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과학잡지 에피 22호, “물, Everything Everywhere”는 우리를 둘러싼 모든 것에 연관된 물에 대한 이야기를 펼친다. 인간의 몸과 사회 그리고 우주 차원에서 물이 어떻게 존재하고 있는지 살피고, 아직 밝혀지지 않은 물의 자취를 찾고 이해하는 과정과 물이 인간과 사회와 맺는 관계를 조명한다.
목차
들어가며 - 물은 어디에 있는가 | 전치형
키워드-숨(Exhalation)
물의 화학적 성질 | 김성근
생명의 물, 피 땀 눈물 | 김상욱
바다, 물은 어디서 왔고 물 부족은 왜 생기는가 | 이강근
물의 순환과 인간 활동 | 감종훈
우주에서 물 찾기 | 이정은
뉴스-갓(Ansible)
이 계절의 새 책 | 수치심에 맞서 연대하자는 절절한 외침 | 정인경
과학뉴스전망대 | 인간 예술가와 예술 인공지능, 대결 아닌 공존의 길은? | 오철우
과학이슈돋보기 | 도심 녹지 형평성을 다시 생각해야 | 윤신영
브뤼노 라투르를 추모하며 | 그는 세상을 너무도 사랑했다… | 필리프 피냐르 (번역: 김명진)
브뤼노 라투르를 추모하며 | 브뤼노 라투르, 그의 사상의 궤적 | 홍성욱
컬처-터(Foundation)
에세이 | 북극의 얼음이 다 녹으면 다음 빙하기를 기다려야 하나? | 신방실
현대미술, 과학을 분광하다 | 어떤 것도 홀로 존재하거나 스스로 생성되지 않는다 - 아르코미술관 융복합 예술 페스티벌 「횡단하는 물질의 세계」에 대한 짧은 소회 | 차승주
SF | 그들이 보지 못할 밤은 아름다워 | 백사혜
물구나무과학사 | 동서양의 별자리와 별자리 관념 | 전용훈
이슈-길(Farcast)
가치 기반 의사결정과 주관적 합리성 | 정동일
지구온난화에 대응하는 최선의 방법을 둘러싼 열띤 논쟁 | 매들린 오스트랜더 (번역: 김명진)
인류세(Anthropocene)
제4기 고기후-고생태학과 인류세 | 김수현
INDEX
저자
전치형, 김성근, 김상욱, 이강근, 감종훈, 이정은, 정인경, 오철우, 윤신영, 필리프 피냐르, 김명진, 홍성욱, 신방실, 차승주, 백사혜, 전용훈, 정동일, 매들린 오스트랜더, 김수현 (지은이)
출판사리뷰
과학잡지 에피 22호, “물, Everything Everywhere”는 우리를 둘러싼 모든 것에 연관된 물에 대한 이야기를 펼친다. 인간의 몸과 사회 그리고 우주 차원에서 물이 어떻게 존재하고 있는지 살피고, 아직 밝혀지지 않은 물의 자취를 찾고 이해하는 과정과 물이 인간과 사회와 맺는 관계를 조명한다.
모두 같으면서도 또 다른, 물
모두가 물이 중요한 줄은 알지만 너무 당연해서 물의 소중함을 느끼기 쉽지 않다. 물에 대한 다양한 과학적 논의는 ‘물 쓰듯’ 지나쳤던 물의 의미를 되새기도록 돕는다. 화학자 김성근은 물이 소금 같은 다른 물질과 어떻게 얽히고 섞이는지 밝힌다. 생명과학자 김상욱은 물이 우리 인간을 포함하는 생명체를 어떻게 구성하고 지탱하는지 설명한다. 지질학자 이강근은 우리가 사는 땅과 하늘 그리고 바다 모든 곳에서 물이 존재하고 이동하는 양상을 소개한다. 수문기후학자 감종훈은 인간의 사회경제적 활동이 물의 순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밝힘으로써 부쩍 잦아진 폭우 등의 기상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와 앞으로의 과제를 이해하도록 돕는다. 천문학자 이정은은 지구 바깥에도 물이 존재하는지, 우주에서 생명이 존재하는 가능성의 기준인 물의 존재를 어떻게 탐사하는지 소개한다.
곳곳에서 실감하는 물의 존재와 의미
물은 기후변화와도 직접 연결된다. 내가 쓴 물은 흘러흘러 바다로 가지만 바다에서 사라지지 않고 다시 내가 있는 곳으로 돌아온다. 북극을 방문해 빙하가 빠르게 녹고 있는 현장을 직접 목격한 신방실은 한 번 녹은 빙하는 다음 빙하기가 오기 전까지 다시 얼지 않는 ‘돌이킬 수 없는’ 것임을, 북극의 변화는 지구의 변화로 이어지게 될 것임을 강조한다. 기후변화의 위력은 우리의 예상을 벗어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홍수를 막기 위해 설치하는 제방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하는 매들린 오스트랜더의 지구온난화 대응 방안 논쟁은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방법 못지않게 우리가 갖춰야 할 관점과 태도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기후변화는 너무 커다란 일이지만 그 과제는 아주 일상에서 나타난다. 윤신영은 도심의 녹지 환경이 충분한가를 구체적인 자료 수집에 근거한 분석을 통해 제시한다.
한 방울의 물에서 사람을, 하늘 바다 우주를
인간은 짧은 기간 동안 자신들이 지구에 너무 많은 영향을 미쳤다고 이야기하지만 지구도 그렇게 생각할까. 고기후생태학자 김수현의 인류세에 관한 지질학적 논의는 수억 년이 넘는 시간에 비교하면 아주 짧은 틈새에 불과한 현재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중요한 것은 의미의 크고 작음을 따지는 것이 아니라 시간의 흐름 위에서 의미를 짚어보는 것이다. 인공지능 예술의 다양한 시도와 그에 따른 쟁점을 소개한 오철우의 논의와 기술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활용한 융복합 예술 전시를 소개한 차승주는 기술과 인간이 만나는 긴 시간의 과정을 생각하게 한다.
이러한 만남은 우연일까, 필연일까. 백사혜의 소설이 건네는 인사가 이를 곱씹게 한다. 우리가 사는 모든 공간에서 순환하는 물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 그 연결을 구성하는 것은 균일함이 아닌 다양함이다. 전용훈이 소개하는 별자리에 대한 동서양의 관념에서 별자리에 대한 동양과 서양의 관념이 달랐음이 잘 드러난다. 그 다름 속에서 동양과 서양은 별자리에 대한 이해를 쌓아나갔다. 그 다름에 낫고 덜함을 평가할 수 있을까. 캐런 메싱의 저서 『일그러진 몸』을 소개한 정인경은 다름을 이해하고 연대하는 것이 중요함을 역설한다. 그 이해와 판단은 어떻게 할 수 있을까. 뇌과학자 정동일이 소개하는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하기 위한 방법을 보면 그것이 아주 어렵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물이 흘러 바다를 이루는 첫 시작이 한 방울의 물인 것처럼 말이다.
라투르를 추모하다
과학기술학(STS)과 행위자-연결망 이론(ANT)의 선구자인 브뤼노 라투르를 꾸준히 소개하고 조명해온 에피는 지난 2022년 10월 별세한 그를 추모하며 그에 관한 두 개의 글과 추모 메시지를 수록했다. 프랑스 데쿠베르트 출판사의 필리프 피냐르는 추도사를 통해 가까이에서 오래 지켜본 라투르의 삶에 담긴 기품을, 서울대 과학학과 홍성욱 교수는 라투르가 지구에서 역동적으로 펼쳐낸 지적인 여정을 소개했다. 김환석, 김홍중, 성한아, 이두갑, 이현정, 임소연, 정혜윤, 홍성욱의 추모 메시지는 라투르가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에게 작지 않은 영향을 주었음을 생각하고, 그가 준 영감과 메시지가 지구에 남은 이들을 통해 어떻게 펼쳐질지 기약하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