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백세희 강력 추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전미경 강력 추천
2019 독일 우울증 지원 재단 미디어상 수상
“아침에 눈을 뜨면
가슴 위에 코끼리가 앉아 있다”
무기력, 우울, 공허함 속에서도 매일 아침 ‘다시 일어나는 법’에 관하여
독일의 촉망받는 저널리스트,
30여 년간 우울증을 겪으며 써 내려간 내밀한 고백
아침에 눈을 뜨면 가슴 위에 코끼리가 앉아 있다. 코끼리가 너무 무거워서 움직일 수 없다. 어둠 속에 누워 인생이 얼마나 허무한지, 내가 얼마나 하찮은지 생각한다. 독일의 가장 권위 있는 언론사 《쥐트도이체 차이퉁》의 촉망받는 기자 바바라 포어자머는 30여 년간 앓고 있는 우울증을 ‘코끼리’로 비유하며 우울과 무력함 속에서 삶을 이어가는 고충과 희망을 이야기한다.『나의 아프고 아름다운 코끼리』는 그의 첫 저서로, 독일에서 우울증을 가장 뛰어난 방식으로 다룬 저널리스트에게 수여하는 미디어상을 수상한 작가로서의 역량을 한껏 발휘한 화제작이다. 그는 우울증을 비롯하여 가면증후군, 감정표현불능증, 번아웃 등 자신의 경험을 상세히 기록하며 각종 언론을 통해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로 이 시대의 우울을 명확히 포착해냈다”는 평을 받았다. 저자는 우울증을 겪고 있는 사람으로서, 정신 건강에 관한 연구 및 통계를 다방면으로 분석한 뛰어난 저널리스트로서 어떻게 침대 밖으로 나와 일상으로 걸어 나갈 수 있는지 이야기한다. 우울과 무기력, 공허함이 깃든 시대, 매일 힘겨운 아침을 맞이하는 이들에게 이 책은 ‘다시 일어나는 법’을 전한다.
목차
프롤로그 | 이것은‘ 일어나는 법’에 관한 이야기
Part 1 코끼리와 함께 산다는 것
무기력이 삶을 덮칠 때 _내 안의 코끼리를 마주하다
지금 느끼는 감정이 정답이다 _감정 사용 설명서
나는 우울할 자격이 없어 _정신질환에 대한 편견과 오해
늘 편두통과 함께였다 _심리 상태와 통증과의 상관관계
Part 2 삶은 침대 밖에 있으니까
그렇게 또 균형을 찾는다 _심리치료가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
약을 먹어도 될까 _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할 때
난 당신의 상담사가 아니야 _우울증을 겪는 이가 곁에 있다면
Part 3 슬픔과 우울증은 다르다
유산의 경험 _감정에 충분한 공간을 내어줄 것
검은색도 하나의 색이다 _슬픔의 속도
미처 준비하지 못한 이별 _해결하지 못한 과거의 트라우마
코로나 블루와 우울증 _팬데믹이 우리에게 남긴 것
Part 4 가끔 행복했고 자주 우울했던 이들에게
나와의 거리 두기 _타인의 평가에 휘둘리지 않는 법
“할 수 있어”와“ 하고 싶지 않아” _인생에서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또 하나의 모험 _우울증에 걸린 채 엄마가 된다는 것
나에겐 분노가 없다 _딸의 ADHD를 눈치채지 못한 이유
죽고 싶다는 생각 _자살 충동은 내 상태를 알려주는 지표
에필로그 | 다만 조금 불안정할 뿐이다
감사의 말
참고문헌
출처
저자
바바라 포어자머 (지은이), 박은결 (옮긴이)
출판사리뷰
■ 나의 감정에 충분한 공간을 내어줄 것
가끔 행복했고 자주 우울했던 이들에게 전하는 가장 현실적인 조언
감기에 걸리면 병원에 가서 적절한 치료를 받는다. 하지만 우울증이라면? 이를 받아들이고 병원을 찾기까지의 과정이 순탄치 않다. 대부분은 이 상태가 일시적인 거라고, 잠시 컨디션이 안 좋을 뿐이라고 여긴다.『나의 아프고 아름다운 코끼리』의 저자 바바라 포어자머 역시 자신의 우울증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불안한 감정을 설명할 수 있는 원인을 늘 다른 곳에서 찾았다. ‘이 남자만 설득하면’, ‘이 시험만 통과하면’ 모든 게 잘 될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일단 ……만 하면’을 반복하는 것도 우울증의 증상 중 하나였다.
독일의 권위지 《쥐트도이체 차이퉁》에서 촉망받는 정치 기자로 활약하던 그는 2008년 예비 선거부터 치열했던 미국 대선을 취재하며 커리어의 전성기를 맞았다. 그러나 정작 오바마 대통령이 당선되는 날 정신과 병동에 입원해야 했다. 자신의 우울을 마주하고 싶지 않아 과도하게 일에 매달린 결과였다. 저자는 이를 계기로 자기 자신에게 시선을 돌리고 내면의 우울을 마주하게 된다. 여러 번의 입원과 치료를 거치고 나서야 감정을 받아들이고 내버려두는 법을 배울 수 있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감정을 치워버리거나 억누르는 대신 그 감정에 충분한 공간을 내어주는 것”이었다고 말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우울증 환자의 수는 93만 명에 이른다. 특히 2~30대 청년 우울증 환자의 수는 4년 만에 50%가 증가했다. 사회 도처에 우울이 만연한 시대에 이 책은 꼭 우울증을 앓고 있지 않더라도 문득 무기력이 삶을 덮치고, 눈을 뜨고 일어나 입을 옷을 고르는 일조차 힘겨운 순간들을 맞이하는 이들에게 오늘을 살아가기 위한 현실적인 방법을 전한다.
■ “내가 우울할 자격이 있을까?”
적절한 치료를 방해하는 정신질환에 대한 편견과 오해를 바로잡다
흔히 우울증은 어린 시절의 부정적인 경험이나 트라우마 때문에 생긴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현재의 행동, 사고, 감정 등이 과거 일련의 사건에 의해 결정된다고 보는 정신분석을 통해 우울증의 원인을 밝히려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저자는 우울증을 “알레르기나 천식처럼 받아들이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알레르기나 천식이 생겼다고 해서 그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시간과 에너지를 쏟아 붓지는 않기 때문이다. 저자 역시 10여 년간 정신분석을 통해 과거에서 우울증의 원인을 찾고자 했다. 하지만 어떠한 원인도 찾을 수 없었다. 구타나 학대, 폭력, 방임에 노출된 적도 없었고 하다못해 부모님이 이혼한 것도 아니었다. 그가 이처럼 우울할 자격을 찾아 헤매는 동안 정작 내면은 곪을 대로 곪아가고 있었다. 그제야 그는 “골반이 비뚤어진 사람이 있는 것처럼 나도 그냥 그런 것이다”라는 사실을 비로소 받아들인다.
저자는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우울증에 대한 독자들의 오해를 바로잡고, 잘못된 편견 때문에 자신처럼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치는 사람이 없기를 당부한다. 우울증은 명백한 질병이기 때문에 요즘 유행하는 마음챙김이나 명상으로는 나을 수 없고 반드시 전문적인 치료를 받을 것을 권한다. 뿐만 아니라 곁에 우울증을 앓는 이가 있다면 이야기를 들어주고 위로해줄 수 있겠지만 어느 순간에는 “상담사에게 전화해”라고 말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고 강조한다.
■ “난 할 수 있어. 하지만 하고 싶지 않아”라고 말할 수 있기까지
완벽주의, 가면증후군, 번아웃… 현대인과 우울증의 관계
독일의 저명한 저널리스트이자 두 아이의 엄마, 아내로서 저자는 행복한 삶을 영위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는 “나는 밖으로는 건강해보이지만, 안에서는 피를 흘리고 있다”고 처절하게 고백한다. 완벽해 보이는 모습과 달리 내면에는 자기혐오, 우울, 불안, 자살충동으로 늘 가득 차 있었다. 그는 20년 경력의 베테랑 저널리스트로, 그간 100건이 넘는 글을 발행해왔지만 여전히 기사를 제출할 때마다 극도의 불안감을 느낀다고 말한다. 상사가 ‘오케이’라고 말하고 나서야, 동료들의 칭찬을 듣고 나서야 안도한다. 매일 능숙하게 하는 일도 제대로 해내지 못하고 있다고 느끼는 ‘가면증후군’ 때문이다.
‘나는 모든 면에서 부족하기 때문에 완벽해 보여야 한다’는 강박은 우리를 절벽으로 몰고 간다. 저자 역시 사회 초년생 시절 인생 모토가 “안 되는 건 없습니다”였다. 늘 무언가를 달성하기 위해 혹독하게 애를 써야만 했고, 포기하는 대신 책 한 권을 더 읽고, 전화 한 번을 더 하면서 성공할 때까지 매달렸다. 하지만 시간이 흐른 뒤에 한 상담사의 말이 그의 뇌리에 박혔다. “난 할 수 있어. 하지만 하고 싶지 않아”라고 말하는 것이 진정한 용기라는 것. 심지어 오스트리아의 작가 크리스티네 뇌스틀링어는 이렇게 말했다. “이 세상에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일은 없다. 죽는 것, 그리고 화장실에 가는 것 빼고는.” 완벽하지 않은 삶이라도 괜찮다는 사실을, 내 손을 잡아줄 누군가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그래도 다 괜찮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게 인생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었다는 저자의 고백은 자신을 증명하기 위해 치열하게 애써온 이들에게 큰 울림이 되어준다.
■ “나는 다만 조금 불안정할 뿐이다”
우울증을 앓는 사람으로 산다는 것, 그렇지만 충분히 아름답다고
2018년 이후 독일은 ‘정신 건강 문제’가 직장 내 병가 원인 2위를 차지한다. 얼핏 보면 심각한 지표처럼 보인다. 하지만 독일 전체 우울증 환자 수에는 변화가 없었으므로 ‘드디어’ 충분한 사람들이 정신질환을 진단받고 치료하고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어쩌면 일부는 반드시 치료가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조금만 시선을 돌리면 우리나라는 2001년부터 2011년까지 10년 동안 자살률이 100% 이상 증가(출처: 통계청)했다. OECD 국가 중에서 자살률이 이 정도로 급증한 건 우리나라뿐이다. 이런 수치는 과잉 진단과 치료에 대한 우려가 얼마나 무의미한지를 말해준다. 정신과 치료에 대한 심리적 장벽을 낮추고 누구라도 손쉽게 전문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사회적 시스템과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하는 이유다.
바바라 포어자머는 우울증을 외면했던 시기를 지나 본격적인 치료를 받고 난 뒤 삶이 180도 달라졌다. 무거운 코끼리에 짓눌렸던 아침은 한결 가벼워졌다. 약물 치료도 큰 도움이 되었다. 우울증이 악화되었던 시기는 약을 끊었던 시기와 일치한다. 이제는 자살충동이 커지면 혼란에 빠지지 않고 전문가에게 찾아가 “다시 우울증이 생겼어요”라고 말해야 타이밍이라는 것도 안다. 포어자머는 30여 년간 자신을 관통했던 우울증을 고스란히 이 책에 기록하며 정신질환이 있는 사람으로, 고통을 겪는 환자로 살아가도 괜찮고, 또 살아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이제는 필사적으로 해결책을 찾으려는 태도가 오히려 삶을 방해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안다. 어쩌며 가장 중요한 건 지금 당장 삶을 살아가는 것일지도 모른다. 모든 상황에도 불구하고 말이다.(1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