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왜 사람들은 일러스트레이터 P씨의
취업 분투기에 열광하는가?
직장 생활 25년 차 회사원이었던 저자가 겪게 된 네 번째 실직. 중년을 강타한 실직은 마치 불을 삼킨 사람처럼 어찌할 바를 모른 채 물을 찾아 뛰어다니게 했지만, 저자는 세 번의 실직을 통해 조급한 선택은 곧 또 다른 위기를 부른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지인이 ‘곧 좋은 자리를 소개해 주겠다’고 한 말을 이정표로 삼고 혼자 감당해야 하는 일 공백기를 내면을 숙성시키는 시간으로 가꿔 나갔다. 저자는 네 번째 실직에서 다섯 번째 취업에 성공하는 9개월의 시간 동안 일러스트레이터로서 걸어온 자신의 길을 정리하고 반추하며 네이버 포스트에 자신의 실직과 취업 과정을 연재했다. 자칫 무거워 보일 수 있는 주제지만 재미있고 실감 나는 일러스트와 솔직담백한 이야기가 많은 이들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그의 이야기와 일러스트에 반해 찾은 구독자들이 23만 명을 넘어섰고, 네이버 포스트 공모전에서 ‘베스트 포스트’로 선정되며 1등 ‘작가로 비상’을 수상했다. 이 책은 저자가 아마겟돈과도 같은 실직의 위기를 극복하고 직위와 직급에 목숨 거는 직장인(職場人)에서 내 일로 내 길을 여는 직업자(職業者)로 거듭나는 과정을 오롯이 담고 있다.
목차
프롤로그 직職을 잃더라도 업業은 잃지 말기를
CHAPTER 01
네 번째 짐을 싸다
하나, 사람들|둘, 서촌|셋, 네 번의 실직, 네 번의 작은 죽음
아직 못다한 이야기_나는 왜 일러스트레이터가 되었나
CHAPTER 02
떠난 자 만이 알게 된다
하나, 구직급여|둘, 운동|셋, 백수의 휴일
아직 못다한 이야기_첫 직장, 젊은 날의 광화문
CHAPTER 03
누리던 것과 포기한 것
하나, 광화문 연가|둘, 술 이야기|셋, 도서관
아직 못다한 이야기_두 번째 직장, 뜨거웠던 여의도
CHAPTER 04
회사는 전쟁터, 회사 밖은 지옥
하나, 생계형 아르바이트|둘, 도서관 동반자들|셋, 성곽 길을 걷다
아직 못다한 이야기_세 번째 직장, 새벽의 홍대 부근
CHAPTER 05
어둠 속 빛을 밝혀준 화가들
하나, 빈센트 반 고흐에게 길을 묻다|둘, 클로드 모네의 눈을 좇아서|셋, 박수근을 찾아서
아직 못다한 이야기_그리고 내가 사랑한 화가들
CHAPTER 06
내 곁의 히어로
하나, 아내와 아이들|둘, 소중한 인연들|셋, 강아지 마루
아직 못다한 이야기_백수 아저씨의 버킷 리스트
CHAPTER 07
정답이 없기에 결과도 짜릿하다
하나, 자기소개서|둘, 밥벌이의 괴로움|셋, 서점 & 문방구
아직 못다한 이야기_창업은 아무나 하나
CHAPTER 08
겨울나무에서 봄 나무에게로
하나, 겨울은 아직 오지 않았다|둘, 카르페 디엠|셋, 매일 그리는 남자
아직 못다한 이야기_내 직職과 업業의 5춘기
저자
박상철
출판사리뷰
네이버 포스트 구독자 23만 명을 울리고 웃긴
차진 매력의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취업 분투기
이 책 《일러스트레이터 P씨의 5기》는 네이버 포스트에 연재된 ‘일러스트레이터 P씨의 실직 분투기’의 내용을 기반으로 글과 그림을 다듬고 추가하여 정리했다. ‘실직 분투기’는 2014년 4월 28일부터 2015년 3월 4일까지 총 26회가 연재되었고,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주최하는 ‘우수 출판콘텐츠 제작 지원’ 사업에 선정되는 영예도 얻었다.
1화 ‘사람들’은 실직을 선고받은 날로부터 정확히 10일 뒤에 포스트에 게재되었고 17,374명(2015.11.23 기준)이 구독했다. 실직 후 첫 게재까지 왜 10일의 공백이 있었느냐고 묻는 편집자에게, 저자는 실직이라는 불덩어리를 삼키는데 그 정도의 시간은 필요했다고 답했다. 1화를 보면 저자가 실직을 선고받는 장면이 생생히 묘사되어 있고, 그에 반응하는 수많은 사람이 등장한다. 실직을 선고받는 순간부터 저자의 머릿속을 꽉 채운 것은 자신의 실직으로 권력관계가 변화하는 사람들의 군상이었다. 결코 저자의 앞날을 진심으로 염려하는 사람은 없었다. 마치 박태순 작가의 《무너진 극장》에서 혁명의 분위기에 젖어 떠다니던 사람들의 마음을 엿보는 듯하다. 직장이라는 극장이 무너진 아비규환의 현장에서 저자는 관객처럼 비평하는 사람들의 뜬 마음으로부터 평정심을 찾고자 부단히 노력한다. 그리고 온 힘을 다해 자신을 추스르고 그 과정을 기록하기로 마음먹는다. 그렇게 연재가 시작되고 사람들과 소통하며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다.
이후로 일주일 간격으로 올라오는 ‘실직 분투기’는 사람들의 입소문에 힘입어 꾸준히 구독자가 증가하다가 ‘19화 먹방이야기’ 편이 네이버 메인에 소개되면서 231,351명(2015.11.23 기준)이 읽은 킬러 콘텐츠가 되었다. ‘실직자의 먹는 이야기가 뭐 그리 재미있을까?’ 의문이 들 수도 있겠지만, 소소한 추억과 함께 등장하는 맛깔스러운 음식 일러스트를 들여다보면 그 매력에 반하게 된다. 저자는 음식 일러스트에 공들이는 이유를 묻는 사람들에게 ‘음식을 탐하는 것이야말로 살고자 하는 사람의 원초적인 욕망’이라고 답한 바 있다. 저자의 취업 의지는 입사 지원의 과정 이외에도 음식 일러스트에서도 포착된다. 또한 생생하고 세밀한 인물 삽화를 비롯한 풍경, 동물, 만화 형식의 다양한 그림들은 그림 자체만으로도 보는 맛이 있는 작품들이다. 저자는 갈고 닦은 일러스트 실력을 마음껏 뽐내며 자신이 전하고자 하는 주제들을 글과 그림으로 생생하게 표현하고 있다.
4전5기 취업신화는 위대한 기다림의 역사
흔히 일이 잘못되면 실력과 운을 탓하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로는 조급함과 게으름 때문인 경우가 많다. 저자 박상철 작가는 다섯 번째 취업에 도전할 때 다른 무엇보다 조급하지 않고 게으르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아르바이트와 공공근로로 생계를 이어가고 일이 없을 때는 도서관으로 출근해 일러스트 작업을 연마하며 자기 단련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반면에 헐값에 자신을 구인하는 회사에는 발을 들이지 않았다. 당장이 곤궁해서 적은 비용으로 사람을 쓰는 곳은 비전이 없다는 신념 때문이었다. 물론 생계가 막연해지거나 허리띠가 졸릴 때는 그 역시 흔들렸다. 그가 흔들릴 때마다 붙들어 준 지인의 조언이 있다. “거대한 물결 없이는 위대한 서퍼도 없다(A great surfer can’t exist without a great wave)” 실리콘밸리 벤처 캐피탈의 거두 세콰이어의 그레그 매카두가 한 이 말은 조급함에 휘둘리지 말고 너른 시각으로 멀리 보며 준비하는 사람이 결국 원하는 것을 얻는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저자는 네 번째 실직 이후 찾아갔던 지인에게서 “곧 당신에게 맞는 좋은 자리를 소개해 주겠다. 당장을 보지 말고 멀리 보고 선택하라”는 충고를 받으며 그레그 매카두의 격언을 듣게 되었다. 이 격언은 저자가 올바른 선택을 하도록 이끄는 이정표가 되어 주었고 지인은 9개월 뒤에 저자에게 알맞은 직장을 제대로 소개해 주었다. 그곳이 바로 저자 일러스트레이터 P씨가 현재 일하고 있는 반려동물 포털 노트펫(www.notepet.co.kr)이다. 저자는 이곳에서 밀려드는 일에 행복한 비명을 지르며 9개월간 심하게 축적된 열정을 불사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