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진실한 감정의 소중함과 따뜻한 사랑을 느끼게 하는 이야기, 우리의 현실을 되돌아보며 반성하게 하는 이야기들로 구성된 동화집입니다. 순수한 동심을 담아낸 것에서부터, 편견 없는 마음으로 서로를 받아들이고 따뜻한 사랑을 나누는 이야기, 인간의 이기심과 거짓된 사회를 날카롭게 비판하고, 민족의 현실을 안타까워하는 마음이 담긴 이야기까지 다양한 주제를 넘나드는 이현주 목사의 작품 세계가 잘 드러나는 동화 작품 4편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이현주 목사의 초기 대표작인 웃음의 총은 누구든, 무엇이든 웃게 만드는 웃음의 총을 얻게 된 아이의 이야기로 유머러스하고 쉬운 이야기지만 그 속에 소중한 진실을 담아냈습니다. 아버지는 생활 속의 짧은 이야기가 깊은 감동과 여운을 남깁니다. 와르르나라 사람들은 하늘만 바라보고 살던 어리석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웃음 뒤에 날카로운 깨우침을 줍니다. 살꽃 이야기는 슬픈 전설 같은 사랑 이야기로 갈라진 조국의 현실을 가슴아파하는 작가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저자
이현주 (지은이), 한태희 (그림)
출판사리뷰
▶이 책에 담긴 네 편의 이야기
웃음의 총: 웃음의 총을 얻게 된 아이. 그 총은 쏘기만 하면 사람도, 동물도, 나무도 웃게 만드는 신기한 총이다. 아이는 울며 떼를 쓰는 동생에게, 복잡한 버스 안에서 싸우는 승객과 차장에게, 험악한 분위기의 소매치기 아이와 형사에게 웃음의 총을 쏴 모두가 웃게 만든다. 전 세계를 웃음바다로 만들어 아름다운 세상으로 만들겠다고 다짐한 아이. 어느 골목길에서 울음소리가 나는 집으로 들어가 웃음의 총을 마구 쏘는데, 알고 보니 그 집 딸이 죽은 것이었다. 웃음의 총 때문에 딸이 죽었는데도 웃는 아버지. 그러나 그 눈에는 슬픔이 가득하다. 어쩔 줄을 몰라 하며 그 자리에서 도망쳐 나온 아이는 진실한 감정의 소중함을 깨닫게 된다.
와르르나라 사람들: 와르르나라 임금님은 늘 커다란 망원경으로 하늘을 바라본다. 땅의 일이야 동물들에게 맡기고 사람은 하늘을 바라보고 살아야 한다면서. 그러던 어느 날 임금님은 하늘이 무너진다고 고함을 지르며, 사람들을 시켜 무너지는 하늘을 떠받칠 기둥을 세우라고 한다. 땅위의 모든 것을 끌어다가 세운 기둥 덕분에 하늘은 무너지지 않는다. 대신 땅이 와르르 꺼져 와르르나라는 땅 속으로 사라졌다.
아버지: 신발을 잃어버린 나는 맨발로 철길을 걸어 집으로 향한다. 집에 들어갈 일이 걱정이 돼 서울로 간 용남이를 떠올리며 이 길로 서울로 도망갈까 생각도 한다. 캄캄한 길을 걸어가는데 갑자기 눈앞에 시커먼 장승 같은 것이 나타나고, 너무 무서운 나는 길에 주저앉는다. 그런데 그것은 ‘명수야’하고 부르는 아버지다. 나는 아버지 등에 업혀 집으로 가면서 울음을 터뜨리고 만다.
살꽃 이야기: 큰 강을 사이에 두고 남쪽과 북쪽에 마을이 있는데 강에 사는 붉푸른 이무기는 두 마을이 왕래하지 못하게 심술을 부린다. 서로 사랑하는 사이인 북쪽 마을의 한이 총각과 남쪽 마을의 선이 처녀는 붉푸른이무기 때문에 헤어지고, 서로를 그리워하며 늙어가다 병이 들어 죽음을 앞두고 있다. 이들의 손자인 국이와 조는 꿈에 본 산신령이 일러준 대로 강이 시작되는 곳, 희망산 골짜기의 살꽃을 찾아 떠난다. 겨울이 가고 봄이 오자, 희망산 뿌리에서 흰 꽃잎 하나가 떠내려 오고, 그 꽃잎을 입에 넣은 붉푸른이무기는 마침내 죽는다. 한이 할아버지와 선이 할머니는 다시 만나고 두 마을도 오가게 된다. 사람들이 희망산 골짜기 막다른 곳으로 가 보니 흰 살꽃이 피어 있고, 그 곁에 두 아이가 꼭 안고 있는 모양의 바위가 있었다.
실천하는 삶, 그 진심이 들려주는 이야기들 - 이현주 목사의 동화
‘빛나는 어린이 문학’ 시리즈 9번째 책이 출간되었다. 씨앗을 뿌리고 꽃을 가꾸는 마음으로 우리 어린이 문학을 키워 온 대표적인 작가들 중 이번에 만나는 작가는 이현주 선생이다. 이현주 선생은 주로 ‘목사’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하지만 그는 교회가 없다. 내게 있는 것을 다른 이와 나누려고 노력하는 ‘드림 정신’을 제안하고, 2006년 건물 없는 교회 ‘드림실험교회’를 만들어 전국 각지를 돌며 예배를 드리고 있다. 목사라는 이름 말고도 그는 동서양과 종교를 아우르는 다양한 글의 저술가, 번역가로서도 많은 책을 쓰고 소개했다. 이현주 목사를 이야기할 때 동화 작가로서의 삶도 빼 놓을 수 없다. 1964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동화 ‘밤비’로 등단한 후, 수많은 동화를 발표하며 이 땅의 어린이 문학을 풍성히 하는 데도 큰 몫을 했다.
그의 동화는 순수한 동심을 담아낸 것에서부터, 편견 없는 마음으로 서로를 받아들이고 따뜻한 사랑을 나누는 이야기, 인간의 이기심과 거짓된 사회를 날카롭게 비판하고, 민족의 현실을 안타까워하는 마음이 담긴 이야기까지 다양한 주제를 넘나든다. 그의 이야기에 우리가 귀를 기울이게 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결국 그의 삶 때문일 것이다. 진정 소중한 것을 지켜내고자 하는 올곧은 삶, 욕심 없이 깨끗한 마음으로 나눔을 실천하는 이현주 목사의 삶은 그 자체가 감동적이다. 그리고 그런 삶에서 우러나온 이야기가 작가의 진심이고 진실이라는 것을 믿기 때문일 것이다.
소중한 삶의 진실을 깨닫게 하는 이야기들
이 책에는 모두 네 편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진실한 감정의 소중함과 따뜻한 사랑을 느끼게 하는 이야기, 우리의 현실을 되돌아보며 반성하게 하는 이야기들로 모두 이현주 목사의 작품 세계가 잘 드러나는 작품들이다. 동화를 활발하게 발표했던 70년대 초 작품이 많은데, 작가는 오래 전에 발표한 작품들이라 거친 표현이 많다며, 작은 부분들이지만 다시 글을 다듬는 열의를 보이면서 이 책을 통한 어린이들과의 만남을 소중히 여겼다.
『웃음의 총』은 이현주 목사의 초기 대표작이다. 누구든, 무엇이든 웃게 만드는 웃음의 총을 얻게 된 아이의 이야기로 유머러스하고 쉬운 이야기지만 그 속에 소중한 진실을 담아냈다. 웃음이 언제 어느 때나 제일 좋은 것은 아니며, 슬플 때는 슬픔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것이 더 가치 있는 일이라는 것, 그러니 중요한 것은 그저 웃음이 아니라 진실한 감정이라는 것을 어린이의 눈높이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아버지』는 생활 속의 짧은 이야기가 깊은 감동과 여운을 남긴다. 잘못을 저지르고 꾸중이 두려워 막막해하던 아이가 아버지의 품에서 위로를 받는다. 무뚝뚝하지만 말없이 등을 내어주는 아버지의 사랑이 느껴져 누구라도 울컥하는 감동과 따뜻함을 느낄 것 같다. 진실한 감정의 소중함, 삶이 주는 따뜻한 위로와 사랑이 느껴지는 이야기들이다.
우리의 현실을 담아낸 준엄한 이야기들
『와르르나라 사람들』은 하늘만 바라보고 살던 어리석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웃음 뒤에 날카로운 깨우침을 준다. 무너지는 하늘을 떠받치기 위해 땅위에 세운 기둥 때문에 결국 땅이 무너져 사라져버린 사람들. 정작 우리도 눈앞의 일에만 급급해 큰 실수를 저지르고 있지는 않은지, 우리가 정성을 다해 지켜내야 하는 것은 무엇인지 반성하게 된다. 이 이야기는 오늘날 우리의 모습을 비추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발 딛고 서 있는 이곳, 우리는 이 땅을 얼마나 소중히 여기고 있는지. 얼마 전 이현주 목사는 ‘생명의 강’ 순례단에 참가해 우리는 모두 강 앞에서 무릎을 꿇고 참회해야 한다고 했다. 오래 전에 발표했던 이야기, 그 속에 담아냈던 걱정과 경고가 현실이 되지나 않을지 작가는 오늘도 걱정하고 있을지 모른다.
『살꽃 이야기』는 슬픈 전설 같은 사랑 이야기로 갈라진 조국의 현실을 가슴아파하는 작가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죽은 사람도 살린다는 살꽃, 붉푸른이무기를 물리친 그 살꽃이 어떻게 피어나게 되었는가 하는 이야기를 들어보면, 헤어져 있는 이들의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기 위한 길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사람들이 모여 사는 이 사회를 걱정하며, 생명이 아름답게 어우러져 사는 방법을 찾고자 애쓰는 작가의 간절한 마음이 잘 드러난 이야기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