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2013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로버트 쉴러의 기념비적 역작 『비이성적 과열』전격 개정판.
전 세계적인 주식시장의 호황으로 모두가 번영의 꿈에 젖어 있던 2000년 초, 예일 대학교 경제학과 교수인 로버트 쉴러는 IT 버블의 형성과 붕괴를 경고하는 저서 『비이성적 과열』(원제: Irrational Exuberance)을 출간했다. 끊임없는 성장 신화에 도취되어 있던 당시 분위기에서 도발적인 제목과 내용으로 꽉 찬 이 책은 소리 소문 없이 녹아버릴 것처럼 보였으나, 책이 출간된 바로 그달부터 실제로 주가가 폭락해 ‘닷컴 버블’이 종말을 고하면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풍부한 자료와 깊이 있는 통찰을 담은 이 책의 성공은 단순한 행운이 아닌, 로버트 쉴러의 학자적인 성실함과 탁월한 역량에 합당한 권리로 비쳐진다. 이를 증명하듯 2005년 개정판에 추가로 수록된 집값 거품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경고는 그 이듬해 서브프라임 사태로 현실화되었다. 닷컴 버블 붕괴에 이어 부동산 버블 붕괴까지 정확히 예견함으로써, 로버트 쉴러는 우리 시대 최고의 ‘위기 예언자’이자 ‘경제학계에서 탄생한 영웅’이라는 명성을 얻게 되었다.
행동경제학의 대부인 저자가 전통 경제학에 사회심리학을 결합시켜 저술한 이 책(개정판)은 주식시장과 부동산시장의 상승과 하락을 구조적 요인, 문화적 요인, 심리적 요인 측면에서 입체적으로 분석하는 한편, 시장의 버블을 부정하고 과열을 정당화하는 이론과 주장 등도 실증적으로 검토해 비판한다. 아울러 투기적인 불안정성에 항시 노출되어 있는 시장 상황에 대응하는 합리적인 방안을 제시해준다.
목차
개정판 서문
초판 서문
감사의 말
1장|역사적 관점에서 본 주식시장의 수준
2장|역사적 관점에서 본 부동산시장
1부 구조적 요인
3장|촉발 요인: 자본주의의 폭발적 확대, 인터넷과 다른 사건들
4장|증폭 메커니즘: 자연발생적인 폰지 과정
2부 문화적 요인
5장|뉴스 매체
6장|새로운 시대라는 경제적 사고
7장|전 세계의 새로운 시대와 버블
3부 심리적 요인
8장|시장의 심리적 앵커
9장|무리 짓기 행위와 전염
4부 과열을 합리화하려는 시도
10장|효율적 시장, 랜덤 워크, 그리고 버블
11장|투자자가 배운 것과 배우지 못한 것
5부 행동을 촉구하며
12장|자유로운 사회의 투기적 불안정
참고문헌
옮긴이의 말
저자
로버트 쉴러
출판사리뷰
우리 시대의 경제적 구루가 진단한 위기 경제론
불황에서 살아남는 지혜를 들려준다
새로운 밀레니엄의 벽두, 그리고 새로운 세기가 첫걸음을 떼던 2000년 초는 낙관과 희망이 팽배한 시기였다. PC와 인터넷, 통신 기기의 보급으로 촉발된 IT 산업에 대한 대중적 기대는 주식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을 이끌었다. 1994년 초 3,600선에 머물렀던 다우지수는 2000년 초 1만 1,700선을 넘겨 6년 만에 3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에 브라질, 프랑스, 중국, 독일, 영국 등도 주식시장의 실질가치가 2~3배 늘었으며, 한국을 위시한 아시아의 여러 국가들도 다우지수가 1만을 돌파하던 1999년 동안에 놀랄 만한 주가 상승을 보였다.
이처럼 전 세계적인 주식시장의 호황으로 모두가 번영의 꿈에 젖어 있던 그때, 예일 대학교 경제학과 교수인 로버트 쉴러는 IT 버블의 형성과 붕괴를 경고하는 저서 『비이성적 과열』(원제: Irrational Exuberance)을 출간했다. 끊임없는 성장 신화에 도취되어 있던 당시 분위기에서 도발적인 제목과 내용으로 꽉 찬 이 책은 소리 소문 없이 녹아버릴 것처럼 보였으나, 책이 출간된 바로 그달부터 실제로 주가가 폭락해 ‘닷컴 버블’이 종말을 고하면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풍부한 자료와 깊이 있는 통찰을 담은 이 책의 성공은 단순한 행운이 아닌, 로버트 쉴러의 학자적인 성실함과 탁월한 역량에 합당한 권리로 비쳐진다. 이를 증명하듯 2005년 개정판에 추가로 수록된 집값 거품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경고는 그 이듬해 서브프라임 사태로 현실화되었다. 닷컴 버블 붕괴에 이어 부동산 버블 붕괴까지 정확히 예견함으로써, 로버트 쉴러는 우리 시대 최고의 ‘위기 예언자’이자 ‘경제학계에서 탄생한 영웅’이라는 명성을 얻게 되었다.
행동경제학의 대부인 저자가 전통 경제학에 사회심리학을 결합시켜 저술한 이 책(개정판)은 주식시장과 부동산시장의 상승과 하락을 구조적 요인, 문화적 요인, 심리적 요인 측면에서 입체적으로 분석하는 한편, 시장의 버블을 부정하고 과열을 정당화하는 이론과 주장 등도 실증적으로 검토해 비판한다. 아울러 투기적인 불안정성에 항시 노출되어 있는 시장 상황에 대응하는 합리적인 방안을 제시해준다.
저자가 강조하는 바는, 시장이 새로운 시대에 관한 어떤 진실을 드러낸다고, 다시 말해 진정한 호황기가 왔다고 섣불리 가정하기 전에, 시장 변동의 진정한 결정 요인이 무엇인지, 어떻게 시장 변동이 경제와 우리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지 진지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핵심적인 결론은 시장 변동의 진정한 결정 요인들 중 많은 부분은 우리 마음속에 있다는 것이다. 두 차례의 커다란 경제 위기를 예견한 뛰어난 지성으로, 우리 시대의 경제적 구루(Guru)로까지 칭송받는 저자의 탁견은 국가적으로든 개인적으로든 불황의 그늘에서 벗어나려 애쓰고 있는 우리 모두에게 위기에 대처하는 지혜를 들려주리라 본다. 이는 다시금 이 책이 세상에 선보이게 된 이유라 할 수 있다.
버블을 촉진하는 구조적 요인
시장의 확대, 친기업적 법안, 통화 정책, 뮤추얼 펀드 성장, 거래량 증가…
시장의 과열에는 여러 구조적인 요인들이 작용한다. 먼저 자본주의 시장의 폭발적 확대를 들 수 있다. 전통적인 공산주의와 사회주의가 몰락하고 노동조합과 협동조합 운동 등이 쇠락한 자리를 거대한 국제 금융시장과 온라인 경매시장이 대체했다. 그 과정에서 병행된 노동시장 개방은 노동의 가치를 하락시키고, 안정적인 자산 확보를 위한 투자처로서 주식시장과 주택시장의 가치를 상승시켰다. 그런 한편, 기업의 경영진과 핵심 노동자들의 노동 가치를 보장하기 위한 스톡옵션은 주가에 대한 병적인 집착을 만들어냈다.
다음으로 물질적 가치의 존중에 따른 보수정당 및 친기업적 법안의 출현을 들 수 있다. 1980년 로널드 레이건의 대통령 당선과 공화당의 상원 장악, 그리고 1994년 공화당의 하원 장악은 자본이득세의 지속적인 하락을 견인했고, 이는 주식시장에 대한 대중적 확신을 강화했다.
주가를 부양하는 통화 정책 또한 외적 조건의 하나로 들 수 있다. 2003년 금리를 1퍼센트까지 인하한 연준의 결정은 주식시장 하락에 대응한 조치였고, 실질금리를 마이너스로 만든 이 공격적인 금리 인하는 2001년 이후 주택시장 호황에 적잖은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그 외에도 인터넷 붐과 온라인 거래의 성장, 뮤추얼펀드의 성장, 데이 트레이더 및 24시간 거래에 따른 거래량 증가 등을 들 수 있는데, 이러한 외적 조건들은 시차를 두고 점진적으로 가격 상승에 관여하는 까닭에 시장 변동과의 관계는 분명해 보이지 않으나, 시장의 움직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은 확실하다.
버블을 촉진하는 문화적 요인
뉴스 매체와 ‘새로운 시대’ 이론
뉴스 매체는 독자들의 흥미를 끌려는 노력을 통해서 투기적인 시장 변동의 핵심적인 전파자 역할을 담당한다. 그들은 대중이 이미 목격한 가격 변화에 관한 뉴스로 관심을 더욱 자극하려 애쓰고, 따라서 가격의 움직임을 보다 두드러지게 함으로써 사람들의 주의를 집중시킨다. 혹은, 사람들에게 과거에 발생한 사건들이나 다른 사람들이 채택했을 가능성이 높은 거래 전략을 환기시켜주기도 한다. 이런 식으로 언론은 때때로 과거의 가격 변화로부터 추가적인 가격 변화로의 피드백을 강화하고, 다른 연속적인 사건들의 발생을 촉진한다.
‘새로운 시대’라는 경제적 사고도 시장의 과열과 관련을 가지는 것으로 보인다. 경험적으로 볼 때, 새로운 시대라는 표현이 쓰이는 것은 시장이 크게 상승하여 사람들이 놀라기 시작한 이후부터이다. 언제나 시장이 새로운 고점에 다다르면, 대중 연설가나 작가나 다른 유명 인사들이 등장해 시장에서 나타나는 명백한 낙관주의에 대해 설명하고, 이는 뉴스 매체를 통해 널리 전파된다. 그들이 퍼뜨리는 새로운 시대라는 사고는 호황이 유지되고 증폭되는 과정의 일부분일 뿐이다. 다시 말해, 새로운 시대 이론은 주로 시장의 호황에 관한 사후적 해석으로서 등장하는 수식어 같은 것이라 할 수 있다.
버블을 촉진하는 심리적 요인
심리적 앵커, 무리 짓기 행위
시장의 진정한 가치는 이론적으로 규정하기 힘들고, 그것을 대중 입장에서 계산하는 것은 더더욱 어렵다. 따라서 대중은 시장의 가치에 대해 판단을 내릴 때 어떤 기준점을 찾게 되는데, 이것을 ‘심리적 앵커’라고 한다. 주식시장에서의 앵커는 바로 전날의 가격, 과거의 가격 추이이다. 때문에 주식시장의 가격 움직임은 보통 전날의 움직임을 따르는 것이다. 또한 사람들은 관심사에 따라 각기 다른 앵커를 사용한다. 이는 인간의 비합리적이고 비이성적인 면모를 여실히 보여준다.
무리 짓기의 행위는 이러한 비합리성과 비이성의 대표적인 케이스라고 할 수 있다. 유명 연예인이 들렀던 음식점이 손님들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한 개인이 다수의 의견을 무비판적으로 따르는 것 등이 무리 짓기 행위에 해당한다. 이 책이 처음 발간되던 2000년 당시, 수많은 미국인들이 주식은 한번 사면 계속 오른다는 집단적인 착각에 빠져들었던 것도 무리 짓기의 한 양태라고 할 수 있다. 이런 모습은 2007년 미국 서브 프라임 위기 속에서 다시금 비합리적이고 비이성적인 막장극을 펼쳐 보인다.
과열을 합리화하려는 시도
효율적 시장 이론, 잘못된 상식들
시장의 버블을 정당화하는 학자들과 대중적인 저자들의 시도가 존재한다. 대표적으로 효율적 시장 이론을 들 수 있다. 이 이론은 모든 금융 상품의 가격이 공개된 정보를 언제나 정확하게 반영한다고 주장한다. 때때로 가격이 너무 높거나 낮게 보일지도 모르지만, 이러한 현상은 착각일 뿐이라는 것이다. 주가가 예측 불가능한 모습을 보이는 까닭은 주가 변동에 반영되는 새로운 정보가 예측 불가능한 상태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20세기 말의 IT 버블처럼 장기간의 가격 이탈에 대해서 효율적 시장 이론은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다.
시장 상황에 맞지 않는 이론이 존재하듯 대중에게도 시장 상황과 맞지 않는 잘못된 상식들이 존재한다. 예를 들어, 주가가 하락하면 조만간 다시 오른다는 것은 잘못된 상식이다. 주가는 하락할 수 있고 몇 년 동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을 수 있다. 또한 주가는 오랫동안 고평가될 수도 있고 저평가될 수도 있다. 장기적으로 주식이 채권보다 수익이 더 높다는 것도 잘못된 상식이다. 몇 십 년 동안을 두고 길게 살펴보면, 주식이 언제나 채권보다 좋은 실적을 올렸던 것은 아니다. 앞으로 더 좋을 만한 이유도 분명히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의 경우, 부동산 불패 신화도 오늘날의 시장 상황에서 잘못된 상식이었음이 드러나고 있다.
비이성적 과열에 대응하기
포트폴리오, 저축, 통화정책, 여론주도층 역할, 발전적 거래…
시장이 비이성적으로 움직일수록 보다 지혜로운 대응이 필요해진다. 먼저 할 일은 주식 보유를 줄이고 더 나은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것이다. 위험 분산은 현대인의 상식이다. 다음으로는 계획을 세워 저축을 늘려야 한다. 개인뿐 아니라, 재단과 대학 등도 주식시장에 투자한 기금의 비율을 줄여야 한다. 한편, 정부의 통화 정책은 버블을 억제하는 방향에서 부드럽게 운용되어야 한다. 여론을 주도하는 지도층의 경우는 시장을 안정시키는 의견을 제시해야 한다. 또한 기관들은 장기적인 경제적 안정을 위해 가능한 한 많은 사람들이 자주 거래할 수 있도록 시장을 넓히는 방안을 도입해야 한다. 거래하는 인구가 늘어날수록 서로 보완하는 측면이 강화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개인은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위험을 헤지할 수 있어야 한다. 아울러 사회적으로는 퇴직 후의 안정적 생활을 위해 인플레이션에 연동되는 보다 튼튼한 연금제도 등이 마련되어야 한다.
쉴러 교수는 경제의 회복이 더딘 상황에서 미국의 주택시장이 버블의 초기단계에 접어들고 있고 주식시장도 과열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따라서 현재에도 이 책이 주는 시사점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또 한 번 버블과 그 붕괴로 인한 경제의 불안정이라는 커다란 경제적 비용을 치르지 않기 위해 우리는 이들 시장의 변화를 주시해야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