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윤석열 정부 1년간의 분노와 저항의 기록”
민생은 파탄나고, 경제는 침몰하며, 외교는 굴욕이고,
평화는 위기에 처했고, 정치는 실종됐으며,
민중은 탄압받는 현실에 대한 엄중한 경고
현대사의 주요 변곡점마다 변화의 기폭제가 된 시국선언. 1960년 4.19 직후 교수들의 시국선언은 이승만 하야로 이어졌고, 1987년 전두환의 호헌조치에 대한 교수와 종교인, 사회단체의 시국선언은 6월 항쟁을 촉발시켰다. 2016년 국정농단 사태 당시 대학가에서 줄을 이은 시국선언은 이듬해 박근혜 탄핵을 이끌었다.
윤석열 정권 1년간, 우리는 봇물처럼 쏟아져 나온 시국선언문들을 마주했다. 이태원 참사, 대일·대미 굴종외교와 역사적 망언들을 계기로 민생 파탄, 민주주의 후퇴, 전쟁 위기, 굴욕 외교 등을 규탄하고 퇴진을 요구하는 국민의 결의는 무려 105건의 시국선언으로 표출됐다.
대통령과 권력, 언론에 대해 엄중히 경고하는 시국선언은, 새로운 미래는 국민 스스로가 세우겠다는 집단적 각성의 기록이다. 이 책은 역사상 초유의 규모로 분출된 각계각층의 시국선언문을 통해 윤석열 정권 1년을 되짚어본다. 먼저 외교안보, 검찰통치, 노동정책 분야를 점검하고, 수록 허락을 받은 57편의 시국선언 전문을 실음으로써 국민의 목소리를 한 권에 기록하고 그 의미를 살펴본다.
목차
프롤로그_분노와 저항의 격문, 이를 외면해선 안 되는 이유
1장 우리는 왜 시국선언을 하게 되었나_윤석열 정권 1년을 돌아보며
활화산이 되고 있는 역사, 침묵하지 않겠다
굴욕외교, 투항외교의 진상과 진실
검찰 정권은 왜 이리도 무지하고 무능하며 무도한가?
남은 4년이 더 걱정되는 죽음의 1년
2장 우리는 왜 분노하고 꾸짖었는가_윤석열 정권 1년간의 시국선언들
윤석열 정권 출범 1년, 시국선언 전개 양상
나는 왜 시국선언을 하게 되었나
대한민국 국민, 시국선언을 외치다: 57편의 시국선언문 전문 수록
에필로그_“내가 하겠다”는 결기로 긴 성공을 도모하자
부록_윤석열 정권 1년간의 시국선언문 리스트
저자
김성진, 강기석, 고일석, 김민웅, 이명재, 전지윤, 한승동 (지은이)
출판사리뷰
■ 윤석열, 당신의 대한민국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
2023년 4월 12일, 인터넷 언론사 〈시민언론 민들레〉에 ‘윤석열 굴욕외교 계기로 시국선언 불붙었다’라는 기사가 실렸다. 윤석열 정부의 대일 굴종외교 사태 이후 하루 1건 이상 시국선언이 발표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이어 5월 12일, 윤 정부 출범 1년을 기준으로 한 전수조사가 후속 보도된다. 2022년 5월 10일부터 2023년 5월 10일까지, 네이버 포털에서 ‘시국선언’으로 검색한 2245건 전수조사 결과, 총 105건의 시국선언이 이루어졌다는 내용이다.
2022년 11월 3일, 촛불중고생시민연대가 주도한 전국 중고등학생 1511명의 시국선언을 시작으로, 강제동원 해법 발표일인 3월 6일부터 5월 10일까지 66일간 하루 평균 1.36건의 시국선언이 이뤄지고 있었다. 시민사회, 대학교수, 퇴직교사, 주류 종교계, 문화예술계, 노동 및 여성 단체에 이르기까지, 전국 규모의 각계각층이 모두 한목소리로 분노하고 규탄하는 데 동참했다. 그 와중에 첫 시국선언을 발표한 촛불중고생시민연대의 지도부는 윤 정권으로부터 국가보안법 수사 등 탄압을 받아 망명길에 올랐다.
검찰 독재, 민생 위기, ‘제3자 강제동원 해법’과 후쿠시마 오염수 투기, 반노동, 이태원 참사에 대한 사과와 진상 규명, 대통령 부인의 숱한 의혹에 대한 수사, 언론탄압 등, 정권의 퇴행과 역주행이 과거 어느 정권보다 극심한 지금, 그에 맞서는 시국선언은 지식인들의 발언을 넘어 모든 시민의 목소리로 확산되었다.
시민들의 시국선언 분출은 한편으론 언론이 부재한 현실의 산물이다. 윤 정권의 폭주는 특히 언론의 도움을 받아 더욱 가속도가 붙었다. 권력의 실정失政과 악정惡政을 비판하고 감시하기는커녕 정권 예찬과 칭송에 일치단결함으로써 시국선언으로 표출되는 국민의 분노는 외면했다. 민중의 절실한 요구와 생각, 그것이 지적하고 반영하는 시대적 상황과 과제를 제대로 알려면 당대에 쏟아져 나온 시국선언들, 주류 언론매체가 외면하거나 왜곡한 시국선언들을 살펴야 한다.
이 책에 실린 시국선언문에는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처한 비참한 현실에 대한 분노와 비통함이 가득하고, 바람 앞에 촛불이 된 국가 운명에 대한 안타까운 한숨이 새어 나온다. 동시에 어떻게든 민주주의와 나라를 지키겠다는 민주시민들의 결기가 번뜩인다.
의로운 분노이자 민중의 함성이다. 침묵하지 않는 역사의 고발이며 준엄한 선고다. 그래서 이 문건들은 그저 종이에 쓰인 글자들로 존재하지 않는다. 콘크리트처럼 굳어버린 시대의 남루한 정신을 향해 돌진하는 도끼날이다. 이미 그 도끼는 격파의 자국을 내는 중이다. ―본문 16쪽, ‘활화산이 되고 있는 역사, 침묵하지 않겠다’ 중에서
■ 윤석열, 당신은 도대체 어느 나라 대통령인가
: 무능, 무지, 무도한 대통령에 대한 비판과 규탄, 그리고 퇴진 명령
시국선언이 분출되기 시작한 것은 임기 초반을 지나 윤석열 정권의 정체가 이론의 여지없이 드러나면서부터다. 특히 대일관계에서 민족사적 고통과 항쟁의 역사를 완전히 지워버리는 지경에 이르자 국민적 분노는 급속도로 커졌다. 3.1 독립투쟁을 비롯, 8.15 광복 등 우리 역사가 뜨겁게 기려야 할 역사적인 날, 대통령의 연설은 이 모든 역사적 위업을 능멸했다. 강제노동 피해자에 대한 우리 대법원의 판결을 무시하고 도저히 이해 불가능한 ‘제3자 변제’라는 방식의 면죄부가 등장하자, 더는 방치할 수 없다는 민심의 합의가 빠르고 광범위하게 형성되기 시작했다.
윤석열 정부의 대일·대미 외교 행보는 모든 가능성을 일본에 자진 헌납하고, 일본 밑으로 들어가 일본의 입지를 더욱 다져주면서 그 종속적 지위를 강화하는 데 매진하겠다고 자청하는 꼴이다. 후쿠시마 핵 오염수 해양 투기에 대해 일본 정부보다 더 일본의 정책을 옹호하며 자국민을 설득하려 애쓰며 구사하는 ‘괴담’ 수준의 논리 또한 그것을 보여준다. 미국이야 더없이 반기며 고마워하겠지만, 이는 외교의 기본인 심모원려深謀遠慮는커녕 단기 이익에 모든 것을 거는 하책 중의 하책이 아닌가. ―본문 38쪽, ‘굴욕외교, 투항외교의 진상과 진실’ 중에서
“윤석열은 도대체 어느 나라 대통령인가”, “이게 나라인가?” 하는 목소리는 더욱 커졌다. 평화체제 수립의 기대가 무너지면서 이에 대한 항변과 저항은 ‘제2차 촛불항쟁’으로 발화된다. 이제 국민이 곧 주인이라는 주권혁명의 정치적 지향점이 한층 더 분명해졌다.
이 책에 담긴 시국선언들은 이러한 정세와 촛불의 요구를 담아내고 있다. 하나하나 읽어보면 국정 농단에서부터 노동문제, 경제문제를 비롯, 외교에 이르기까지 짚지 않은 사안이 없을 정도다. 이는 그만큼 윤석열 정권의 국정파탄이 얼마나 심각하고 광범위한지를 입증하는 동시에, 이에 대해 반기를 들고 목소리를 높이는 이들이 확연히 늘어나고 있음을 뜻한다. 윤석열 정권의 후안무치한 태도를 목격하면서 국민은 정권 퇴진운동에 더 이상 머뭇거릴 이유가 없어졌다.
‘권력의 죄악을 폭로하는 것은 당대의 책무다. 그래야 행동의 힘이 솟는다.’
이 책은 크게 두 파트로 나뉜다. 1장에서는 전 국민이 시국선언을 할 수밖에 없게 만든 윤석열 정권 1년을 외교안보, 검찰정권, 노동환경 분야로 나누어 짚어본다. 투항적 친미사대외교, 굴욕외교라는 비아냥을 듣는 외교정책, 유능하지도 정의롭지도 않은 검찰의 민낯을 낱낱이 드러낸 검찰공화국의 실체, 남은 4년이 더 걱정스러운 죽음의 1년을 겪은 처참한 노동현장의 실상을 돌아보며 지금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를 점검해본다.
시국선언문 57편 전문을 수록한 2장은 서두에 ‘시국선언 전수조사 및 취재기’를 통해 105건 시국선언의 규모와 분포, 양상 등을 개괄한다. 특히 전체 시국선언 중에서 단일 직군으로는 가장 비중이 높았던 교수들의 시국선언을 대표하여 아주대학교 정경훈 교수의 ‘나는 왜 시국선언을 하게 되었나’를 특별기고문으로 소개한다.
내가 동료 교수들과 함께 시국선언을 결심한 이유는 바로 윤석열 대통령의 굴종적 하인 외교가 나라를 온통 망가뜨리고 위태로운 상태에 빠뜨리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 뻔히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대로 몇 년 더 가다간 나라가 망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 그리고 그 불행한 길의 가장 큰 희생자는 우리 청년 학생들과 국민 다수가 될 것이라는 인식을 공유하게 되어서다. ―본문 85쪽, ‘나는 왜 시국선언을 하게 되었나’ 중에서
■ 우리가 시국선언집을 펴내는 이유
〈시일야방성대곡〉이 그러했듯이, 기미년 독립선언이 그러했듯이, 시국선언은 당대 역사를 어떤 자료나 사료보다 명징하게 압축적으로 비춰주는 거울이다. 그 안에는 세계와 사회적 모순, 시대적 과제에 대한 선연한 인식과, 그것을 변혁하려는 이들의 피, 땀, 눈물이 밴 역동적인 몸짓과 부르짖음이 새겨져 있다.
이 시대의 시국선언문 또한 다르지 않다. 파행을 넘어 파국이며 파탄이라 할 윤석열 정권 1년을 견디며 쏟아낸 100여 건의 시국선언은 지금의 한국 현실에 대한 진단서이자 윤석열 국정에 대한 압축된 평가서다. 또한 여기에는 국민의 함성이 집결된, 이 나라 주인으로서의 주권선언이 담겨 있다. 그러나 이 고발과 함성을 언론은 철저히 외면하고 무시했다. 이는 곧 민심에 대한 외면이며 ‘역사’의 누락이 아닐 수 없다.
언론 없는 시대의 진짜 언론이라 할 시국선언을 기록하고 기억해야 하는 막중한 의무, 그것이 이 책을 내야 하는 이유다. 시대의 기록이 주는 힘은 강하고 또한 강한 법이므로.