기 때문에 별다른 준비 없이 오늘부터 바로 따라 할 수 있는 ‘게뮈트리히’한 행복의 기술을 전하고 있다.
남을 위한 일상이 아니라
나를 위한 인생을 살 수 있도록
책은 저자가 독일에서 10년간 생활하며 배운 독일인의 일하기, 쉬기, 살기, 먹기, 꾸미기 방법을 5개의 챕터에 걸쳐 소개한다. 일하고 쉬고 살고 먹고 꾸미는 방법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당연한 일상을 하나의 챕터로 묶어서 소개한 이유는 무엇일까. 독자로 하여금 자신의 일상과 독일인의 일상을 하나씩 비교해 보도록 한 배려가 아닐까. 저자는 책 속에서 “독일인처럼 사세요. 그럼 인생의 모든 게 해결될 거예요.”라고도 말하지 않는다. 다만 우리와 조금 다른 세계관의 다른 가치관을 가진 나라의 일상을 조곤조곤 전해줄 뿐이다. 새 시대에 필요한 생존 전략도 거창한 성공 노하우도 없지만, 덕분에 이웃집에 독일인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일상을 지켜볼 수 있다. 그 과정에서 조금은 까칠하고 퉁명스럽게 살아가도 잘 돌아가는 사회가 있다는 것을 배운다. 그리고 깨닫는다. 건강한 개인주의야말로 나보다 남을 위해 살아가는 데 익숙한 우리가 진정한 나를 위한 인생을 살기 위해 첫 번째로 가져야 할 마음의 무기일지도 모른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