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박완서 타계 10주기 헌정 개정판
그가 가장 사랑했던 연작 자전소설
“지금 다시 박완서를 읽다”
2021년은 한국 문학의 거목, 박완서가 우리 곁을 떠난 지 꼬박 10년이 되는 해다. 그의 타계 10주기를 기리며 박완서 문학의 정수로 꼽히는 연작 자전소설 두 권이 16년 만에 새로운 옷을 입고 독자들을 찾아왔다. 생전에 그가 가장 사랑했던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1992)와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1995)는 모두 출간된 지 20여 년이 훌쩍 넘었지만 여전히 한국 소설의 대표적인 스테디셀러이자 중·고등학생 필독서로 남녀노소에게 사랑받는 작품이다. 독자들의 끊임없는 애정으로 ‘160만 부 돌파’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운 이 두 권은 결코 마모되지 않고 자유롭게 자신만의 문학 세계를 완성한 고(故) 박완서 작가를 형상화한 듯 생명력 넘치는 자연을 모티프로 재탄생했다.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는 박완서의 연작 자전소설 그 두 번째 이야기로 참혹한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몸부림치던 스무 살 박완서의 자기 고백을 담고 있다. 작중 주인공 ‘나’가 스무 살의 성년으로 들어서던 1951년부터 1953년 결혼할 때까지 성년의 삶을 그려낸 이 소설은 공포스러운 이념 전쟁의 현장을 생생하게 묘사하면서도 생명과 삶에 대한 갈망의 순간들을 놓치지 않고 포착해낸다. 뒤틀린 이념 갈등 아래 삶의 공간을 생생하고도 눈물겹게 그려낸 이 작품은 미완으로 끝났던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의 후속작이며, 작가가 생전에 가장 사랑했던 작품으로 남아 있다.
목차
작가의 말
꿈꿨네, 다시는 꿈꾸지 않기를
임진강만은 넘지 마
미친 백목련
때로는 쭉정이도 분노한다
한여름의 죽음
겨울나무
문밖의 남자들
에필로그
작품 해설 - 이남호(고려대 교수, 문학평론가)
지금 다시 박완서를 읽으며 - 김금희(소설가)
저자
박완서 (지은이)
출판사리뷰
“나는 마모되고 싶지 않았다.
자유롭게 기를 펴고 싶었고, 성장도 하고 싶었다.”
박완서 작가 타계 10주기 헌정 개정판
16년 만에 새롭게 만나는 그의 연작 자전소설
2021년은 한국 문학의 거목, 박완서가 우리 곁을 떠난 지 꼬박 10년이 되는 해다. 그의 타계 10주기를 기리며 박완서 문학의 정수로 꼽히는 연작 자전소설 두 권이 16년 만에 새로운 옷을 입고 독자들을 찾아왔다. 생전에 그가 가장 사랑했던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1992)와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1995)는 모두 출간된 지 20여 년이 훌쩍 넘었지만 여전히 한국 소설의 대표적인 스테디셀러이자 중·고등학생 필독서로 남녀노소에게 사랑받는 작품이다. 독자들의 끊임없는 애정으로 ‘160만 부 돌파’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운 이 두 권은 결코 마모되지 않고 자유롭게 자신만의 문학 세계를 완성한 고(故) 박완서 작가를 형상화한 듯 생명력 넘치는 자연을 모티프로 재탄생했다.
특히 이번 개정판에는 기존 판에 실려 있던 문학평론가 고(故) 김윤식 선생, 이남호 선생의 작품 해설과 더불어 박완서의 뒤를 이어 현재 한국 문학을 이끌고 있는 정이현 작가, 김금희 작가의 서평과 정세랑 작가, 강화길 작가의 추천의 글이 수록되었다. 박완서가 우리 곁을 떠나간 지 10년이 흐른 지금 그의 뒤를 이어 새로운 이야기를 써 내려가는 후배 작가들과 함께 ‘지금 다시’ 박완서를 읽어보길 바란다. 또한 소설의 시대 배경인 1940년대와 1950년대의 작가 박완서 사진이 엽서로 제작되어 독자들을 위한 깜짝 선물로 책에 포함되었다.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의 후속작이자
박완서가 생전에 가장 사랑했던 작품
천상 이야기꾼, 박완서가 기록한 세월의 문장들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는 박완서의 연작 자전소설 그 두 번째 이야기로 참혹한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몸부림치던 스무 살 박완서의 자기 고백을 담고 있다. 작중 주인공 ‘나’가 스무 살의 성년으로 들어서던 1951년부터 1953년 결혼할 때까지 성년의 삶을 그려낸 이 소설은 공포스러운 이념 전쟁의 현장을 생생하게 묘사하면서도 생명과 삶에 대한 갈망의 순간들을 놓치지 않고 포착해냈다. 뒤틀린 이념 갈등 아래 삶의 공간을 생생하고도 눈물겹게 그려낸 이 작품은 미완으로 끝났던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의 후속작이며, 작가가 생전에 가장 사랑했던 작품으로 남아 있다.
전후 한국의 휘몰아치는 격변기 속에서 처참하게 무너진 가족사를 거침없이 보여주는 이 작품은 그 자체로 역사적 기록물이라는 찬사를 받는다. “소설로 그린 자화상”이라는 부제에 딱 들어맞게 그녀가 보여주는 스무 살 무렵의 이야기는 흘러가는 거대한 역사 속에서 개인의 체험이 기록물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 작품이다.
박완서만의 촌철살인적 태도, 생생한 묘사
뒤틀린 시대에서 살아남은 한 여성의 이야기
전쟁 직후 한국의 참혹한 현장을 생생하게 그려내어 박완서식(式) 증언문학의 정수라고 불리는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에는 예민하고 감수성이 강한 (작가 자신이기도 한) 스무 살의 ‘나’가 전쟁이라는 야만의 시간을 견뎌내는 과정이 펼쳐진다. 말 그대로 오늘의 이웃이 내일의 적으로 바뀌는 전쟁의 한복판에서 스무 살의 박완서는 당장에 산다는 것, 버티는 것, 생명이 뛰는 것을 갈망하기 시작한다.
오빠가 다리에 입은 총상으로 피난길에 오르지 못한 장면에서 시작하는 소설은 어머니, 오빠, 조카, 그리고 올케와 함께 끝내 살아남은 한 가족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녀가 전쟁 속에서 느끼는 혼란과 가족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겪는 고충은 고통이라기보다 분노에 가깝다.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인간적인 존엄을 최소한이라도 지키기 위해 몸부림을 치던 그녀는, 비로소 자신의 눈물을 터트리게 한 한 남자와 만나 연애를 하게 된다. 1951년부터 1953년까지 피할 수 없는 시대의 고통을 처절하게 견디고 이겨낸 한 개인, 가족 그리고 사회의 이야기가 오롯이 담긴 자전소설이자 가족소설이며 여성소설이다.
내가 살아온 세월은 물론 흔하디흔한 개인사에 속할 터이나 펼쳐 보면 무지막지하게 직조되어 들어온 시대의 씨줄 때문에 내가 원하는 무늬를 짤 수가 없었다. 그 부분은 개인사인 동시에 동시대를 산 누구나가 공유할 수 있는 부분이고, 현재의 잘 사는 세상의 기초가 묻힌 부분이기도 하여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펼쳐 보인다. ‘우리가 그렇게 살았다우.’ 이 태평성대를 향하여 안타깝게 환기시키려다가도 변화의 속도가 하도 눈부시고 망각의 힘은 막강하여, 정말로 그런 모진 세월이 있었을까, 문득문득 내 기억력이 의심스러워지면서, 이런 일의 부질없음에 마음이 저려 오곤 했던 것도 쓰는 동안에 힘들었던 일 중의 하나다.
― 「작가의 말」 중에서
고(故) 김윤식, 이남호 선생 작품 해설,
소설가 정이현, 김금희 서평 수록!
지금 당신이 놓쳐서는 안 되는 한국 문학의 수작
박완서의 삶에서 비롯된 진정한 문학의 맛
이번 개정판에는 기존 판에 실려 있던 문학평론가 고(故) 김윤식 선생, 이남호 선생의 작품 해설과 더불어 박완서의 뒤를 이어 현재 한국 문학을 이끌고 있는 정이현 작가, 김금희 작가의 글과 정세랑 작가, 강화길 작가의 추천의 글이 수록되었다. 그가 먼저 걸어 나갔던 발자취를 따라 새로운 이야기를 써내려가는 작가들과 지금 다시 박완서를 읽어볼 수 있다는 것은 이번 개정판을 읽는 재미를 한층 더 돋운다.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가 보여주는 것은 전쟁의 참혹함에서 살아남은 한 가족의 이야기만은 아니다. 비극적인 전쟁의 역사 뒤에 살아남은 자들의 연대의 역사가 있었다는 것 역시 보여준다. 비록 현실은 도둑질과 거짓말이 난무하고 삶의 존엄성을 내던져 살아남아야 하는 뒤틀린 전쟁통이자 죽은 오빠를 애도할 여유와 시간조차 허락되지 않는 생존의 현장이지만, 그 안에도 생면부지의 갓난아기에게 호두기름과 비상약을 내어주는 구렁재 마님의 따쓰함이, 서둘지 말고 천천히 보통으로 걸으라는 근숙 언니의 든든한 연대가 함께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선생님 작품에서 산은 황폐화된 전장의 도시에서 밀려난 이들이 숨어들어 먹을 것과 숨을 곳을 찾는 자리이자, 죽은 혈육을 하루 만에 묻고 나와 삶의 비참에 갇혀 채 울지조차 못했던 자리다. 하지만 그런가 하면 생면부지의 남일지라도 죽어가는 갓난쟁이에게 호두기름과 비상약을 내놓는 구렁재 마님의 인정스러운 그늘이 있는 자리다. 그러니 다 읽고 난 뒤에 그러한 물음을 다시 접하면 그것은 마치 선생님이 내놓은 명랑한 수수께끼처럼, 때론 다정한 농담처럼 들린다. 그 산이 정말 있었다. 그런 세계가, 울고 있는 사람에게 등을 내어주는 누군가의 내밀한 연대가, 삶이 버거워 바들바들 떨고 있는 사람에게 “자기 털장갑”을 벗어 발끝에 씌워주는 사랑이, 비루하고 참담한 현실에서도 서로를 붙들어 끝내 인간이고자 하는 존재들의 형형한 의지가. 그러니 두려움 없이 걸으라고 박완서 선생님이 그려낸 사람들은 말한다. 함께 피난을 갔다가 한강을 건너 돌아오는 근숙 언니가 부교(浮橋) 한가운데를 통과하며 ‘나’에게 속삭였던 것처럼, 그러니 서둘지 말고 천천히 보통으로 걸으라고.
― 지금 다시 박완서를 읽으며, 「서둘지 말고 천천히 보통으로 걸어」 중에서, 김금희(소설가)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는 흘러가는 거대한 역사의 흐름 속에서 개인의 체험이 소중하고 위대한 역사적 기록이 되는 힘을 보여준 작품이자 전쟁 속에서 느낀 인간에 대한 환멸, 가치관의 혼란, 비열함, 뒤틀린 윤리 등 버석대는 이념 밑에 놓인 ‘진짜 살아가는 문제들’을 그녀만의 단단하고도 노련한 문장들로 형형하게 묘사한 소설이다. 마흔의 나이에 「나목」으로 등단해 수많은 작품 속에서 자신의 혼을 불태우던 그녀의 시작이 이 소설에 담겨 있다. 소설 속 어떤 세상의 풍파에도, 모진 고난 속에서도 절대 마모되지 않으리라, 자유롭게 나의 기를 살려 성장하겠노라 다짐하는 그녀의 모습에서 약동하는 생명과 젊음, 그리고 생의 의지를 느껴보길 바란다. 그것이 이 소설이 출간된 지 수십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명작으로 남아 있는 이유이자, 많은 독자의 사랑을 받아온 이유다. 비록 우리의 곁은 떠나갔지만, 여전히 수많은 독자들과 후배 작가들에게 든든한 희망이 되는 그녀의 책을 다시금 만나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