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까막눈 삼디기』의 작가 원유순의 신작!
자연이 키운 넉넉한 아이 더덕이의 무공해 성장기!
열 살 소녀 더덕이가 살고 있는 범실 마을에는 옛날에 호랑이가 득실거렸대요. 지금은 집이 네 채 뿐인 산골마을이지만요. 그래도 더덕이는 외롭지 않아요. 부엌으로 들어온 생쥐 까망이, 동생같은 소나무 덕이, 새침한 닭 얌체와 함께 놀면 시간 가는 줄을 모르거든요. 또, 더덕이는 학원도 학교도 다니지 않고 예랑이네 집에서 홈스쿨링으로 공부해요. 학생은 더덕이와 예랑이, 예랑이 동생 예솔이 밖에 없지만 이 셋은 진짜 친구니까 그 어떤 많은 친구들보다도 소중하답니다.
하루하루 달라지는 자연은 더덕이의 식구고 선생님이고 친구입니다. 어미 닭의 눈치를 보면서 기어코 병아리를 만지고 싶어하는 더덕이에게 공감을 하면서도, 혼자서 장아찌며 오이 무침을 척척 만들어내는 모습을 보면서 더덕이의 어른스러움에 깜짝 놀라게 될거예요. 무공해 자연 속에서 더덕이는 봄볕에 녹은 땅에서 머리를 내미는 새싹만큼이나 천천히, 하지만 꿋꿋하게 자라나고 있어요.
범실 마을에도 외로움은 있습니다. 더덕이의 엄마는 불편한 산골을 떠났어요. 이웃에 사는 땅콩 할머니의 자식들도 모두 도시에 있어요. 하지만 외로움은 곧 훈훈한 사랑으로 가득 찹니다. 땅콩 할머니가 들려주는 옛 이야기에 더덕이가 맞장구를 치면서 서로 안고 있는 빈 자리를 채워주어요. 또, 예랑이는 더덕이 곁에서 엄마를 그리워하는 아픔을 함께 앓아줍니다. 그래서 더덕이에게 엄마가 없는 슬픔은 상처가 아니라 성장으로 가는 사다리가 됩니다. 산골 소녀 더덕이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소통과 사랑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될 거예요.
목차
지은이의 말
어미가 된 얌체
우리 아빠가 슬픈 날
눈이 까만 까망이
이야기꾼 땅콩 할머니
불쌍한 다람쥐
예랑이네 집은 학교
아랫범실 초등학교 아이들
엄마 생각
돈가스 냄새
엄마의 눈물
들고양이와 까망이
엄마, 산골로 한번 와 봐
저자
원유순 (지은이), 이지선 (그림)
출판사리뷰
아이들의 영원한 친구 『까막눈 삼디기』의 작가 원유순의 신작!
작가의 산골 체험을 생생하게 담은 사랑스러운 아이 나더덕!
지난 2010년 100쇄를 찍을 만큼 아이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던 『까막눈 삼디기』의 작가 원유순이 새로운 작품으로 찾아왔다! 작가는 그동안 바보처럼 착해서 놀림 받는 아이(까막눈 삼디기), 다문화 가정에서 자란 아이(우리 엄마는 여자 블랑카), 북한에서 왔다는 이유로 또래와 섞이지 못하는 아이(피양랭면집 명옥이) 등 잘 보이지 않는 곳에 있는 우리 아이들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지켜봐 왔다. 이번 작품 『산골 아이 나더덕』에서는 집이 네 채뿐인 작은 산골 마을에 사는 더덕이의 생활을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낸다.
이 책에 그려진 산골 아이들과 어른들의 생활은 마치 눈앞에 영상으로 펼쳐지듯 생생한데, 그건 작가가 산골에 누구보다 깊은 애정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강원도 산골에서 산딸기를 따 먹고 계곡물에 멱을 감으며 자란 원유순 작가는, 자신의 어린 시절과 초등학교 교사생활을 마친 후 자리 잡은 산골의 생활을 더덕이에게 고스란히 담아냈다. 거기에 2006년 볼로냐 국제도서전에서 수상한 이지선 화가의 일러스트레이션이 더덕이의 자연 감성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화가가 곳곳에 담은 탱글탱글한 다래, 호기심 많은 고양이, 올망졸망한 다람쥐를 보면 주인공 더덕이가 자연을 바라보는 시선에 얼마나 애정이 담겼는지 느낄 수 있다.
나무를 동생 삼고, 생쥐랑 밥 나눠먹는 더덕이의 무공해 성장기!
자연은 우리 인간이 해코지하지 않으면 저희들끼리 잘 살아요. 그리고 우리에게 고맙다며 좋은 것을 나누어 주지요.- 지은이의 말 중에서
아빠와 단둘이 사는 더덕이에게는 마당에 심은 소나무 ‘덕이’가 동생이다. 덕이는 동생이면서 놀잇감이다. 더덕이는 아침마다 작은 묘목인 덕이를 뛰어넘으며 언젠가는 높은 장대도 뛰어넘을 수 있을 거라는 꿈을 키운다. 새침한 닭 얌체는 더덕이에게 엄마의 사랑을 가르쳐 주는 선생님이고, 부엌에서 마주친 생쥐 까망이는 눈동자가 특히 예쁜 친구다. 더덕이는 하루하루 지나면서 달라지는 날씨와 계절, 밭에서 방금 캔 감자, 산에 만난 들고양이와 다람쥐를 보고 느끼면서 자라난다. 이렇게 더덕이 가까이에 있는 자연의 모든 것이 더덕이의 식구고 선생님이고 친구다.
산골 아이 더덕이를 보고 있으면 바보처럼 착해서 더 정이 가는‘삼디기’같은 캐릭터를 빚어내는 작가의 솜씨가 느껴진다. 더덕이는 어미 닭의 눈치를 보면서 기어코 병아리를 만지려는 아이다운 호기심이 반짝이면서도, 혼자서 장아찌며 오이 무침을 척척 만들어 내고 외로운 이웃 할머니의 마음도 보듬을 줄 아는 어른스러운 아이다.
더덕이를 키운 건 팔 할이 무공해 자연이다. 자연이 키운 아이에게는 자연 특유의 풍성함이 주는 넉넉함이 묻어난다. 더덕이가 성장해 가는 과정은 봄볕에 녹은 땅에서 머리를 내미는 새싹만큼이나 느리고 조용하다. 하지만 그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여느 때보다 바쁘게 살아가고 있는 우리 아이들이 충분한 여유와 느림을 누리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게 다가온다.
아이가 외롭지 않게 자라날 수 있는 곳은
사람이 많은 곳이 아니라, 사랑이 많은 곳이다!
사람이 많고 장난감이 많고 놀이공원이 많은 곳이라면 아이들은 외롭지 않게 자랄까? 원유순 작가는 집이 네 채뿐인 산골 마을의 아이를 통해 그건 아니라고 답한다.
더덕이는 학원도 학교도 다니지 않고 산 너머 예랑이네 집에서 홈스쿨링으로 공부한다. 더덕이는 예랑이와 동생 예솔이와 함께 가장 재미있게 읽은 책을 서로에게 들려주기도 하고, 텃밭에 나가서 장난을 치기도 한다. 학생은 세 명뿐이지만 외로울 틈이 없다. 서로가 좋아하는 것, 속상해 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는 ‘진짜 친구’가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 작품에서 그려진 산골에 처음부터 외로움이 없는 건 아니다. 더덕이의 이웃에 사는 땅콩 할머니는 자식들이 모두 도시로 떠난 뒤, 손자의 초등학교 졸업 사진을 보며 가족들을 그리워한다. 자주 찾아오지 않는 가족들이 서운하지만 애써 속으로 삭인다. 더덕이는 엄마가 없이 자라고 있다. 더덕이는 어미 닭과 친구 예랑이의 엄마를 보면서 엄마 없는 허전함을 느낀다. 더덕이가 그토록 그리워하는 엄마는 불편한 산골에서는 살 수가 없어 더덕이에게 돌아올 수 없다.
저마다 가지고 있는 외로움들을 훈훈하게 채우는 건, 서로의 빈자리를 보듬어 주는 사랑이다. 땅콩 할머니는 옛이야기 보따리를 풀며 더덕이의 엄마 자리를 메워 주고, 더덕이는 그런 할머니의 손녀가 되어 준다. 또 엄마를 그리워하는 더덕이 옆에는 그 아픔을 함께 앓아 주는 예랑이가 있다. 그래서 더덕이에게 엄마가 없는 슬픔은 치유될 수 없는 상처가 아니라, 성장으로 가는 사다리가 된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 살지만 왕따가 생기고 소외된 사람이 생기는 요즘, 더덕이와 이웃들의 소통은 감동으로 다가오지 않을 수 없다. 지금 우리 아이들이 외롭다면, 행복하지 않다면, 그건 무엇 때문일까? 『산골 아이 나더덕』은 산골 아이와 사람들의 관계를 통해‘소통’과 ‘사랑’이라는 대안을 살며시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