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2008년 뉴베리 아너 상 수상작
[책이 좋아 3단계]는 초등 고학년 이상 어린이들을 위한 읽기책 시리즈입니다.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문학상을 휩쓴 [수요일의 전쟁]
묵직하고 방대한 소재를 이리 저리 얽고 풀어
시대를 초월하는 이야기를 만들어 낸 게리 슈미트!
2008년 ‘뉴베리 아너 상’ 수상작
미국도서관협회(ALA) 선정 우수아동도서
미국도서관협회(ALA) 북리스트 편집자 선정 도서
아마존 편집자 선정 2007년 최우수 아동도서
뉴욕 퍼블릭 라이브러리 선정 100선
[커커스] 리뷰 편집자 선정 2007년 최우수 도서
[퍼블리셔스 위클리] 선정 2007년 최우수 도서
[워싱턴포스트] 선정 최우수 아동도서
미국 국제자녀교육 출판상(NAPPA) 금상 수상
셰익스피어, 베트남 전쟁, 원자폭탄, 히피족 같은 묵직한 소재가 등장하는 [수요일의 전쟁]은 무겁기는커녕 오히려 작고 큰 웃음을 선사하는 한 사춘기 소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리지 브라이트와 벅민스터라는 소년Lizzie Bright and the Buckminster Boy》으로 2005년에 뉴베리 아너 상과 마이클 L. 프린츠 상을 동시에 수상할 정도로 빼어난 이야기꾼인 게리 슈미트는 1960년대 후반 미국 사회의 사회적ㆍ문화적 격동, 자기 정체성을 찾으려는 사춘기 소년의 내적 갈등과 시대를 초월하는 셰익스피어의 지혜를 버무려 보기 드문 성장 소설 하나를 멋지게 빚어냈다.
마지막 페이지까지 읽고 나면 방대한 소재만큼이나 두꺼운 분량의 책을 모두 읽어냈다는 쾌감과 동시에, 묵직한 소재들과 한 소년의 성장 이야기를 어떻게 이리도 재미있고 아름답게 엮을 수 있을까 하며, 이야기꾼 게리 슈미트에게 찬사를 보내게 될 것이다.
모든 게 고민인 사춘기 소년 홀링 후드후드의 성장 과정을
셰익스피어와 함께 엮어간 유쾌한 성장통 이야기!
수요일마다 전쟁이다!
카밀로 중학교 아이들은 수요일 오후면 종교 수업을 들으러 성당으로,
유대교 교회로 떠난다. 단 한 명, 홀링 후드후드만 빼고.
하필 자신을 가장 미워하는 베이커 선생님과 남게 된 홀링은
매주 수요일 오후마다 선생님과 단 둘만의 시간을 보내게 된다.
선생님이 선택한 것은 ‘셰익스피어 읽기’!!
홀링은 ‘선생님이 자신을 죽도록 지겹도록 만들 작정’으로 건넨 셰익스피어의 책들을 읽으면서 점차 성장해 나간다. 이 시대 최고의 유쾌한 성장 소설이라 찬사를 받은 이 책은 다소 무거운 소재를 소년의 시각으로 재치 있게 풀어내어 우리에게 셰익스피어 작품을 비롯해 책 읽기의 즐거움이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 주고 있다.
목차
9월
10월
11월
12월
1월
2월
3월
4월
5월
6월
저자
게리 D. 슈미트 (지은이), 김영선 (옮긴이)
출판사리뷰
# 셰익스피어와 홀링 후두후드의 만남 1
_의외로 셰익스피어의 작품에는 신나는 것들이 많았다.
마녀, 투명한 귀신들, 혁명, 성난 괴물, 온갖 욕설 …
홀링이 셰익스피어를 흥미 있게 읽는 이유는 바로 그의 책 속 가득한 아름다운 언어(욕설)와 멋진 인물들(마녀와 마법사, 귀신, 욕을 하는 괴물, 살인을 시도하는 사람) 때문이다. 홀링이 아니었다면, 설마 저런 말이 있었으리라고는 아무도 짐작하지 못했을 만큼, 현란한 욕들이 셰익스피어의 작품에 등장한다. 셰익스피어의 작품 속에서 욕을 찾아내어 연습하고 써 먹는 재미에 푹 빠진 철부지 홀링은 점점 셰익스피어와 가까워진다. 자신을 제일 미워한다고 여기는 선생님과 수요일의 오후를 셰익스피어와 함께하는 건, 생각보다 멋진 일이었다. 셰익스피어의 말을 아주 적절하게 사용하자, 얼음 심장을 가진 듯한 베이커 선생님은 미소를 짓는다. 이 상황에서 미소를 짓지 않을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홀링은 점점 셰익스피어의 세계에 빠져든다. 욕의 세계 말고.
나는 칼리반이 한 욕을 외우기로 마음먹었다. (중략) 나는 침대에서 칼리반의 욕들을 연습했다. 누나를 생각하면서.
남서풍이 확 불어 네 몸 사방팔방에 물집이나 확 생겨 버려라!
나도 이게 별로 심한 욕처럼 들리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 그렇지만 천천히 위협하듯이 말하면, 특히 ‘물집’ 부분에 이르면 아주 심하게 들릴 것이다. 그리고 눈을 거슴츠레 뜨면서 말하면 더욱더 효과적일 것이다. 하지만 칼리반의 다른 욕들은 큰 목소리로 빠르게 말하는 게 더 좋다. 예를 들면,
붉은 역병이 너를 없애 버릴 거야!
두꺼비, 딱정벌레, 박쥐, 불벼락 맞을 놈!
지저분한 늪에서 나온, 우리 어머니가 까마귀 깃털로 빗질을 해 준
사악한 아침 이슬이 너에게 떨어지리라.
나는 마지막 말이 무슨 뜻인지 확실히 알지 못하지만, 끝에 나오는 ‘너에게 떨어지리라.’를 꽉꽉 힘주어 말하면, 효과 만점이다. _ 86~87쪽
# 셰익스피어와 홀링 후두후드의 만남 2
_셰익스피어의 작품에 나오는 욕설과 귀신이
그가 말하고자 하는 것을 우리에게 이야기해 준다.
이 책에 등장하는 《베니스의 상인》《맥베스》《햄릿》《템페스트》《헛소동》《로미오와 줄리엣》 등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은 이 이야기를 전개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며, 작가가 우리에게 들려주고자 하는 이야기를 재치 있게 건넨다. 그리고 홀링의 감정 상태와 인물들의 모습이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의 구절과 인물들로 잘 표현되고 있다.
홀링의 여자 친구인 메릴 리의 아버지는 홀링의 아버지와 라이벌 건설사를 운영한다. 게다가 홀링의 아버지는 메릴 리의 아버지를 잡아먹지 못해 늘 으르렁거린다. 하지만 이 원수 집안의 자식들은 〈로미오와 줄리엣〉 연극을 보며 밸런타인데이를 즐긴다. 어디서 본 듯하지 않은가? 그렇다. 이들은 《로미오와 줄리엣》의 주인공이다.
철부지 어린아이였던 7학년 홀링은 수요일 오후마다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읽으며 자란다. 돈과 명예과 인생의 목적인 듯 보이는 아빠를 이해하지 못했던 홀링은 어느 날 문득, 아빠가 《베니스의 상인》의 샤일록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면서 아빠를 더욱 미워하고 혐오하기보다는 지금의 이 모습이 과연 아빠가 진정 원하던 모습일지, 아니면 아빠도 운명에 못 이겨 지금처럼 변해야만 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셰익스피어를 읽으며 한 뼘 한 뼘 자라나는 홀링은 이제 세상을 이해하고 보는 눈을 얻게 된다. 시공간을 초월하여 우리에게 지혜를 주는 셰익스피어의 아름다운 언어를 통해.
아빠는 무대 위의 샤일록처럼 두 손을 비볐다.
그때 나는 지금껏 한 번도 해 보지 못한 생각이 문득 들었다. 갑자기 우리 아빠가 정말로 샤일록 같은 사람이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든 것이다. 아빠가 돈을 밝히기 때문이 아니라, 어쩌면 아빠는 다른 사람들이 아빠한테 기대했던 모습의 사람이 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아빠한테 선택의 기회가 있었는지 궁금했다. 아빠는 뭔가 덫에 걸린 느낌을 가져 본 적이 있는지. 아빠가 단 한 번이라도 다른 삶을 꿈꾸어 본 적이 있는지.
이 계약을 따 냄으로써 아빠는 1968년 상공 회의소가 뽑은 올해의 기업인이 유력해졌다. 어쩌면 그게 모든 사람들이 기대하는 바였을 것이다.
처음으로 나는 그것이 아빠가 진정으로 원하던 것인지 궁금해졌다. 아니면 아빠가 뭔가 다른 것을 바랐던 시간이 있었을까?
나는 어떤가? 나는 뭔가 다른 것을 원하고 있는 것 아닐까?
아빠와 나 둘 다 운명의 장난의 희생양은 아닐까? 로미오처럼. _ 233~234쪽
# 셰익스피어와 홀링 후두후드의 만남 3
_많은 사람들이 그런 기회를 갖지 못했지만
미래는 스스로 결정하는 거야.
이 책에 빼곡히 박혀 있는 단어 하나하나마다 홀링의 성장이 묻어 있다. 셰익스피어와 베이커 선생님, 자기 자신을 찾겠다며 집을 나가 버리는 히피 누나, 돈밖에 모르는 아빠, 그런 아빠의 뜻을 거역하지 못하는 엄마, 함께 울고 웃으며 성장해 가는 친구들을 통해 홀링은 인생과 운명, 자신의 미래에 대해서 자신만의 생각을 정리해 간다.
홀링은 부모의 사업체를 물려받아 그것을 일구며 살고, 자신들처럼 돈과 명예를 위해 살아야 한다고 말하는 기성세대의 주장에 반박하며, 자신의 운명은 스스로가 선택하는 것임을 깨달아 간다. 돈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으며, 자기 자신이 진정 하고자 하는 것을 하며 사는 것이 행복하다는 것을, 그렇게 사는 것이 진정 의미 있는 인생임을 깨달아 간다.
여기, 운명의 개척자가 한 명 더 있다. 사과 주스 단지를 깨뜨림으로써 양조장 냄새 나는 교실을 박차고 야외 수업을 도모하는 베이커 선생님. 셰익스피어를 읽던 중 또 원자 폭탄 대비 연습이 벌어지자 베이커 선생님은 울분을 터뜨린다. 그러고는 껌이 덕지덕지 붙어 있는 책상 아래 웅크리고 있는 의미 없는 훈련을 거부하고, 옷장에 넣어놨던 100년은 넘었음직한 사과 주스 단지를 일부러 깨뜨려 버린다. 그리고 야외 수업을 하러 나간다. 선생님과 함께 ‘지역의 건축학적으로 의미가 있는 곳 방문’ 야외 수업에서 홀링은 지키는 것과 파괴시키는 것은 모두 사람들이라는 것, 그래서 자신들이 이 세상을 위해 할 일이 많다고, 세상에 어떤 책임감이 있다는 것을 생각하게 된다. 우리의 홀링 후드후드가 어떤 사람으로 자랄지 어느 정도 감이 오지 않는가? 아마도 우리의 홀링 후드후드는 자신만이 행복하고, 자신만을 위한 인생을 살지는 않을 것 같다.
“원자 폭탄이 카밀로 중학교에 떨어진다면 오늘 우리가 본 곳들도 모조리 사라지겠죠. 그렇죠?”
다시 긴 침묵.
“그래.”
마침내 선생님이 대답했다.
“그리고 우리가 책상 아래에서 손으로 머리를 감싸고 있는 게 전혀 소용이 없지요? 그렇죠?” _33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