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주인공 고재는 어여쁜 여자 아이들과는 달리 힘없는 아이들을 혼내주는 의리파 여자 아이입니다. 고재네 반에는 승준이라는 자폐아가 있는데, 승준이는 애벌레를 아주 좋아합니다. 고재네 반 아이들은 승준이를 매일 놀리곤 하지만, 고재는 승준이를 더 챙겨줘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애벌레에게 관심을 보였던 고재에게 승준이는 친한척을 했고, 그럴 때마다 나쁜일만 생겼지요. 속상한 마음은 커져갔지만, 승준이 마음을 아프게 하기는 싫었지요. 힘찬이라는 아이는 고재를 좋아합니다. 힘찬이는 승준이의 벌레를 밟아 죽이고, 거짓말도 서슴치 않았습니다. 힘찬이와 다투고, 북한산에서 마추치게 된 고재는 애벌레를 내민 힘찬이와 화해를 하게 되었고, 서슴없이 애벌레를 만져본 고재는 이제서야 승준이와 친구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의 우정을 그린 이야기입니다. 친구가 되고 싶지만, 뭔가 통하는 게 없고, 그 친구가 좋아하는 것을 함께 할 수 없을 때는 정말 속상하지요. 하지만, 주인공 고재처럼 우리 친구들도 진정한 친구가 되는 날이 꼭 있을 겁니다. 뜨거운 우정을 보여주는 따뜻한 이야기입니다.
목차
◇ 벌레 같은 아이
◇ 애벌레가 애벌레를 먹어요
◇ 승준이랑 친구하면 왜 안 되니?
◇ 애벌레를 기르는 승준이
◇ 한고집이랑 양벌레랑 연애한대요!
◇ 생일 선물이 벌레라니!
◇ 이 개새끼야, 한판 붙자
◇ 선생님, 승준이가 오줌 쌌어요
◇ 내가 애벌레를 잡았어요
저자
이상권 (글), 윤정주 (그림)
출판사리뷰
왜 승준이와 친구하면 안 되나요?
자폐는 마음의 문을 닫아버리는 아주 괴상한 병이다. 지능이 모자란 것도, 겉모습이 다른 것도 아닌데 의사소통을 어려워하고 아예 관심도 없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유독 자신이 좋아하는 뭔가가 있으면 무서울 정도로 집착한다고 하니, 주위 사람들에게는 참 답답하고 안타까운 노릇이다.
이 책 에는 이런 특성을 두루 갖춘 자폐아 승준이가 등장한다. 벌레라면 모르는 게 없고, 자기를 위해 주는 친구에게는 과감한 애정 표현도 불사하는 단순하지만 천진난만한 아이이다. 또 다른 주인공 고재는 축구도 잘 하고 싸움도 욕도 곧잘 하는 다소 과격한 여자 아이이다. 약한 아이 괴롭히는 꼴 못 보고, 비겁한 짓하는 아이는 응징하고야 마는 정의파, 의리파이다.
고재는 ??애벌레가 애벌레를 먹는다??는 승준이의 말을 듣고는 처음엔 믿을 수 없었지만, 우연히 그 장면을 목격하고부터 승준이를 더 깊이 이해하게 된다. 하지만 승준이와 친구되기가 이렇게 어려울 줄이야……. 고재를 좋아하는 힘찬이라는 아이는 둘 사이를 갈라놓으려고 호시탐탐 노리며 끊임없이 훼방거리를 만들어 낸다. 고재에게는 다 똑같은 친구일 뿐인데, 승준이와는 왜 친구하면 안 되는지 도무지 혼란스럽기만 하다.
작가 이상권 씨는 실제로 산길을 걷다가 참나무 밑에 떨어진 애벌레 한 마리를 발견하고는 그 애벌레를 집에 들고 와서 정성껏 키우기 시작했다. 애벌레가 고치를 만들고 드디어 그 고치를 뚫고 나방이 되어 나오기까지의 과정을 지켜보면서, 녀석들이 때때로 생각도 하고 노래도 하고, 쳐다보면 같이 쳐다보기도 하는 아주 멋진 녀석들이란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고 한다.
너무 늦게 나방이 되어 나와서 ??늦나돌이??란 별명을 붙인 이 애벌레들을 언젠가는 꼭 한번 이야기로 만들어야지 하고 마음먹게 되었고, 바로 그 동화가 인 셈이다. 남들은 징그럽다고 먼저 피해 버리는 애벌레를 그토록 좋아해 애벌레라면 모르는 게 없는 주인공 승준이를 통해서, 작가는 그동안 소중하게 키워 온 애벌레 이야기를 맛깔나게 들려 주고 있다.
그래서인지 주인공 고재가 주위 친구들의 괴롭힘이나 훼방도 꿋꿋히 견디며 승준이에게 친구로서의 진심을 보여 주는 과정은, 늦나돌이가 예쁜 나방이 되기까지 묵묵히 참고 지켜 본 작가의 심정만큼이나 따뜻하고 감동적으로 다가온다.
진정한 우정의 정의를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이야기!
누군가에게 진심으로 다가서서 관심과 애정을 보이면 서로 통하게 되고, 상대가 좋아하는 것을 나도 같이 좋아해 주는 것이 바로 사랑 혹은 우정의 기본이라는 것을 아이들은 이 동화를 통해 깨닫게 될 터이다. 승준이가 좋아하는 애벌레를 자기도 두려워하지 않고 만질 수 있어야 비로소 진정한 친구가 되는 것이라고 여기며 애벌레를 만져 보려고 시도하는 고재의 모습은, 우정의 참모습을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살아 있는 캐릭터와 벌레들!
작가 이상권 씨는 생태동화의 토양이 척박한 우리 어린이책 시장에 를 비롯한 몇 종의 생태동화를 선보이며 호평을 받은 작가이다. 이번 작품은 작가가 집에서 키우면서 오랫동안 직접 관찰한 애벌레를 소재를 등장시켜, 자칫 밋밋해지기 쉬운 생활동화에 활력과 생기를 불어넣고 있다. ‘짜장면집 나무젓가락’, ‘공포의 삼겹살’, ‘노랑 고슴도치’ 등 반 아이들의 별명을 애벌레에다 갖다 붙이기도 하는 승준이는 작가의 이웃에 사는 실제 자폐아를 모델로 삼았다고 한다. 또 이마가 툭 튀어나온 사내아이 같은 주인공 고재는 작가의 딸이며, 동화의 무대가 된 북한산에 둘러싸인 아담한 학교며 동네도 실제 작가가 살고 있는 우이동 모습 그대로이다. 덕분에 이 글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모두 살아 있는 듯 자연스럽고 사실적인 생동감을 느끼게 한다.
표정과 동감이 살아 있는 그림!
화가 윤정주 씨는 만화와 그림책, 동화를 넘나드는 멀티 플레이어이다. 탄탄한 기본기를 갖추고 다양한 장르를 소화해 내는 능력이 뛰어나 요즘 어린이책에서 가장 주목받는 화가이기도 하다. 생활동화의 그림류가 사실적인 풍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에서 에서는 색다른 시도를 하고 싶었다는 화가의 의도대로, 동감이 넘치는 데생과 단조롭지 않은 채색, 만화 분위기가 물씬 묻어나 더욱 재미있는 애벌레 등이 인상적이다.
♣ 정성들인 그림과 디자인, 색다른 종이 질감으로 창작동화의 변화를 선도한 웅진푸른교실!
와 , , 그리고 로 이어지는 웅진푸른교실 시리즈는 책읽기에 재미를 붙여 가는 초등학교 2,3,4학년 어린이들이 한번 책을 잡으면 놓치 않고 끝까지 읽어 내려갈 수 있을 만큼의 적절한 분량과 화려하지 않으면서도 텍스트와 적절한 조화를 이루는 정성들인 그림, 텍스트와 그림의 자연스러운 결합을 이끌어 내어 새로운 창작동화의 면모를 보여 준 수준 높은 디자인 등이 어우러져, 출간 이후 어린이 창작동화 시장에서 독자와 편집자에게 가장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는 시리즈로 자리잡았다.
또 올봄에 열린 대만도서전에서도 호평을 받아 대만 유수의 출판사에서 번역 출간을 준비 중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