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실학자 정약용의 파란만장한 삶을 쉽고 생생하게 그린 저학년 인물이야기
젊고 똑똑한 정약용은 일을 하거나 공부할 때, 봐주는 법이 없는 깐깐 선생이었습니다. 정조 임금의 명으로 배다리를 만들기도 하고, 수원에 짓는 성의 설계도를 뚝딱뚝딱 만들어냈지요. 또 암행어사를 하면서 비리를 저지르는 나쁜 관리들을 벌하고 백성의 삶을 보살피자 임금의 신임은 더욱 두터워지게 됩니다.
하지만 정조 임금이 갑자기 죽게 되고 정약용은 역적으로 몰려 극심한 고문을 받고 먼 강진으로 귀양을 가게 됩니다. 낯선 귀양지에서 정약용은 몸도 마음도 다 무너진 채 골골거리기도 했지만, 금방 기운을 차리고 서당을 열어 아이들을 가르치고 학문에 매진합니다. 주막집 할매와 우둔한 아이로부터 큰 깨달음을 얻게 된 정약용은 백성들의 존경과 사랑을 받는 까닥 선생으로 거듭납니다.
목차
까닥 선생 - 6
신 나고 즐거운 나날 - 14
쫓겨난 신세 - 30
걸걸 할매와 골골 선생 ? 38
가장 밑바닥에서 - 50
위대한 학자가 되다 - 62
저자
김기정 (지은이), 김선배 (그림)
출판사리뷰
백성을 사랑한 정약용,
가장 밑바닥에서 위대한 실학자가 되다
실학자 정약용의 파란만장한 삶을 쉽고 생생하게 그린 저학년 인물이야기
보통 학자라고 하면 이황이나 이이가 떠오르는데, 보통 인물 이야기에서 학자는 참 재미없는 인물이라는 선입견을 가지기 쉽다. 반면 정약용은 들여다볼수록 매력적이고 재미와 감동을 주는 인물이다. 임금의 신임을 한 몸에 받으며 승승장구하기도 하고, 역적으로 몰려 일 년에 두 번씩 유배에 처해지며 가장 밑바닥까지 가기도 하였지만, 백성과 학문을 한결같이 사랑한 위대한 실학자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도 시중에 나와 있는 정약용 인물 이야기는 대부분 탄생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 일대기를 다루면서 지루하거나 상투적으로 그린 경우가 많다.
이 책은 유배 시절에 초점을 맞추어 정약용의 시련과 고통, 그리고 그것의 극복을 중심으로 다룸으로써 보다 인물에 집중이 될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양반가에서 자란 인물이니만큼 어린 시절의 자료도 남아 있기는 하지만, 고생담에 의미를 두고 속도감 있으면서도 디테일이 살아 있는 전개 방식을 취하여 정약용의 인물에 대해 단숨에 알 수 있도록 했다. 유배 시절의 고생을 다루기는 하지만 내용이 우울하고 무겁기보다는 경쾌한 인상을 주는데 작가의 문체에 힘입은 바 크다. 게다가 절절한 고통이 감동적으로 그려져 있어서 감정 이입이 쉽게 이루어진다. 글을 읽는 독자들은 정약용의 고난의 시기에는 함께 슬퍼하고, 고통을 극복하고 위대한 학자가 되는 부분에서는 함께 즐거워할 수 있다.
일할 때는 깐깐 선생, 귀양에 가서 골골 선생,
큰 깨달음을 얻은 뒤에 까닥 선생으로 변하는 생동감 있는 캐릭터
청년 정약용은 빈틈이 없는 사람이었다. 밤낮없이 공부에 열중해서 공부를 좋아하는 정조 임금의 눈에 들어 배다리 만들고, 수원성을 짓는 등의 업적을 남겼다. 암행어사가 되었을 때는 탐관오리들을 가차 없이 처벌하였다. 정약용은 원칙에 철저한 깐깐한 사람이었고, 임금의 총애를 받으며 승승장구했다. 이때의 정약용을 깐깐 선생이라 부른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정조 임금이 돌아가시자, 불행이 시작되었다. 정약용은 서학쟁이로 몰려 모진 고문을 받고 유배 길에 올랐다. 전라남도 강진 땅 주막집 골방에서 몸도 마음도 무너진 상태로 죽을 날만을 기다리며 지내던 정약용을 골골 선생이라 부른다. 시간이 흘러 상처가 아물고 기운을 차린 정약용은 자신의 일을 찾는데, 바로 세상을 바꿀 연구를 하고, 책을 쓰는 일이었다. 정약용은 18년의 긴 유배 생활 동안 500여 권의 책을 쓰면서 실학의 대가로 우뚝 서게 된다. 이 시기의 정약용은 까닥 선생이 되어 백성들의 존경과 사랑을 한 몸에 받게 된다. 이 책은 입신양명의 시기, 좌절의 시기, 참된 경지에 도달한 시기를 재미있는 캐릭터 이름을 붙여서 표현한 작가의 아이디어 덕분에 인물을 훨씬 친근하게 느낄 수 있다.
시련을 학문으로 이겨 낸 진정한 학자, 정약용의 삶을 배우다
정약용은 혈기 왕성하고 승승장구하던 시절에도, 18년간의 귀양살이 시절에도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에는 변함이 없었다. 벼슬자리에 있을 때는 거중기를 발명하여 백성들의 부역을 감해 줄 수 있었고, 백성들을 괴롭히는 탐관오리들을 가차 없이 처벌하였다. 유배지에서는 백성들의 고달픈 삶에 안타까움을 표현하는 시를 쓰고, 보다 나은 세상을 위해서 연구하고 책을 집필하였다. 결국 후세에까지 길이 남는 실학의 거장으로 우뚝 설 수 있었다.
사실 정약용이 현실 정치에서 계속 힘을 발휘할 수 있었다면 실학자로서 업적을 남기기는 어려웠을 수도 있다. 유배지에서의 18년의 세월은 학자로서 보다 깊이 생각하고, 넓게 연구하고, 꼼꼼히 집필에 전념할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었다. 귀양지에서 보통의 양반들은 뼛속 깊이 좌절하고, 실의에 빠져 하루하루를 보내다가 세상을 떠나는 경우가 많았지만 강건한 정신의 소유자 정약용은 위대한 업적을 남긴 것이다. 인생 만사 새옹지마라는 말이 새삼 느껴진다.
볼수록 정이 가는 세밀한 인물 묘사
작은 키에 주름이 자글자글한 할머니, 입이 하도 걸걸해서 걸걸 할매라고 불리는 주막집 할매의 모습이 재미있는 그림으로 표현되었다. 퉁명스럽지만 잔정이 많을 것 같고, 잘못된 일을 못 참을 것 같은 얼굴이다. 단순 무식하기 때문에 말투도 직설적이고 행동도 과격하고, 그래서 더욱 재미를 주는 걸걸 할매를 잘 살려 낸 그림이다.
느리고 둔하지만 열심히 공부하고 싶어 하는 메돌의 얼굴은 너무나 사랑스러워 꼭 껴안아 주고 싶다. 성실함과 진실함이 뚝뚝 묻어 나오는 착한 얼굴이다.
정약용은 처한 상황에 맞게 다양한 표정이 나온다. 깐깐 선생일 때는 당당하고 자신감 찬 모습, 골골 선생일 때는 축 처져 있는 불쌍한 모습, 까닥 선생일 때는 자상한 얼굴에다가 일정 경지에 오른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초탈한 모습이 보인다. 다양한 표정들이 주는 재미가 큰데 위대한 학자가 어쩔 수 없이 서당을 열고 코흘리개 철부지 아이들을 가르칠 때의 표정은 가히 압권이다. 또 꽃을 보며 눈물을 글썽이는 골골 선생의 모습에서 깊은 연민이 느껴지면서도 재미있다.
그림 또한 글의 분위기에 맞게 전체적으로 경쾌하면서 표정과 동작, 배경에서 다양한 감정을 효과적으로 드러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