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한국 단편의 완성자’라 불리는 상허 이태준,
그가 어린이를 위해 쓴 주옥 같은 동화 다섯 편.
아이들의 눈으로 본 순수한 세상,
여리고 고운 생명에 대한 새삼스러운 깨달음들이
서로 기대고 보살피며 살아가는 아름다운 세상을 꿈꾸게 합니다.
▶이 책에 담긴 다섯 편의 이야기
*꽃장수: 꽃장수가 예쁜 꽃을 만드는 것이라 믿고 있던 아기. 엄마로부터 땅에 씨를 심으면 싹이 나고 하늘에서 비가 내리고 햇빛이 비쳐 싹이 자란다는 말을 듣고 놀라움에 하늘을 바라본다.
*불쌍한 삼 형제: 친구들과 까치 새끼를 잡아 온 영선이. 까치가 먹이를 먹지 않자 마음이 쓰이는데, 자다가 어미 까치에게 쫓기는 꿈을 꾸고는 까치 새끼를 놓아 준다. 하지만 까치 새끼는 고양이에게 잡아먹히고, 다른 동무들의 새끼들도 모두 죽었다는 소식을 듣는다.
*몰라쟁이 엄마: 참새 소리를 듣고 문득 궁금해진 노마. 엄마에게 참새도 엄마가 있는지, 할아버지 참새는 수염이 났는지, 기집애새끼와 사내새끼는 어떻게 구별하는지 끊임없이 질문을 한다.
*슬퍼하는 나무: 둥지에 알을 꺼내러 온 아이. 어미 새는 알이 깨거든, 털이 나거든 오라고 아이를 돌려보내고, 며칠 후 다시 온 아이에게 나무는 너 때문에 좋은 동무 다 잃었다며 타박을 한다.
*어린 수문장: 집을 지키게 할 요량으로 어린 강아지를 얻어 온 남매. 그런데 다음 날 아침 강아지가 사라진다. 한참을 찾아다닌 끝에 개울을 건너다 물에 빠져 죽었다는 소문을 듣고 안타까운 마음에 어쩔 줄을 모른다.
목차
꽃 장수
불쌍한 삼 형제
몰래장이 엄마
슬퍼하는 나무
어린 수문장
아기와 엄마 그리고 새끼와 어미 이야기
저자
이태준 (지은이), 윤정주 (그림)
출판사리뷰
한국 단편의 완성자 이태준, 그가 어린이를 위해 쓴 동화들
‘한국 단편의 완성자, 단편 미학의 대가.’ 상허 이태준을 일컬을 때 빠지지 않는 수식어이다. 이태준은 1930년대 ‘시는 정지용, 소설은 이태준’이라는 세간의 평가를 받았던 작가로 한국 현대소설사에서 빼 놓을 수 없는 중요한 인물이다. 한때 월북 작가라는 미명 아래 대중에게 소개되지 못한 적도 있었으나 요즘은 그의 작품을 알고 관심을 기울이는 독자들이 많다.
그는 1904년 태어나 22세의 나이로 1925년 7월 ‘조선문단’에 가 당선되어 문단에 나왔는데, 이후 1953년 무렵까지 단편 60여 편과 중?장편 18편 등 소설은 물론 시, 동화, 수필, 희곡, 평론 등 다양한 문학 장르에 걸쳐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그 중 이태준이 남긴 동화는 모두 12편. 방정환과 친분이 두터웠던 그가 ‘개벽사’에서 일을 하며 발표한 작품들이다. 그의 동화 중에는 9살에 고아가 된 그의 체험이 짙게 묻어나는 작품들이 많다. 흔히 ‘고아의식’이라 불리는 그런 감성이 강하게 드러나는 작품 외에도 아이들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또한 새삼스런 깨달음을 얻게 하는 이야기도 있다. 어린이들을 위해 쓴 작품이라고는 하나 그 문장의 아름다움과 묘미, 깊은 여운이 결코 덜하지 않다.
이 책 는 그중 다섯 편을 가려 뽑아 엮었다. 시대를 초월하는 보편성을 지닌 이야기들로, 사람과 자연을 하나로 아울러 그 애틋한 삶과 생명을 발견하게 하는 아름다운 작품들이다. 짧고 간결한 글이지만, 완벽한 구성과 넘치는 생동감으로 감탄을 자아낸다.
생명에 대한 감수성, 자연의 질서를 발견해 가는 아이들의 모습
이 책에 담긴 다섯 편의 이야기에는 모두 엄마와 아기, 그리고 어미와 새끼가 나온다. 와 는 아이와 엄마의 대화로 되어 있고, 는 어미와 새끼에 대한 이야기이다.
아이와 엄마가 나누는 대화 속에는 아이의 눈에 비친 세상과 그것을 향한 호기심이 온전히 담겨 있다. 또 그 대화를 통해 아이는 새로운 발견과 깨달음을 얻어 한 뼘 더 성장하기도 한다. 에서 노마는 엄마를 졸졸 따라다니며 끊임없이 질문을 해 댄다. 그 질문들을 보면 노마의 생활이 그대로 담겨 있다는 느낌이 든다. 세상을 향한 호기심에 함께 고개를 갸웃거리게 된다. 에서 아이는 예쁜 꽃을 꽃장수가 만들어 내는 것이라 믿고 있었다. 그런데 엄마와 대화를 나누는 중에 자연의 섭리를 깨닫고 새삼스레 하늘과 땅을 바라보게 된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보는 독자들 역시 생명을 키워내는 대자연의 경이로움을 함께 호흡하게 된다. 이 짤막한 두 작품은 결코 독자에게 설명하거나 가르치지 않는다. 단지 아이들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정확하고 간결하게 담아냈다. 하지만 그 솔직하고 호기심 어린 모습은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진실을 깨닫게 하며 깊은 공감을 이끌어 낸다.
나 는 새끼와 어미 이야기를 통해 생명에 대한 또 다른 깨달음을 준다. 아기가 엄마의 보살핌을 받아야 하듯, 새끼도 어미의 보살핌이 있어야 한다. 자연 속의 생명들도 서로 기댈 친구가 필요하다. 그래서 억지로 어미에게서 떼어 놓은 새끼는 결국 불행한 최후를 맞게 되고, 친구를 빼앗긴 나무는 사람과 똑같이 외로움을 느끼고 슬퍼한다. 그런 과정을 겪고 지켜본 아이들은 놀라고 아파한다. 그렇게 나와 다른 생명이라 생각했지만, 결코 나와 다르지 않음을 발견하고 더욱 친근하게 느끼며 그 생명을 애틋하게 바라보게 되는 것이다. 그러면서 자연의 질서를 거슬러서는 안 된다는 것도 알게 된다. 생명에 대한 감수성을 일깨우며 새로운 발견과 깨달음을 이끌어 내는 작품들이다.
탁월한 구성, 깊이 있고 서정적인 그림
이 책은 일러스트레이터 윤정주가 그림을 맡아 진행했다. 작품마다 그 분위기를 한껏 살리며 개성적인 작업을 해 온 그녀는, 이번 작품에서 이야기의 해석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풍성한 구성과 함께 한국적인 정서가 물씬 느껴지는 선과 색으로 작품에 깊이를 더했다.
누가 보아도 감탄이 나올 만큼 깜찍하고 귀여운 의 여자 아이. 화가는 이 꼬마가 엄마의 이야기를 들으며 하늘과 땅이 꽃을 키워내는 과정을 머릿속에 그려 보는 것을 그림으로 표현했다. 꼬마는 자신도 꽃나무와 함께 씨앗이 움트고 비를 맞고 햇빛을 받으며 자라는 과정을 상상해 본다.
따뜻하고 고운 색감이 보는 이의 마음까지 환하고 따스하게 물들이는 것 같다. 는 노마의 실제 생활과 노마의 상상을 화면 양쪽으로 나란히 구성해 재미를 더한다. 그리고 노마가 왜 그런 질문을 했을까를 그림 속에서 보여준다. 는 또한 만화가이기도 한 그녀의 장점을 발휘해 아이와 어미 새와 나무의 대화를 카툰 형식으로 표현했다. 짧은 입말로 된 텍스트의 생동감을 위트가 넘치는 그림이 고스란히 살려냈다. 화가가 가장 감동적이었고, 그래서 더욱 심혈을 기울였다는 작품 역시 그림이 주는 여운이 오래도록 가슴에 남는다. 화가는 이 작품에서 인물의 시선과 심리를 빛의 미묘한 흔들림이나 색감의 변화와 함께 섬세하게 표현해 냈다. 어린 강아지와 어린 여동생을 함께 보여주거나 대비시키는 방식은 어린 생명에 대한 애틋한 정과 아쉬움을 더욱 크게 만든다. 이태준의 아름다운 글과 더불어 뛰어난 그림이 주는 재미와 감동까지 어느 것 하나 놓칠 수 없는 작품이다.
꼭 읽어야 할 주옥 같은 우리 동화, ‘빛나는 어린이 문학’ 시리즈
는 ‘빛나는 어린이 문학’ 시리즈의 6번째 권이다. ‘빛나는 어린이 문학’ 시리즈는 어린이문학 태동기부터 근현대까지 우리 어린이 문학의 대표작을 소개하는 시리즈로 어린이 문학 대표 작가의 대표작 모음집이라 할 수 있다. 우리 어린이 문학의 고전이라 할 만한 작품들을 6-9세 정도의 어린이가 편하게 접할 수 있도록 그림의 비중을 높여 구성했다. 스스로 책 읽기를 시작하는 아이들이 이 시리즈로 본격 문학 작품의 재미와 감동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1999년과 2000년 사이에 출간된 1-5권은 이원수, 백석, 현덕, 권정생, 이주홍의 작품들로 이미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아 독자들에게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특히 의 경우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주빈국 초청 기념 ‘한국의 책 100’에 선정될 정도로 작품성을 인정받고 있는 시리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