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어제의 약한 나는 잊어. 완벽한 내가 될 거야.”
당신의 성격을 ‘완벽하게’ 바꿔 드립니다!
정체성을 뒤흔드는 질문, 놀라운 SF 동화의 등장
★웅진주니어 문학상 장편 부문 우수상 수상작★
제12회 웅진주니어 문학상 장편 부문 우수상 수상작 『모두가 원하는 아이』가 출간되었다. 과거의 아픈 기억으로 말문을 닫은 열두 살 주인공이 어린이를 세상의 기준에 딱 맞는 ‘완벽한’ 아이로 만들어 준다는 새미래 정신성형 연구소에 보내져 자신이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깨닫게 되는 이야기다. 개인의 욕구와 목적에 맞추어 성격을 구입할 수 있다는 흥미로운 설정과 정체성에 대한 묵직한 주제 의식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어린이 독자들에게 ‘나는 누구인가?’라는 철학적인 질문을 던진다. 일러스트레이터 하루치는 감각적인 장면 구성으로 가까운 미래 사회의 모습을 아름답게 구현했다.
목차
1. B5호 발표 날
2. 우리는 친구일까
3. 쇼룸의 메리 재인
4. 중앙 센터의 뒤뜰
5. 빨간 지붕 탑에서
6. 구름다리를 건너며
7. 눈부신 중앙 센터
8. 회색 방에서 생긴 일
9. 한밤중에 만난 사람
10. 두 갈래 길
11. 모두가 원하는 선택
12. 구름 모양 젤리
13. 맞춤 버튼 설계실에서
14. 기억의 조각들
15. 목소리를 내야 하는 순간
16. 우리가 함께라면
17. 달리는 이 순간
작가의 말
저자
위해준 (지은이), 하루치 (그림)
출판사리뷰
나의 성격을 단번에 새롭게 바꿀 수 있다면,
그 사람은 과연 ‘나’일까?
새미래 정신성형 연구소에서는 개인의 욕구와 목적에 따라 어린이들의 성격을 바꾸어 준다. 성형 수술로 외모를 바꾸는 것처럼, 성격에서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을 바꾸는 것이다. 수줍음이 많아 고민이라면 ‘레드 버튼’을 장착해서 적극적이고 자신감 넘치는 아이로 다시 태어날 수 있다. 다른 사람과 잘 어울리지 못한다면 ‘옐로 버튼’을 장착해서 사교적인 아이가 될 수 있다. 돈을 더 많이 내면 어린이의 진로와 인생 방향까지 고려한 맞춤 버튼을 설계해 준다. 맞춤 버튼만 있으면 어떤 아이라도 돈을 많이 버는 직업은 물론 사람들의 존경과 명예를 거머쥔, ‘남들보다 나은’ 어른으로 자랄 수 있다. 그 아이가 원하지 않더라도 말이다.
위해준 작가는 길에서 우연히 ‘전신 성형’ 광고판을 보고, 이러다 사람의 성격도 마음대로 바꾸는 날이 오지 않을까 두려운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사회가 보통 단점이라고 말하는 성격들을 모두 바꿀 수 있게 된다면, 그 사람은 이전과 똑같은 사람일지, 바뀐 모습을 ‘진짜 나’라고 할 수 있을지 궁금해졌다. 작가는 『모두가 원하는 아이』를 통해 사회적 기준에 맞춘 완벽한 인간상이란 존재하는지, 한순간의 실패도 실수도 없이 정해진 코스를 따르는 삶이 과연 행복할지 독자들에게 묻는다.
서툴고 실수투성이여도, 나 자신의 힘으로 열어 가는 내일
B5-33번은 집에서나 학교에서나 유난하고 고집스러운 아이로 불린다. 사람들은 B5-33번의 마음에는 관심이 없고, 겉모습만으로 쉽사리 단정해 버린다. B5-33번은 믿었던 친구가 등을 돌리고, 선생님에게도 부당한 처우를 당하자 결국 말문을 닫아 버린다. 그리고 새로운 친구가 다가와도 다시 상처받을까 두려워 쉽게 마음을 열지 못한다.
치치는 B5-33번과 함께 정신성형을 체험하러 연구소에 왔다. 정신성형을 의심하고 꺼리는 B5-33번과 달리 치치는 너무나도 간절히 정신성형을 바란다. 치치의 꿈은 소셜 미디어 스타인 메리 재인처럼 되는 것이다. 자신감 넘치는 동작, 매력적인 성격! 사실 치치는 아무도 좋아하지 않는 지금의 나만 아니면 무엇이 되어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B5-33번과 치치는 우연히 새미래 정신성형 연구소의 숨겨진 비밀을 알게 된다. 연구소장은 비밀을 감추고자 두 아이를 회유한다. 값비싼 정신성형을 무료로 해 주겠다는 것이다. 치치는 드디어 꿈에 그리던 정신성형을 받게 된다는 생각에 덥석 승낙한다. B5-33번은 정신성형을 받고 싶은 생각이 없지만, 자신을 이곳에 보낸 엄마, 아빠가 지금의 내가 아닌, 완전히 달라진 모습의 나를 원하리라는 생각에 마지못해 연구소장의 제의를 받아들인다. 두 아이는 일련의 사건을 겪으며 정신성형으로 만들어진 말끔한 인간상이 진정한 행복을 가져다주지는 못한다는 것을 알게 되고, 연구소에서 만난 아이들과 함께 탈출을 시도한다.
『모두가 원하는 아이』는 열두 살 어린이들이 자신의 부족함과 나약함을 정면으로 응시하고, 그 모습까지 나 자신임을 깨달아 가는 성장담이기도 하다. 어른들이 제시하는 손쉬운 해결책을 거부하고, 비록 서툴고 좌절하더라도 내가 원하는 길을 스스로 찾아 나가겠다는 어린이의 꿋꿋한 의지가 반짝반짝 빛을 낸다.
“나를 위해 설계한 맞춤 버튼을 시뮬레이션해 봤어. 원래의 나보다 목적의식도 분명하고, 인내심도 강하고, 춤도 더 잘 추고, 멋지더라. 근데 그건 내가 아니잖아. 그렇게 만들어지는 건 싫어. 내 힘으로 더 나아지고 싶어.”
- p.69
진짜 나를 마주할 용기를 주는 우정
B5-33번은 친구의 배신에 충격을 받고 말문을 닫은 아이다. 치치가 계속 곁을 맴돌며 손을 내밀지만, 사람을 다시 믿기가 겁이 난다. 모니터 안에서 춤추는 메리 재인만이 유일한 위안이 된다. 치치는 사람을 좋아하는 아이다. 친구도 많이 사귀고 싶고, 애들이 자기를 좀 좋아해 주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춤도 잘 못 추고, 뭘 해도 어색한 자신이 보잘것없게 느껴진다. 두 아이가 좋아하는 스타, 메리 재인에게도 사실 고민이 있다. 그냥 춤추는 게 좋았을 뿐인데 어른들은 방송 조회 수와 인기를 높여야 한다며 매일같이 메리 재인을 다그친다. 각자의 고민을 품은 세 아이들은 연구소에서 우연한 계기로 마주치고, 서서히 친구가 된다. 그리고 서로의 존재를 통해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 용기를 얻는다.
『모두가 원하는 아이』는 겉으로는 아무 결점이 없어 보이는 사람도 마음속에는 일렁이는 어둠이 있기 마련임을 보여 준다. 완벽한 사람, 혹은 완벽해지는 지름길이란 허상에 지나지 않으며, 자신의 고민과 부족함에서 도망치지 않고 마주하는 것만이 고되어도 유일한 성장의 방법인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단단한 연대와 우정은 커다란 용기를 준다. 인간에 대한 통찰과 어린이의 올곧은 마음에 대한 믿음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모두가 원하는 아이』는 오늘날 어린이들이 처한 고난의 한 지점을 정확히 제시하는 작가 의식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 이주영, 송언, 이상권, 박정애, 장한애(심사평에서)
모두가 똑같은 모습을 가질 필요가 있을까요?
지금 모습 그대로 사랑받는 것이 훨씬 더 좋지 않나요?
- 작가의 말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