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영국 퀸메리대학교 교수인 역사학자 제리 브로턴이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세계지도 12개를 중심으로 지도에 숨겨진 당대 제작자와 사용자의 욕망을 파헤치며 인류의 세계관을 풀어낸 역사서. 이 책은 과학, 교류, 신앙, 제국, 발견, 경계, 관용, 돈, 국가, 지정학, 평등, 정보 등 12개의 욕망 코드를 통해 각각의 지도가 제작 당시의 사회적 욕망이 반영된 시대의 거울임을 명확히 보여 준다. “지도는 항상 그것이 나타내려는 실체를 조종한다”는 저자의 논지가 관통하는 이 책을 통해 궁극적으로는 디지털 지도 시대에 접어든 우리의 머지않은 내일을 통찰하게 될 것이다.
목차
*이 책에 쏟아진 찬사 / 해제
프롤로그
1 과학_ 프톨레마이오스의 《지리학》, 서기 150년경
2 교류_ 알이드리시, 서기 1154년
3 신앙_ <헤리퍼드 마파문디="">, 1300년경
4 제국_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 1402년
5 발견_ 마르틴 발트제뮐러의 세계지도, 1507년
6 경계_ 디오구 히베이루의 세계지도, 1529년
7 관용_ 헤르하르뒤스 메르카토르의 세계지도, 1569년
8 돈_ 요안 블라외의 《대아틀라스》, 1662년
9 국가_ 카시니 가문의 프랑스 지도, 1793년
10 지정학_ 해퍼드 매킨더의 <역사의 지리적="" 중추="">, 1904년
11 평등_ 페터스 도법, 1973년
12 정보_ 구글어스, 2012년
에필로그
*주 / 그림 목록 / 감사의 말 / 찾아보기역사의>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헤리퍼드>
저자
제리 브로턴
출판사리뷰
지도에 숨겨진 인간의 욕망을 파헤친 기념비적 역작!
기원전 700년 바빌로니아의 점토판을 비롯해 조선의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
구글어스의 위성지도까지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12개의 세계지도 대탐사
『욕망하는 지도(A History of the World in 12 Maps)』는 영국 퀸메리대학교 교수인 역사학자 제리 브로턴이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세계지도 12개를 중심으로 지도에 숨겨진 당대 제작자와 사용자의 욕망을 파헤치며 인류의 세계관을 풀어낸 진귀한 역사서다. 역사의 맥락에서 지도를 다룬 기존 책들은 지도 자체의 역사성에 초점을 맞춰 서술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 책은 과학, 교류, 신앙, 제국, 발견, 경계, 관용, 돈, 국가, 지정학, 평등, 정보 등 12개의 욕망 코드를 통해 각각의 지도가 제작 당시의 사회적 욕망이 반영된 시대의 거울임을 명확히 보여 준다. “지도는 항상 그것이 나타내려는 실체를 조종한다”는 저자의 논지가 관통하는 이 책을 통해 궁극적으로는 디지털 지도 시대에 접어든 우리의 머지않은 내일을 통찰하게 될 것이다.
제리 브로턴은 지도사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로, 무려 20년 동안 지도에 대해 연구하고 집필한 성과를 이 책에 집대성했다. 영국 최고의 논픽션에 주어지는 새뮤얼존슨상, 최고의 역사책에 수여하는 헤셀틸트먼상의 최종후보에까지 오를 만큼 대단한 필력을 자랑하는 저자는 고대 바빌로니아의 점토판 지도를 비롯해 중세 유럽의 세계지도는 물론 조선의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 구글어스의 위성지도에 이르기까지 ‘지도 하나하나가 살아 숨 쉬는 듯한’ 현장감 넘치는 스토리텔링을 통해 독자들이 지도의 세계사, 동서양의 역사로 시간 여행을 즐기게 해준다. 무엇보다도 지도에 관해 전례 없는 본격 이해와 종합적인 지식을 얻게 해준다.
모든 지도는 정치적이다. 그렇기에 지도의 이면을 읽는 저자의 통찰은 우리의 미래에 무거운 경고를 던진다. 디지털화된 지도에서 소화하지 못할 만큼의 정보가 흘러나오는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는 과연 지도에 새겨진 함의를 적확하게 이해하고 있는가? 정확하고 객관적인 지도란 지금까지 없었으며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그러한 지도를 이용하는 우리는 날카롭게 벼린 시각으로 지도를 바라보아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제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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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화가 진행되면 될수록 ‘진짜’ 세계는 가상현실로 대체될 것이고, 이로써 ‘나는 누구인지’의 정체성은 물론 ‘나는 어디에 있으며 어디로 가야 하는지’에 대한 삶의 방향 정립에 커다란 혼란이 초래될 것이다. 이 같은 문명사적 위기에서 우리에게 요청되는 것은 가상현실을 통해 지도 제작자의 모든 주관적 요소가 배제된, 완벽한 지도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디지털 지구’를 주체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지도의 지도’에 대해 성찰하는 사유 능력이다. 지도의 역사를 12개의 코드로 풀어내는 이 책이 바로 그런 ‘지도의 지도’에 대해 성찰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는 교과서다. -김기봉(경기대 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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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교류, 신앙, 제국, 발견, 경계, 관용, 돈, 국가, 지정학, 평등, 정보 등
12개의 욕망 코드로 지도에 담긴 세계관을 읽는 진귀한 역사서!
이 책은 12개의 욕망 코드로 세계사의 중요한 순간에 등장한 지도 12개를 살핀다. 1장 「과학」에서는 인류가 보다 정확한 지도를 꿈꾸며 수학, 물리학, 천문학 등 최신 과학을 도입한 이력을 보여 준다. 고대부터의 그러한 시도는 서기 150년경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에서 프톨레마이오스가 《지리학》을 펴내며 정점을 이룬다. 프톨레마이오스의 과학적 원리는 이후 르네상스를 지나 우주비행 시대에 이르기까지 수세대에 걸쳐 많은 지리학자를 자극했다.
2장 「교류」에서는 12세기 알이드리시의 지도를 통해 교류의 욕망을 들여다본다. 모든 세계를 직접 눈과 발로 확인할 수 없던 시대에 다른 문화권의 정보와 시각을 받아들이는 일은 지도 제작에 중요한 과정이었다. 기독교인과 무슬림뿐 아니라 그리스인과 유대인까지 각 문화권의 교류가 낳은 알이드리시의 지도를 통해 당대 지리학적 지식이 어떻게 교류되었는지 통찰한다.
3장 「신앙」에서는 13세기 영국의 [헤리퍼드 마파문디]를 통해 시대를 지배했던 종교적 믿음이 어떻게 지도에 그려졌는가를 살핀다. 중세의 신앙은 지도가 기독교 심장부에 이르는 길잡이가 되어야 한다고 여겼다. [헤리퍼드 마파문디]는 지리학적 사실보다는 성경에 모순되지 않는 현실 세계를 보여 주기 위한 지도이며, 이러한 지도를 통해 당시 지리학은 하느님이 창조한 세상을 시각화하고 기독교의 절대성을 보다 폭넓게 이해하는 도구로 쓰였다.
4장 「제국」에서는 1402년 조선이 만든 세계지도인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를 통해 중국 너머의 세계를 보려 했던 조선의 결연한 의지를 살펴본다. 당시 신생국이던 조선은 동아시아의 권력관계 안에서 당대 세계 최강의 고대 제국인 중국과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되 세계를 바라보는 독자적인 시각을 갖추고자 했다.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는 그러한 조선의 의지가 담긴, 세계 최강 제국의 그늘에서 벗어나고자 한 의지의 표출이었다.
5장 「발견」은 1507년 독일의 마르틴 발트제뮐러가 만든 [우주형상도]를 통해 탐험과 발견, 새로운 정보 반영의 욕망을 추적한다. [우주형상도]는 ‘아메리카’라는 이름이 처음 등장한, ‘미국의 출생증명서’라고도 여겨지는 지도다. 탐험가들이 발견한 새로운 땅인 아메리카는 성경이나 기존 문헌에 등장하지 않는, 당시로서는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사실이 아니었다. 그러한 가치관의 충돌 과정에서 아메리카라는 이름은 지도에 수록되었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했다.
6장 「경계」에서는 카스티야의 선박 조종사 디오구 히베이루가 1529년에 만든 지도를 통해 제국주의가 가져온 경계 설정의 욕망을 다룬다. 당시 세계를 주름잡던 카스티야와 포르투갈은 향료 무역권을 확보하기 위해 충돌하다가 지도 위에 선을 그어 경계선을 설정하기에 이른다. 이러한 경계 설정은 실제 사람들에게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는 못했으나 세계 전체를 바라보며 경계를 짓고자 하는 권력자들의 욕망에 불을 붙였고, 이후 지구 전역에서 이루어진 유럽 식민 정책의 도화선이 되었다.
7장 「관용」은 16세기의 지리학자 헤르하르뒤스 메르카토르의 지도를 통해 당시 세계를 지배하던 틀에서 벗어나 혁신적인 투영법을 탄생하게 한 관용의 세계관을 조명한다. 기독교 교리가 지배하던 당대의 유럽에서 과학을 바탕으로 지도를 그리고자 한 이들은 끊임없이 마찰을 빚기 일쑤였다. 이단으로 지목되어 고초를 겪었던 메르카토르는 후원자인 빌헬름 공작이 종교 탄압의 거센 폭풍을 차단해 주자 부담을 덜고 지도 제작에만 몰두할 수 있었다. 오늘날에도 널리 쓰이는 이 투영법은 종교 탄압에서 벗어나기를 갈망한 메르카토르와, 그의 재능을 알아보고 관용의 공간을 제공한 후원자가 만들어 낸 산물인 것이다.
8장 「돈」에서는 네덜란드에서 1662년 출간된 상업적 지도책인 요안 블라외의 《대아틀라스》를 통해 부의 축적을 욕망하는 시대상이 그려진다. 지도의 수요층이 민간 회사와 상인, 부유층으로 확대되면서 지도는 특정한 상업적 목적에 따라 생산되고 거래되는 상품으로 자리매김했다. 즉 영토 획득과 세계 인식이라는 목적 대신 부의 축적을 위해 지도가 쓰이기 시작한 것이다. 그 과정에서 이전의 지도 제작자들이 고려한 과학적 원리보다는 시장성을 고려한 다양한 자료들이 지도에 반영되게 된다.
9장 「국가」에서는 카시니 가문이 국가 전체를 직접 측량해 만든 최초의 국가 지도인 18세기 프랑스의 지도를 통해 지도가 만든 국가주의의 모습을 살핀다. 이전까지 사람들에게 ‘국가’란 머릿속에 자리한 개념일 뿐이었지만 카시니 가문의 지도는 국가의 모습을 시각적으로 보여줌으로써, 사람들에게 목숨을 바쳐서라도 지켜야 할 국가란 이러한 것이라는 실체를 인식하게 했다. 국가는 이러한 지도를 이용해 국민들에게 국가주의 사상을 주입하려 했고, 지도는 그런 목적에 부합하는 훌륭한 도구가 되었다.
10장 「지정학」은 지도에 정치적 욕망을 투영하기 시작한 20세기 초의 움직임을 다룬다. 지도의 배치를 통해 세계의 중심을 파악하고자 한 영국의 해퍼드 매킨더는 역사와 힘을 서쪽으로 치우치게 묘사하는 영미의 세계관 대신 러시아와 그 위의 거대한 땅덩어리를 세계의 심장부라 주장했다. 그리고 나치가 “세계 전쟁에 이바지하는 지리학”으로 이 시각을 채택하면서 매킨더의 이론은 히틀러의 국가주의적 탐욕을 부채질하는 계기가 되었다.
11장 「평등」에서는 지도가 과연 세계를 평등하게 담아낼 수 있는가에 대한 논쟁적 욕망을 다룬다. 이러한 논쟁은 독일의 역사학자 아르노 페터스가 1973년 아프리카와 남아메리카를 거대하게 묘사한 지도를 발표하며 촉발된다. 이러한 시도는 부유한 북쪽 국가의 중요성을 축소했다는 점에서 정치적이고, 투영법의 한계를 세상에 알렸다는 점에서 전문적이었지만 페터스의 지도 역시 또 다른 왜곡을 유발한다는 점에서 논쟁이 계속되었다.
마지막 장인 12장 「정보」에서는 모든 정보를 담고자 하는 지도의 욕망에 주목한다.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지도인 구글어스의 발전을 짚어 보며 제리 브로턴은 인류의 미래가 정보를 독차지한 일개 기업의 지도에 좌우될 수도 있다는 묵직한 경고를 던진다.
방대한 시공간 통찰! 지루할 틈 없는 해박한 지식 전람!
“인류가 세계에 대해 축적한 거의 모든 지식을 담고 있는 책” _김기봉(경기대 사학과 교수)
세계는 늘 변하고 지도 역시 마찬가지다. 『욕망하는 지도』는 기원전 700년 바빌로니아의 점토판 세계지도부터 디지털 지도가 초래할 미래의 세계까지 시간을 넘나들며 그 변화를 통찰한다. 그리고 유럽과 아메리카, 이슬람 문화권과 한반도에 이르기까지 독자를 지도가 탄생한 맥락 속에 위치시켜 추체험의 기회를 제공한다. 제리 브로턴은 피타고라스의 이론과 중력이론, 동양의 개천설과 혼천설 등 각종 이론을 쉽게 풀어 지도 제작 원리를 설명하고 데카르트와 뉴턴, 이성계와 권근 등 역사 속 인물들이 지도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수많은 사료를 종횡무진으로 엮어 광대한 지식의 바다를 펼쳐낸다. 그 내용과 짜임새는 역사학자 김기봉 교수가 “인류가 세계에 대해 축적한 거의 모든 지식을 담았다”는 평을 남길 정도로 돋보인다. 또한 각 지도에 대한 자세한 묘사를 통해 옛 물건의 아우라를 드러내며 독자를 황홀케 한다.
『욕망하는 지도』에서는 저자가 주인공으로 삼은 12개의 지도 외에도 쉽게 접하기 힘든 동서양의 고지도를 만날 수 있다. 특히 본문 중에 해당 지도를 싣고, 중간에 삽입된 컬러 화보를 통해 생생한 지도의 모습을 직접 볼 수 있도록 편집하여 독자들이 지도를 보다 정확히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지도가 권력이 되는 시대, 인류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디지털 지도가 가져올 인류의 미래상을 조명한 역작!
이제 인류는 가상공간에 지도를 만드는 시대에 이르렀고, 그 어느 때보다도 지도를 많이 사용하게 되었다. 세계 인터넷 검색 시장의 70퍼센트를 장악한 구글은, 지구 어디에서든 위치를 알려 주는 인터넷 지도 덕에 우리가 길을 잃는다는 것의 의미를 이해하는 마지막 세대가 될 것이라고 단언하기도 한다. 그러나 저자는 이 같은 디지털 지도가 초래할 인류의 미래가 도리어 암울할 수도 있음을 경고한다. 거대 기업이 지도와 그에 관련한 엄청난 정보를 독점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 우려되는 상황이다. 지도가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하고 정치적 의도로 조종되며 사생활을 침해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기술 문명의 진보가 이 같은 디스토피아에 빠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우리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파악할 수 있는 통찰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도를 통해 세계를 이해해야 한다. 저자의 말대로 “지도 없이는 절대 세계를 이해할 수 없고, 하나의 지도로 세계를 분명하게 표현할 수도 없다.” 단순히 지도를 바라보는 것을 넘어 지도 이면의 욕망을 풀어냄으로써 인류 세계관의 흐름을 한눈에 통찰하게 한다는 점에서 이 책의 출간은 의의가 깊다. 독자들은 『욕망하는 지도』를 통해 변화하는 세상을 살아갈 나름의 지도를 그릴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